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18)
-원디어 ㄹㅇ케이팝 찢으러 돌아온 전사들 같아
-유어원 2년차… 드디어 섹시의 문턱에 발을 들인 원디어를 보다…. 여기가 제 무덤인가봐요
-처음 들었을 때도 미쳤나 싶었는데 이번 노래 들으면 들을수록 감탄밖에 안 나와… 진짜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 이런 곡을 만들어 가져올 수 있는 애들이 내 아이돌이라고ㅠ
-계절감 확실 서사 확실 컨셉 확실 코디 확실 노래 개확실
K-AREA의 방송 전, 원디어의 앨범 발매 직후 팬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이번에 원디어가 들고 나온 콘셉트였다.
-ㅅㅂ설마 지귀를 가지고 나올 줄 누가 알았겠니
-사랑 때문에 결국 온몸이 불타 죽었다는 한국형 귀신 설화를 클래시컬한 악기 존나 써서 R&B로 승화한 이 맛도리컨셉 뭔데
데뷔 이후 청량을 주 무기로 삼았던 기존의 콘셉트에서 벗어나 원디어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갔기 때문이었다. 청량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딥하고 파멸적인 서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원디어의 뮤직비디오는 어딘가 몽롱한 분위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푸른 잔디로 뒤덮인 아름다운 정원에 누워 반쯤 눈을 감고 있는 원디어. 평화로운 얼굴들 사이 변화가 일어난 건 순간이다.
누군가의 손이 누워 있는 멤버들의 얼굴을 스친다. 새털처럼 가벼운 터치. 그 손길에 원디어 멤버들은 저항 없이 잠들고.
-♬
들려오는 휘파람 속 원디어가 다시금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완전히 다른 공간에 있다.
회색으로 딱딱하게 굳어 버린 잔디. 이제는 버석한 모래만이 남아 버린 땅. 무너지는 건물들과 하늘에서 재처럼 나부끼듯 떨어져 내리는 하얀 꽃잎.
무채색 배경에 녹아들기라도 할 것처럼 아무런 색감이 없는 옷을 입고 있는 원디어는 멍하니 고개를 든 채 사라져 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길게 이어지는 침묵. 순간적으로 고개를 내린 건 강현진이었다. 그렇게 덧없이 사라져 가는 세상 속, 유일하게 색채를 띤 것을 발견했으니까.
강현진은 이내 손을 뻗어 땅에 떨어져 쌓인 꽃잎 속의 무언가를 집어 든다. 그것은 금방이라도 주변을 물들여 버릴 것처럼 유일한 색채를 띤, 새파란 꽃잎이다.
강현진은 말없이 꽃잎을 매만진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멤버들이 그의 뒤를 따라 일어서기 시작한 건 그다음의 일이었다.
동그랗게 선 채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던 멤버들은 이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요 속에서 일어난 변화.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이내 원디어가 내딛는 걸음마다 불이 옮겨붙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내딛는 발자국 모양으로 타들어 가는 하얀 꽃잎은 면적을 넓혀 주변을 태워 간다. 하지만 원디어는 돌아 보지도 걸음을 멈추지도 않는다.
정원이 모두 불살라져도, 내딛는 걸음마다 파멸이 이어진대도 멈출 수 없다는 것처럼.
직후 이어진 뮤직비디오는 원디어가 무엇을 노렸는지 명확히 보이는 이미지의 나열이었다.
-진짜 맛있다 원디어에서 집착을 보다니…
-그니까 서사가 센서빌리티에서 이어지는 거지? 센서빌리티 앨범 이름이 ‘리얼라이즈’, 즉 감정을 모르던 존재가 사랑을 깨닫는 거였고 거기서 알게 된 감정에 ‘폴인’, 너무 깊게 빠져 버린 게 지금인 거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파멸 전 단계까지 와 버린 거고..
-왜 원디어가 컴백 전에 별스타에 백색소음 올려놨는지 알겠다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던 존재=백색소음=‘사랑하는 사람’
근데 그게 모두 겹쳐 시끄러운 소음=혼란이 되어버렸고 그게 결국 원디어를 파멸시키는 불이 된 거지.. 그게 사랑이란 거고…
원디어가 지난 미니 2집의 이야기를 이어 감정에 대한 서사를 만들어 낸 듯하다는 상징들이 뮤직비디오 곳곳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지난 앨범에서 원디어가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접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면, 이제는 그 감정에 깊숙이 빠져들어 가는 느낌으로.
-그런데 왜 화이트 플레임이야? 난 그게 좀 의아하긴 함 사랑을 표현하고 싶던 거면 보편적으로 붉은색도 있고 지난 앨범이랑 연결점+공식색 사용하고 싶었던 거면 그냥 파란색으로만 가도 될 것 같은데 왜 화이트일 필요가 있었는지
다만 대부분의 상징과 서사를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 또한 있었다. 어째서 원디어가 선택한 게 ‘하얀 불’이었는지에 대해서였다.
