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50)
250화
“여기 제육 세 개랑 스팸마요 두 개 됐어요!”
“오래 기다리셨죠? 포장 주문하신 거 드릴게요. 맛있게 드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린 손님이 있으시네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의자랑 쿠션 가져올게요.”
김 작가는 눈앞의 현장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토해 냈다.
원디어가 장사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시간 반. [호호식당>이 예정된 시각에 오픈을 해 한차례 손님들의 관심이 식당 쪽으로 쏠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디어의 푸드 트럭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그뿐일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호호식당>보다도 원디어의 푸드 트럭 쪽에 붙어 줄을 서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아지고 있는 바람에 이제는 [호호식당> 패널들 또한 창밖으로 이쪽을 흘긋흘긋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어째서 손님들이 점점 더 원디어의 푸드 트럭 쪽에 붙는지는 그녀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찬희, 세림~! 음료수랑 물 좀 꺼내 줘. 다 떨어졌어!”
“OK, 여기 물이요!”
“주스는 이게 냉장고에 있던 마지막이에요!”
“유하야. 줄이 너무 길어지기도 해서 그런데, 두 테이블 정도 더 간이 테이블이랑 의자 설치하는 건 어때? 그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형들이랑 이든이 감당 가능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저희 트럭에 실려 있던 건 다 꺼내서… [호호식당> 쪽에 한번 가 보실래요? 남는 게 있을지도 몰라요.”
“흐으음, 경쟁자인데 순순히 빌려주실지 모르겠네……. 뭐, 손님 편의를 위해서니까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다녀올게.”
솔직히 어딜 가서 이렇게 능수능란하게 장사하는 신인 아이돌을 볼 수 있겠는가.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싹싹한 데다 수완까지 좋아 방송 필터를 빼고 보더라도 기가 막힐 정도의 합을 자랑하는 팀을.
앞으로도 기회가 있는 [호호식당>과는 달리 원디어는 오늘 단 하루만 장사를 하기도 하는 만큼, 솔직히 자신이 손님이었어도 호기심 때문에 원디어의 푸드 트럭 쪽에 붙었을 터였다.
“얘네는 역할 분담이 뭐 이렇게 잘돼?”
“아르바이트 경험 있는 친구 한 명뿐인 거 맞죠, 작가님? 그 친구도 겨우 한 달 정도만 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 맞을 텐데요.”
트럭을 촬영하던 PD가 어이없다는 듯 말한 것에 김 작가는 어색하게 대꾸했다. 실은, 그녀 또한 그렇게 대꾸하면서도 정말 맞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전률 좀 더 높여야겠는데. 이든, 줄 서 계시는 분들한테 미리 주문 받아와 줄래? 그 김에 몇 분 정도 있으신지 확인도 같이 해 주고.”
“OK~!”
“단우 형, 지금부터는 메뉴당 재료 몇 인분 남았는지 파악해서 중간중간 알려 주세요, 확인해서 주문받을게요.”
“응, 알았어!”
그도 그럴 게, 원유하는 정말 익숙하게 홀과 주방 상황을 파악하고 침착하게 장사를 이어 갔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원유하 단 한 사람의 캐리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대기하시던 손님들께 나눠 드렸던 음료수는 식수대 쪽에 따로 빼놓는 게 좋지 않을까? 이후에 오시는 손님들께 같은 음료수를 돈 받고 파는 건 좀 형평성에 어긋날 것 같아서. 대신 리필하시는 손님께는 추가금 받는 걸로 하고.”
“우리 메뉴판에 재료 좀 더 확실하게 적어 놓자. 알레르기 있는 손님 있을지도 몰라~! 나도 주문받을 때 한 번 더 물어볼게.”
“지금 냉장고에 떡이 남거든요? 떡 들어간 컵밥 주문하시는 손님들도 몇 없고 단우 형이 소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이걸로 떡꼬치 만들어서 판매하는 걸로 돌리면 좋을 것 같아요. 메뉴에 추가해서 주문 좀 받아 줘요, 형!”
멤버들 모두 처음 장사를 하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세심한 부분들을 보였던 것이다.
누구 한 명 허투루 하는 사람 없이 최대한 회전률을 높이면서도 손님들에게는 만족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솔선수범하는 덕에 원디어의 푸드 트럭은 너무나도 수월하게 장사를 지속해 나가고 있었다.
“청년들이 뭐 이렇게 싹싹하게 잘해, 기특하게. 요리도 너무 잘한다. 맛있었어요. 이건 팁!”
“아, 원래 이렇게 주시는 걸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데 아쉽게도 팁을 받을 수가 없어서……. 대신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실은 저희가 아이돌을 하고 있는 친구들인데 이번에 컴백을 했거든요. 원디어라는 팀인데, 한 번씩만 기억해 주세요.”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노래 좋다, 뭐예요?”
