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44)
244화
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게 된 유어원들은 언더오션에 대한 적대감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진짜 괘씸하다ㅋㅋㅋㅋㅋㅋㅋ 재데뷔할 수 있었던 것도 도지혁이 디어돌 나와서 이름 알린 덕 아님? 그 덕에 은근슬쩍 복귀했으면서 고맙다 해도 모자랄 판에 아직도 도지혁 팔고다니는거잖아 심지어 안좋은 쪽으로ㅋㅋㅋㅋ
-이쯤되니까 그냥 너무 기가 참..ㅋ 이동현 저번에 별스타그램에 오랜만에 만난 동생 어쩌구 하면서 센서빌리티 앨범까지 올려놨었지 않음?ㅋㅋㅋㅋ 그렇게 친한척하다 지혁이가 안 받아주니까 이제는 애가 매정하다고 이름 팔고 다니는 거 쪽팔리지도 않냐?
-지혁이가 디어돌에서 보여줬던 간절함이나 지금 원디어 멤버들한테 고맙다고 말하는 부분 같은 거 전 팀 보면 그냥 이해된다.. 연습도 안해 사고는 사고대로 쳐 그 속에서 혼자만 제정신이다가 자기 꿈 같이 열심히 할 수 있는 애들 만난 거잖아 소중할 수밖에..
-재데뷔하는데 연락 한번 안준 애=매정?ㅋㅋㅋㅋ 막내가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지들 놀 거 다 놀고 결국 사고쳐서 팀 파탄낸 니들이 더 매정해ㅋㅋㅋㅋㅋㅋ
다만 그런 식으로 유어원들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 도지혁을 욕하기로 마음먹고 판을 만들던 쪽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너무 필사적으로 변명하지 마… “찔려 보인다구”
-콘텐츠 푼 타이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넵 알겠고요~ 아무런 문제 없다고 주장하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는데 별로 먹히진 않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진짜 쎄한 놈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ㅋㅋㅋㅋ 지 욕먹는 거 싫다고 저 멀쩡한데요?;;이거 보고도 욕하실 거? [이러려고 지금 콘텐츠 공개한 거잖아ㅋㅋㅋ
-팬들한테 감정호소하려는 거 티나서 더 별로야 증거 충분히 줬으니까 내 대신 싸워 줘라 이거 아님?ㅋㅋㅋㅋ 팬들을 용병으로 사용하네ㅋㅋ 지 욕심땜에 전 팀 외면하는 놈답다ㅋ
-어떻게든 도지혁 악명 좀 줄여보겠답시고 열심히도 편집하셨네ㅋㅋㅋㅋ 로드 엔터 일 열심히 하시네 보너스 주셔요~
때를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도지혁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편집되어 업로드된 콘텐츠. 그것이 다분히 현 상황을 의식해 무리를 섞어 만들어진 것이란 이야기가 돈 것이다.
다만 그 말은 이전과 달리 크게 먹히지는 않는 듯 보였다.
-지혁이 얘기 나온 지 몇 달 되긴 했지만 그게 로드 엔터가 알 정도로 수면위로 올라온 건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니잖아 팬미팅 연습 못해도 1월 말에서 2월 사이에는 시작했을 텐데 지금 풀기 위해 그때부터 영상을 꾸며냈다는 건 너무 말이 안되지 않냐
-도지혁에게는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했을 수도 있기야 하지.. 근데 없는 소스로 만든 영상은 아니지 않나?ㅋㅋㅋㅋㅋ 실제로 애들은 지혁이를 좋게 생각하고 도지혁이 성실한 인간인 것도 맞잖아 뭐가 문제임?
-저게 진짜 다 꾸며낸 거면 원디어는 아이돌 아니라 배우하면 됨 그리고 그 팀에 미래 예지자 한 명 있는 거다ㅋㅋㅋㅋㅋㅋ1~2월이랑 애들 개바빴던 일본활동 때 설마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 애가 있었겠어?ㅋㅋㅋ 그냥 저게 찐이란 거지 의혹 붙을게 뭐있어
풀린 영상들은 이번 년도 초부터 촬영된 영상이었다. 즉, 도지혁을 향한 악의적인 억까가 막 붙기 시작했을 때 혹은 그 이전부터 촬영되었던 영상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도지혁이 가지고 있는 연습 영상부터가 꾸며 낼 수 없는 것이니만큼, 도지혁의 까빠와 판을 만들던 네티즌들의 말은 이전과는 달리 쉽게 먹혀들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잘나가는 막내를 질투한 형들…원디어 도지혁을 둘러싼 이상한 루머」
「원디어 도지혁, 냉담한 막내가 아니라 팀 내 유일한 빛이었다? 광명 찾은 현재 상황」
도지혁의 논란에 대한 화력이 커지자 본격적으로 미튜브 렉카들까지 달라붙은 것이다.
