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가요전쟁에서 원디어는 꽤 후한 무대 분량을 받았다. 원디어의 두 타이틀 곡과 함께 [디자인 유어 아이돌>의 히트곡 중 하나인 ‘DAZZLE’의 무대가 펼쳐진 것이다.
장엄한 관현악단의 연주가 더해진 ‘sensibility’와 그에 맞추어 가라앉은 분위기로 편곡된 ‘UTOPIA’, 그 뒤를 따라 분위기를 바꾸듯 활기차게 이어진 ‘DAZZLE’까지 무대를 봤을 때였다.
“미친…….”
“너무 귀여워… 뭐야? 미친 거 아냐?”
가요전쟁을 보고 있던 홈마와 직장인 팬은 입을 틀어막았다. ‘가요전쟁’의 전 출연진이 나와 함께 부르는 캐럴과 함께 등장한 원디어의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런 산타가 내 집에 오면 난 문 잠근다.”
“어딜 보내, 못 보내…….”
전체적으로 하얀 톤의 코디에 붉은 벨벳 리본과 체크 무늬 재킷으로 포인트를 준 원디어가 편안한 얼굴로 무대에서 등장해 노래를 불러, 두 명은 홀린 것처럼 몰입해 화면을 바라보았고.
“……!”
“아하하!”
곧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화면의 포커스가 원디어에게서 다른 선배 아이돌들로 넘어갔다가 캐럴이 끝나기 직전쯤 다시 돌려지자마자.
[그대에게 온 세상의 선물을 다 주고 싶죠~] [세상에 내려온 축복 같은 그대!]여섯 명의 원디어 멤버들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손끝에 아기자기하게 프린팅된 선물 모양 아이콘을 붙이고 원유하를 콕 집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 마이크를 쥐고 있던 원유하가 약간은 부끄러운 듯한 기색으로 자신을 둥그렇게 둘러싼 손가락 가운데에서 화음을 넣었다.
오늘이 원유하의 생일임을 모르는 시청자들이야 노래 가사에 맞추어 센스 있는 제스처를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홈마와 직장인 팬을 비롯한 유어원들은 흐뭇하게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무대 구성을 망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원유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멤버들이 머리를 썼다는 걸 모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무대 위의 생일 축하는 마지막으로 전 출연진들이 한꺼번에 무대 위로 올라섰을 때도 이어졌다.
[생일!] [우리 리더 생일이에요~!]카메라가 한 번씩 전 출연진들을 조명하는 동안, 원디어 멤버들은 씩 웃으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입 모양으로 벙긋거렸다.
그러는 동안 홈마와 직장인 팬은 캐럴 때 썼던 선물 모양 아이콘이 줄줄이 원유하의 옷에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너무나도 행복한 마음으로 가요전쟁의 엔딩을 지켜볼 수 있었다. 멤버들로부터 사랑받는 최애를 지켜보는 팬의 마음은 즐거울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가요전쟁이 모두 끝나고, 시켜만 두고 가요제를 지켜보느라 식어 버린 안주와 함께 두 명이 웃으며 술 한잔씩을 기울이고 있을 때였다.
띠링!
“……!”
「HBD YUHA!」
오늘 모두가 단념하고 있었을 U라이브의 불이 켜지며, 두 명은 다급하게 U라이브를 틀고 그것을 스크린과 연결했다.
[안녕하세요, 유어원.]원유하는 엔딩 때 입고 있었던 옷을 갈아입은 듯했다. 조금은 편안한 차림과 그에 비견되는 화려한 무대용 메이크업을 한 채, 그는 귀여운 케이크를 앞에 두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은 준비된 케이크를 보자마자 미소 지었다. 전체적으로 사슴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케이크 아래로 흰 토끼가 그려져 있는 선물 상자 몇 개가 놓여 있던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사슴 케이크를 준비하면서도 원유하를 토끼로 미는 토끼 파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에 두 명은 새삼스럽게 바뀐 매니지먼트 팀을 칭찬하며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너무 늦게 틀어서 죄송해요. 어쩌다 보니 생일도 아니게 된 날에 켜게 된 데다 이제 새벽이라 민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지만…….]“쟤는 무슨 저런 고민을 해…….”
