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28)
228화
일 년에도 수십 개의 그룹이 데뷔하는 아이돌 판은 순환이 빠르다. 때문에 공백기를 비롯해 비활동기는 언제나 팬들의 유출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시기였고.
그중에서도 최근 유어원들이 은근히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원디어가 데뷔한 지 겨우 1년이 채 되지 않은 그룹이라는 것과 라이저스 또한 똑같은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프로젝트형 그룹이라는 점이었다.
‘라이저스 멤버 중 원디어 애들이랑 친한 애들도 꽤 있으니 더 그럴 거고.’
시간이 지나 좀 더 팀에 대한 충성도와 애정도가 쌓인 후라면 모를까, 초기는 언제든 팬들이 유입되고 또 떠나갈 수 있는 시기였다.
그런 와중에 이미 [디자인 유어 아이돌>을 통해 유어원들도 친숙함을 느끼는 아이돌이 데뷔한 데다 초반부터 해당 팀과 문제가 생긴 것이었으니, 팬들이 적대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것 또한 당연했다.
“몰라, 난 오늘만 기다렸어. 애들 얼굴 보면 이 X 같은 마음도 잊히겠지.”
때문에 지난 한 달간 유어원들은 장기 출국 전 마지막 공식 스케줄인 원디어의 팬 미팅을 손꼽아 기다려 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찾아온 팬 미팅 당일. 현장에 있는 유어원과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지켜보고 있는 유어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원디어를 기다린 끝에, 오후 6시.
“……!”
“와아아아!”
마침내 장내의 불이 모두 꺼지고 무대에 있는 전광판이 반으로 갈리며 귀에 익은 ‘UTOPIA’의 전주와 함께 원디어가 등장했을 때, 유어원들은 라이저스니 해외 출국이니 하는 것들조차 전부 잊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선명한 빛 아래 눈을 뜬 순간
손끝에 닿은 새로운 감각
의문과 질문 사이 그곳에 도달하면
-(I’m looking for you)
-the time is now
“미친, 미친…….”
“뭐야……? 원유하 강아지야?”
“아아악, 이든이 백금발……!”
첫 팬 미팅을 맞아 전체적으로 새롭게 메이크 오버를 한 멤버들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온갖 시름이 날아갔기 때문이었다.
* * *
원디어의 첫 팬 미팅은 달아오른 분위기를 타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데뷔곡 ‘UTOPIA’로 팬 미팅의 시작을 끊은 원디어는 하얀 조명 아래 숨을 헐떡이며 유어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잘 지냈어요, 유어원? 너무 오랜만이죠? 저희 많이 보고 싶었어요?”
“네!!”
열성적인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우자 멤버들의 얼굴 위로 놀라움이 번졌다. 숨을 몰아쉰 멤버들이 곧 반갑다는 미소를 얼굴에 띠우고 입을 열었다.
“아하하, 반겨 줘서 고마워요! 이렇게 유어원이랑만 있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건 되게 오랜만이라서 잠깐 놀랐네. 와, 갑자기 기분 확 좋아지는데?”
“저희도 진짜 보고 싶었어요~!”
“하, 저는 나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웃어 버렸잖아요. 유어원으로 꽉 찬 시야가 너무 예뻐서. 특히 저거, 저거.”
“아, 원디어의 첫 공식 봉?”
“아니, 누가 아이디어 내고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예쁘지 않아요? 후, 예쁜 사람들 손에 예쁜 공식 봉이 들려 있어서 그런가, 잠깐 천국에 온 줄 알았네. 나 쓰러질 뻔했잖아요.”
“아아아, 안 돼~! 우리 아직 시작밖에 안 했는데 정신 차려야지!”
“야, 쓰러지려면 다 끝나고 나서 쓰러져! 나도 그때 쓰러질 거야!”
천연덕스러운 도지혁과 에이든 리, 천세림, 유찬희의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유어원들이 멤버들에게 조금 더 잘 보이게끔 잘 들어 올린 공식 봉이 하얀빛으로 반짝이는 동안, 마이크를 든 원유하가 물었다.
