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46)
246화
“진짜 소름 돋더라. 이동현이랑 서지우 폭로 터지자마자 지혁이에 대해서 개소리 지껄이던 놈들 싹 사라진 거 봤어?”
“미쳤지. 하다 하다 전 멤버 잘나간다고 질투해서 역바이럴 시도하는 아이돌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뭔 개같은 놈들이 이렇게 많아?”
“언더오션 놈들이 유독 개같은 거 아닐까.”
“아, 진짜 얼마나 고생했을까 생각하면… 너 친구는 지혁이가 최애라고 하지 않았나? 걔는 괜찮대?”
“걘 매일이 울음바다지.”
언니 팬은 동생인 대학생 팬의 대답에 안타까운 신음을 흘렸다. 자신의 최애가 그런 개같은 놈들과 몇 년씩이나 팀 활동을 이어 왔던 데다, 그들의 질투심으로 인해 하지 않아도 되었을 개고생을 했으니 그 마음도 마음일 것이라 짐작되었던 것이다.
‘만약 유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었으면…….’
그렇게 생각해 보던 언니 팬은 순간적으로 싸늘해지는 얼굴을 어찌하지 못하고 주먹에 힘을 주었다. 만약 원유하가 이런 일을 당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문득 치솟는 살의를 어찌할 수 없었던 탓이었다.
“내일 팬 쇼케이스 때는 그래도 얼굴 볼 수 있겠지 싶긴 한데, 요즘 지혁이 아워스에도 안 오고 있으니까 좀 걱정되긴 해.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한 질문 들을까 봐.”
“솔직히 애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 오늘 생일인데 U라이브는 틀어 주려나…….”
언니 팬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혀를 찼다.
원디어의 컴백을 하루 앞둔 날이자 도지혁의 생일인 5월 14일. 도지혁의 생일을 축하하는 멤버들의 게시글이 아워스에 올라온 것과는 달리, 여전히 도지혁 본인은 잠잠했다.
자신이 잘못한 게 아니라 해도 이동현과 서지우의 수작질에 자신의 이름까지 불려 나온 상황. 논란 때문인지 도지혁은 최근 아워스에도 접속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도지혁의 팬들은 애가 끓는 마음을 느끼며 언제쯤 도지혁이 다시 돌아올지를 가늠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언니 팬은 차라리 컴백을 앞두고 이런 일이 일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비활동기에 일어난 일이었으면 모를까, 컴백을 앞두고 일어난 일인 데다 이래도 자숙 아닌 자숙이 오래 이어지는 것도 좋지 않은 만큼 컴백을 터닝 포인트로 삼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오래 침묵하는 것도 안 좋으니까.’
도지혁의 본질은 아이돌이다. 그렇기에 너무 오랫동안 피해자의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 사람들이 아이돌에게 기대하는 건 ‘불쌍함’이 아니니까.
때문에 활동기를 맞아 차라리 여기저기에 얼굴을 내보이고 사람들의 인식이 고정되기 전 그 이미지를 덮을 모습들을 보여 주는 게 좋을 터.
다만 아무래도 오늘의 생일은 그냥 넘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곧 언니 팬과 대학생 팬은 안심할 수 있었다.
띵동!
“……!”
「0514 지혁 생일 :)」
U라이브의 알람이 떠오르며 도지혁이 본격적으로 복귀의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유어원. 우리 오랜만이죠? 잘 지냈어요?]반가운 마음으로 접속한 U라이브. 화면에 나타난 도지혁은 연습복인 듯 보이는 편안한 후드를 입고 앞에는 귀여운 늑대 모양 캐릭터가 올라 있는 하얀 케이크를 두고 있었다.
편안하고 안온해 보이는 분위기. 거기에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얼굴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 두 명은 안심할 수 있었지만.
[그럼 초부터 불어 볼까요?]곧 U라이브를 지켜보던 언니 팬과 대학생 팬은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불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채팅 꼬라지 왜 이 모양이야?”
“다들 생각 없나, 언더오션 얘기 그만 좀 했으면.”
이어져 오던 침묵 끝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도지혁. 그런 그에 대한 반가움의 채팅이 있었다면, 딱 그만큼 어그로를 끄는 채팅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지혁이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ㅠㅠ왜 이렇게 살 많이 빠졌어 밥은 먹었어?
-솔직히 블랙오션 나락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지혁아 무슨일이 있어도 우린 네편이야 알고있지
-언더오션이랑 진짜연락한적없어?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Liar tell the truth
-다들 그만 좀 얘기하고 애 하는 말이나 들어요;
-@@@@@생일과 관계없는 말은 제발 그만@@@@@
다행히 도지혁은 어그로를 끌듯 올라오는 말들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컨디션이나 현재 상황 같은 것만 골라 대답해 주었지만, 두 명은 착잡한 마음을 느껴야만 했다.