「원디어 “리얼라이즈-폴인까지 서사 연결돼…마지막 단계 남아 있어”」
그에 대한 대답은 원디어의 컴백 쇼케이스의 대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원디어가 지난 미니 2집부터 시작해 총 3부작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기획해 놓았음을 밝힌 것이다.
데뷔 초 멤버들과 함께 미리 기획해 두었다는 이른바 ‘창조 3부작’은 사랑으로 창조된 존재를 모티브로 했다는 듯했다.
1부인 ‘REALIZE’의 갈라테이아 설화, 2부인 ‘FALLIN’의 지귀 설화에 더해 3부 또한 모티브를 둔 서사를 이어 갈 것이란 점이었다.
-나는 원디어가 불의 온도를 생각했다고 봐
여기에 ‘창조 3부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유어원 사이에서 제법 그럴싸한 추측이 등장해, 유어원들은 어째서 원디어가 ‘하얀 불’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어렴풋이 예측할 수 있었다.
-온도상 가장 높은 불의 색깔인 파란색 바로 전이 흰색 불꽃이잖아 그니까 최종장에 다가가기 전, 마음이 한창 불타오르는-끝이 되기 바로 전의 단계라 하얀 불꽃 아닐까
지난 미니 2집에서 서사가 이어지고 있는 거라면, 이번 미니 3집의 서사는 다음 앨범과 연관될 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감정의 온도를 나눈 게 아니냐는 말이었다.
-그럼 원디어 다음에는 아주 제대로 된 집착으로 돌아오겠다는 뜻 아니야? 불의 온도가 설마 스포?
-흰 불도 이렇게 맛있는데 더 뜨거워질 데도 없는 곳까지 가면 또 어떤 맛도리컨셉이 나올까 벌써부터 기대됨…..
-오늘부터 원디어 본격섹시컨셉 정권 찌르기 들어간다;
때문에 유어원이 내년이면 3년 차를 맞는 원디어가 다음 콘셉트로 섹시하고 다크한 음악을 들고 오려는 게 아니냐며 설렘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남돌 3년차란 보통 이미지 변신을 꾀할 때가 아닌가. 원디어 또한 이미지를 한차례 변화시킬 때가 왔으니, 그 시작점을 이렇게 예고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었다.
덕분에 유어원들은 때이른 설렘을 느끼며 다음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곧 그들은 그러한 논의조차 잊은 채 당장 지금의 앨범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원디어 독기 레전드; 오늘 컴백쇼케 다 쌩라이브더라
-실력논란? 어~ 이번 활동 생라이브로 간다ㅋ 이러고 모든 무대 쌩으로 해내는 남자들 어떤데
컴백 쇼케이스부터 원디어가 작정한 것처럼 ‘진심인’ 무대를 보여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원디어의 컴백에 맞추어 부푼 마음으로 컴백 쇼케이스장에 들어선 유어원들은 무대가 시작되었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숨소리나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까지도 들려오는, 이러다 자칫 발소리까지 들리는 건 아닐까 우려될 정도의 라이브를 원디어가 해냈기 때문이었다.
-원디어 이번 춤 개빡센데 음정 하나도 안 흔들리는 거 뭐야? 얘네 연습을 대체 얼마나 한 거야?
-미친놈들같음 얘네 백보컬 화음 이런것도 다 라이븐데 지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컴백쇼케장에 와있는거야 오디션장에 와있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진짜 궁금한 건…. 라이브를 하는 거면 퀄리티가 떨어져야 되는 거 아니냔 거야 왜 잘하는데(당연함. 가수임…)
-이래서 내가 원디어 좋아함 어떤 억까든 와봐라 내가 무너지나ㅋ [이런 투사기질 가지고 있는 남성들 어떻게 안 좋아해
원디어의 라이브는 컴백 쇼케이스가 마지막이 아니었다.
쇼케이스가 끝나고 바로 이동한 음악 방송 사녹에서도, 그 직후 방송된 K-AREA와 방송들에서도 모두 원디어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라이브를 선보였던 것이다.
원디어는 장소마다 특성에 맞추어 MR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살려 내 퀄리티를 지켰다. 그러나 누구든 충분히 라이브라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게끔 현장감까지 놓치지 않는 치밀함을 보여 줘, 유어원들은 곧 원디어가 이번 논란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최근 원디어 여러분의 라이브가 화제죠. 워낙 라이브를 잘하는 그룹이라고 소문이 나 있는 만큼 저도 알고는 있었는데, 와…. 어떻게 저렇게 잘하시나 궁금할 정도더라고요. 연습은 어느 정도 하셨나요?]그에 대해서는 원디어가 더 확실하게 짚어 말해 주기도 했고 말이다.
앨범 홍보를 위해 출연한 라디오에서 원디어는 이번 앨범을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를 기탄 없이 말해 주었으니까.