“제가 만든 거요~!”
“…헉? 지금 이 노래요?”
“네! 저희 이번에 신곡도 나왔는데, 한번 들어 보실래요? 세림! ‘히치하이커’도 틀어 줘!”
“네~!”
이 와중에 예능 출연의 본 목적인 앨범 홍보 또한 잊지 않는 모습이 가히 감탄스러울 정도였고.
‘이거, 페이스가 너무 이쪽에 말려들어 가는 것 같기도…….’
때문에 김 작가는 조금쯤 곤란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니 주객전도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호호식당>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섭외한 게스트들과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게스트들의 활약이 오히려 [호호식당> 쪽보다 더 돋보이는 상황. 한번 분위기를 다시 바꾸어 줄 필요는 있어 보였다.“지금 주문되나요?”
물론 그 방법은 미리 생각해 둔 바가 있었고.
* * *
“…우리 좀 더 신경 써야 하나?”
“그, 뭐랄까…… 트러플 같은 거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 옆 가게에서 빌려 와?”
“그것보다 일단 저걸 말려야 하지 않을까….”
순식간에 테이블을 장악한 손님들을 보며 홀 서빙 담당 멤버들이 머리를 긁적이는 것에 나는 말없이 손님들을 바라보았다.
“소스 맛이 어떠려나…….”
“으음, 인테리어는 3.8점 정도…….”
라X뚜이에 나올 것 같은, 누가 봐도 ‘난 당신들의 음식을 평가하러 왔다.’라고 쓰여 있는 것만 같은 미식가 군단.
“밥 뺄 수 있나?”
“고기 곱빼기 주문 가자.”
슬슬 날이 더워진다 해도 아직 5월인데, 민소매 하나를 입고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는… 단백질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먹지 않을 것 같은 헬스 군단.
“뭐? 말 다 했어?”
“말 다 했다, 어쩔래?”
“이럴 거면 나랑 왜 사귀어, 어?”
“나도 그걸 모르겠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옥신각신 싸움을 하고 있는 커플까지.
누가 봐도 ‘나 장사를 방해하러 왔다.’고 적혀 있는 이질적인 손님들이 한꺼번에 테이블 자리를 채웠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그들 사이에 섞여 밥을 먹고 있는 일반 손님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정확히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는 듯한 얼굴로 이질적인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창 바쁜 이 시기에 왜 이런 손님들이 왔는지는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깜짝 해프닝이구만…….’
새 [호호식당>에는 경쟁자의 존재뿐 아닌 또 다른 추가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지금과 같은 깜짝 손님의 투입이었다.
비정기적으로 투입되는 깜짝 손님을 누구보다도 잘 대응해 그들에게서 고객 만족도 5점을 받아 내는 것. 그것이 이번 [호호식당>의 숨겨진 미션 중 하나였으니까.
“주문할게요, 다만 그 조리 과정에 대해서 좀 자세히 설명을 듣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저희 탄수화물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서요. 최대한 단백질 위주로 먹고 싶은데, 메뉴 추천 가능할까요?”
“아니, 진짜 답답해… 저기요, 혹시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지금 이 상황이 누구 잘못 같아요?”
뭣보다 잘 이어지고 있는 장사의 결을 한 번 끊어 줄 수도 있고 말이다.
바로 대응하기 어려운 손님들의 등장에 줄이 늘어져 있는 쪽으로 동요가 퍼졌다. 재미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너무 오랜 기다림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듯했다.
이런 식의 해프닝은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곤 하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차례가 밀리기 마련이니까.
‘그럼 불만이 쌓이게 될 테고.’
나는 흘긋 카운터 옆쪽에 자리한 고객의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호호식당>과 우리는 각기 고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이후 어느 쪽 팀이 조금 더 손님들에게 적절한 응대를 했는지를 가릴 예정으로, 기다림은 고객 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칠 터였다.
‘우리가 야외 장사인 만큼 더 그럴 테고.’
우리가 선택한 메뉴와 푸드 트럭은 회전률이 높고 빠르게 손님들을 응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었지만, 그만큼 손님들이 기다림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기도 했다.
쾌적한 실내에 비해 쌩으로 바깥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야외에서는 손님들의 인내심이 짧아지곤 하니까.
그러니 빠르게 깜짝 손님들을 응대해 잘 처리해야 할 테지만…….
“그리고 이런 재료가 있으면 추가해 줬으면 좋겠는데.”
“탄수화물은 다 빼 주세요.”
“누구 편 들든 뭐라 안 할게요. 그냥 누구 잘못인지만 딱 말해 달라니까요?”
솔직히 빠른 응대는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고 손님들을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만약 이게 진짜 장사였으면 현재 받은 손님들을 거절하든가 뒤의 손님들을 희생하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을 터였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 단기로 일하고 있다는 점, 이게 방송이라는 점에서 둘 중 하나를 놓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어찌 됐든 제작진이 원하는 건 이 해프닝을 맞아 출연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일 테니까. 장사 경쟁에 영향이 가면 더 좋고.