그들이 어느 쪽 편을 들었느냐에 따라 상황은 또 한 번 달라질 수도 있었겠으나, 다행히 그들은 도지혁의 편을 들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콘텐츠를 잘라 내고 짜깁기한 짤들을 끼워 맞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이미 확연히 나와 있는 증거를 이용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쉬운 일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한번 변화한 흐름을 따라 대중들이 믿는 도지혁을 따라 조금 더 ‘패기 쉬운’ 쪽을 철저히 떨어뜨리는 것이 더 이롭다고 판단한 듯했다.
그렇게 렉카들이 달라붙자 상황은 더더욱 언더오션에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원디어 도지혁, 실은 서열 최하위였다? 과거 영상 살펴보니……」
「갱생했다더니? 언더오션 이동현의 치졸한 ‘막내 인지도 팔이’」
앨범의 프로모션을 다니며 열심히 도지혁의 이름을 팔고 다녔던 현 상황부터 비롯해 오랫동안 묻혀 있던 블랙오션 시절의 영상들까지 끄집어내졌기 때문이었다.
다수의 영상에서 도지혁의 말을 자르거나 묵살하고 함부로 대하는 모습, 공적인 자리에서 도지혁이 어떻게든 형들을 케어하기 위해 애쓰던 모습들이 다시 한번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저희도 당연히 열심히 연습했죠, 그 덕에 지금 저희가 재데뷔한 건데요. 열심히 안 했으면 어떻게 아이돌 해요. 그리고 저희 회사에 연습실이 한 개만 있던 것도 아니었고요. 이상한 말 하지 마세요.] [지혁이한테 서운한 거요? 아니, 없어요. 몇 번 말해야 돼요, 이제 댓글로 지혁이 얘기 그만~ 저희 지금 활동 얘기하려고 라이브 튼 건데 자꾸 이러면 끌 거예요.]여기에 상황을 의식한 언더오션이 U라이브에서 다분히 현 상황을 인식하고 포장하려는 기색을 보이는 것으로 대중들의 마음은 완전히 돌아섰다.
차라리 도지혁을 더 이상 입에 올리지 않았으면 모를까, U라이브를 진행하는 내내 올라오는 도지혁 관련 채팅에 결국 짜증을 참지 못한 둘이 불편한 심정을 티내고 만 것이다.
덕택에 대중들은 도지혁과 관련된 논란이 완전히 억까에 불과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잠잠한 도지혁과는 달리 논란을 의식하고 있는 티를 내는 언더오션의 모습에 오히려 찔리는 점은 그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블랙오션 유일한 빛 도지혁 맞았나봄ㅠㅠ 도지혁 하나 없다고 이렇게까지 말조심 못할줄은ㅋㅋㅋㅋㅋ
-그냥 지혁아 고맙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자~ 한마디만 했어도 ㅋㅋㅋㅋㅋㅋ 지팔지꼰은 사이언스다 도지혁이 준 기회 이렇게 날려먹은 것도 지들 팔자인듯ㅋㅋㅋㅋㅋ
-도지혁 원디어로 데뷔해서 다행인 것 같네 팬은 아니지만 대충 돌아다니는 영상 보면 블랙오션 막내 시절 고생했던 것 같아서 꽃길 걸을 자격 충분한 것 같다 지금 멤버들은 잘 만난 거 같으니까 앞으로 열심히 했으면
-도지혁 컴백 얼마 안 남았다는데 이번 사건으로 침울해하지 말고 열심히하길..
때문에 유어원을 비롯해 대중들까지 도지혁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동안.
“한 번 더 할까?”
“조, 조금만 쉬고요… 힘들어…….”
도지혁이 멤버로 소속되어 있는 원디어는 평화롭게 컴백을 준비하고 있었다.
* * *
“솔직히 처음엔 빡쳤었는데, 의도치 않게 살짝 이득 본 것 같아요.”
“뭐가?”
“이번 사건이요.”
연습 중간, 잠시 음료수를 사기 위해 연습실 바깥으로 함께 나온 천세림이 한 말에 도지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컴백 시즌에 일어나서 어떻게 될까 걱정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일이 빠르게 해결된 것 같아요, 뭣보다 우리한테 좋은 쪽으로.”
제로콜라를 까 마신 천세림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놈은 상황이 영 이상한 것 같다는 얼굴이었다.
“솔직히 활동 끝날 때까지는 좀 시끄럽겠구나 생각했거든요. 아무리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콘텐츠를 내보냈다고 해도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사람들이 그걸 믿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흠.”
“그리고 사람들은 어쨌든 누군가의 추락을 좋아하니까 더 자극적인 쪽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지혁이 형이 엄청 지지를 얻어서… 저희를 응원하겠다는 말도 많고요.”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가긴 했지.”
