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79)
279화
개인 팬은 어이없는 심정을 느끼며 조금 더 커뮤니티를 확인해 보았다. 이미 원디어의 ‘사재기설’에 대해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 ㅅㅂ 말이 됨? 원디어가 뭔 사재기를 해요 할 이유가 어딨음 그딴거 안해도 이미 라이징스타인데;
-우리애들 떡상하긴 했나보다 이딴 개소리도 듣고
-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진지하게 들어주지 쌉소리도 정도껏해야ㅋㅋㅋㅋㅋ 내가 아는 원디어는 회사에서 우리 사재기하죠 소리 들으면 ‘ㅡㅡ? 저희 못 믿으세요?
그럼 저희도 회사 못 믿겠는데요?’하면서 제일 먼저 반대할 애들인데요ㅋㅋㅋ└만약 로드가 ㄹㅇ로 사재기한거면 일단 이든이가 가만 있었겠냐고요 제 노래로 사재기? 그딴소리는 입에담지도마세요 제 노래에 대한 모독이니까; 이소리 하고 벌써 영국행 비행기 티켓 끊었어요 걘 자존심 상해서 절대 못할걸요└솔직히 이든이 선까지 가지도 않을거같은데요 이미 리더 선에서부터 짤림… 유하 그 소리 듣자마자 그건 반칙이죠 안합니다 하고 바로 칼차단할거같아요ㅋ-원디어가 사재기했다 이러는 애들은 진심 원디어에 대해 1도 모르는 애들임ㅋㅋㅋㅋㅋ 매사 겸손한 원디어가 유일하게 자부심 가지고 말 안 아끼는 게 있다면 바로 지들 실력인데ㅋㅋㅋㅋ└그니까요 서로 우리 멤버 개쩐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하는 애들인데 사재기로 1등할 필요 없이 지들이 쟁취할 수 있다고 할 애들이고 그래도 하자고 하면 차라리 꼴등하겠다 할걸요ㅋㅋㅋ
유어원들은 모두 원디어의 사재기설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동시기에 출범한 아이돌 중 원디어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에 굳이 그럴 이유가 없음을 아는 데다, 무엇보다도 멤버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칙으로 1등을 할 바에야 꼴등을 하려고 할 그룹. 자신들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기에 오히려 그에 대한 꾸밈이 없는 팀. 그것이 원디어를 사랑하는 유어원의 공통적인 인식이었으니까.
다만, 원디어에 대해 잘 모르는 쪽은 그 사재기설이 타당하다 주장하는 중이었다.
-원디어 잘나가는 거 맞지 1년 선배인 론 빼면 솔직히 그만큼 성장한 팀 남돌중에 없으니까 근데 이번엔 좀.. 너무 티났다고 봄 론도 그정도 성적은 아직 못 냈는데 어떻게 원디어가 벌써 거기까지 올라감ㅋㅋ;;
-에이넷 돈 많은 거야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고 디어돌 여자판도 내보냈겠다 저번에 비더돌 망한 거에 이어 라이저스 성적도 부진하니까 무리수 둔거네 -유어원들은 대체 뭐때문에 지들 아이돌 그렇게 믿는 거임? ㅋㅋㅋㅋ 니들 돌 결백하단 증거가 대체 어딨어; 니들 정규 타이틀도 탑백 20위 후반대에서 그쳤는데 갑자기 리팩으로 10위권 초반까지 오른 거 이상한거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냐고
원디어의 사재기설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이번 원디어의 성장이 너무나 가파르다는 점을 꼬집고 있었다.
원디어가 이른바 ‘라이징 스타’는 맞지만, 다른 남돌들이 부진한 성적을 잇는 것에 반해 너무나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낸 것이 오히려 수상하다는 것이었다.
‘근데 이거…….’
하지만 개인 팬은 그에 대한 반응들을 조금 더 살펴보던 중, 곧 이상한 점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비슷한 아이피의 나열, 비슷한 내용의 연속, 어느 순간 쏟아지고 그치는 게시글들.
상황은 하나를 의미했다. 이는 한 명 한 명이 서로 정말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사재기설을 퍼뜨리고 있는 게 아니라.
‘수 쓰네.’
도지혁 때와 마찬가지로 여럿이 모여 꾸민 짓이라는 것.
즉, 이는 정황상 원디어의 성장을 꺼림칙하게 생각한 누군가의 ‘견제’라는 사실을 말이다.
* * *
‘견제 들어왔군.’