자신들이 보는 채팅은 도지혁도 보고 있을 것이고, 생일에 이 엉망진창인 말들을 피하지도 못하고 읽을 수밖에 없는 도지혁의 마음도 말이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반응 보니까 도지혁이 왜 자숙 아닌 자숙을 했어야 했는지 알 것 같다.’
언니 팬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된 후 생일을 기념해 튼 라이브에서도 이런데, 도지혁이 평소처럼 생활했다면 어땠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두 명은 도지혁의 U라이브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Knock Knock!] [형, 잘하고 있어요?] [잠깐 들렀는데… 유어원, 안녕하세요.] [얘들아… 너희 연습하고 있겠다며.] [헤헤. 잠깐 휴식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그 또한 오래가지는 않았다.
혼자 진행하던 라이브에 곧 하나둘 멤버들이 추가되기 시작하며, 결국은 언제나 그렇듯 단체 U라이브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컴백 전날임을 증명하듯 후드와 모자로 머리카락을 꽁꽁 가린 상태인 멤버들은 옹기종기 도지혁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원디어 멤버의 생일이 처음에는 혼자로 시작했다가 마지막 즈음에는 거의 단체가 되곤 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다지만, 도지혁의 곁에 붙어 있는 멤버들의 모습은 새삼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생일 파티는 오늘 멤버들이랑 매니저 형들이랑 같이했어요. 단우가 미역국도 끓여 줬고요. 단우 요리 솜씨가 너무 늘어서 걱정이에요, 이러다 쉐프계에 빼앗기게 될 것 같아서.] [그,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심지어 이번에도 깜짝 생일 파티는 세림이가 주도해 줬고요. 솔직히 이젠 짐작이 돼서 깜짝은 더 이상 아니게 됐지만.] [하… 멤버 생일을 안 챙기고 넘어갈 수 없다는 게 서프라이즈 파티의 묘미를 빼앗고 있어. 이건 개선이 필요하다. 좀 더 깜짝 놀랄 만한 파티를 준비해 보겠습니다.] [현진이랑 유하랑 이든이랑 찬희는 연습실을 열심히 꾸며 줬는데, 이건 나중에 사진 올릴게요. 유어원한테도 공유해 드리면 좋을 것 같아.] [솔직히 역작이었죠?] [그거 준비하느라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풍선에 바람 불었는데요~!] [응, 근데 그거 다 떼고 연습해야 되는 건 알지? 물론 너무 고마웠어, 얘들아.] […우리들의 역작이.] [뭐… 사진으로 남겼으니까 됐죠.]오늘따라 유독 원디어의 모습이 정다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곧 한창 식단 관리를 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던 멤버들의 시선이 자신들도 모르게 케이크에 한 번씩 닿은 것을 본 듯, 곧 도지혁이 나무젓가락을 들고 케이크를 퍼 멤버들에게 한 입씩 먹여 주는 모습에 두 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한 입씩 먹고. 원래는 주면 안 되는데 당 충전하는 셈 치자. 대신 남은 연습 좀 더 열심히 하기다. 알지? 지금 먹고 운동 제대로 안 하면 내일 붓기가…….] [아~] […그대로 남아서 유어원들한테 안 예쁜 얼굴 보여 주게 될 거야. 흘리지 말고, 이든아. 유하야, 거기 휴지로 이든이 얼굴 좀 닦아 줘. 다 묻었네.] [지혁이 형은 똑같이 먹여 줬는데 왜 너만 이렇게 많이 묻었어? 턱에 구멍이 뚫렸나.] […으? 그게 뭐야. 턱에 구멍 뚫리면 죽잖아.] [아니, 턱에 진짜 구멍이 뚫렸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된 것처럼 자꾸 흘린다는…….] [형들, 생일에 징그러운 얘기 그만…….] [자, 다음은 찬희.]난리 법석인 채팅 창과는 달리 멤버들만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나 후나 다름없는 태도로 서로를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친밀한 티키타카가 이어졌기 때문일까, 둘은 곧 채팅 창의 분위기 또한 시작 때와는 조금 다르게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멤버애 때문에 서프라이즈를 빼앗겨버린 세림이,,,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딜레마,,
-나ㅓ도 단우 미역국 먹어보고 싶다ㅠ 니들 이런식으로 자꾸 자랑할 거면 언젠가 단우의 요리교실 해줘ㅠ
-지혁이 멤버들 들어오자마자 표정 확 풀린 거 진짜 너무 맏형 같아ㅋㅋㅋㅋㅋㅠㅠ어미새이시냐고요ㅠㅠㅠㅠㅠ 애들 다 열심히 받아먹는 것도 귀여워ㅠㅠㅠㅠ
-나 지금 서로에게 케이크를 먹여주는 애들 보면서 할미 웃음 짓고 있음 로드 엔터는 빨리 케이크를 일곱 개 대령해서 애들에게 하나씩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얘들아,, 너희는 얼굴이 빵빵할때가 제일 귀엽다.. 그것만 알아다오….
