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69)
269화
유찬희가 심혈을 다해 준비했던 ‘Meant to be’ 무대가 끝나고 난 후, 바로 에이든 리가 준비한 이번 정규 앨범의 수록곡을 막내 라인 버전으로 소화한 우리는 유어원들의 환호 속에 숨을 헐떡이며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못 하겠다더니 제대로 했잖아, 찬희~”
“이제 어디 가서 애교 못한단 말 하지 마, 찬희야. 너 타고난 것 같더라!”
그러는 동안 에이든 리와 천세림은 무대 위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낸 유찬희를 향한 놀림 섞인 칭찬을 쏟아 내기 바빴다.
유찬희가 제 역할을 잘 해낸 것에 기특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지만, 그가 한편으로는 쑥스러움을 느끼기도 하는 만큼 이만한 놀림거리도 없다 여기는 듯했다.
‘유어원들이 정말 좋아하셨지.’
그럴 만한 게, 연습 때는 정말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망설이더니만 유찬희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언제 그렇게 힘들어했냐는 듯 꽤나 능숙한 제스처를 선보였다. 덕분에 유어원들 또한 생각지도 못한 색다름을 무대를 통해 느껴 주신 듯하고.
-디어돌때부터 애들 파온 내 최강의 한…… 그건 찬희와 세림이가 빙고 팀이 아니었단 것이다…
-나 팬미팅 때 찬희가 빙고한 거 1일 1영상하는데 찬희야 제발 다시 한번만 해주면 안되니 너는 존재자체가 귀여움이라서 작정하고 귀여운 콘셉트 해주면 유어원 다 쓰러트릴 수 있다고
-찬희 언제 한번 작정하고 귀여운 콘셉트 해주면 좋겠다ㅠㅠ애가 너무 쑥스러워해서 그렇지 충분히 그런 콘셉트 잘 어울리고 잘할 것 같은데ㅠㅠㅠ
-저 원디어가 디어돌 빙고처럼 귀여운 무대 하는 거 보고 싶은데 언제쯤 그런 거 볼 수 있을까요…
유어원들이 각 잡힌 귀여운 콘셉트의 무대, 그중에서도 막내 라인의 귀여움을 보고 싶다고 말해 온 것은 꽤 오래전부터였다.
그중 유어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높인 건 ‘진짜’ 막내들의 귀여움을 보고 싶단 것이었는데, 때문에 우리는 지난 팬 미팅 당시 ‘BINGO’를 커버한 후 생각보다도 더 큰 호평을 받았던 유찬희를 이번 무대의 키 카드로 둘 수 있었다.
“하… 말도 하지 마. 유어원이 좋아해 주셔서 망정이지 까딱 잘못했다가는 갑자기 분위기 망칠 수도 있었다고.”
본인은 당시도 그렇고 이번에도 꽤 쑥스러웠던 모양이었지만.
그렇다 한들 유찬희도 말은 하지 않아도 꽤 만족스러워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언제나 자신이 충분히 막내답지 못한 것 같다는 것에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었던 만큼, 오히려 대놓고 막내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그걸 잘 소화한 데 안도하는 듯했던 것이다.
“그럴 일 없게 잘 연습했으면서 무슨. 잘했잖아.”
다만 그런 본심과는 다르게 짖궂게 쏟아지는 칭찬들이 영 쑥스러운 듯 유찬희는 툴툴대기 바빴다. 그에 또 한 번 천세림과 에이든 리가 짓궂게 미소 짓는 것에 내가 선수를 쳐 대꾸하자, 곧 놈들은 타깃을 바꾸었다.
“오, 유하도 만족스러운 무대였어?”
“하긴, 유하 형도 좋았죠. 첫사랑 같은 미소, 맞죠? 유어원들이 맨날 유하 형만 보면 기억 조작된다고 하잖아요.”
“으으음, 유하 미소 강력하지, 그럼. ‘디어돌’에서도 미소남으로 유명했잖아.”
“흐음, 아무래도 우리 리더 형 미소가 매길 수 없는 값어치를 가지고 있기는 하죠. 하, 그 웃음을 팬분들뿐만이 아니라 멤버들에게도 보여 줘야 될 텐데. 형은 늘 우리한테 너무 각박하다니까.”
“맞아, 우리한테도 다정하게 인사해 줘~! 매일 아껴 두고 있지만 말고!”
“미소남의 진가를 보여 달라!”
“…….”
무대 위에서 했던 것 같은 콩트를 아래에서도 이어 가기라도 하는 양 아주 죽이 잘 맞는 두 명의 모습에 나와 유찬희는 동시에 질색하는 듯한 얼굴을 했다. 그에 두 명이 낄낄대는 동안, 나는 문득 바깥에서부터 들려오는 탄성에 고개를 돌렸다.