“자고 있던 유어원보다 쟤 기다리던 유어원이 훨씬 많을 텐데. 진짜 베스트 타이밍이다, 유하야…….”
앓는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두 명이 말하는 동안 원유하는 채팅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오늘 미역국이요? 네, 먹었어요. 형이 전날에 미리 끓여 뒀었거든요. 덕분에 멤버 모두 아침밥 든든하게 먹고 왔어요. 갈비찜도 같이 먹었고요.]그 말에 두 명은 흐뭇함을 느꼈다. 역시나 주단우가 원유하의 생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아침밥을 차려 줬다는 데에서 고마움과 함께 뭉클한 감정을 느낀 것이다.
원유하는 팬들의 축하 인사에 고맙다고 답하며 천천히 케이크를 잘랐다. 그리고 하나둘 오늘의 비하인드와 생일 썰을 풀어 주기 시작했다.
[오늘 캐럴에서 선물, 그거 몰랐어요. 백스테이지에 있을 때 멤버들이 뭘 준비하고 있는 것 같기는 했는데……. 또 뭘 준비했을 줄은 몰랐죠.] [아, 네. 이틀 전에 멤버들이 깜짝 생일 파티 해 줬어요. 숙소에 돌아오니까 멤버들이 불도 다 끄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매니저 형이랑도 담합해서 저 언제 도착할지 서로 의견 주고받았다고… 사진이요? 세림이한테 있긴 한데, 올릴 수 있는지 한번 같이 골라 볼게요.]원유하는 조곤조곤 그렇게 말하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라이브가 십여 분가량 흘렀을 때였다.
[이번에 생일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해 주신 이벤트, 생일 카페, 전광판 광고… 최대한 많이 확인하려고 했어요. 무리한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좋아서 간 거였으니까.]이번 전광판 투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 두 명은 귀를 세웠다.
그렇게 이야기하던 이렇게 말을 덧붙이며 U라이브를 끝냈다.
[이런 산책을 자주 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팬분들이 저를 아껴 주시는 마음, 그런 건 제가 직접 산책을 하지 못하더라도 꼭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거예요. 그리고 그건 또 제 힘이 될 거고요.] [이런 생일을 맞게 해 주셔서, 잊지 못할 날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여러분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날을 만들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제가 그렇듯 누구보다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유어원.]그리고 손을 흔들며 끝이 난 방송. 직후, 아워스에 아티스트의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림이 들어오며 두 명은 천세림이 올린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세림] (눈을 감고 무언가를 기도하고 있는 원유하, 그 주변에서 웃고 있는 멤버들 사진)내년 목표: 형이 이날 무슨 소원 빌었는지 알아내기 ㅇ.[
사진 속의 원유하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고, 그 주변에 있는 멤버들은 서로 장난기 있는 미소를 지으며 원유하가 기도를 마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유하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궁금해지는 한편, 두 명은 또 다른 모습에 주목했다.
“난 진짜 아직도 쟤네가 서바이벌에서 만난 애들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돌메들이 선구안이 있던 거지. 어떻게 누구 한 명 뒤떨어지거나 못 섞이는 애가 없냐.”
너무나도 돈독해 보이는, 이제는 정말로 ‘한 팀’이 되어 버린 원디어 멤버들의 모습이었다.
100명 중 단 7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디자인 유어 아이돌>. 방송의 재미를 위해 자극이 더해진 서사가 있다면, 너무 도가 지나쳐 편집되거나 혹은 출연자들 사이에서만 있었던 신경전도 있었을 터.
게다가 [디어돌> 초반부터 원유하를 파 왔던, 그리고 어느 정도 들은 ‘카더라’가 있는 홈마와 직장인 팬, 몇몇 유어원들은 방송이 과장되긴 했지만, 그 안의 신경전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신기해. 난 솔직히 유하가 데뷔하길 바라긴 했는데 정말 데뷔할 줄도, 다른 애들이랑 이렇게 섞일 줄도 몰랐거든…….”
“단우랑 세림이, 지혁이 빼면 다들 유하랑 한 번씩 뭐가 있긴 했지…….”
