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84)
184화
-무대 순서 짠 새끼 누구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뜩이나 요즘 여기저기서 론이랑 1뎌랑 은근슬쩍 비교 존나 해서 피오니 다 개빡쳐있었는데 이렇게 순서를 짜?
-에이넷이 뭘 원하고 둘 붙여놨는지는 알겠는데 만약 붙여놓을거면 론이 연차 따라 뒷순서 가는 게 맞지
-이쯤되면 은혜 원수로 갚은 거 아닌가? 그쪽 ㅇㅇㅎ ㄷㅇ돌 촬영중일 때 G오가 얼마나 응원하고 아껴줬음? 솔직히 인지도 쌓는 데 G오 도움 조금도 안 받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나? 주제를 알아야지 어딜;ㅋㅋ
-1뎌랑 특별무대??? 홈그라운드 베네핏 존나 받은 놈들이랑 왜 론이..? 단독으로 줘도 모자랄 판에 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획한 새끼 자진퇴사해 그냥
LON의 팬덤, 피오니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물론, 갑작스러운 반응은 아니었다. 오히려 터질 게 터졌단 느낌이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원디어와 LON의 반목은 꽤 오래전에 시작됐어야 했겠지.’
실제로 물밑으로는 그런 반응들이 꽤 많았던 듯하고.
지금까지 그게 표면 위로 나오지 않았던 건 각 팬덤이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인내해 왔기 때문이었다.
내가 LON 데뷔조였다는 점, 이에 따라 LON 멤버들과 친분이 깊다는 것은 비단 팬분들뿐만이 아닌 K팝 팬덤 전체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 [디어돌> 방영 당시 현지오가 U라이브에서 자주 내 이름을 언급한 만큼, 특히 현지오와 내가 친밀하다는 걸 모르는 팬들은 없고.
때문에 지속적인 불만을 느끼면서도 유어원과 피오니는 직접적인 마찰은 빚으려 들지 않았었다. 나름대로 멤버들의 친분을 고려해 자제를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원디어와 LON의 마찰은 실은 언제 시작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었다.
‘원디어는 계속 LON이 보유했던 타이틀을 빼앗고 있었으니까.’
회귀 전, 아이딘이 그랬던 것처럼 원디어는 데뷔하자마자 LON에게 붙어 있던 ‘역대급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물려받듯 가져오며 데뷔 초부터 초동 신기록을 세웠다.
거기에 더해 LON이 2년 차인 지금, 가장 최근 활동이었던 정규 앨범으로 세운 역대 최소 연차 밀리언이라는 기록까지 가져온 상황.
‘오히려 오래 참아 줬다고 볼 수도 있겠군.’
경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이돌 팬덤은 결국 파이 싸움이니까.
K팝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수는 정해져 있고, 모든 그룹들은 그 안에서 서로의 지분을 늘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원디어가 LON의 행보를 따라잡고, 기자들이 신이 나 두 그룹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때마다 피오니는 적잖은 피로감과 경계심을 느꼈을 터였다.
그렇게 참아 왔던 불만이 이번 큐시트 사건을 계기로 결국 터져 나오게 된 거겠지. 일종의 ‘빌미’가 잡힌 셈이었으니까.
물론 이 상황에 분노를 느끼는 건 피오니뿐만이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무대순서 탓을 우리애들한테 해 원디어가 자체제작을 하긴 하는데 무대순서까지 짜진 않거든요ㅋㅋㅋ 왜 애먼 원디어 머리채 붙드시는지?
-아니 피오니 SBN님들 무서워서 어디 덕질하겠나ㅠㅠㅠㅠ;;; 원디어가 능력이 개쌉오져서 무대순서 뒤로 미룰 만한 화제성이랑 업적이 있는 걸 대체 어떡해요~ㅠㅠ 잘나가는 애들이 뒤로 가는 게 당연한 거 아냐? 저희가 SBN 눈치까지 봐가면서 해야되나요?
-나 진짜 계속 너무 불쾌했는데 참고 있었던 거 있음 왜 U하 데뷔한 게 그쪽 멤 덕분인 걸로 몰아가는 거임? U하가 그럴 능력이 있어서 데뷔한 거지 그쪽 멤이 몇 마디 얹었다고 마법처럼 데뷔한 게 아닌데 왜 자꾸 평가절하하냐고 기분 ㅈ같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진짜 솔직하게 말해서 0U하 부모님 사건 없었으면 니들이 그토록 물고빠는 걔가 데뷔를 하긴 했었을까?ㅠ 0U하 연생으로 있으면서 내내 차기 데뷔조 확정 소리 들었다매ㅠㅠ원래대로 메보 뽑았음 걔였겠지
└내려라 입 뚫린대로 처씨부리지말고
└팩트가 무서우세요?ㅠ; 멘탈 이렇게 약하셔서 어떡해….
유어원 또한 그에 맞설 수밖에 없었다. 유어원은 유어원 나름대로 피오니의 견제와 공격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었을 테니까.
가뜩이나 두 팬덤은 멤버들의 친밀도 때문에 서로 엮여 팬들조차도 각 그룹에 조금씩 팬덤의 유입과 이탈을 번갈아 가며 당하고 있었다.
“이거… 연말 무대에 과몰입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겠는데요.”
피오니가 유어원을 참아 주고 있었다면, 유어원도 내내 피오니를 참아 주고 있었던 상황. 그러다 겨우 맞부딪치게 된 만큼, 연말 무대는 자존심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거 어떻게 할 방법은 없겠죠? 아, 차라리 그냥 그쪽에 다 파트 양보할 걸 그랬나…….”
유찬희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어두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연습실에서 닉이 한 제안을 거절한 후 그게 결국 신경전으로 이어진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 찜찜함을 느끼는 얼굴이었다.
