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85)
285화
“Thank you, Chicago!”
“See you!”
본격적으로 시작된 월드 투어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더 많은 팬분들을 만날 기회를 손꼽아 기다려 온 만큼 멤버들의 컨디션이 최상을 찍은 것도 있지만.
“ONEDEAR! ONEDEAR!”
“See you soon!”
그렇게 멤버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린 건 원디어의 데뷔, 혹은 그 이전부터 직접 대면을 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팬분들의 응원 덕분이기도 했다.
말마따나 오랫동안 원디어를 기다려 주신 해외 팬분들의 호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무대에 서는 입장에서 그만큼 아드레날린을 치솟게 하는 건 없었으니까.
‘시기가 좋았어.’
이렇듯 팬분들의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건 최근 흐름을 탄 K-POP 붐에 이어 해외에서도 스트리밍된 [디자인 유어 아이돌> 덕분이었다.
OTT 서비스 덕에 방영 당시에도 꽤 적잖은 해외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디자인 유어 아이돌>은 최근 시즌2를 맞아 우리가 데뷔했던 일본을 포함해 스트리밍이 가능해지는 서비스 국가를 늘려 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시즌1과 우승 팀인 원디어의 노출도는 높아지고 있고.’
물론 데뷔 전부터의 노출도 있었다면, 데뷔 후의 노출도 빠지지 않았다.
-OMG so fuuuun I loveeeee ‘MAKE YOUR ONEDEAR’ and onedear -I laughed so hard…. onedear literally had me dying -I swear onedear is the funniest k-pop group
원디어의 해외 노출도를 높인 또 하나의 일등공신을 뽑자면 최근 원디어의 미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는 ‘메이크 유어 원디어’를 뺄 수 없었으니까 첫 편부터 에이든 리의 모국어인 영어를 비롯해 원디어라는 팀이 알려진, 그리고 알려져야 하는 국가들의 자막을 다수 삽입해 둔 덕에 자체 콘텐츠는 쉽게 해외 팬분들께 닿을 수 있었다.
국가와 인종을 막론하고 가장 사람들에게 쉽게 가 닿을 수 있는 것은 웃음인 만큼, 오히려 예능 편집본이나 ‘메큐원’을 통해 원디어를 알게 되는 사람들도 꽤 많아진 모양이었고.
“솔직히 떼창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한국어 발음 많이 어려우셨을 텐데…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많이 와 주실 줄도 몰랐고요. 흠, 이렇게 되면 다음 투어도 너무 기대되는데. 그때쯤 되면 저희한테도 영어 노래가 하나 생기긴 할 거잖아요. 빅 뉴스도 있고.”
이렇듯 예능을 비롯한 콘텐츠 쪽에 힘을 쓴 천세림과 유찬희를 흡족하게 하는 결과가 있었다면, 본업 쪽도 빠지진 않았다.
-저희가 빌보드에 들어요?
-그게 다가 아냐! ‘더 트렌타’ 메인 보컬이 ‘히치하이커’를 샤라웃했어!
-네?
하나둘 쌓여 간 주목도가 지난 활동에서 꽤 뚜렷한 성과로 나타나게 된 거다. 바로 원디어의 첫 정규 활동인 ‘히치하이커’의 빌보드 200 진입과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언급을 통해.
-…진짜네?
-와……. 곡이 꽤 마음에 들었나 본데? 뮤비까지도 본인 별스타에 올렸네. 지금 보니 오아시스랑 유토피아, 센서빌리티도 올렸고……. 파도타기라도 했나?
이 중 에이든 리는 오히려 빌보드에 진입한 것보다 후자를 더욱 놀라워하며 답지 않게 얼빠진 모습을 보였는데, 이유는 바로 놈이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이자 밴드인 ‘더 트렌타’의 오랜 팬이었기 때문이었다.
-…….
그중에서도 놈은 곡을 직접 프로듀싱하는 메인 보컬을 무척 선망했었던 만큼, 팬분들이 가장 먼저 알고 원디어의 공식 계정을 통해 알려 준 사실에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멍한 얼굴로 계속 별스타그램에 샤라웃된 앨범 표지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으니까.
그리고 놈에게는 뜻밖의 선물이던 샤라웃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 형, 이쯤 되면 성공한 팬 아니에요? 영국에서도 매번 투어 올 때마다 더 트렌타 보러 갔다고 했잖… 뭐야? 형, 뭐 해요?