[아하하, 칭찬 감사드립니다. 연습은, 글쎄요…. 자고 있다가도 휘파람 소리만 들리면 바로 벌떡 일어설 정도로 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그랬거든요. 이번에 연습을 하다가 잠깐 휴식할 때 찬희가 잠든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현진이 형이 흥얼거리듯이 휘파람을 불었는데 바로 찬희가 벌떡 일어나서 졸음이 덕지덕지 붙은 눈으로 세션에 맞춰서 몸부터 움직이고 보는 거예요.] [헉, 정말요?] [그… 그때 잠든 지 얼마 안 돼서 되게 몽롱해서 그랬던 거예요. 선잠 자고 있었는데 꿈에서도 연습을 해서…….]DJ의 질문에 멤버들은 가볍게 화두를 끊었다. 멤버 모두가 자고 있다가도 인트로에 반응을 할 정도로 빡세게 연습을 해 왔다는 것, 이번 앨범 준비에 모두가 공을 들였다는 것.
그 이유에 대해 리더인 원유하는 한마디로 축약해 대답했다.
[이유는… 따로 생각한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유어원… 저희 팬분들이 원디어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뿐이라서요.]그저 자부심이 되어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팬분들은 언제나 원디어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하실 텐데요?]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그 마음에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이번 월드 투어 때 멤버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팬분들이 주시는 사랑에 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실은 굉장히 적으니까요.]원유하는 덤덤히 월드 투어 때의 이야기를 입에 올렸다.
당시 원디어가 어떤 논란을 겪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 주었는지를 문득 떠올린 팬들이 탄식 같은 신음을 내뱉을 때였다.
[그렇다면 작은 일이라도 제대로 해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어요.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것, 저희 노래를 듣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게끔요. 그러니 허투루 준비할 순 없었죠. 어떤 무대를 봐도 유어원이 자부심을 느껴 주셔야 하니까.]원유하는 그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대답했다. 그런 자부심에는 결국 증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결국 그 모든 노력, 누군가는 무리라고 느껴질 정도의 라이브는 결국 자신들의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이다.
[전 우리 노래 어디에 추천할 때 유어원이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고 상대방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노래, 그런 거 만들고 싶었어요.] [맞는 방향이지. 그래서 저희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든이 노래를 소화하려면 아무래도 저희도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 [네, 이든이는 정말 자기 노래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거든요. 이쪽의 지혁이 형은 연습에 타협이 없고요. 형이 자주 하는 말이 자다가도 동작이 나와야 한다는 거였으니까.] [음, 그게 진짜 현실이 될 줄은 몰랐지만…….] [하… 설마 제가 그렇게 될 줄은. 이게 다 지혁이 형 때문이야…….] [지혁 씨는 연습실에서 무서운 멤버인가요?] [음. 말투나 태도가 무섭진 않은데, 압박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가끔 지혁이 형이 군대 조교를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요. 호랑이 조교라고 불렸을 거야, 분명.] [아, 나처럼 따뜻한 조교가 어디 있다고. 이건 후임들이 증명해 줘야 하는데…….] [형, 그거 갑질이에요.] [그러고 보니 지혁 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당시 군대 미담으로 화제가 된 적도 있지 않나요?] [어? 그거 협박해서 쓴 줄 알았는데. 진짜예요?] [얘들아……. 대체 날 뭘로 보는 거야. 섭섭하다…….]이와 함께 멤버들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다 결국 익숙한 몰이로 말을 이어 가는 것에 잠시 진지해졌던 라디오 분위기는 다시금 풀어졌지만, 그날의 라디오는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대화로 남았다.
-억까 동영상엔 찐 증거들로 밀어붙인다는 거 같지
-진짜 정공법이다…. 괜히 말 덧붙여서 반응하는 것보다 묵묵히 자기 할 일 제대로 해내고 우린 이런 말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주는 거 너무 좋아
-유하는 우리한테 방패를 쥐여주고 싶었던 건가 봐.. 무슨 비난이든 우리가 제대로 대꾸할 수 있을 만한 증거로
말마따나 원유하가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모를 만한 팬은 없고.
-유하가 디어돌에서 ‘지금 하는 무대가 계속 남아서 너란 사람을 설명해 주게 될 거’라고 했던 말 진짜 맞네 무대 하나에 입덕과 조롱이 갈리는데 이번 앨범에서 원디어는 단언컨대 전자로 사람들 다 쓸어 모으고 있으니까
-속 시원하다 진짜 원디어 망할 거라고 염불외던 사람들한테 지금 묻고 싶음 얘네 보고 지금 뭔 생각하냐고ㅋㅋ
그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은 확연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었으니까.
「원디어, 미니 3집 ‘FALLIN’ 초동 173만 장 달성…연속 신기록」
지난 정규 앨범에 이어 또 한 번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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