“아냐. 그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을 것 같다. 너무 접어 주면 접어 주는 대로 실망하셨을 거야. 3절에서 그쪽에만 비중이 쏠리면 또 치우쳤단 말이 나왔을 테니까.”
그런 유찬희에게 강현진이 고개를 저으며 위로하듯 대꾸했다. 그 말에 유찬희가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주단우와 도지혁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랩은 우선 닉 씨랑 상의해서 파트를 균등하게 나누긴 했는데… 유하야, 괜찮겠어? 브릿지는 확실히 비교를 피해 가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지금 이 가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까딱 잘못하면 너도 좀 욕먹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차라리 지금이라도 다시 파트 조정할래?”
편곡은 이미 끝났고, 원디어와 LON은 각자의 연습을 하고 있었다. 원디어도 LON도 A어워드 외의 다른 방송사의 연말 무대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여기서 다시 조정을 할 순 없었다.
“괜찮아요.”
그럴 필요도 없었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딘이 그랬던 것처럼, 원디어가 LON과 부딪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면.
“…오히려 이게 제일 나은 방법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연말 무대를 계기로 이전과는 다르게 상황을 풀어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 * *
12월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컴백과 더불어 음방 활동도 있었지만, 연말 무대와 시상식 또한 겹쳐 있어 살인적이라고밖에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표정은 밝았다.
“3관왕 축하해!”
“얘들아, 너무너무 축하해……!”
첫 1등에 이어 원디어의 수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결국 지상파 3관왕을 차지한 것과 함께.
“에이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남자 그룹상은 바로… 원디어!”
“이번 아티스트 어워즈의 신인상은, 축하합니다. 원디어!”
연말 시상식에서 또한 원디어가 하나둘 트로피를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먼저 이렇게 값진 상을 받을 수 있게 해 준 저희 유어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유어원이 아니었으면 할 수 없었던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년도 초까지만 해도 이런 멤버들을 만나 원디어라는 팀으로 데뷔해 이렇게 기쁜 날들을 보낼 수 있을지 생각도 못 했었는데… 정말 하루하루 꿈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값진 날들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어원 고마워요! 멤버들도 고마워요! 더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 드리지 않는 원디어 되겠습니다!”
“언제나 새로움으로, 유어원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원디어가 되겠습니다.”
“둘, 셋. BE YOUR WORLD! 감사합니다!”
또 한 번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흘린 유찬희, 감격한 얼굴의 천세림, 그저 기쁨으로 가득 차 유어원을 향해 환호하는 에이든 리,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소감을 마무리해 준 형 라인들까지.
각자의 방법으로 음방 활동과 시상식을 즐기는 동안, 12월 연말 무대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A 어워즈’에서의 LON과의 합동 무대를 위한 마지막 연습 날이 찾아왔다.
“시작할 때 제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그 뒤로 단우 씨랑 찬희 씨가 크로스로 지나쳐 가는 건 어때요?”
“그것보다는 편곡 거쳐서 템포가 좀 빨라졌으니까, 차라리 구역을 세 개로 나누고 카메라가 각자 한 명씩 잡은 다음에 마지막에 합치는 건 어때요?”
“아, 그럼 좀 더 화려해 보일 것 같긴 하네요. 그렇게 갈까요.”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 로드 엔터의 연습실 안쪽에는 이전과는 약간 다른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오히려 지난번 KRM 엔터에서보다 훨씬 더 수월해 보였다. 모두가 성실하게 의견을 내고 별도의 신경전 없이 딱딱 조율해 가고 있었으니까.
“그럼 3절 마지막 부분에서 대형은 이런 식으로 가면…….”
“아, 음, 좋긴 한데…….”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더욱 삭막하다고 볼 수 있었다.
지난번 KRM 엔터에서 각 팀의 멤버들이 서로를 알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친근하고 호기심 어린 얼굴을 했던 것과는 달리, 오늘 로드 엔터에서는 정말 ‘일’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들 말은 안 했지만, 그에 대한 이유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저쪽도 상황을 파악했겠지.’
유어원과 피오니의 대치를 우리가 확인했듯, LON 또한 두 팬덤의 마찰을 알게 되고 몸을 사리게 된 것이다.
두 팬덤이 서로를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 원디어와 LON이 서로를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서로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좋지 않았다.
어떤 관계도를 보여 주든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터. 우리가 그렇듯 LON 또한 ‘최대한 선을 긋고 예의를 지키며 할 일만 하자.’라는 스탠스가 나온 거다.
그렇기에 모두가 적당히 서로를 살피며 최대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게 행동하고 있는 동안.
“으응, 나는 그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아.”
“…화음은? 저번에 내가 하이로 가고 네가 로우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 네가 말했던 대로 갈까?”
“아, 응…….”
현지오는 오히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각자 번갈아 가며 백 보컬을 해 주는 부분부터 시작해 브릿지 파트에서의 동선 이동 등에서도 소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최대한 이쪽에 맞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
내가 현지오를 바라보고, 현지오는 오히려 이쪽의 시선을 피하며 진행되던 연습.
“잠깐 휴식하고 마지막으로 단체 촬영 가겠습니다!”
마침내 촬영이 멈추었을 때, 나는 부러 연습실 밖으로 나왔다.
“유하야.”
현지오가 내 뒤를 따라 나올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늦은 밤, 연습실이 자리한 층에는 사람이 드물었다. 나는 복도에 선 채 무언가를 말하기를 주저하는 현지오를 바라보았고.
“이번에…….”
“현지오.”
현지오가 입을 열었을 때, 마침내 참지 못하고 내뱉고 말았다.
“넌 내가 무서워?”
“어?”
회귀 이후, 어쩌면 그 이전부터 생각했지만 차마 꺼내 놓지 못했던 말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