떠오르기 시작한 ‘사재기설’을 확인한 후, 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원디어의 이번 음원 성적이 이상한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정리된 게시글이 어느새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쯤 되면 반박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들도 있어서, 지금 회사 쪽에서는 일이 좀 더 커지는 감이 있으면 공식 입장을 내려고 생각 중이야.”
“공식으로 반박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죠. 하지만 지금은… 좀 시기가 공교롭지 않나 싶은데.”
나는 매니저 형이 한숨을 쉬며 말하는 것에 그렇게 대꾸하며 휴대폰을 들어 날짜를 확인했다.
이번 ‘오아시스’ 활동은 이제 겨우 3일이 남아 있었고, 그렇게 활동이 끝난 뒤 원디어에게는 출국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 출국 전 원디어에게는 하나의 행사가 남아 있었다.
“저희 1주년이 바로 코앞이니까.”
8월 31일, 즉 원디어의 데뷔 1주년이 리패키지 활동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이었던 것이다.
“그렇지, 그래서 우리도 그건 최후의 방법으로 남겨 두려고 하는 중이야. 그 전에 대충 분위기가 정리되면 좋겠지만…….”
“정리가 되기 쉬워 보이진 않네요, 아무래도.”
이제 막 퍼져 나가기 시작한 루머는 불이 붙으면 붙었지 쉽게 조기 진압 될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말마따나 이만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또 없지 않나.
‘애초에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퍼뜨리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내버려 둘 수도 없을 것 같은데.’
그럴싸한 증거가 없다 한들, 하나둘 사람들이 입을 열다 보면 결국 루머는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사재기설을 가만히 둘 수만도 없었지만, 무엇보다도 시기가 시기라는 점에서 나는 빠르게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1주년을 찝찝하게 맞이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
이 정도까지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1년이다. 마음고생을 한 건 멤버들도 팬분들도 똑같을 터. 찜찜한 마음으로 1주년을 보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역시 기사를 내는 게 좋을까? 그게 제일 빠르게 반박할 수 있는 길이긴 하니까. 김 기자님께…….”
“아뇨. 반박도 중요하지만 그건 저희 입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은요.”
그에 매니저 형이 걱정스럽게 말하는 것에 나는 우선 고개를 저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회사 측에서 가장 빠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친밀도가 있는 기자들에게 공식 입장을 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무엇보다도 공식 입장을 내는 건… 생각보다 좋은 방법이 아니고.’
아직 원디어의 사재기설은 완벽하게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니만큼 회사 측에서 먼저 공식 입장을 돌리게 되면 너무 반응이 빠르다는 소리가 나올 터였다. 그건 제 발 저린 게 아니냐는 의혹과 조롱으로 이어질 테고.
‘그러니 사재기설이 떠오르는 건 결국 모든 의혹이 반박된 후여야만 해. 지금 단계에서는 회사가 아닌 다른 쪽에서 말이 나와 줘야 할 테고.’
무엇보다도 그 의혹에 대한 반박은 회사가 아닌 다른 쪽에서 나와 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재기설은 앞으로도 원디어의 이름 뒤에 따라붙어 다니게 될 테니까.
‘당사자가 직접 하는 말은 믿지 않겠지, 사람들은.’
시기와는 상관없이 회사가 내는 입장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들은 팬분들을 제외하고는 없을 테니까.
자신들이 믿는 게 진짜라고 생각한다면, 회사가 뭘 내밀든 사람들은 그것이 잘 꾸며진 조작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신해 발언을 해 줄 존재였다.
“지금 로드와 친한 기자님들이 몇 분쯤 되죠?”
그에 대해서는 다행히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어? 공식 안 내는 게 아니었어?”
“공식은 안 내요. 하지만 좀 다른 쪽으로 도움이 필요하긴 하거든요.”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신저 앱에 접속했다. 그리고 멤버 중 이런 상황에서 제일 도움이 될 만한 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원유하: 네가 모아 놓은 자료들 좀 쓸 때가 된 것 같다] [천세림: 그럴 줄 알고 준비해 두고 있었죠ㅎ 저 소식 빠르잖아요^^] [원유하: 너 커뮤니티 좀 그만해 적당히 걸러 보랬지] [천세림: .. 그거 형이 할 소리에요??]곧 예상대로의 답변이 돌아오는 것에 나는 휴대폰을 끄고 이어 말했다.
“좋은 관계 쌓아 놓은 기자님들이 저희를 좀 홍보해 주실 때가 된 듯해서.”
