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52)
252화
‘와… 또 떴네.’
오늘도 현생에 치여 비실대며 집으로 들어온 직장인 팬은 또 한 번 뜬 원디어의 활동 알림에 감탄과 함께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원디어의 컴백 후 이제 4주, 활동기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직장인 팬은 덩달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얘네는 뭔, 쉬질 않아.’
원디어가 도통 쉴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활동은 좀 자주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 둔 게 많거든요. 저희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욕심을 좀 많이 냈다고 해야 하나,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려고 합니다.]활동 첫 주, 원디어가 U라이브를 통해 그렇게 말했을 때 직장인 팬을 비롯해 유어원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 아이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으니까.
‘근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지.’
하지만 그 앞에 ‘원디어 기준으로’라는 전제가 붙어 있었을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터였다.
-자 얘들아~ 이번 활동 유어원 스케줄 한번 정리하자~
다들 가볍게 매주 나오는 애들 음방 직캠 한번씩 보고 음원이랑 뮤비 스밍 !잊지말고! 미튜브로 [아이돌 노래방>, [이시즌지금>, [토크토크쇼> 한 번씩 봐주고 TV로 건너가서 [월간아이돌>이랑 [호호식당> 봐준다음에 라디오쪽으로 넘어가서 [2시 이음악>이랑 [파워뮤직> 들어~
그다음에 비정기적으로 애들이 틀어주는 U라이브랑 매주 나오는 자컨도 잊지말자~! 당장 나오는 스케줄에 속아 애들 고정 스케줄 잊으면 안 되는 거 알지~^^
여기에 매주 추가되는 미튜브 예능이랑 개뜬금없이 등장하는 방송사 클립이랑 편집본도 잊지 말고.. 여기서 애들 계속 뭐가 추가되니까 알아서 팔로우하고,,^^,,, 모르겠다 씨빨나도 힘들다..
활동에 욕심을 내고 있는 만큼 첫 정규를 가볍게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원디어는 단단히 작정한 모양이었다. 기세를 타고 수많은 콘텐츠에 얼굴을 들이밀며 노출을 노렸으니까.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여유를 즐겨 본 적이 없는 원디어까지도 ‘우리가 좀 욕심을 냈다.’라고 말할 정도라면 심상치 않은 스케줄임이 당연했을 텐데, 차마 이 정도일 거라 생각하지 못한 게 패착이라면 패착이었다.
‘이 와중에 [호호식당> 패널들이랑은 진짜 친해졌나, 이쪽 예능도 엄청 출연하네.’
여기에 목격담에 따르면 [호호식당> 패널들이 출연하는 미튜브 콘텐츠에도 원디어가 출연한다는 듯했기에, 직장인 팬은 긴장감 섞인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양옆에서 음식을 떠먹여주고 있는 탓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사람 짤) 지금 이거 유어원 상태
-하 시바 나 오늘 처음으로 원디어 예능 나온 거 제시간에 못 봤다 진 기분임 ㅁㅊ
-얘들아 우리도 삶이라는 게 있는데
말마따나 넘쳐 나는 떡밥들에 배가 터질 지경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이번 활동 진짜 재미있긴 했지만.’
직장인 팬은 커뮤니티마다 넘쳐 나는 원디어에 대한 떡밥들을 확인하며 그렇게 생각했다. 할 수 있는 만큼 해 준 원디어 덕에 솔직히 이번 활동기는 역대급으로 재미있었던 것이다.
매주 공방에 이어 ‘sensibility’ 때 반응이 좋았던 전시회를 이번 ‘히치하이커’ 버전으로도 열어 준 것, 여기에 ‘히치하이커’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체 콘텐츠를 풀어 준 것까지.
‘자컨이 특히 좋았어.’
그중에서도 유어원에게서 호평을 받은 것은 이제 완전히 고정 콘텐츠로 자리 잡은 ‘TAKE OUR’ 시리즈였다.
지난 ‘sensibility’ 활동 때 푼 전설의 바비큐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자, 아예 원디어가 어떤 식으로 활동을 준비하는지에 대한 진행 과정을 담은 콘텐츠가 고정으로 정착한 것이다.
‘솔직히 원디어 콘셉트 진짜 잘 살린 것 같지.’