블랙오션, 무엇보다도 도지혁의 안부를 묻는 듯하면서도 지금 그의 상태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채팅이 올라오던 것과는 달리 채팅 창에 꽤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U라이브를 볼 수 있게 된 두 명은 곧 도지혁 또한 초반과는 달리 조금은 긴장이 풀린 얼굴이 되었다는 걸 알아챘다.
멤버들과 이야기하는 도지혁의 얼굴 위로 조금은 형식적이던 초반과는 다른 미소가 걸려 있었던 것이다.
[먼저 가 있어, 얘들아. 금방 갈게.] [네~!] [한 입 더 먹고 가도 돼요?] [안 되는 거 알지?] […슬프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형!]그렇게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지혁은 시간이 지난 후 먼저 그들을 보내고 다시금 홀로 남아 십 분 정도 더 U라이브를 진행했다.
그리고 연습을 위해 가 봐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U라이브를 종료하기 전.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게 된 건 멤버들과 유어원이 축하해 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내년에도, 그 후에도 이 즐거운 ‘함께’가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유어원, 우리 내일 봐요.]도지혁은 담백하게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덤덤한 어조였지만 그가 굳이 입에 담지 않은 최근의 사건에 대한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은 말.
“쟨 진짜 어른이다.”
“나 지혁이 차애까지 올라올 것 같아서 무서워…….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단단하지.”
팬들에게는 약속처럼, 도지혁 자신에게는 다짐 같았던 말에 언니 팬과 대학생 팬은 완전히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그 말은 곧 그가 오늘 정말로 충분히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는 뜻이고, 무엇보다도 둘뿐만이 아닌 다수의 유어원이 그가 오늘 라이브를 통해 유어원에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또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도지혁이 되고자 합니다. 원디어 도지혁을 잘 부탁드립니다.
[디자인 유어 아이돌> 파이널 경연에서 최종 2위로 원디어로 발탁되고 난 후 남겼던 소감과 무척 흡사했던 오늘의 말.그때와 결을 같이하는 오늘의 말은 어쩐지 그가 다시 한번 유어원에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남기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지혁이는 진짜 바뀌는 게 없다. 이렇게까지 안 바뀌어서 다행인 애는 처음인 것 같아.”
“맏형 역할 진짜 잘해 주는 애 같아. 이제는 진짜 걸리는 것도 완전히 사라졌으니까 좀 더 잘해 줄 것 같고…….”
“이거 궁예긴 한데… 지혁이 좀 있으면 계약 기간 끝난다는데 비베스트 떠나서 로드로 오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애들 한 명씩 로드로 아예 이적해서 5년 지나고서도 재계약해 주는 거 아냐?”
“야, 아직은 너무 멀리까지 가지 마. 그러다 안 되면 우리만 슬프니까.”
“아니, 꿈은 꿀 수 있잖아~!”
그렇게 유어원들에게 안심과 함께 은은한 감동을 남긴 도지혁의 생일 라이브가 지나고 어느새 12시가 되었을 때.
띵동!
다시금 공식 계정에 알람이 들어오고, 마지막 티저가 공개되는 것에 이야기를 나누던 두 명은 문득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모든 일들이 지나 마침내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원디어의 정규 컴백이 찾아왔다는 것을.
* * *
“몇 분 남았지?”
“이제 5분!”
오후에 있던 미디어 쇼케이스에 이어 8시의 팬 쇼케이스를 앞두고 대기실에 들어와 있는 멤버들의 얼굴은 모두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다.
현재 시간 5시 55분,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원이 풀리는 6시가 바로 5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하…… 잘됐으면 좋겠다.”
“잘될 거예요, 안될 리가 없어. 형 이번 음악 좋으니까.”
“하이라이트 메들리도 반응 좋았잖아. 자신감 가지고 기다리자.”
“…….”
그중에서도 이번 앨범도 전곡 작곡에 참여한 에이든 리의 긴장도는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평소 무슨 일이 있어도 여유롭던 것과는 달리, 놈은 오늘 아침부터 내내 어딘가 예민해져 있는 모습이었으니까.
‘애정도가 깊은 곡이긴 했지.’
이번 타이틀은 작년, LON의 콘서트장에 다녀온 후 에이든 리가 무엇에라도 홀린 것처럼 휴가를 반납하고 내내 작업했던 곡이었다.
자신의 곡에는 언제나 자신감이 있는 에이든 리였지만, 첫 정규가 가지는 무게감이 어떤 것인지 모르진 않을 터.
“…….”
그렇기에 손에 들려 있는 페트병만 불안하게 만지작거리고 있던 에이든 리가 어느 순간 퍼뜩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놈을 따라 시선을 돌렸고.
「원디어(ONEDEAR) ‘Hitchhiker’ Official MV」
곧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화면이 떠오르고, 멤버 모두가 기다려마지않던 원디어의 첫 정규 타이틀곡, ‘히치하이커’의 뮤직비디오가 재생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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