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77)
277화
[새로움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기대되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운 것이라고들 하죠. 하지만 제게 [아이돌나잇>은 시작부터 설렘을 안겨 주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렇듯 청취자분들과 헤어지는 게 어렵게 느껴지네요.]“그럼 가지 마…….”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중얼거린 개인 팬은 작게 혀를 차곤 화면 속의 백이현에게 집중했다. 살짝 미소 짓는 얼굴로 [아이돌나잇> 막방을 맞이한 소감을 내뱉는 백이현의 얼굴은 팬인 자신만큼이나 아쉬워 보였다.
[1주일에 두 번 얼굴을 마주했던 유하와도 이제는 시간을 정해 두고 만나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쉽게 느껴지고요. 매순간, 정해진 시간에 이렇듯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단 게 얼마나 귀중한 기회였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하는요?]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었죠. 그래서 실은, 이현이 형의 제안을 거절해야 하는 건 아닌가 깊이 고민도 되었고요.]원유하 또한 섭섭한 미소를 얼굴 위로 띄운 상태였고 말이다.
백이현의 말을 받아 조용히 제 소감을 꺼내기 시작한 원유하는 카메라 너머, 자신들을 바라보는 청취자들을 마주 응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청취자분들의 수많은 사연을 읽고 공감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 찾아와 주시는 게스트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너무나도 뜻깊고 잊지 못할 시간들을 얻었으니까요. 그 시간들을 잊지 못하게 만들어 주신 건 역시나 깊은 밤을 함께해 주신 청취자님들 덕분이고요.] [저희 둘만으로는 온전히 채울 수 없는 밤들이었죠.] [네.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에 남을 시간들이라고 할 수 있고요. 때문에 이 자리를 빌어 함께해 주신 청취자분들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그렇게 말한 원유하는 백이현과 함께 방송을 마치는 소감에 대해 몇 마디 더 말을 나누었다. 그러면서 [아이돌나잇>을 지금까지 진행해 올 수 있었던 모든 공을 청취자들에게 돌리는 것에, 개인 팬은 한숨을 내쉬었다.
‘더 잘되려고 가는 거라지만 진짜 아쉽다…….’
이 둘의 조합을 매주 볼 수 없게 될 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ㅇㅎ형제 방송이 이게 마지막이라니 진짜 믿기지가 않는다.. 월요병을 낫게 해 주는 특효약이었는데 이제 전 뭘로 살아야 하나요-하…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길=아이돌나잇 틀고 ㅇㅎ형제 얼굴 관람하고 조근거리는 말소리 듣는 거였는데 제 행복을 이렇게 끝내버리다니요ㅠㅜㅠㅠ-솔직히 이 둘 케미 진짜 개좋았다ㅠ 이현이는 예능짬밥 만만치 않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긴 했는데 솔직히 당시엔 데뷔한 지 겨우 3개월차였던 유하가 이렇게 잘할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음ㅠㅠㅠㅠ 그덕에 아스터랑 유어원 두집살림 결심한 팬들도 많고ㅠ
그것은 물론 개인 팬뿐만이 아닌 듯 보였다. 다수의 청취자, 즉 아스터와 유어원들은 이 둘의 방송이 끝난다는 것에 못내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7년차 아스터로서 난 이렇게까지 이현이가 기대하고 즐거워하는 방송을 처음 봐서 그게 더 좋았음.. 이현이는 언제나 잘하는 애지만 얘가 이렇게까지 함께하는 걸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었나 싶고 이렇게 편안해하는 방송도 처음 봤어 -솔직히 백이현 별 관심 없었는데 아이돌나잇 덕에 좀 다시 봤음 방송 잘한단 건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잘 꾸며낸 거 보는 거 같아서 좀 사람이 인위적이고 본심이 없단 생각 들었었거든 근데 유하랑 붙어 있으면 그런 게 안 보이더라 -팀에서 막내인 이현이의 형아미+리더라 팀에서는 의젓한 유하의 막내미를 모두 만들어 준 프로그램을 어떻게 안 사랑할 수가 있겠냐고ㅠㅠㅠ-한 명만 스케줄 때문에 떠나는 거면 쉬고 오라고 바짓가랑이라도 붙들 수 있겠는데 하필 둘다 잘되려고 떠나는 거라 잡지도 못하네ㅠㅠㅠㅠㅠ 얘들아… 그래도 몇 년 후엔 다시 [아이돌나잇> 이하형제 시즌2로 돌아와주기다…
두 명의 새로운 모습을 다수 보여 준 프로그램을 사랑하지 않을 순 없었으니까.