원디어가 어떤 식으로 회의를 거쳐 콘셉트를 짜고 곡을 만드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 팬들은 없었다. ‘자체 제작’이라는 흔치 않은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멤버들이 각자의 재능을 어떻게 발휘하는지 팬들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걸 아는 게 익숙하기도 하고.’
이미 [디자인 유어 아이돌>과 데뷔 리얼리티였던 [디자인 유어 원디어>를 통해 멤버들이 어떻게 무대를 준비하는지를 지켜봐 온 팬들이다. 원디어가 어떤 과정과 기획을 거쳐 활동을 준비하고 성장하는지 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했다.
때문에 안무 비하인드뿐만이 아닌 아예 활동 준비 비하인드가 고정 콘텐츠로 정착해 준 것에는 현재 많은 유어원들이 만족을 표하는 중이었다.
「활동 어떻게 준비하는지 팬들에게 다 풀어준 아이돌_jpg」
「[이슈] 기획부터 작곡, 작사 거쳐 모든 과정에 멤버들이 참여하는 아이돌이 있다?」
이 점이 또 한 번 뜻하지 않게 대중의 흥미를 끈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이득이었고 말이다.
‘메큐원 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던데.’
이러한 노출은 곧 원디어를 향한 관심으로도 이어져, 원디어의 고정 예능 콘텐츠인 일명 ‘메큐원’을 보는 구독자 또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다.
원디어의 예능적인 감각을 원했거나 아티스트적인 모습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덕에 ‘메큐원’은 순조롭게 구독자들을 추가로 얻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새로운 유입들은 곧 이번 활동의 성공에 대한 명확한 지표가 되어 나타나게 되었는데.
「원디어, K팝 역대 최소 연차 밀리언 달성→2연속 밀리언셀러로 ‘최초’ 기록 이어 간다」
「원디어, 첫 정규 ‘THE TRAVELLER’ 초동 121만 장 기록 달성…‘괴물 신인’의 끝없는 도약」
「원디어 차트기록 @ONEDEAR_CHART
#ONEDEAR_Hitchhiker
플럼(TOP100) 21위
플럼(실시간) 11위」
지난 활동에 이어 원디어가 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하게 된 것과 스트리밍 사이트 차트 상승이 그것이었다.
특히 음원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활동 첫 주보다 순위가 더욱 높아만 가고 있었는데, 이는 예능에 원디어의 노래가 삽입된 덕이 컸다.
때문에 첫 진입 이후 원디어는 조금씩 순위가 올라가며 4주째 TOP100에서 버티고 있는 중이었고, 이는 유어원들을 흐뭇하게 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이번 활동에서 유어원의 방청 참여를 받았던 음악 공개 예능에 아이돌들이 다수 출연하는 자선 행사 콘서트 출연까지.
-누가 오타쿠짓에 마음만 필요하다고 했냐 원디어를 좋아하려면 체력도 필수인 것을
-하루를 48시간처럼 사는 아이돌을 좋아하면 팬들도 48시간을 살아야 하는구나
-내 아이돌이 너무 몸을 갈아넣는 것 같아 걱정되는 한편 마를 일 없는 떡밥에 내 잇몸도 말라가고 있는 중
쉴 새 없이 몰아친 활동에 팬들은 여기저기서 자부심에 찬 곡소리를 내뱉는 중이었다. 하루 온 종일 해도 모자란 원디어 따라잡기가 힘에 부치는 한편 즐거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원디어는 이렇게 모두를 흡족하게 했던 활동의 마지막을 아주 제대로 끝낼 생각인 듯했다.
[홈마: ㅁㅊ언니공지봤어?] [직장인 팬: …가야만]원디어의 첫 정규 활동기가 끝나는 막방을 앞두고 미니 팬미팅 공지가 떠올랐으니까.
이렇듯 팬들의 설렘 속에서 원디어의 마지막 공방 전날이 깊어 가는 동안.
“…다들 안 자요?”
“아직 할 게 남아서.”
“모니터링 좀 더 하고요.”
원디어는 여전히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 * *
‘이번 활동은 이걸로 됐나.’
