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24)
“와, 사람 진짜 많네.”
“헉, 언니……! 왔구나……!”
직장인 팬은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와 샌드위치를 홈마에게 건네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원유하의 생일 기념 전시회가 오픈된 지 이제 겨우 두 시간. 내부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다시 봐도 예쁘네.’
며칠 전, 주말을 그대로 반납해 가며 홈마의 전시회 준비를 도왔던 직장인 팬은 뿌듯한 마음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덕’ 후 홈마가 지금까지 찍어 온 원유하의 사진이 즐비해 있는 전시회는 자리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보니까 진짜 감회가 새롭네…….’
직장인 팬은 사진들의 초반부에 있는 [디자인 유어 아이돌> 시절 원유하의 사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금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생겨난 원유하의 홈 중에서도 홈마의 전시회는 꽤 뜻깊다 할 법했다. [디자인 유어 아이돌>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활동 사진을 빠짐없이 가지고 있는 홈마는 꽤 드물었으니까.
홈마가 원유하를 덕질한 지도 이제 거의 3년. 아이돌 원유하의 역사를 그대로 볼 수 있게끔 배치돼 있는 사진들 중에서 직장인 팬은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듯한 사진에 시선을 멈추었다.
‘아, 저거.’
모든 원유하 팬들이라면 한 번씩은 보았을 사진이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홈마가 찍어 낸 원유하의 ‘레전드 사진’은 꽤 많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귀중한 것은 당시 정보도 알려지지 않은 탓에 ‘미소남’이라고 불렸던 원유하의 ‘디어돌’ 홍보 플래시몹 당시의 사진일 터였다.
그 행사를 지켜보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홈마만이 포착한, 홈마를 입덕시킨 미소 말이다.
때문에 홈마는 자신이 찍은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그 사진을 가장 좋아했다. 그 사진은 대문짝만하게 제작되어 전시회를 장식하는 현수막으로도 걸려 있었고 말이다.
가볍게 전시회 구경을 눈으로 마친 직장인 팬은 곧 고개를 돌려 홈마에게 물었다.
“너 밥은 먹었어?”
“아니, 아직 아무것도. 어제 특전(입장과 함께 주는 굿즈) 꽤 많이 나가서 아침에 새로 포장 좀 하느라 밥 못 먹고 준비만 했거든. 그래도 와 주신 분들이 당 충전하라고 뭐 많이 주시기도 했고, 언니도 샌드위치 줬으니까 그걸로 연명하면…….”
“저, 혹시 이거 채점…….”
“아,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확인한 후에 점수 알려 드릴게요~”
음료수 위로 빨대를 꽂던 홈마는 직장인 팬과 말을 나누다 말고 곧 누군가 말을 거는 것에 바로 응대에 들어갔다.
전시회를 위해 이것저것 참여형 이벤트를 많이 준비하는 듯싶더니, 덕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듯했다.
‘아, 이거 유하 모의고사구나.’
슬쩍 홈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직장인 팬은 저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원유하와 관련된 문제로 가득 채워져 있는 모의고사에는 직장인 팬이 출제한 문제도 다수 포함이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하의 ‘팬 사랑 어록’을 순서대로 나열하시오.」
「…D. 그때완 달리 일 순위가 바뀐 거잖아. 좋은 무대를 보여 드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팬분들 때문이니까.」
그중 바로 직전에 추가된 문항을 바라본 직장인 팬은 역시 해당 어록을 집어넣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풀면 풀수록 유하 정말 효자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어떻게 모든 활동이 팬 사랑 아니면 멤버 사랑으로 귀결되지? 진짜 대단한 아이돌이야…….”
“이번엔 또 우리 불안해하니까 아예 확실하게 말해 준 것도 그렇고. 알고는 있었는데 유하 진짜 기존쎄 아냐? 그걸 또 카르마 들어가서 말할 줄은 몰랐어.”
