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20)
“하, 1등…….”
방송을 통해 원디어의 음악 방송 수상 소감을 보던 대학생 팬은 주먹을 쥐고는 조용히 환희했다.
원디어의 컴백 이후 마지막 방송.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던 이번 활동의 끝을 트로피로 장식해 줄 수 있던 것이 못내 기뻤던 것이다.
그건 함께 방송을 보고 있던 언니 팬도 마찬가지인지, 그녀는 곧 활짝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진짜 다행이다. 어제는 져서 솔직히 걱정했는데…….”
“유어원들 어제 진 것 때문에 다들 예민해진 것 같더라고. 다들 이번에는 이 꽉 깨물고 투표한 것 같더라. 초동 집계는 끝났어도 앨범 구매도 꾸준히 해 준 거 같고.”
LON과의 동발은 유어원들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음원 차트나 앨범 성적, 팬 참여 투표 등에서 밀렸기 때문에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이 되어 준 것이다.
심지어 막방을 하루 앞둔 어제는 끝내 LON이 트로피를 타 가는 바람에, 유어원들은 마지막 트로피를 어떻게든 원디어에게 줘야 한다며 열의에 불탔었다. 덕분에 막방에서 그들은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원디어를 볼 수 있게 되었고.
“하, 근데 이번 활동 정말 진 빠진다……. 이렇게 미친 듯이 한 적 거의 처음인 것 같아.”
“그래? 나 때는 이게 일상이었는데. 보통 덕질 열심히 하면 한두 번은 다른 팬덤이랑 싸우지 않나?”
언니 팬은 고개를 기울이며 그렇게 대꾸했다. 언니 팬이 한창 아이돌을 좋아하던 시기에는 팬덤 간의 싸움이 곧잘 일어나곤 했기에, 오히려 최근 팬덤의 분위기가 더더욱 신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언제적 라떼야. 말했지, 언니. 그때랑 지금이랑은 다르다니까? 지금은 여러 아이돌 좋아하는 겸업도 많고 한 그룹 좋아한다고 멤버 전원 좋아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니까. 요즘은 다들 사이좋게 지내는 추세였다구.”
“근데 딱히 다른 아이돌 견제하는 게 사라진 거 같진 않던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잖아.”
언니 팬이 아이돌을 좋아하던 시기에는 표면적인 마찰이 많았다. 팬덤 간의 직접적인 대립이나 다수의 팬덤이 모인 합동 콘서트에서 실제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던 것이다.
확실히 대학생 팬의 말대로 시간이 흘러 그런 건 거의 사라졌다고 하지만, 언니 팬은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물밑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여전해 보였으니까.
‘오히려 방법은 더 음습해진 거 같던데.’
SNS 등을 통해 아이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까, 오히려 방법은 더 교묘해진 듯했다.
팬인 척 숨어들어 물 흐리는 사람들도 많고, 가짜 뉴스도 훨씬 많아졌을뿐더러 온갖 비방 등이 판을 치고 있지 않나. 될성부른 떡잎에 일부러 말을 덧붙여 견제하는 사람도 많고.
즉, 대놓고 하지 않을 뿐 이전과 달라진 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이 정도면 좀 유하다고 봐, 나는. 아무래도 원디어랑 LON이 친하니까 그런 것 같고.”
때문에 언니 팬은 그런 상황에서도 이 정도면 꽤 순한 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 원디어와 LON의 연 때문인지 두 팬덤의 기 싸움은 그래도 적당한 수준을 달리고 있던 것이다.
‘원디어랑 LON도 아마 그런 거 바라고 일부러 서로 연결 고리 보여 주는 거 같았고.’
그리고 그건 아마 두 팀의 노력 때문이지 않을까, 언니 팬은 생각했다. 말마따나 활동 기간 동안 두 팀은 꾸준히 서로를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헉, 챌린지 떴어!
가장 먼저 뜬 것은 원디어와 LON의 챌린지였다.
아무리 동발이라 한들, 서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만큼 이번에는 올라오지 않을까 했던 챌린지는 이제 막 음악 방송의 순위가 매겨지던 2주 차에 떴다.