그에 천세림이 나와 함께 바깥쪽으로 고개를 돌린 후 미소 짓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VCR 재생되고 있나 보네요.”
“형들 쪽 영상은 우리랑은 아예 분위기 다르니까 재미있겠다, 그치.”
“팬분들 상상력을 자극하는 쪽으로 잘 만들어지긴 했죠. 애초에 VCR 콘셉트도 그런 식으로 팬분들이 충분히 생각해 주시고 즐겨 주실 수 있게끔 만든 거니까.”
이번 콘서트의 테마인 [ROAD TRIP>에 맞춰 제작된 VCR 영상들은 무대와 무대 사이, 멤버들이 옷을 갈아입을 시간을 벎과 동시에 한 단락의 마무리와 시작을 관객들에게 알려 주는 역할을 해 주고 있었다.
때문에 VCR 영상은 그 자체로도 다음 무대를 예고함과 동시에 관객분들을 조금 더 무대에 깊이 몰입하게 해 주는 서사를 가진 콘텐츠이기도 했다.
“이번 콘셉트가 ‘another life’ 맞죠? 우리가 살 수도 있었을 또 다른 삶들.”
“응. 우리는 또 다른 세계에서 평범한 첫사랑을 하는 소년들인 거고.”
그에 따라 우리는 원디어라는 팀의 콘셉트와 콘서트의 테마를 합쳐 VCR 영상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누군가를 향해 첫사랑을 품은 소년들의 모습을 콘셉트로 삼았다면, 형 라인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형들은 뱀파이어고요.”
도지혁, 주단우, 강현진. 이 셋은 그들이 가진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십분 살려 낸 아슬아슬한 콘셉트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던 것이다.
* * *
-앞으로 유찬희는 최강막내라 부르기로 한다 이의는 받지 않는다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뭐 이렇게 애가 귀엽지.. 찬희 꽃미소 하는 거 다시 돌려보고 싶은데 제발 누가 직캠 땄다고 말해주라 제발 제발 제발
-애들 자기들 매력포인트 어필하는 거 왜 이렇게 귀엽냐ㅠㅠㅠㅠㅠㅠㅠ 다들 너무 현실에는 없는 애들 아닌가요ㅠㅠㅠㅠ 그중 꼭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저는 꽃미소첫사랑톤앤무드피아노를 선택하겠습니다;
└뭔데요 결정하시라고요 욕심이 너무 많으신거 아닌가요
└님은 결정하실 수 있어요?
└선택 안하면 얘네랑 계속 살수있단거잖아요 전 애초에 선택할생각이 없었다고요
└진짜욕심쟁이가 대체 누군데요
-흐뭇한 미소 지으면서 스트리밍 보다가 우리집 고양이가 나 진짜 이상하다는 듯 꼬리로 툭 치고 지나감; 누나가 지금 화면 속 아기고양이에게 홀렸다고 질투하는 거니
-막내 라인의 귀여움…. 귀하고 좋다…
막내 라인의 유닛 무대가 끝난 후, 현장에 자리한 유어원들뿐만이 아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던 유어원들은 감탄을 쏟아 내기 바빴다.
많은 유어원이 보고 싶던 콘셉트의 무대가 나온 것에 이어 멤버들이 그를 잘 소화해 준 데다, 무엇보다도 유찬희가 충격적일 정도의 귀여움을 선보인 것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귀여운 제스처 계속 발사시키는 와중에도 딱딱 박자 맞추고 군무 맞고 요소 하나하나 치밀하게 계산해서 선보여준거ㅋㅋㅋㅋ햐 무대 잘하는 아이돌을 보는 게 이렇게 뽕차는 일입니다 여러분
-아니 막내라인도 막내라인인데 전 지금 형라인이 너무 궁금하다고요 별 이야기 없던 막내라인도 이렇게 파괴적인데 대체 각 잡고 준비했다면서 다들 개쩔었다는 형라인은 어쩔 건지 벌써부터 설레는 한편 두려워짐
그렇기에 유어원들은 앞으로 이어질 형 라인의 무대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별달리 액션이 크지 않았던 동생 라인의 무대가 이렇다면, 멤버 모두가 입을 모아 기대해 줘도 좋다 말했던 형 라인의 무대는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유어원들의 기대감은 곧 스크린으로 VCR 영상이 재생되었을 때 더욱 증폭되었다.
-ㅁㅊ먼데
-아진심각잡힌섹시요????? 형라인각잡힌섹시???? 너무좋은데
-죽여줘
영상 속 형 라인이 동생 라인의 쾌활함과 발랄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까.