전시회를 구경하다 이곳저곳에 퍼져 모의고사를 풀고 있는 유어원들이 감탄하듯, 최근 진행된 LON 현지오와의 합방은 유어원 사이에서는 꽤나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요즘 원유하 행보 레전드다…. 라이브 논란 나니까 실력으로 밀어붙이고 동발 때문에 예민해진 팬들 과하지 않은 친목으로 누그러뜨리고 계약종료 후 불안해하는 팬들 때문에 제발로 싫어하는 회사 들어가서 나 여기 돌아올 생각없음ㅋ 선언해줌ㅠ
-나는 원유하가 레알좋다 타팀과의 친목을 위해 다른 집 가서도 우리 애들 좀 볼래?하고 멤버 자랑하는 팔불출 리더가 좋다
-원유하는 진짜 그거 아냐? 난 상대가 누구든 언제나 맞짱을 뜰 때 최선을 다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 뭔 말을 듣든 뚝심 레전드로 보여주고 절대 안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남자가 유일하게 져주는 상대… 유어원.
└쉿 조용히 해주세요 이 남자의 스윗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건 싫다고요
└유명해져.. 유명해지지마. 더많이사랑받아… 사랑받지.. 받지.. 더 받아!
최근 원디어를 둘러싼 문제들은 꽤나 복잡다난한 것들뿐이었다.
더 트렌타와의 컬래버로 인해 뜻하지 않게 휘말리게 된 실력 논란,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라이벌 상대인 LON과의 동발, 그에 따른 팬들의 경계나 불안감 등 수면 위든 수면 아래에서든 너무나도 큰 잡음을 불러일으키던 것들.
다만 원유하의 생일이 있는 12월 말, 그러한 문제들은 이제 거의 종결이 된 상태였다.
「억울하게 붙은 라이브 논란 정면 승부로 반박한 아이돌」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이슈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그리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찌라시 사이트에 원디어의 이야기가 올라온 것을 보면 말이다.
이는 원디어가 컴백 직후 K-AREA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에서 라이브를 그대로 선보인 덕분인 듯했다.
-요즘 원디어 라이브 무슨 일임? 느슨한 가요계에 긴장감 존나 주네; 원래 이렇게 라이브 잘했나?
-와 얘네 음방도 AR 거의 없이 MR로 소화하는 거ㅋㅋㅋㅋ 대박이다 K-AREA 나왔을 때도 와 케아에서 살아남냐 했는데 보면 볼수록 실력 하나만은 진짜 찐인 듯
-백명 중 살아남은 일곱명인 이유가 있긴 한가봐 잘하긴 한다 나 지금 케아 직캠에서 못빠져나가는 중; 노래 왜이렇게 잘함ㅋㅋㅋㅋㅋ 특히 춤추면서 호흡 조절하는 거 거의 신의 경지다
-얘네 신곡 플레임? 진짜 좋네;;; 이것도 멤버가 만든거라며 난 원디어도 그냥 엔터에서 주는대로 나오는 애들인 줄 알았는데 얘네 진짜 작사작곡이랑 안무까지 다 멤버가 해?
애초에 실체 없이 편견만으로 이루어진 비난은 제대로 된 증거가 다수 풀려 나왔을 때 힘을 못 쓰고 가라앉기 마련이니까.
원디어가 실력 논란을 반박하기 위해 쓴 방법은 정면승부였다. 악의적으로 짜깁기된 영상이 지속적으로 원디어를 깎아내리고 있다면, 그것을 뒤덮을 만한 영상을 다수 풀자는 것이었다.
-바이럴 개씹오지네ㅋㅋㅋㅋㅋㅋㅋ 억울하다고 눈물 흩뿌리기라도 했나 회사 존나 필사적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애들 잘해.. 잘해.. 잘한다고..!! 이렇게 외치는 거 보여서 더 안쓰러움ㅋㅋㅋㅋㅋㅋㅋ
-X도 없는 새끼들이 자존심만 높아가지고ㅋㅋㅋㅋㅋㅋ 대중의 정당한 비난이 ㅈㄴ들어주기 괴롭나봄 어떻게든 덮으려고 용쓰는 거 보면ㅋㅋㅋㅋ
이러한 행보는 당연히 원디어를 욕하고 있던 사람들에게서는 좋지 않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미 고정관념이 쌓일 대로 쌓인 데다 이후에 풀린 영상을 볼 생각도 없는 사람들은 생각을 고쳐먹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애초부터 상관없었다.