“시상식 때 이후로 간만이니까 뭘 어떻게 해야 유어원이 좀 더 기뻐해 줄까, 생각하다가 저희 멤버들 모두 좀 안 보여 드린 모습을 보여 드려 보자, 생각했는데… 어때요? 오늘 저희 괜찮나요?”
“네!!!!!”
돌아가며 묻는 멤버들의 목소리에 또 한 번 박수와 환호 소리가 퍼졌다. 화면 바깥도 다르지 않았다.
-ㅅㅂㅋㅋㅋㅋㅋ 아니 얘네 작정함? 심드렁하게 화면 보고 있다가 지금 나 눈물 줄줄 흘리고 있음… 원유하 머리 볶은 거 뭔데 색깔도 갈색이라 그런가 존나 강아띠같네ㅠ
-단우 머리 짧게 깎은 거 왜 이렇게 잘 어울려…? 진심 두상 예쁜 사람 아니면 감히 도전도 못 할 머리를 저렇게 소화하는 주단우에 리스펙;
-이든님 백금발 감히 다리꼬고 영접할 수 없어서 지금 의자 위로 무릎 꿇었습니다 홀리함이 정도를 지나쳤어요 지금;
-도지혁 덮머에 취한다……
-찬희야 진짜 너 그런 식으로 치즈태비같은 머리색 하면 사람들이 너 고양인줄 알어;; 조심좀해
-꽁지머리 강현진을 봤으니 이제 내 오타쿠 인생 여한 없어
-세림이 완깐? 이제 너도 성인 남자다 이거야?
-아니 왜 저곳에 내 자리는 없냐고ㅠㅠㅠㅠㅠㅠㅠ 얘들아… 나도 돈은 있어…. 제발 자리 하나만 주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양도구함 #원디어팬미팅 #헬로마이원양도 토~일 구합니다..ㅠㅠ 볶머유하 깎머단우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스트리밍으론 못참겠습니다
유어원들의 열띤 반응에 멤버들은 기분 좋은 듯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객석을 비롯해 화면 바깥의 유어원들과 눈을 마주하고 손을 흔들며, 이어서 입을 연 것은 강현진과 주단우였다.
“오늘은 유어원이 그동안 궁금해하셨고 또 보고 싶으셨던 것들, 무엇보다도 저희도 보여 드리고 싶은 모습들로 무대를 준비해 봤습니다.”
“유어원이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꼭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저희도 최선을 다할게요.”
그에 유어원이 또 한 번 열띤 환호로 화답하는 동안, 무대 한쪽에 서 있던 천세림이 제안했다.
“아, 그럼 유어원께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끼리도 잠깐 구호를 맞춰 볼까요?”
“좋지. 하지만 오늘은 유어원이랑 함께하는 자리니까 아무래도 같이 구호를 맞춰 볼까 싶은데, 평소와 같은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까…….”
일부러 흐으음, 과장된 태도로 고뇌하는 척을 한 도지혁은 곧 생각이 났다는 듯한 얼굴로 한쪽에 시선을 두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아마 유하가 가지고 있겠다. 리더, 어때? 생각한 게 있어?”
“오늘 저희 팬 미팅 공연의 제목은 [HELLO, MY ONE>이니까 이걸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건 어떨까요?”
능청스러운 도지혁의 토스에 맞추어 리더인 원유하가 제안한 구호는 간단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어원 또한 기다려 왔고, 또한 반길 수밖에 없는 구호라고 할 수 있었다.
“자, 그럼. NEXT~ ONE!”
“““사고 치자!!!!”””
팬 미팅의 제목을 딴 구호의 선창은 원디어가, 팬들이 평소 재미있다고 여겼던 원디어의 ‘사고 치자’라는 구호는 유어원에게 돌아온 것이다.