한 번도 활동이 겹쳤던 적이 없었던 만큼, 지금까지 원디어와 LON의 챌린지는 편안한 차림을 한 채 각자의 회사 연습실에서 찍힌 것들이 많았다.
그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두 팀 모두 빡센 무대 의상과 메이크업을 갖춘 채 하는 챌린지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팬들이 주목한 건 챌린지의 구성이었다.
‘원디어에서는 유하, 세림이, 현진이. LON에서는 최한결, 현지오, 박우빈이었지.’
같은 소속사인 데다 이미 팀 멤버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제일 친하다고 언급한 바 있던 원유하와 현지오.
각자 다른 소속사로 찢어졌다지만 에이트 엔터에서 함께 연습생 생활을 해 친하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던 천세림과 박우빈, 지난 연말 합동 무대 이후 가끔 만나게 되었다는 강현진과 최한결까지.
‘밸런스도 좀 맞춘 거 같았고.’
그쪽에서 리더가 나온다면 이쪽도 리더가 나와 주고, 춤에 특화된 멤버가 나와 준다면 이쪽도 그렇게 해 준다는 것처럼.
괜한 말이 나오지 않게, 무엇보다도 보는 사람들이 한 번씩 이들의 연결 고리를 떠올릴 수 있게끔.
두 팀의 연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후 진행된 각자의 U라이브에서 원디어도 LON도 몇 번씩 서로를 언급한 것이다.
-[오늘 점심이요? 약간 단체 회식처럼 먹었어요. 지난번부터 원디어 멤버들이랑 같이 한번 밥 먹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녹 시간이 거의 겹쳐 있어서 비는 시간대가 있었거든요. 서로 스케줄이 어긋나서 못 먹다가 이번에 겨우 먹었죠. 복닥복닥하고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서로 친한 애들도 많으니까.]
-[진짜 이상한 일인데 매점 갈 때마다 닉을 마주쳐요. 걔는 진짜 매점 중독이에요. 오늘도 마주쳐서 저도 모르게 넌 매점에 지분 있냐고 물어봤다니까요. …예? 그러는 너도 맨날 가는 거 아니냐고요? …쉿. 그건 굳이 말할 필요 없었잖아요!]
-[아, 오늘 엔딩 때 무대에서 유하랑 이든이랑 무슨 이야기 했냐고요? 그게, 이든이가 갑자기 제 손에 젤리를 찔러 넣어 주더라고요. 그래서 어리둥절해하고 있으니까 유하가 이든이한테 적당히 하라면서 끌고 가 버렸어요. 젤리는 잘 먹었어요. 고마워, 이든아. 유하도.]
-[박우빈 형 진짜 얄미워 죽겠어요. 그 특유의 킹받는 표정이 있는데, 1등할 때마다 혀 내밀고 이번엔 우리가 이겼다~ 이러면서 어깨 건드리고 가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다음부터 저희가 1등하면 이번엔 저희네요~ 하면서 약 올리고 있어요. 서로 안 지는 거죠, 뭐.]
같이 활동하는 만큼 매번 음악 방송에서 서로를 마주치고 있다는 두 팀은 전례 없는 비하인드들을 다수 쏟아 냈다.
서로 어떤 식으로 마주쳤는지, 이번에 각자 팀 멤버들이 또 무슨 대화를 나누었고 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뭘 했는지 같은 것들.
-[아시겠지만 저희는 생각보다 타 팀이랑 교류가 많지 않거든요. 그건 저희 올라오는 챌린지 영상 주된 단골이 LON인 거 보면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서 그런가, 다들 재미있어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반 친구 마주치는 느낌 같다고 하더라고요, 막내들은.]