* * *
[대학생 팬: 아 진짜 빡쳐~~~~ 슈스인 게 죄냐고~~~ 우리 애들이 잘나가서 좋은 성적 받았다는데 뭐 어쩔 거냐고~~~~~] [언니 팬: 진정 좀 해;] [대학생 팬: 아니 진정하게 생겼냐고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아? 지금 1주년 얼마나 남았다고 애들 이딴 루머에 휩싸이는거 진짜 개속상하다고 난ㅠ] [언니 팬: 뭐 별 수 없지 원디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한 걸수도 있잖아 물론 신인이 어떻게 이런 성적을 받냐고 하는 사람들 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모두의 기준은 다른 거니까.. 그렇다고 너무 이렇게까지 힐난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긴 한데] [대학생 팬: ?; 언니 뭔 소릴.. 지금 말이 너무 상반되는데] [언니 팬: 원디어가 라이징스타인 이유는 애들이 93명을 제칠 정도로 개쩌는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천재작곡가를 비롯해 천재멤들을 다수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지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이해도 못 한 거면서 왜 원디어한테 지랄일까 이 씨X 개XX같은 새끼들이…]“오메…….”
순간 휴대폰 창을 가득 채운 험악한 말들에 대학생 팬은 기겁을 하며 휴대폰을 껐다. 답지 않게 조용하더니만, 언니 팬은 내재된 분노를 조용히 다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한동안 메시지 읽지 말아야겠다.’
지금의 언니 팬을 건드렸다간 괜히 피를 볼 것 같다고 생각하며 대학생 팬은 방청 줄에 나란히 섰다. 양옆을 둘러보니,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진짜 짜증 나지 않아요? 애들 1주년 얼마나 남았다고…….”
“오히려 이쪽이 조작인 게 확실하잖아요. 진짜 짜증 나……. 누가 봐도 견제하려고 조직적으로 수 쓰고 있는 거 확연히 보이는데 아무도 안 믿어 주고.”
“욕하는 게 더 재밌어서 그런 거겠죠. 진짜 사람들 환멸 난다.”
“얼마나 좋겠어요, 가뜩이나 패고 싶었던 우리 애들 거꾸러뜨리는 게. 애들 성과 그냥 축하해 줄 생각은 못 할망정 이러는 거 진짜 졸렬해서…….”
“같은 케팝 판다고 어디 가서 입 안 털었으면 좋겠어요. 왜 남의 잔칫상에 흙을 뿌려.”
이유는 단 하나, 원디어가 K팝 팬덤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욕을 먹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우리 애들이 그럴 리가 없단 걸 알 텐데.’
대학생 팬은 혀를 차곤 한숨을 쉬었다. 원디어가 조작 따위에 손을 댈 이유가 없음은 너무나도 확연했으나, 다른 K팝 팬덤은 그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듯싶었다.
말마따나 같은 파이를 나눠 먹는 시장에서 원디어의 독주는 이미 다수의 파이를 차지하고 있던 선배 남자 아이돌 팬덤들을 비롯해 동시기 출범한 팀들의 팬덤에 있어 눈에 거슬리는 성과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도 아니고.’
원디어뿐만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신인의 독주를 막는 견제는 유구히 이루어져 온 일들이었다.
선후배에 대한 태도 논란부터 시작해 사재기설까지, 눈부신 성과에는 언제나 그만한 그림자가 따라붙어 오곤 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번 사건이 유달리 특이한 건 아니었으나, 중요한 건 원디어가 이 논란을 어떻게 떨쳐 내고 가느냐였다.
‘몇 번 봤었지, 이런 루머가 뒤에 계속 따라붙어서 평판 망치고 앞길까지 막힌 경우들.’
까딱 잘못하면 원디어의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터였으니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음반을 넘어 음원에서까지 성과를 얻어 내는 이 중요한 타이밍. 이때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원디어는 한동안 말도 안 되는 루머에 시달려야 할 터였다. 그건 다음 활동곡까지 이어지는 식으로 추가 피해를 일으킬 터였고.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원디어를 지킬 수 있을지 대학생 팬이 고민하던 때였다.
“어, 뭐가 올라왔는데?”
“기사?”
그녀는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슬쩍 눈길을 돌렸다. 어느새 옆자리의 유어원들이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공식 계정에 무언가가 올라온 것인가, 의아해하며 대학생 팬이 휴대폰을 다시금 꺼내 들었을 때였다.
“기획기사네요? 애들 이름 포함된 거예요?”
“네. 어… 근데 좀 많네요?”
이어지는 말들에 대학생 팬은 덩달아 휴대폰을 확인한 후 고개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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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디어에게 더없이 호의적으로 쓰인, 그러나 모든 것이 ‘팩트’로 이루어진 기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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