-으응, DM 보내.
-…네?
-보냈다~!
에이든 리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바로 메인 보컬에게 메시지를 날렸기 때문이었다. 언급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같이 곡 작업을 하자는 뜬금없는 제안을 담은.
“이든이 형, 뉴욕이 엄청 기대되겠다. 미켈레랑은 뉴욕에서 만나기로 한 거죠?”
“응~!”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 트렌타의 보컬인 미켈레 데이비스가 바로 에이든 리의 말에 응답해 준 것이다. 에이든 리가 날린 예고 없는 작업 요청까지 흔쾌히 받아 주면서.
‘그쪽 보컬도 성격이 꽤 만만치 않을 것 같았지…….’
급발진하면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에이든 리처럼 그쪽도 성격이 시원한 건지, 둘은 곧장 몇 번 메시지를 나누더니 원디어의 월드 투어에 맞춰 약속 날짜까지 잡은 상태였다. 그렇게 ‘더 트렌타’와 원디어의 영어 컬래버 곡 작업 계획이 잡혀 버렸고.
“뉴욕 공연 얼른 하고 싶다. 작업도 그렇고.”
때문에 새로운 작업과 더불어 본인의 우상인 밴드 보컬을 만날 생각에 에이든 리는 오매불망 뉴욕 공연을 기다리는 중이었으니, 월드 투어는 시작부터 모든 멤버를 설레게 했다 볼 수 있었다.
‘…너무 조용한데.’
딱 그만큼, 나는 다른 의미로 긴장하고 있었지만.
월드 투어의 첫 시작인 북미 투어의 중반부. 나는 생각과는 달리 잠잠한 현 상황에 이유 모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형들! 저희 뉴욕에서 다 같이 타임스퀘어 가 보면 안 돼요? 저 거기서 사진 찍고 싶은데!”
“좋지. 뉴욕 다음 도시까지는 시간 조금 있으니까 하루 정도 시간 빼서 느긋하게 관광해도 될 것 같긴 하다, 이든이 작업 일정 없는 날에.”
“오, 멤버 전원이 움직이는 거면 우리 그날 브이로그도 찍죠? 유어원이 좋아할 것 같은데. 그럼 낮보단 밤이 예쁘려나…….”
“…움직일 거면 낮에 움직이는 게 낫지 않을까. 밤은 좀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답지 않게 모든 상황에서 위험함을 잴 만큼.
내가 그렇게 몸을 사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월드 투어를 위해 출국하던 날 발생한 ‘과거의 재현’이 아직까지도 그럴싸한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늦지.’
그렇기에 나는 더욱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떠오른 ‘과거의 재현’이 아직까지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건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일 터였으니까.
이미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내가 그걸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거나.
“에이, 타임스퀘어면 엄청나게 번화가잖아요. 우리 멤버 일곱에 매니저 형, 경호해 주시는 분들까지 같이 다니는 거면 밤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혹시 모르니까. 일이 벌어지면 너무 늦고, 피할 수 있는 위험이면 피하는 게 낫잖아. 외국인 만큼 더 조심하고 싶기도 하고.”
혹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거나.
그러니만큼 나는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건 멤버의 안전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차라리 논란이 일어나는 거면 머리라도 굴려 볼 수 있어. 하지만 멤버가 다치면 손쓸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일어난 ‘과거의 재현’들은 대부분 돌파구가 있었다. ‘운’으로 해결을 하거나 어떻게든 회사를 비롯해 써먹을 수 있는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는 있었으니까.
“확실히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보다 손해인 건 없지. 그건 돌이킬 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부상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일이 벌어지고 나면 모든 것이 늦어 버리니까.
즉 원디어를 가장 손쉽게 멈추게 할 방법은 결국 누구 한 명을 다치게 하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과거의 재현’이 무엇을 꾸미는지 알 수 없는 이상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 어떻게든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낮에 가는 건 괜찮죠?”
그중에서도 제일 신경 써야 하는 건 여전히 운이 최악을 달리는 유찬희였고.
내 반대와 그에 따른 멤버들의 수긍에 눈치를 보듯 우물쭈물대던 유찬희가 묻는 것에 나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유찬희는 기대하던 일정을 거절당할 것이라 예상하기라도 하는 듯 의기소침한 얼굴이었다. 그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낮은 괜찮아. 조심하자는 거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숙소에 틀어박히자는 건 아니니까.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하고 싶은 건 다 해 봐야지. 위험한 거 빼고.”
