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299)
299화
「Q. 디퓨저를 받고 나서 정말 기뻐 보이시던데.」
[하하, 그랬나요.]원유하가 사 준 디퓨저를 가만히 바라보는 백이현의 모습 뒤로 제작진은 백이현에게 그렇게 운을 띄웠다.
그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백이현은 인터뷰를 하는 거실 옆에 놓아 둔 디퓨저를 바라본 후, 즐거운 듯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간만인 것 같아서요, 이렇게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아 본 게. 저도 몰랐거든요, 제가 자연스러운 향을 좋아한다는 걸.]부드럽게 깔리는 BGM. 그 뒤로는 거실의 청소 도구를 정리하는 원유하에게 신기하다는 듯 질문하는 백이현의 모습이 이어진다.
[신기하네. 나도 내가 인공적인 향을 안 좋아한다는 걸 몰랐는데. 어떻게 알았어?] [왜 몰라요. 좀 독한 향만 나면 매번 발길 돌렸잖아. 그렇다고 집에서 나쁜 냄새 나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탈취제는 또 싫다는 것처럼 뿌릴 때마다 자리 피하고, 그 와중에 풀이나 나무, 거의 향기가 나지 않는 꽃 근처에는 잘 가 있고.] [그랬나?] [찍은 사진 봐 봐요. 형이랑 나랑 어릴 때 찍은 거 보면 대부분 보육원 마당에서 놀고 있는 사진뿐이야.]그에 대해 백이현은 인터뷰로 이렇게 고백했다.
[유하는 어릴 때부터 사소한 걸 잘 알아채는 친구였어요, 그래서 유하 덕분에 알게 되는 게 많았죠. 제가 뭘 더 잘 먹고 더 잘 먹지 않고, 뭘 할 때 편하다고 생각하는지 같은 걸 알아차려 줬으니까. 전 그런 쪽에선 좀, 둔한 편이라. 그런 건 잘 몰랐거든요.]잔잔하게 이어지는 배경음 사이로 잘 간직해 두겠다며 디퓨저를 탁자 위에 놓는 백이현의 모습이 담긴다. 그러한 장면 편집 사이로, 백이현은 다시금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반가운 거겠죠. 유하는 절 아니까요.] [디퓨저는 언제 샀냐고요? 그 형이 이것저것 사느라 정신 팔려 있을 때 몰래 샀죠.]그러한 백이현의 말 뒤로 이어진 건 원유하의 인터뷰였다.
디퓨저를 언제 구매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한 원유하는 작게 한숨을 쉬곤 말을 이었다.
[목적지를 알고 온 게 아니라 준비 못 했지만 막상 와 보니 집들이였잖아요. 오히려 받아야 될 사람이 선물 사느라 바빠 보여서 몇 개 샀어요.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Q. 백이현 씨는 아예 생각하지 못하신 것 같던데.」
[하루 종일 형 뜻대로만 하루가 굴러가는 것도 좀 그러니까요. 오늘 계획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준 게 없는 것처럼 저도 하나쯤은 이현이 형을 놀라게 하고 싶었어요.]「Q. 감동하신 것 같던데요. 유하 씨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요.」
[…형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걸로 된 거죠. 시간이 좀 있었으면 더 숙고해서 골랐겠지만요.]다만 원유하의 인터뷰는 백이현과는 달랐다. 친근함을 표하는 백이현과 달리 원유하는 여전히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두 명은 더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듯 보였다. 과거와 같아질 수 있다 생각하는 백이현에 비해, 원유하는 과거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때와는 같을 수 없다 말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렇듯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던 두 사람의 입장은 어느 순간 맞물리는 지점을 찾게 되는 듯했다.