[아이돌나잇>은 유어원과 아스터 모두에게 뜻깊은 방송이 아닐 수 없었다. 말마따나 그들은 해당 방송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두 명의 모습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특히 두 팬덤이 흥미롭다 생각한 건 백이현과 원유하가 공유한 시간들이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다 한들 이 둘은 현재도 너무나도 서로를 깊이 알고 있는 듯한 모습들을 보여 줌으로써 이른바 ‘찐형제 케미’를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팀에서는 막내인 백이현의 ‘형’다운 모습들, 팀에서는 책임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리더이기에 매번 차분한 모습만 보여 주던 원유하가 [아이돌나잇>에서는 꽤 동생 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 팬들은 신선함을 느꼈다.
백이현은 특유의 여유로움을 통해 능청을 떨고, 원유하는 방송이기에 자제하는 듯하면서도 때때로 진심을 숨기지 못하고 틱틱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은근한 재미였던 것이다.
‘터닝 포인트처럼 작용하기도 한 듯싶고.’
때문에 친한 연예인이 별로 없단 점에서 사람이 인간미가 없다고 이야기되던 백이현은 [아이돌나잇>에서 보여 준 원유하와의 케미로 인해 그러한 이미지들을 꽤 무너뜨린 상태였다.
물론 그와 함께 원유하 또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능숙한 진행 실력을 토대로 차기 MC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 덕에 예능과 라디오 쪽에서 그 주가가 꽤 높아졌다는 풍문이 들려오고 있었고.
이렇듯 원유하와 백이현의 팬들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들을 안겨 주었던 [아이돌나잇>이 시즌 종료를 하게 된 이유는 이 둘이 앞으로 고정 스케줄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지난 4월, 일본 활동을 위해 약 한 달간 방송에 참여하지 못했던 원유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두 명 모두 한동안 고정 스케줄을 위해 시간을 빼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원유하는 첫 월드 투어를 위해 다시 한번 한국을 비울 예정이었고, 백이현 또한 스타 작가의 기대작에 캐스팅되어 새로운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두 명 다 커리어에 한 획을 긋는 스케줄들을 하러 떠나는 것인 데다 애초부터 [아이돌나잇>은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을 한 시즌으로 잡고 있는 만큼, 시즌이 종료되는 타이밍은 더할 나위 없다고 볼 수 있었다.
[[아이돌나잇>이 없는 제 밤은 조금쯤 쓸쓸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채워 온 밤들을 기억하며 이후로도 같은 밤을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보내려 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질 밤들이 저희 둘과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언제까지나 편안한 밤이 되길 바랍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나잇>이 두 호스트에게 만들어 준 새로운 기회와 팬들에게 안겨 준 만족감이 너무도 깊었던 탓에 팬들은 이별을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리팩 활동도 끝나고… 당분간은 나도 강제 휴식이네.’
무엇보다도 이른바 ‘겸업’을 하고 있는 개인 팬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고.
약 1년간 서로 개인 활동을 하고 있는 오키드는 언제 완전체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데다 그녀의 최애인 백이현은 한동안 드라마를 촬영하느라 얼굴을 보기 어렵게 될 듯싶었다.
여기에 원디어 또한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약 3주간의 리패키지 활동을 마치고 다음 주면 출국을 할 예정이었기에, 개인 팬은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덩달아 뜻밖의 공백기를 맞이하게 될 예정이었다.
‘헛헛하군…….’
두 최애의 조합에 지금까지 너무나도 풍족하게 생활하던 개인 팬은 뜻밖의 가뭄에 저도 모르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둘의 인연이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둘의 케미는 이어질 테지만, 그 빈도는 둘이 함께 방송을 진행할 때와는 확연히 낮아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어쩐지 섭섭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개인 팬은 마음을 달랠 요량으로 미튜브에 접속했다. 그런 마음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원디어의 가장 최신 곡인 리패키지 앨범의 뮤비가 상단에 떠올라 있었다.
이미 수 번을 봤다 한들 최애는 몇 번을 봐도 좋은 법. 개인 팬은 망설임 없이 바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유찬희가 섬네일로 떠올라 있는 동영상을 눌렀고.
-♩♪♬
이어지는 익숙한 전주에 반사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막 3주 차에 접어든 원디어의 리패키지 곡의 시작은 노란 모래사장을 밟고 서 있는 원유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턱을 타고 흐르는 땀,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같은 사막에서 저 먼 곳을 바라보는 원유하의 모습.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으로 가득 찬 땅.
