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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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화
원유하의 미소와 함께 등장을 재촉하듯 둥둥 들려오기 시작하는 드럼 소리. 직후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곧 팬들은 한숨 같은 목소리를 뱉어냈다.
“아, 찬희야! 용기가 없다고 형을 대신 보내면 어떡해! 이러다 빼앗겨도 좋아? 지금 같은 사람을 네 명이 좋아하고 있는데, 용기를 내야지!”
“그럼 어떡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 그리고 빼앗겨도 된다고 말한 적은 없어!”
“흠, 먼저 유하 보냈다는 건 빼앗겨도 상관없다는 뜻 아니야? 막내라서 준 어드밴티지를 스스로 걷어찼잖아, 찬희~. 동일한 사람을 좋아하는 거면 굴러 들어온 기회는 놓치지 말았어야지.”
원유하의 뒤를 이어 영상과 동일한 복장을 입은 멤버들이 인형의 집 모양의 세트 뒤에서 우르르 밀려 나온 후, 그 셋이 다분히 연극적인 투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팬들은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저 네 명이 지금 한 사람을 좋아하는 거고……. 그중에서 막내인 찬희가 먼저 고백할 수 있게 차례를 양보해 준 건가?’
다른 멤버들이 경각심을 주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끄러운 듯 유찬희는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다. 그에 원유하는 작게 흠, 침음하곤 입을 열었다.
“기껏 준 기회를 이렇게 날렸다는 건… 내가 먼저 가도 괜찮다는 거지? 그럼 사양 않고.”
“뭐라고요? 안 돼요, 형!”
울상을 지은 유찬희가 원유하를 말리려 했지만, 그는 아랑곳않고 느긋한 걸음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본무대를 벗어나 돌출 무대 쪽으로 빠져나왔다.
그렇게 걸어오는 원유하의 발걸음을 따라 흘러나오는 펑키한 힙합 비트, 그와 함께 시작되는 경쾌한 노래.
본 순간부터 눈을 뗄 수가 없어
난, 난, 사랑을 확신해
바쁘게 머릿속이 굴러가
한 걸음 한 걸음 느릿한 걸음으로 무대 중앙으로 나선 원유하가 미소 짓는 얼굴로 먼 곳을 바라보는 듯 한쪽 손을 눈썹 가까이 가져다 댄다.
저 먼 곳의 목표점을 발견이라도 한 듯 가볍게 고개를 까닥이며 그가 눈웃음 짓는 것에 곧 뒤에 뭉쳐 있는 세 명에게서 또 한 번 소란이 일어나고.
“아, 유하한테 빼앗길 순 없지!”
원유하의 뒤를 이어 무리에서 빠져나온 에이든 리가 활기찬 점프를 선보이며 원유하가 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저쪽에서 미소짓는 너, 너
난 숨을 죽이고 눈칠 살펴
자, 그럼 이제
Plan을 점검해 볼 차례
원유하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원유하가 바라보는 곳을 따라 먼 곳을 응시하던 에이든 리가 휘파람을 분다. 그에 본무대 쪽의 유찬희가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곧 유찬희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뜨린 천세림이 뒤이어 빠져나온다.
근사한 OUTFIT이 만드는 첫인상
꼭 맞는 톤앤무드로 시선을 붙잡아
이제 직접적인 매력을 어필하겠다는 듯 자신이 차려입은 멋스러운 옷을 이리저리 뽐내는 천세림. 그것을 못마땅하단 듯 바라보던 원유하가 천세림의 곁에서 파트를 잇는다.
다정한 인사로 만남을 완성하고
첫사랑 같은 미소로 너를 이끌면
시작되는 로맨틱한 MUSIC
장난스런 제스처가 만드는 반전에
넌 내게 점점 빠져들겠지
물론 에이든 리 또한 절대 질 생각은 없는 듯했다. 자신의 장점인 다정함을 뽐내는 원유하의 뒤를 이어 장난스러운 얼굴로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하며 에이든 리 또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 것이다.
이렇듯 천세림에 이어 원유하, 에이든 리가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매력 어필을 벌이는 동안에도 유찬희는 여전히 의기소침한 얼굴이었다.
멤버들 사이에 끼고 싶어서인 듯, 금방이라도 나설 듯 손을 뻗고 입을 우물거리다가도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뒤를 돌고 다시 힐끔힐끔 멤버들을 돌아보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영원히 용기를 내지 않을 생각인 듯 자꾸 머뭇거리기만 하는 그 모습에 결국 멤버들은 유찬희에게 다시 한번 도움을 주기로 한 듯했다.