그와 함께 LON과 함께 활동하는 기분이 어떻느냐는 질문을 본 원유하는 이렇게 답했다. 활동기를 재미있게 보내는 또 다른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왜 자꾸 타그룹얘기해
-질투 오지게 나니까 다른 팀 얘기 그만 난 너네 얘기나 듣고 싶음
-자꾸 다른 그룹이랑 친하게 지내지마;; 니들끼리만 좀 놀아 어차피 경쟁하는 사인데 뭘 그렇게 놈
-오지게 언급하네… 뭘 그렇게 필사적으로 언급함? 결국 우리도 다 니들 위해서 하는 건데 우리가 싸우는게 존나 불편해? 우리보단 론이 좋아?
때문에 이에 대한 반응들은 갈릴 수밖에 없었다.
한쪽은 원디어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 싶은데 왜 자꾸 다른 팀에 대해, 그것도 유어원이 필사적으로 이기려 드는 LON에 대해 이야기하냐는 쪽.
-얘기할 수도 있지 않나? 얘네 친한 거 모르는 유어원 있음? 게다가 활동기 같이 보내면서 자꾸 서로 마주치니까 이야기가 나오는 거겠지 일상 말해달래서 자기네들 일상 말해주는데 핀잔은 왜 줘
-뭘 그만해 ㅅㅂ 말하게 둬 레알로 뭘 원하는 거야??? 원디어랑 LON이 서로 존나 견제하면서 치고박고 싸우는 그림 원하는 거였음? 얘네 그런거 없이 자기네 본업 확실하게 하면서 서로 견제 안하고 편하게 지낸다잖아 그럼 스트레스 덜받고 좋지
-난 론이랑 일화 풀어주는거 좋아.. 애들이 다른 친구들 만날 때 어떤 반응+행동+이야기했는지도 알 수 있고 평소라면 우리는 절대 모를 원디어 이야기를 론 시점에서 볼 수 있잖아 난 이든이가 지오한테 젤리 찔러넣은줄도 몰랐는데ㅋㅋ
-솔직히 견제하는거 개피곤하지 않나… 좋자고 하는 덕질 어렵게 할 필요가 뭐 있어.. 애들도 지금 그거 바라고 분위기 풀어주려는 거 같은데 우리 덜 피곤하라고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나오니 오히려 좋다는 쪽.
무엇보다도 두 팀 모두 각자의 팬덤이 덜 힘들어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풀어 보려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조금 더 부드러운 방법으로, 누구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게끔.
‘맞지. 경쟁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굳이 마음 소모해 가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그에 대해 언니 팬은 이렇게 생각했다. 한정된 파이를 나눠 먹을 수밖에 없는 K-POP 특성상 경쟁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게 도를 지나칠 이유는 없는 게 아니냐고.
그저 서로 최선을 다하는 것에서 멈춰 서면 건강한 경쟁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이다.
“근데 어디 그게 쉬워? 솔직히 소속감이라는 건 어쩔 수 없잖아. 한쪽을 챙기면 한쪽이 서운해하겠지. 지금 LON이랑 연결 고리 보여주는 애들 방법이 잘못됐단 건 아닌데… 당연히 서운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봐, 나는.”
그에 대해 대학생 팬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룹’을 좋아한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해, 싸우지 말라는 멤버의 말도 서운함이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들을 피드백을 중시하는 원디어 쪽이 모를 리 없었다는 걸, 대학생 팬과 언니 팬은 그날 저녁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
원디어와 LON 모두 각자의 막방 라이브를 끝내고, 저녁이 지나 밤이 되었을 때.
띠링!
「특별X2 라이브 :)」
휴대폰에 라이브의 시작을 뜻하는 알림이 울려 두 명이 빠르게 라이브에 접속한 후.
“…? 뭐야?”
“……? 이게 뭐야, 진짜?”
두 명은 뜻하지 않은 풍경과 마주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좋은 밤 보내고 계셨나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왔죠.] [오늘의 특별 라이브. 제목에는 안 썼지만, ‘깜짝’입니다. 먼저 인사부터 할까요? 저는 원디어의 원유하입니다. 유어원, 피오니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LON의 현지오입니다. 반가워요, 피오니, 유어원분들.]언급은 자주 들었다지만 결코 이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세계관 충돌이 U라이브에서 이루어졌으니까.
각기 다른 두 팀의 합동 라이브라는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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