“……! 그럼 같이 가는 거죠?”
“그래. 대신 혼자 행동하진 말고. 그러다 또 길 잃을 수도 있으니까.”
“아, 아니……. 그건 진짜 그때만 그랬던 거라니까요! 저 길치 아니에요!”
“에이~ 그렇다고 하기엔 이번에 시카고 피자 먹으러 가겠다고 식당 찾다가 맵을 잘못 봐서 이상한 길로 빠지는 걸 내가 분명 봤…….”
“야, 그때도 말했지만 나는 방향을 잘 잃는 거지 길을 못 찾는 건 아니라니까?”
“…방향을 잘 잃는 게 길 못 찾는 거랑 동일한 말 아냐?”
내가 반쯤 장난을 담아 덧붙인 말에 얼굴이 풀린 유찬희가 곧 천세림과 투닥거리는 것을 보며 나는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과거의 재현’ 창이 떠오르고 난 후, 나는 습관처럼 혹 무슨 사건이 일어나기라도 할까 줄곧 뉴스란을 비롯해 매니지먼트 팀과의 단톡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럴싸한 연락은 오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커뮤니티에서 눈여겨봐야 할 게 있다는 연락도, 김 기자로부터의 문의도 오지 않는 상태.
‘이왕이면 귀국까지 이렇게 잠잠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기에 나는 뭐가 됐든 상황이 계속 잠잠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
역시나 그럴 일은 없을 터였다. ‘과거의 재현’이 떠오른 이상,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건 내 욕심에 불과했으니까.
* * *
하루의 시작은 분명 순조롭다고 볼 수 있었다. 유찬희가 원하던 대로 타임스퀘어로 향해 주변 구경을 마치고, 저녁 식사까지 마친 후 천천히 호텔로 돌아가던 길.
“…찬희야, 혹시 호텔 도착하면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네? 저요? 왜요?”
자신의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한 매니저 형이 굳어진 얼굴로 갑작스럽게 유찬희에게 따로 말을 건네지만 않았다면.
의아해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듯하던 매니저 형의 물음에 유찬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멈추어 섰다. 그에 덩달아 대로변에 따라 선 멤버들이 고개를 기울이는 것에 이어 나는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그, 일단 찬희에게 사실 확인을 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왕이면 호텔에 가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둘이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사실 확인이요?”
심상치 않은 말에 멤버들의 표정이 이상해지고, 유찬희가 문득 겁을 먹은 얼굴이 된 것에 이어 나는 물었다.
“저희한테 공유하지 못할 이야기예요?”
“사실 확인부터 하고… 그게 사실이라고 판명되면 그때는…….”
“뭔데요? 저 뭐… 잘못한 게 있어요? 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그에 유찬희가 당황한 목소리로 묻는 것에 매니저 형의 얼굴이 난처해졌다. 호텔까지 가는 걸 기다리는 것도, 멤버들 없이 혼자 이야기를 듣는 것도 싫은 듯 유찬희가 고개를 저었다.
“왜 멤버들 앞에서 말 못하는데요? …저 진짜로 아무것도 잘못한 것도 없고 찔릴 짓 한 것도 없는데? 저 멤버들한테 숨길 만한 짓 한 거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지금 말해 주세요, 괜히 멤버들 찜찜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저도 떳떳해요.”
“…….”
매니저 형은 혼란해하면서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듯 억울해하는 유찬희의 얼굴을 떠보는 듯한 시선으로 들여다보았다. 그가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럼, 일단 이거 먼저 봐 줄래?”
“……?”
그러다 매니저 형은 스스로 판단하기를 멈추고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무언가를 창에 띄우고 유찬희에게 내밀었다.
그에 긴장한 얼굴로 휴대폰을 받아 든 유찬희는 의아한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보았고.
“……!”
“뭐야? 왜 그래?”
“찬희야?”
곧 경악한 얼굴로 입을 벌렸다.
그리곤 놀란 듯, 혹은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보고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했고.
“…찬희야, 혹시 사적으로 팬들 만난 적 있어?”
그런 유찬희를 주의 깊게 바라보던 매니저 형은 물었다.
유찬희가 절대 하지 않을 법한 일을, 깊은 의심을 담은 목소리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