그럼에도 아직 망설인다면
이제 비장의 무기를 꺼낼 차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천세림이 곧 유찬희에게 다가가 두 어깨를 붙들고 억지로 돌출 무대 쪽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유찬희가 고개를 붕붕 저으면서도 천세림에 의해 얼결에 끌려 나오는 모습에 객석에서부터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유찬희는 완전히 싫은 것만은 아닌 듯, 막상 돌출 무대 쪽으로 나오고 난 이후에는 조금쯤 결심한 얼굴로 변했다. 붉어진 뺨으로 눈치 보듯 멤버들이 바라보는 쪽을 흘금대던 유찬희가 곧 주먹을 꽉 쥔 순간이었다.
서투른 대화에 숨겨진 쑥스러운 진심을
네가 눈치채 준다면
그다음 순간, 유어원들은 어째서 막내 라인 유닛 무대의 키 카드가 유찬희인지를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널 위해 준비한 귀여운 눈웃음을
네가 마주한다면!
(ah, ah, ah, ah!)
“아아악, 찬희야……!”
연거푸 심호흡을 하고 쑥스러운 듯 두 손을 맞잡은 채 기도하듯 고개를 숙였던 유찬희가 이내 능청스럽게 제 얼굴 아래로 꽃받침을 한 채 본격적인 ‘막내 미소’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었다.
유찬희가 쑥스러움을 이겨 내고 평소 잘 하지 못하던 본격적인 애교를 시전한 것에 유어원들은 비명을 질렀다.
몸에 밴 생활 애교야 그렇다 쳐도 직접적인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유찬희의 이러한 모습은 귀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멤버들의 화음과 함께 이렇듯 막내의 애교로 단번에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 네 명은 곧 함께 손을 잡고 웃음을 터뜨리며 후렴구 파트를 이어 나갔다.
Meant to be 환상이 아냐 내앞의 너
You and me 지금 이 순간 시작된 마음은
내일이면 사랑이 돼
널 위해 준비된 나
날 위해 다가온 너
잘 짜인 계획에 넌 넘어오고 말걸
우리의 내일은 Meant to be
준비된 길을 따라 차근차근 다가오면
계획 성공, 넌 녹아내리고 말걸
통통 튀는 듯한 스텝,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손동작을 천천히 마음을 주는 듯 가볍게 몸을 터치하는 동작으로 이은 멤버들이 서로 화음을 쌓으며 후렴구를 이어 나갔다.
동갑 라인인 천세림과 유찬희가 능청스럽게 어깨를 서로 부딪치며 한 마디씩 파트를 이어 나간 후, 곧 두 명이 자연스럽게 뒤로 빠진다.
그와 함께 나선 원유하와 에이든 리가 고백이라도 하듯 서로에게 손을 뻗다가 이내 고개를 젓곤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장난스러운 제스처를 선보인 후 멤버들이 점프 동작으로 안무를 이으며 조금 더 역동적인 군무를 보여 주는 동안, 무대는 2절로 접어든다.
그리고 2절이 진행되는 내내 대학생 팬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아악, 유하야!”
“…….”
네 명의 매력 어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팬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날리는 미소, 손을 흔들고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고 손 키스를 날리는 등 귀여운 포즈가 아낌없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에 유어원들에게서는 끝없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한 열기 속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에 함께 그저 소리만 지르던 대학생 팬은 그러다 문득 옆자리의 홈마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와, 진짜 프로페셔널하다…….’
분명 심장이 날뛰는 것은 그녀 또한 같을 텐데, 홈마는 이 난리통 속에서도 고요하게 시큐리티의 눈을 피해 재빨리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노력이 만들어 낼 훗날의 역작들을 기대하며 대학생 팬은 다시금 무대에 집중했다. 무대는 어느새 하이라이트에 접어들고 있었다.
상기된 얼굴로 앞으로 나선 원유하와 에이든 리. 1절과 달리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듯 손을 붙잡은 두 명이 서로를 한번 바라보고 눈을 맞춘 후 천천히 관객들과 더욱 가까운 쪽으로 걸어 나온다.