‘어쩔까.’
이 손님들을 거절하지 않으면서 뒤의 손님들을 놓치지 않는 법.
그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곧 이쪽을 촬영하고 있는 PD들과 작가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그쪽으로 달려갔고.
“저, 혹시.”
“……?”
한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호호식당>이랑 저희랑 인력 교환 가능한가요?”
“…네?”
해프닝을 잘 해결하면서, 제작진들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 * *
-원디어 푸드트럭 드디어 오늘 방송
-ㅁㅊ개기다렸다
컴백 주에 떴던 원디어의 [호호식당> 출연 소식은 유어원들에게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는 탓에 지는 해라고들 칭한다지만, 고정 패널들의 기가 만만치 않은 예능에 출연해 원디어가 어떤 활약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유어원들은 조금쯤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원디어 진짜 물건이더라.. 나 원래 호호식당 가려고 대기타다가 원디어 애들 잘생긴거 보고 그쪽으로 감…. 이세상 외모 아닌 애들 세 명이 음료 들고 환한 미소 지으면서 보는데 어떻게 안 따라감? 꼭 피리부는 사나이같더라…
-컵밥이 맛있었던 걸까 얼굴이 맛있었던 걸까? 솔직히 어느쪽이 더 맛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우리 아빠가 그날부로 플레이리스트에 원디어를 추가했다는 것임..
-서빙 담당 멤버들(강현진 빼고 이름 몰라요;ㅠ죄송) 개쩔었어 외국 혼혈인 애는 진짜 능청이 대박이고 맏형이라던 멤버는 젠틀함이 남달랐고 강현진은 이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힐링계였어… 청순함이 남다르더라.. 애가 언제 저렇게 컸대..
-조리담당 애들 각자 매력 다 달라서 귀여워ㅋㅋㅋ 냉미남처럼 생긴 애는 눈 마주칠때마다 쑥스러워하고 제일 키 작고 귀엽게 생긴 애는 귀여워서 계속 봤을 뿐인데 이상하게 시무룩해져서 “맛..없으세요..?” 해서 나도모르게 다급하게 아니라고 너무 맛있어서 쳐다봤다고 변명함ㅋㅋㅋ 앵무새같이 염색한 친구는.. 걘 천생 아이돌이더라 눈마주치니까 윙크해줌… 걘 진짜 아이돌이야;
-장사계는 안타까워해야한다. 천년에 한 번 나올 홀매니저를 아이돌계에 빼앗겼으니까… 리더라고 한 애 ㄹㅇ전체 상황 보는 눈 남다르더라 계속 지시하고 관리하고 케어하고 멤버들한테 보고받고;; 왜 리더인줄 알겠음
-나 유어원.. 덕계못이라고 나 대신 엄마가 원디어 푸드트럭에 다녀왔는데 대체 뭔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엄마가 애들에 대한 친밀도를 너무 쌓아버린 거 같음 내가 직캠볼때마다 엄마 자꾸 그 카운터 청년 잘 지내냐고 물어봄… 엄마 질투나니까 그만애기해….
원디어가 꼭 장사를 해 본 애들처럼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손님들을 응대했다더라, 컵밥 맛이 엄청났다더라 하는 경험담들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손님이었던 일반 대중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제작진이라고 원디어가 잘 차려 낸 밥상을 엎을 리는 없었다. 즉, 방송 분량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었다고 봐도 좋을 터.
때문에 유어원이 조금쯤 긴장을 풀고 내 새끼를 남들이 알아봐 주었다는 흐뭇함과 원디어의 푸드 트럭에 직접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담긴 말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근데 오후쯤 되니까 원디어 쪽이랑 호호식당이랑 섞여서 일하더라ㅋㅋㅋㅋ 두 팀 경쟁하는 거 아니었나 싶긴 한데 난 두 팀 다 봐서 좋긴 했다~
유어원은 뒤이어 올라오는 목격담들에 궁금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손님이었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호호식당>과 원디어의 푸드트럭은 경쟁을 하고 있는 듯했는데, 어째서 패널들이 함께 섞여 일을 하게 되었다는 건지 소소한 궁금증이 느껴졌던 것이다.
다만 그 이후에는 다시 팀이 나뉘어졌다는 듯해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하던 상황. 유어원들은 곧 그 답을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서로 도움을 주면 그건 경쟁에 안 맞지 않을까 싶은데.] [도움이 아니라 교환이라면요?] [뭐?] [서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신 투입되는 거죠. 아주 잠깐 서로의 인력과 자원을 교환하는 걸로요.]그 두 팀이 함께 일했던 건 극도의 효율을 추구한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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