하얀 스크린 너머, 붉은 차에서 세 명의 멤버가 내리는 것으로 시작된 영상은 깔리는 음악부터가 동생 라인과는 달랐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피아노음. 여행자를 콘셉트로 한 캐주얼한 복장을 한 채 차에서 내린 세 명은 곧 온통 검은색으로 외벽이 칠해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직후 그들이 발견한 것은 동생 라인과 동일한 인형의 집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생 라인이 발견한 인형의 집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붉고 검은 벽돌로 만들어진, 금장과 은장으로 포인트가 주어져 있는 고풍스러운 집. 천천히 그 집을 훑던 카메라는 곧 홀린 듯 그 안쪽을 바라보는 멤버들의 얼굴에서 인형의 집 안쪽에 자리한 세 개의 인형으로 그 초점을 옮긴다.
과도하지 않은 러플이 달린 와이셔츠, 행커치프와 꽂혀 있는 정장을 맞추어 입은 세 개의의 인형. 그 인형 위로 멤버들의 모습이 겹쳐진 순간.
-개섹시하다
-ㅁㅊ뱀파이언가요? 제가 이런 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시고
-원디어가 유어원 콘셉트로 죽일 수도 있는 거임?
유어원들은 탄식을 쏟아 내고야 말았다.
인형이 입고 있는 것과 동일한 옷을 입고 있는 원디어 형 라인 세 명이 각자 과도할 정도의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붉게 물든 회랑에서 햇빛을 피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강현진.
길쭉한 테이블 위, 온갖 음식들이 차려져 있음에도 그것을 전혀 입에 대지 않고 조용히 와인 잔에 담긴 붉은 액체를 마시는 도지혁.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목을 문 후 도망쳐 오기라도 한 듯, 숨을 헐떡이며 입가에 흐른 한 줄기 피를 닦고는 멍하니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는 주단우까지.
“와아아아!”
강렬한 이미지가 담긴 콘셉트 영상 이후 무대가 완전히 어두워지며, 유어원들은 함성을 쏟아 냈다.
-♩♬
언뜻 베이스로 착각할 정도로 낮은 기타 사운드. 그와 맞추어 무대에 불이 켜진 순간, 곧 기묘한 세트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세 개의 문이 합쳐진 것 같은, 삼각형 형태의 구조물. 그 구조물이 빙글 돌아가며 그 안쪽에서 도지혁이 문을 열고 나온 건 다음 순간의 일이었다.
직후 한 명 한 명 자신의 문을 열고 나오는 강현진과 주단우. 그 세 명이 느릿한 기타음에 맞추어 천천히 자신들의 구역으로 걸음을 옮긴다.
강현진과 도지혁은 돌출 무대 쪽에, 주단우는 검은 소파가 소품으로 놓여 있는 본무대의 중앙에.
지잉-
그 셋이 각자의 구역에 자리를 잡은 순간, 무대는 시작된다.
공명이 될 정도로 낮아진 기타음. 멤버들이 걸음을 옮길 때와는 달리 빠른 비트로 울려 퍼지는 젠트 장르의 곡에 맞추어 가장 처음 움직인 건.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혁아!!!
도지혁이었다.
맺고 끊는 춤선이 확실한 도지혁이 깔끔하면서도 각 맞는 독무를 이어 나간다.
길쭉한 팔과 다리를 이용하기에 동작이 크지만 그럼에도 낭비 없는 움직임. 특유의 그루브를 살려 가며 팝핀 요소가 주어져 있는 안무를 선보인 도지혁이 관객들의 한호 속에서 자신의 춤을 마무리한 후.
차례는 그다음으로 이어진다. 돌출 무대 옆쪽에 자리해 있던 강현진이 곧 자신의 퍼포먼스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도지혁이 동작을 끊어 춤을 추는 느낌이었다면, 강현진은 모든 동작을 유연하게 잇는 것으로 제 장점을 십분 활용한 독무를 선보인다.
부드러운 웨이브와 함께 흘려 보내는 듯하면서도 정확한 동작으로 독무를 해내며 오프닝의 분위기를 틀어잡은 것이다.
-원디어 댄서라인 춤선 진짜 무슨 일이야
-하 미친… 도지혁이 한 번 강현진이 두 번 죽이네
-댄서라인 춤에만 집중하게 하는 거 진짜 개좋다…… 얘네도 하고 싶은 거랑 잘하는 거 마음껏 하고 우리도 보고 싶은 거 보고ㅠㅠㅠㅠㅠㅠ 이런 무대 더 많았으면
이에 원디어의 두 댄서 라인이 각각 다르면서도 압도적인 춤선을 보인 것에 유어원들이 호평을 쏟아 낼 때였다.
그다음 순간, 공연장 내부의 유어원들을 비롯해 스트리밍으로 무대를 지켜보고 있던 유어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natural born, 이 흥미는 나를 자극해
극도로 치솟은 감각은 날 헤집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낮으면서도 감미로운 저음으로, 검은 소파에 앉아 있던 주단우가 느릿하게 몸을 앞쪽으로 숙인 후 노래를 시작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