‘사고 치자’라는 구호를 팬들에게 듣는 것이 어딘가 미묘하면서도 재미있는 듯, 원디어 멤버들은 반짝이는 눈으로 웃으며 객석을 바라보더니 방방 뛰듯 다음 무대를 위해 자리를 옮겼다.
그런 멤버들의 모습을 흐뭇한 시선으로 지켜보던 개인 팬은 문득 전광판에 비춘 원유하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잃고 말았다.
처음, ‘sensibility’ 컴백 쇼에서 도지혁에게 구호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질색하던 원유하는 막상 객석에서 유어원에게 ‘사고 치자’라는 소리를 듣자 다른 멤버들처럼 저도 모르게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한 듯했다.
그리고 그 웃음을 목격한 개인 팬은 저도 모르게 또 한 번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 씨… 원유하 또 아련한 미소 짓는다.”
“저거 무기라니까…….”
반짝이는 객석을 새기듯 바라보는 원유하의 얼굴 위로 잠깐, 모든 유어원이 사랑하는 원유하의 미소가 걸린 것이다.
‘쟤는… 진짜 가끔 저런 표정 지어서 사람 힘들게 한다니까.’
주변에서 들려오는 앓는 소리 속에서 개인 팬은 생각했다. 그녀가 최애로 둔 원유하는 가끔 저런 식의 미소를 지을 때가 있었다.
너무 예뻐서 마음에 이상하게 오래 남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싶은 미소.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런 얼굴을.
때문에 개인 팬 또한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는 동안, 원유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즐거운 듯한 얼굴로 변해 고개를 끄덕이곤 뒤돌아 발걸음을 옮겼다. 곧 그 뒤로 도지혁의 목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OK, 이번 무대도 사고 치자!”
“파이팅!!”
곧 장내를 울리는 환호성 소리 속에서 다시금 대형을 잡은 원디어는 그 후로 말한 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강현진이랑 도지혁이랑 유찬희랑 천세림이 포함된 빙고 편곡? 내가 이거 보고 싶어한 거 어떻게 알고ㅠㅠㅠㅠㅠㅠㅠㅠ
-디어돌 레전드 무대들을 원디어 버전으로 소화하는 거 진짜 극악이다… 너희 진짜 이런식으로 유어원이 보고싶었던거 보여줄거냐고
-하 ㄹㅇ이렇게 보니까 에이든이 얼마나 개천재인지 알것같은게 당시 디어돌 레전드로 꼽히는 무대들 대부분 다 에이든 편곡/작곡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쟨 진짜 난놈이긴 하다.. 그래서 무대도 마음도 클-린.. 원작자가 멤버로 있는 곡 원디어 버전으로 꾸리니까 진짜 좋네
-난 원디어 청량도 좋아하긴 하는데 디어돌시절 same and different로 도지혁 섹시미에 치여서 입덕한 사람으로서 간만에 섹시 맛봤더니 죽을 것 같음… 얘들아 얼른 연차 차서 섹시컨셉 내주라ㅠㅠㅠㅠ
미니 1집과 2집의 수록곡 무대들과 함께 [디자인 유어 아이돌> 시절 레전드 무대들로 불렸던 편곡 무대들이 펼쳐진 것이다.
대부분의 레전드 무대에 현재 원디어의 데뷔 멤버가 다수 속해 있었던 만큼, 유어원은 조금쯤 편안하게 그 시절의 기분을 되새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느낌으로 무대를 볼 수 있었다.
서바이벌 때의 곡을 다시금 커버하면서도 이제는 완전히 고정된 팀이 되어 버린 원디어의 모습에 어딘가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무대에서도 사고를 쳤다면, 원디어는 팬미팅 중간중간 이루어진 게임에서도 사고를 쳤다.
-♬♩
“정답! 정답!”
“아니, 잠깐! 내가 먼저 손 들었잖아요!”
“말은 내가 먼저 했어~!”
“아, 혀어엉……!! 진짜 너무해요! 동생 봐줘야 참된 형이잖아요!”