-솔직히 원디어 관심없었는데 라이브 너무 잘해서 찾아보고 더 감탄함… 얘네 진짜 무대에 진심인 게 보여서;; 뭐 하나 허투루 하는 게 없네
-미치겠네 라이브 보고 감탄하다 알고리즘이 얘네 자컨으로 날 이끌고 자컨이 얘네 U라이브 편집본으로 이끔;; 정신 차리고 보니까 새벽 내내 원디어 본 사람됨
-원디어 노래 진짜 좋다;;; 타이틀도 오지게 좋은데 수록곡도 개쌉명곡밖에 없음….. 얘넨 덕질 문 잘 만들어놓은 게 노래 궁금해져서 비하인드 찾게 하고 비하인드 보면 멤버 궁금해지게 해서 자꾸 찾아볼 수밖에 없게 하네
-저 미치겠어요 구오빠 클럽 간 거 뜨고 나서 탈덕하고 이젠 진짜 탈케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원디어 라이브 보고 갑자기 유어원 됨; 전 뭐가 됐든 잘하는 사람들한테 약하다고요ㅠ
어차피 그 ‘물량 공세’의 타깃은 그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돌 음악이나 듣는 사람들과 자신은 다르다며 선을 그은 ‘진짜 리스너’들을 데려오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아무런 고정관념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게 장기적으로도 이득이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수는 후자가 더 많기도 하고.
때문에 원디어는 아주 훌륭하게 그러한 논란을 이용한 셈이 되었다. 실력 논란에 휩쓸렸다가 정면 승부로 반박한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원디어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구미를 끌 정도의 화제성을 띠게 됐고, 이는 곧 새로운 ‘입덕 계기’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리스너니 뭐니 하는 놈들이야 뭐… 열폭하라지.’
결국 여론이란 쪽수 싸움이다. 그리고 지금 직장인 팬을 비롯해 다수의 유어원이 보았을 때, 이 논란의 승리자는 원디어였다. 아무것도 얻은 게 없는 쪽과는 달리 원디어는 본업을 훌륭히 해낸 것에 이어 팬들을 다수 얻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아예 엿을 먹이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 내가 지금 뭐 보고 있는 거야????
-왜… A어워즈에…….. 더 트렌타가 나와요?
당장 이번 달에 열린 연말 무대에서 원디어는 더 트렌타와 한 무대에 섰고, 이와 함께 친분을 공고히 했으니까 말이다.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해외의 유명 팝 스타를 불러오곤 하던 A어워즈는 이번에는 아주 대어를 잡은 모양이었다. 더 트렌타와 원디어의 컬래버가 현실화된 것을 보면 말이다.
더 트렌타와 함께 ‘MIND BLOWN’ 컬래버 무대를 선보인 후 이번 년도에 발매한 정규 앨범인 ‘히치하이커’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원디어의 무대는 꽤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무대의 완성도도 완성도였지만.
-ㅋㅋㅋㅋㅋㅋㅋ더트렌타 빠는애들 지금 무대 보고 입꾹닫인거 왜이렇게 웃김?ㅋㅋㅋㅋㅋㅋㅠㅠ 니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우상께서 우리애들이랑 존나 친목하고 개쩌는 라이브 무대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라이브 못한다 이야기해 보시죠ㅋㅋㅋㅋ
-방구석에서 원디어 라이브 못함.. 타닥타닥… 하던 애들 지금 벙쪄 있을 생각하니까 웃겨서 눈물 날 것 같아ㅋㅋㅋㅋㅋ 어 니들이 그런 말하면서 열폭할 시간에 우리 애들은 세계로 뻗어 나갈게~
-이게 진짜 인생은 실전이다네
이는 유어원에게는 하나의 사이다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바이럴이니, 일회성이니 하던 것과는 달리 원디어와 더 트렌타의 친목은 꽤 오래 이어질 듯했고, 이 두 팀이 선보인 연말 무대가 뛰어난 퀄리티를 선보였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이렇듯 억울하게 따라붙은 논란을 제대로 처리한 것에 대해 팬들의 만족도가 올라갔다면, 이번 활동의 정점을 찍은 건 역시 리더인 원유하였다.
-[팀 활동… 좋아요. 실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좋아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고요. 가끔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원디어가 아니었을 때로는 돌아가지 못하겠다고.]
레전드가 된 합방에서 그렇게 고백한 원유하의 말은 유어원들에게는 또 한 번의 감동이 되어 주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