그 위에 서 있던 원유하의 미간이 찌푸려진 건 그다음 순간의 일이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추어 서 먼 곳을 바라보던 원유하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곧 그는 달리기 시작한다. 그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
원유하의 시선 끝에 자리한 것은 푸른빛의 무언가다.
푸른빛이 비친 원유하의 눈동자를 시작으로 훑듯이 그를 담은 카메라가 다시금 노란 모래를 밟고 있는 원유하의 발을 포커싱했을 때, 분위기는 달라진다.
어느새 원유하는 환상처럼 흩뿌려지는 물 속에서 놀고 있는 소년들의 뒤를 따라 하얀 백사장 위를 뛰고 있었으니까.
Ooh, ooh, ooh, ooh
oh, ooh, ooh, ooh
그리고 들려오는 하모니.
뒤를 이어 속삭이는 말들.
More faster, don’ quit
You need more harder
You must more…
강요하는 듯한 목소리. 극한까지 변조된, 사무적이기까지 한 목소리 뒤.
STOP!
그 강요를 끊어 내는 단호한 목소리와 함께 화면 속에는 유찬희가 나타난다.
무언가가 되감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변한 노래의 분위기. 불쑥 얼굴을 들이밀고 엄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은 유찬희가 곧 빙긋 웃으며 화면에서 빠져나간다.
그가 달려가는 곳은 일렁이는 푸른빛. 그에 카메라가 얼결에 그의 뒤를 따라 함께 달려 나가며,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신시사이저와 청량한 기타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뜨거운 숨을 뱉어
타오르는 아스팔트 위 녹아내리는 몸
찌푸려지는 미간과 어지러워지는 시야
우리는 원하지, 갈증을 채워 줄 무언가
그렇게 이어진 건 누가 봐도 대놓고 여름을 겨냥해 나온 이지 리스닝의 곡이다.
귓가를 사로잡는 미성의 목소리와 함께 화면에는 다시금 원유하가 나타난다.
백사장 위, 얼굴 위로 내리쬐는 하얀 햇살 아래 가볍게 춤을 추는 원유하. 햇빛 아래에서 몸을 움직이는 그의 고동색 머리카락이 연한 빛으로 부서질 듯 반짝일 때, 그의 어깨를 짚고 누군가가 능청스러운 얼굴로 나타난다.
I just wanna something cool
대단하지 않아도 좋아 내가 원하는 건
하얀 모자를 가볍게 눌러 쓴 에이든 리다.
백금발을 위로 쓴 캡 모자를 살짝 위로 올리며 에이든 리가 미소 짓는 것과 함께 그가 내민 손에 하이파이브를 하며 두 명의 멤버가 나타난다.
이 지나친 열정의 휴식처 (더 큰 숨을 내쉴 공간)
네 손을 잡고 달려갈 (일렁이는 빛그림자)
서로 파트를 주고받는 막내즈, 유찬희와 천세림이다.
장난을 치듯, 혹은 서로를 골려 주듯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던 두 사람의 모습에 화면은 도망치듯 다른 쪽을 향한다.
그곳에 있는 건 또 다른 멤버들.
들이마셔 deep breath
두 번은 없는 이 타이밍
한 번 더 용기를 내 빠져들면
사막 같은 일상을 파고드는 새로움
덮쳐 드는 이 순간, 거부 못할 우리만의
썬베드에 누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른바 ‘형 라인’들이다.
도지혁이 얼굴에 걸치듯 쓴 선글라스를 살짝 아래로 내림과 함께 그 뒤를 이어 투명한 물방울이 맺힌 주스 잔을 손에 쥔 강현진이 고개를 기울이며 파트를 잇는다.
직후 고조되는 비트. 곧 파라솔 아래 얼굴의 반이 그늘에 잠겨 있던 주단우가 느릿한 시선을 화면 쪽으로 돌리고.
(오아시스)
나직한 목소리로 내뱉는 순간, 개인 팬은 이번에는 또 다른 의미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진짜 이번 콘셉트 짠 사람 누군지는 몰라도 대대손손 적게 일하고 많이 벌어라…….’
이어지는 후렴구. 원디어가 이번 타이틀곡의 제목인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이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가볍고도 스타일리시하게 리폼한 스포츠웨어, 헤어밴드와 손목 밴드, 고글과 선 캡 등으로 청량함을 강조한, 아이돌 팬이라면 누구나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의상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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