[디어돌> 초반, 원유하는 열의가 없었다. 방송에 참여는 하지만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었고 경쟁에도 초연해 무엇에도 간절하지 않은 대형 기획사 연습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니까.그에 불만을 느낀 에이든 리와의 신경전, 겉으로는 KRM과 DIO의 관계도 때문이라지만 뭔가 또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수 있는 유찬희와의 갈등, 아울러 초반부터 원유하를 외면하고 적대적인 시선을 보냈던 강현진까지.
여기에 주단우와 천세림, 도지혁까지도 [디어돌> 안팎으로 뭔가 한 번씩은 문제를 겪지 않았나. 그런 것들을 이겨 내고 이 일곱이 같은 팀이 되어 너무나도 잘 어우러지고 있다는 게 신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난 얘네가 진짜 서로 잘 만난 것 같아. 나 얘네 해체하면 울 것 같은데 어쩌냐…….”
“하, 그냥… 다들 로드 엔터로 소속 옮기고 죽을 때까지 해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5년의 계약 기간은 짧지 않다. 이제 겨우 반 년 정도가 흘렀을 뿐 원디어에게 남아 있는 활동 기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들이 기한이 정해져 있는 그룹이라는 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얘네 해체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유하는 KRM으로 돌아가려나…….”
“그때쯤 되면 KRM이 유하 리더로 세우고 연습생 몇 명 모아서 남돌 새 그룹 데뷔시키지 않을까? LON이 작년에 데뷔했으니까 그쯤 되면 신인 남돌 내보내는 쿨타임 찰 거 같은데.”
“난 근데 용납 못 할 것 같아… 원디어 아닌 다른 남돌 그룹의 리더가 된 원유하? 다른 애들 사이에서 형 노릇할 원유하……? 좀 마음 아플 것 같은데.”
원유하가 최애라지만, [디어돌>의 룸메즈부터 시작해 이제는 모든 멤버들에게도 어느 정도 정이 들어 버린 둘은 원유하가 또 다른 그룹에 소속되어 다른 이들에게 정을 줄 것을 생각하니 문득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남자 아이돌 그룹을 파는 이유의 반절은 관계성이다. 이토록 돈독해진 관계성을 뒤로하고 원유하가 새로운 멤버들과 새 관계를 쌓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허해졌던 것이다.
물론 원디어의 다른 멤버들의 이후 활동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것도 있었다.
“단우는 솔직히 자기 소속사 안 돌아가는 게 베스트고, 세림이나 찬희는 다른 그룹으로 재데뷔할 것 같고. 현진이는 배우 소속사니까 활동 애매해지는 데다 이든이는… 걔도 딴 그룹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지 않아?”
“정확히는 자기 성에 안 차서 싫어할 것 같은 느낌?”
“그럼 도지혁은?”
“지혁이도 근데 자기 소속사 돌아가기 애매하지 않아? 가서 뭐 하겠어, 이미 자기 그룹 해체됐는데.”
홈마는 그렇게 말하며 역시 원디어는 원디어로 굴러가는 게 제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 직장인 팬이 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근데 블랙오션 다시 나온다는 소문 있어.”
“어? 어떻게?”
홈마는 어리둥절함을 느꼈다. 애초에 도지혁과 다른 멤버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문제가 있어 터져 나간 그룹 아닌가. 애초에 해체까지 한 데다 도지혁이 블랙오션 멤버들과 연을 끊었다는 것은 모르는 팬이 없었다.
“아냐. 도지혁 이동현이랑 아직 연 이어 가고 있는 것 같던데?”
“……?”
직장인 팬은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틀고 별스타그램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 계정의 게시글을 보여 주었다.
“이게 뭐… 어?”
게시글에 담겨 있는 사진은 평범한 일상 사진 같아 보였다. 카페에 있는 한 남자가 어딘가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구도의 사진인 만큼 이상함을 느낄 일은 없었을 테지만.
“…이거 리얼라이즈잖아?”
테이블 한쪽에 사인이 적힌 원디어의 ‘REALIZE’ 앨범이 놓여 있다는 점.
카페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고 있는 남자가 이제는 해체된 블랙오션의 멤버, 이동현이라는 점에서 홈마는 어딘가 불안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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