“원디어엔 그런 룰 없다. 정답, 크루저의 IF ME.”
“유하 형 정답! 좀 치사했지만.”
“야!! 내가 먼저 손 들었다니까!”
“치사하면 사회자하세요~!”
팬 미팅의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게임들에서도 원디어가 과열되는 승부욕에 따른 수많은 해프닝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아이돌력을 알아보겠다며 시작된 K-POP 알아맞히기 미션에서는 끊임없는 새치기와 사회자의 편애에 따른 판정이 이어졌고.
“인간적으로 단우 형은 저희 거예요.”
“얘, 얘들아…….”
“아니지, 단우는 이쪽이지. 아무래도 나이순으로 선택권이 있지 않겠어? 형들을 공경해 줘야지, 얘들아. 너희는 젊어서 체력이 많잖아.”
“없는데요. 그리고 형은 아직 젊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원디어에는 그런 룰도 없다니까요.”
“…음. 유하한테 체력이 없다는 말은 부정할 수가 없군.”
곧이어 편을 나누어 체력을 써야 하는 미니 게임을 하게 됐을 때는 치열한 멤버 쟁탈전이 이루어지며 절로 웃음을 자아내는 티키타카를 선보였던 것이다.
[원 부장님, 만약 제가 이번에 진급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유어원에게 이바지를…….] [음……? 강 대리, 동기와 진급 이후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까?] [네? 동기… 도지혁 대리요? 예, 그런 적이 있긴 한데…….] [지금 강 대리가 한 말을 방금 전에 도 대리에게 똑같이 들어서 물어보는 겁니다. 기획서까지 제출했고요, 그쪽은.] […도지혁 대리!!]거기에 더해 많은 유어원에게 호평을 받았던 ‘호호 상사’의 콘셉트를 따온 ‘원디어 주식회사’라는 콩트 VCR 또한 이어지며 유어원들은 폭소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얻게 된 원유하는 부장으로, 도지혁과 강현진은 대리로, 주단우와 에이든 리는 주임, 천세림과 유찬희를 사원으로 둔 ‘원디어 주식회사’ 콩트 또한 그간 유어원이 보고 싶어 했던 회사 콘셉트였던 것이다.
사전에 유어원이 어떤 무대를 보고 싶어 하는지, 어떤 콩트를 보고 싶어 했는지 확인하고 준비한 것만 같은 구성에 유어원들로부터는 호평이 쏟아져 나왔다.
-하 진짜 준비 많이 한 티가 난다ㅠㅠㅠㅠㅠㅠ 기특한 아기들아 개바빴을 텐데 언제 이렇게 다 준비했어
-우리가 보고 싶은 거 다 보여 준다더니 진짜 다 보여주네… 얘들도 신나서 준비한 것 같아서 기분 좋음..
-ㄹrㅇi저스 때문에 최근에 좀 개빡쳐있었는데 이제 걔넨 생각도 안 난다ㅋㅋㅋㅋㅋㅋ 그래 이렇게 잘나가고 잘하는 애들이니 질투 좀 받을 수 있지 괜히 스트레스받을 일 뭐있나ㅠ
-상남자특: 남이랑 비교 안하고 자기가 잘하는거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주고 팬들이 보고싶어하는거 다 보여줌
하남자특: 팬들 고딴건 모르겠고 내 체면이 먼저임 가만히 있는 선배 괜히 건드리면서 비교 뒤지게 하고 실력도 쥐뿔 없으면서 존나잘나가는척 다털릴준비하쉐이~ㅇㅈㄹ함
때문에 객석에 있는 유어원도, 라이브로 스트리밍을 지켜보던 유어원도 최근 라이저스와 관련된 불쾌감은 잊고 만족감을 보이는 동안.
“아, 어떡하죠? 이게 이제 마지막 무대에요.”
“아아아아…….”
시간은 물처럼 흘러 어느새 원디어의 첫 팬 미팅도 끝을 앞두고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