마지막 공방을 앞둔 전날, 나는 모니터링을 마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수 시간째 휴대폰을 들여다본 탓에 뻑뻑해진 눈을 비비며 앞을 바라보고는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부터는 그냥 불을 켜는 게 나을 수도 있겠군.’
어느새 밤이 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지혁과 천세림 또한 모니터링에 열중하느라 여전히 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잠들겠거니 싶은 마음에 불을 꺼 둔 채 휴대폰을 하고 있었던 건데, 설마 이렇게 몇 시간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세 명이 나란히 휴대폰을 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유찬희와 에이든 리가 작업을 위해 새벽까지 불을 켜 두고 있는 때가 많다면 나와 천세림, 도지혁의 방은 이런 식으로 각자의 모니터링을 위해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도지혁은 대부분 무대 장면들을 돌려 보는 듯했고 천세림은 예능과 관련된 모니터링을 하는 데 바빴는데, 그렇기 때문에 최근 천세림의 수면 시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활동 진짜 만족이다.”
말마따나 이번 활동은 천세림이 바랐던 대로 원 없이 예능에 집중할 수 있었던 활동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조차도 이제는 어디에 출연했었는지 흐릿할 정도였으니까.
배부른 고양이처럼 만족스러운 얼굴이 된 천세림에게 도지혁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호호식당> 막방 잘 나왔더라. 재미있었어, 역시 선배님들은 못 따라가겠던데.”
“분위기 잘 풀어 주셔서 좋았죠~ 그 덕에 새 기회도 얻었고.”
지난 촬영 이후 천세림은 특유의 넉살로 [호호식당> 패널들의 연락처를 받아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촬영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핑계로 문자를 보내며 연락을 주고받는 듯싶더니만, [호호식당> 패널 중 하나가 MC를 맡은 미튜브 예능 스케줄을 덥석 물어와 모두를 놀라게 했었지.
‘저놈은… 정말 뭘 했어도 될 놈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천세림의 보는 눈은 정말로 남달랐던 것이다.
나야 미래를 본 만큼 [호호식당> 출연으로 얻어질 이득을 생각하고 천세림의 편을 들어준 것이었지만, 천세림은 모두가 반대하던 때에도 스스로 [호호식당>을 선택한 것이지 않나.
“솔직히 지금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환영받았을 것 같진 않은데, 시기가 좋았어요. 다신 없을 기회 같아.”
말마따나 당장의 이득보다는 이후의 이득을 노리고 말이다.
‘확실히 지금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의 이득은 못 봤겠지.’
원디어가 지금 K-POP 팬들 사이에서 ‘웃수저 그룹’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한들, 그건 결국 팬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말일 뿐이었다. 실제로 예능 쪽 스케줄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게스트를 원하는 예능 쪽 상황과 앨범 홍보를 노리는 아이돌 측의 이득이 겹쳐 활동기에 예능에 출연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리액션 요정으로 활용되고 그칠 뿐이고, 게다가 단기로 끝나니까.’
활약하는 아이돌들이 없어진 이유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예능 쪽이 고일 대로 고여 버렸기 때문도 있었다. 그들만의 리그가 너무 강해 이른바 ‘라인’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웠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천세림은 이번 기회에 ‘호호 라인’ 쪽에 눈도장을 찍어 볼 생각을 하게 된 듯했다.
“다음 활동기에도 연락드려 볼까 봐요. 팬분들도 저희 촬영 목격담 보고 얼른 보고 싶다고 하시는 거 보니까 공개 후 반응도 좋을 것 같고, 뭣보다 선배님도 ‘출연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하셨잖아요.”
“흠, 빈말 아니라 정말 ‘언제든 환영’인 거 맞겠지?”
“저희가 재미없으면 빈말이 되겠지만, 우리 잘했잖아요? 원디어의 출연이 손해가 아니라 이득이면 문자 그대로의 ‘언제든 환영’이 될 거예요. 애초에 그거 바라고 저희 부르신 거기도 할 거고요. 저희가 이득을 본 만큼, 선배님들도 이 연을 계속 이어두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듯하니까.”
자신들의 라인 중 한 명이 사고를 일으킨 탓에 새로운 인물과 분위기를 필요로 하는, 무엇보다도 예능에 강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쪽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