준비될 미래가 만들 You and me
내일의 우리가 만들 Meant to be
기도로 완성하는 이 순간
심호흡을 하고 앞으로 나서면
펼쳐질 우리의 운명
Can’t wait 변화하는 공기 속
우리의 만남을 느끼는 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봐 준다면
(Ah, ah, ah, ah, ah-)
직후, 화려하게 머리 위로 터져 오르는 핑크빛 꽃가루. 폭발하는 듯한 화음을 서로 쌓아 주는 보컬 라인 두 명의 파트 끝에 멤버들은 흩날리는 컨페티 사이에서 마지막 군무를 이어 나간다.
Meant to be 환상이 아냐 내앞의 너
You and me 지금 이 순간 시작된 마음은
내일이면 사랑이 돼
널 위해 준비된 나 날 위해 다가온 너
잘 짜인 계획에 넌 넘어오고 말걸
우리의 내일은 Meant to be
준비된 길을 따라 차근차근 다가오면
계획 성공, 넌 녹아내리고 말걸
반짝이는 응원봉 불빛 사이에서 상기된 얼굴로 무대를 이어 나가는 멤버들의 얼굴 위로 신이 난 듯한 웃음이 번진다.
누가 봐도 충만하게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듯한 얼굴. 팬들에게 아낌없이 마음을 선보이는 현재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 또한 그 마음을 보답하듯 열렬한 환호와 응원으로 무대를 함께 완성시킨다.
어느새 노래가 익숙해진 듯 후렴구를 함께 불러 주는 팬들에게 눈웃음으로 고마움을 표현한 네 사람이 곧 서로를 향해 모여든 순간, 비트는 천천히 잠잠해진다.
유찬희를 사이에 두고 잡아 가는 대형. 관객들과 바로 마주할 수 있게끔 관객석과 가장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은 네 사람.
그중 형인 원유하와 에이든 리가 무대 끝자락에 걸터앉아 팬들과 마주한 순간.
“하, 미친…….”
결국 옆에서도 욕 섞인 감탄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프로페셔널하게 카메라를 들어 올려 사진을 찍은 홈마가 곧 머리를 붙잡고 한탄 같은 목소리를 뱉어 낸 것이다.
그럴 만했다.
눈을 마주치면 시작되는
우리의 Meant to be
멤버들이 각자 주머니에서 꺼낸 진짜 꽃잎을 후 불어 흩뿌린 후, 정말로 자신들이 팬들의 운명이 되어 줄 것처럼 눈을 맞추었으니까.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감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네 명의 모습에 홈마는 겨우 마지막으로 짐 셔터를 누르고 카메라를 밑으로 내린 후 눈물이 배어난 거친 감탄사를 뱉어 냈다.
“유하야!!”
“세림아!!!”
“찬희야!”
“이든아!!! 여기!”
네 명이 모여들어 팬들을 바라보는 대형 속에서 끝이 난 무대. 유어원의 환호 속에서 팬들에게 네 명이 각자 손을 흔들어 주고 팬 서비스를 하는 동안, 대학생 팬은 원유하의 눈길이 어딘가 이쪽으로 와닿는 듯한 기분에 다급히 손을 들어 하트 반쪽을 만들었다.
‘제발……!’
꼭 한 번쯤은 받아 보고 싶었던, 팬과 아이돌의 소통으로 완성되는 이른바 반쪽 하트에 도전해 본 것이다.
“앗!”
“아……!”
그러다 직후 그녀는 홈마와 잠깐 눈을 마주치고 서로 당황하고 말았다. 어쩌다 보니 둘이 동시에 원유하를 향해 반쪽 하트를 내밀었단 걸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
“허억……! 유하야!!!”
두 명은 곧 부리나케 원유하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뭐… 뭐예요? 지금 저희한테 해 준 거죠?”
“맞아요! 지금 저희 둘한테 다 해 준 것 같아요. 아… 진짜 미친 거 아니냐고….”
원유하가 미소 짓는 얼굴로 반쪽 하트를 만들어 준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명씩에게 보답한 것이라는 듯 살짝 손의 위치를 조정해 가며 두 번 손 하트를 해 준 것이다.
“천재… 천재 아이돌…….”
“뭐, 저런 애가 다…….”
그에 홈마와 대학생 팬의 눈에서 눈물이 난 것은 당연했다.
이와 함께 동시에 계를 타게 된 두 명은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 절대 탈덕 안 해.’
‘못 하지, 어딜 해…….’
이 인연은 꽤 오래 이어질 수 있겠다고.
원유하에 대한 동일한 추억과 애정으로 똘똘 뭉친 두 명이 쉽사리 어딘가로 떠나지 못할 것은 확연해 보였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