[유하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일까요. 자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유하는 좀 더 편해도 되겠다고. 빠르고 좋은 길, 편하고 안락한 길, 그런 쪽으로 가 주면 좋겠다고요. 그런 길이라고 노력하지 않을 친구는 아니니까. 그렇다면 좀 덜 다치는 게 좋잖아요.] [형은 분명 달라진 게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어요. 말했듯 상황은 너무 많이 변했으니까요. 그러니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하는 건… 어떻게 서로를 대할지를 정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형도 저도 각자 자신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자꾸만 부딪쳐 멀어지는 것 같던 대답들은 어느 순간 교차점을 찾게 된 것이다. 거리를 좁히려 하는 쪽이든 넓히려 하는 쪽이든 결국 그 원인은 서로를 위해서였으니까.
[전 유하의 형이자 선배니까요. 저도 걸었던 길을 유하도 걷고 있는 것이라면 이왕이면 넘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럴까요, 어릴 때부터 유하를 보살핀 습관이 남아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자꾸 간섭하게 되는 걸 보면.] [어릴 때는 눈을 뜰 때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형과 함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집중하는 게 가능했고.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순 없으니까요. 형에겐 형의, 저에겐 저의 길이 있고 저는 형이 앞보다 옆을 더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백이현의 인터뷰에 이어 그렇게 제 심정을 털어놓은 원유하는 잠시간 침묵 후, 다시금 말을 이었다.
[알고 있어서, 그리고 너무 가깝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 상처를 줄 수도 있을 테니까요. 형과 제가 서로를 다치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모르니까요. 형과 제가 헤어지고 다시 만난 것처럼요.]그게 제 나름대로 형을 위하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말한 원유하가 가만히 눈을 내리까는 것에 개인 팬은 저도 모르게 안타까운 신음을 토해 내고 말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원유하가 어떤 의도로 저렇게 말을 했는지 모르는 팬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원ㅇㅎ근데 진짜 백ㅇㅎ한테 절해야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백ㅇㅎ아니었음 걔가 뎌돌 1위했겠음? 형빨타고 데뷔한거잖아ㅋㅋㅋ 근데도 걔네 팬덤은 실력 덕이라고 현실부정하는거ㅋㅋㅋ 사회나가봐 원ㅇㅎ 이름나오면 아 그 백ㅇㅎ동생? 이소리부터 나오지
-와 근데 백이현 머리 개 잘굴렸다…ㅋ 재계약 시즌 다가왔겠다 아이돌 커리어 탑 찍어서 몸값 높아졌겠다 이젠 솔로 활동하고 싶은데 배신자 소리 나올까 무서워서 원유하랑 가족사 팔아서 동정심 루트 탄 거잖아ㅋㅋㅋㅋ 레전드 머리굴림; 솔직히 소름끼쳐 절박한 애 이용한거잖아
두 사람이 흔치 않은 가족사로 엮인 후, 원유하와 백이현의 뒤에는 매번 그런 식의 말들이 따라다니곤 했으니까.
[디자인 유어 아이돌> 방영 당시 공개된 두 명의 서사는 분명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런 악플도 피해 갈 순 없었다. 그 가족사가 공개된 타이밍이 너무 절묘한 데다 그 결과 두 명은 큰 이득을 가져가게 되었으니까.그렇기에 원유하와 백이현의 조합은 언제나 두 갈래의 반응을 가져오곤 했다.
두 명이 얽힌 흔치 않은 서사에 열광하며 그 둘의 관계도를 조금 더 보고 싶어 하는 쪽.
-백2현 또 우리 애 지 아래로 생각하는 것처럼 대우하네;; 미친놈아 걘 우리팀 리더고 어른인데 언제까지 그딴식으로 애취급할 건데 우리애가 지 없인 아무것도 못할 사람처럼 보이나; 리스펙좀 보이고 제발 우리 팀이랑 그만 좀 엮여;;;
-1유/하 진짜 머리검은짐승 아님?ㅋㅋㅋㅋㅋ 솔직히 걔 e현이 덕분에 데뷔한거면서 왜 매번 저렇게 태도가 띠껍냐??? 솔직히 1뎌 현이가 인지도 만들어 준 거 아니냐고 우리애는 지 가족 신경쓰느라 회사옮겨서 자기 팀으로 완전체 컴백도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 ㅠㅠ;
그리고 이제는 좀 갈라서야 하는 게 아니냐며 서로를 비판하는 쪽이었다.