도지혁은 천세림의 말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눈을 내리깔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신기하긴 했어, 나름대로의 대응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나도 일이 이렇게 돌아갈 줄은 몰랐거든.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악의 상황이요?”
“음, 논란이 불거져서 내가 이번 활동에서 빠지고 자숙하는 거?”
“형은 무슨 재수 없는 소리를. 저희 이번에 첫 정규인 거는 알죠?”
도지혁의 말에 천세림이 기겁을 한 듯한 표정으로 눈을 흘겼다. 그에 도지혁이 하하, 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그렇게 활동에 빠지고 나서 어떻게든 재기할 방법을 생각하긴 했겠지. 나 탈퇴할 생각은 없거든, 상황이 최악까지 치닫는 거 아니면.”
“당연하죠, 형 탈퇴하면 우리한테 각각 1억씩 줘야 하는 거 알죠? 계약서 썼잖아요.”
“…그거 공증 안 받았으니까 실제로는 효력 없다고 네가 그랬던 것 같긴 하지만.”
도지혁은 천세림의 너스레에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줄곧 생각하고 있기라도 했던 듯한 말을 꺼냈다.
“어쨌든 꽤 골치 아파질 수도 있겠다 싶었어. 네 말대로 첫 정규니까 한창 논란 중에 있는 멤버와 함께 활동하는 건 좀 그렇잖아. 아마 한동안 쉬다가 다시 복귀하게 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 다른 애들도 그걸 원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
“그렇게 되면 딱히 내 의견은 안 중요해지잖아. 팀 활동을 하는 만큼 제일 우선시해야 하는 건 팀의 이익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도지혁의 얼굴은 덤덤해 보였다. 당연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 어떤 사감도 없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정말로 멤버들이 자신을 빼고 활동을 하자고 한다면 그대로 빠지기라도 했을 것처럼.
“…하지만 그런 말을 안 했지, 너희가.”
그런 도지혁의 얼굴에 다시금 미소가 걸린 건 이후의 일이었다.
“필사적으로 모른 척해 주던데, 고맙게.”
도지혁에게 언더오션과 관련된 일을 전달했던 나,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함께 콘텐츠 팀 회의에 들어갔던 천세림을 제외하고 멤버들은 도지혁을 둘러싸고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고 생각했지.’
하지만 같은 집에 살고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등 매 순간을 함께 보내는 처지다. 다른 멤버들이 모를 수도 있다는 건 애초부터 말이 안 됐는지도 몰랐다.
-형, 지금 언더오션이 지혁이 형한테 뭐 하고 있는 거 맞아요? 이상한 걸 봐서.
-지혁이 형한테 혹시 괜찮냐고 물어봐도 될까? 말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기다리면 돼, 아니면 우리가 필요한 일이 있을까? 회사 측에서 뭐가 들어간 건 맞아?
-숨기려고 말 안 하는 거야, 말할 필요 없어서 말 안 하는 거야? 숨기는 거면 들켰고 말할 필요 없는 거면 안심해 두려고~
짠 것도 아닌데 유찬희부터 주단우, 강현진, 에이든 리까지 한 번씩은 날 찾아와 그렇게 물었으니까.
당사자인 도지혁에게가 아닌 내게 찾아와 그렇게 물은 네 명은 애초부터 도지혁에게 붙은 억까 논란을 신경 쓰는 기색이 아니었다. 걱정한 건 활동이 아닌 멘탈 쪽이었지.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거 같던데요. 잘못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고.”
“어?”
그건 결국 도지혁이 언더오션 측에 책잡힐 만한 ‘켕기는’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들 한마음으로 모른 척해 줄 만큼 형이 활동에서 빠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는 거겠죠. 형을 모르지 않으니까.”
“…….”
원디어 멤버들은 전 블랙오션 멤버들보다 도지혁과 함께 보낸 시간이 짧다. 하지만 그게 도지혁이라는 인간을 아예 모를 정도의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도지혁이 높은 벽을 가지고 있는 건 맞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크게 하지 않아, 친근한 태도와는 달리 실제로 그의 바운더리 안쪽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도 맞고.
하지만 뭐가 됐든 도지혁은 내내 성실하지 않은 적이 없는 멤버였다. 활동에도 진심인 게 확실했고.
게다가 지금까지 봐 온 바에 따르면, 그는 멤버 중 누구보다도 팀을 존속시키는 데 지대한 관심이 있는 멤버이지 않나.
“그러니까 그냥 모른 척해 줘요, 형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애초부터 멤버들이 도지혁을 빼고 갈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지금까지 그를 봐 온 대로라면 도지혁은 팀에 해가 될 만한 일을 이전에도 이후에도 하지 않았을 테고, 그런 진실만 있다면 도지혁이 빠질 이유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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