아스터는 백이현이 회사를 옮긴 후 오키드 완전체 활동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원유하에게 묻고 있었고, 유어원은 백이현과 오키드라는 이름 아래 원디어가 따라붙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 반응은 당연했다. 원유하와 백이현은 각자 원디어와 오키드라는 팀에 소속돼 있는 만큼 혼자 활동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혼자가 아닌 팀. 가족보다도 더 가족같이 살고 있는, 각자가 지켜야 하는 멤버들.
때문에 개인 팬은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원유하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둘이 어렸을 때는 서로만 신경을 써도 되었겠지만, 이제는 그 둘이 서로를 예전처럼 대한다 한들 주변이 그들을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유하 말이 맞지. 어떤 쪽으로든 항상 누군가가 다치긴 할 거야.’
그리고 높은 확률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마 원디어가 될 터였다. 이미 탑을 찍은 1군 아이돌인 오키드에 비해 원디어는 이제 막 데뷔 2년 차를 맞은 신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원유하는 백이현과의 거리 두기를 결심한 것일 터였다. 원디어와 원유하는 누군가의 후광 아래에서가 아닌 자신들의 이름만으로 활동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다시 만난 관계를 완전히 저버리는 길이 되지는 않을 터였다.
[형은 저를, 저는 형을 알죠. 그건 앞으로도 그럴 테고요. 하지만 이전과 같아질 수 없다면 남은 건 새로워지는 방법뿐이라고 생각합니다.]이전과 같아질 수 없다 해서 그것이 관계의 종결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
원유하는 가끔 옆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똑같이 걷고 있는 백이현을 보게 될 테고, 그렇게 서로를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이거 가져가.] [살림살이를 다 주는 거예요, 뭐예요……. 반은 남겨요. 냉장고 보니까 뭐 제대로 먹는 것 같지도 않더만. 기껏 남 다 주고 음식 사 먹지 말고요. 어차피 전 숙소 가면 단우 형이 밥해 주니까.] [실망이다, 유하야. 남이라니. 가족한테 주는 건데…….] […반 넣어 놓겠습니다.]그렇게 되면 백이현이 원하는 것과 같지만 다른 관계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그 인터뷰 직후에는 실랑이 끝에 반을 덜어 놓은 음식들과 백이현이 사 준 선물들을 양손 가득 든 채 집을 나가는 원유하의 모습이 이어졌다.
문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드는 백이현의 인형 아래로 「‘N’EW ‘F’AMILY가 될 두 분의 일상을 응원합니다!」라는 자막이 깔리는 것에, 개인 팬은 가만히 리모컨을 들어 TV를 끄곤 휴대폰을 들었다.
잠시간의 검색 끝에 휴대폰의 화면에 떠오른 건 어제 있었던 백이현의 영화 시사회 사진이었다.
백이현에게 초청을 받은 듯 원디어 멤버들과 함께 나타난 원유하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사진. 그 사진을 보던 개인 팬은 곧 작게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이현이가 계속 유하를 챙기려고 하는지 알겠다.’
방송을 보던 중 한 옷을 보며 낯익다는 느낌이 들어 확인해 본 것이었건만, 역시나 시사회 당일 원유하가 입은 옷은 백이현이 그날 쇼핑을 하며 사 준 옷 중 하나였던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면에서 원유하가 누군가의 마음을 되돌려주곤 하는 것은 이미 현재 진행형으로 그 마음을 쏟아붓듯 받고 있는 유어원 또한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건 언제나 큰 감동이 되었고.
‘그래서 이현이가 유하랑 가까워지고 싶다고 했나 봐.’
때문에 개인 팬은 어째서 백이현이 원유하와 이전처럼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본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백이현.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유하는 정말로 다 아니까.’
원유하는 깨닫지 못하겠지만, 그는 유일하게 백이현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있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