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28)
-원유하 뉴랖 정식커버 정권찌르기 nnn일째
-나만 아직도 원유하 첫 등급평가곡 무한재생하고있는거임? 솔직히 진짜 개좋지 않나 왜 저 노래를 부르고 d등급 받았지 싶을 정돈디;
-겨우 1분짜리 노래를 2년째 듣고있는 내인생이 레전드
원유하의 [디자인 유어 아이돌> 첫 등급 평가곡이었던 유아연의 ‘NEW LIFE’는 지금까지 다수의 팬들이 정식 커버를 원해 온 노래 중 하나였다.
백여 명이 함께 등급 평가를 치러야 했기에 음향은 조악하고 라이브는 거의 날것에 가까웠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유하의 처음이자 마지막 개인 커버곡이라는 점에서 ‘NEW LIFE’는 그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허억, 미친…….”
“나 에X팟 낀다. 너도 알아서 듣고 좀 있다 얘기해.”
그룹 활동이 아무리 좋다 한들 역시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인 콘텐츠도 있어 주었으면 하는 게 팬의 바람이다.
그렇기에 팬들이 지속적으로 원해 올 수밖에 없었던 커버곡 콘텐츠. 그것을 다른 날도 아닌 본인의 생일에 풀어 주었다는 것에 홈마가 감격하는 동안, 직장인 팬은 발 빠르게 귀에 이어폰을 꽂고 감상에 들어갔다.
그에 홈마도 질세라 재빨리 영상을 튼 후, 그녀는 한 번 더 숨을 몰아쉬었다. 영상으로 제작된 커버곡 콘텐츠는 그 감동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
영상 속 원유하는 그늘이 드리운 방 안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하얀 니트와 품이 넉넉한 데님 바지를 입은 채 마이크를 들고 스툴에 앉아 있는 원유하. 그 뒤로는 창에서 들어오는 노을빛이 주황색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조금은 텅 빈 듯 느껴지는 적막한 방. 천천히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적막한 방안에는
회색빛 소음만
어느 순간, 원유하는 마이크를 들고 나지막한 숨을 내뱉는다.
노이즈 섞인 라이브 음성과는 다르게 맑고 깨끗한 목소리. 그렇기에 더욱 깊숙이 스며드는 것 같은 목소리에 홈마는 홀린 듯 귀를 기울였다.
-길었던 몸부림은
deep in blue
가려진 진짜 모습
지우고 싶은 상처까지
고요히 눈을 감아
다시 되돌아 봐
한 음절 한 음절 공을 들여 부르는 듯한,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느껴지는 목소리. 흐르는 듯한 피아노 세션에 맞추어 원유하는 눈을 내리깐 채 노래에 집중한다.
-Listen
이제 들리니
네 목소리
‘아.’
그리고 순간적으로 홈마는 숨을 멈추었다. 나지막한 음성 뒤, 후렴구가 시작되려는 순간.
-Hello stranger, it’s a new life
You call it dream
But the future is now
가만히 내리깐 눈을 든 원유하가 이내 가볍게 미소 지었으니까.
-스펙트럼 속
새롭게 찾아낸 기적
캔버스에 펼쳐진
새로운 colors
Better than I
That’s my new world
어딘가 억제돼 있는 듯하던 방금 전의 감정선과는 또 다른 느낌. 한순간 무언가가 풀려난 것만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원유하는 노랫말을 이어 나간다.
“…….”
그리고 다른 팬들처럼 수도 없이 ‘NEW LIFE’를 재생했던 홈마는 지금의 원유하가 부르는 노래가 이전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을 수 있었다.
어딘가 절제하는 듯했던 지난날. 손바닥만 한 무대에 서서 백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홀로 불렀던, 그래서 더 외롭고 간절해 보였던 그때와는 달리.
-채워진 미래
펼쳐지는 세계
조용히 숨을 내쉬어
이제 눈을 떠
그 안에 있을 테니
너의 new life
지금의 원유하에게서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노래가 말하는 ‘NEW LIFE’를 이제야 손에 넣었다는 것처럼.
그에 똑같이 먹먹해지는 감각 속에서 원유하는 처음으로 ‘NEW LIFE’의 완곡을 해냈다. 그에 홈마는 원유하가 왜 자신의 생일에 커버곡을, 그것도 ‘NEW LIFE’를 올려 주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유하
「특별한 날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그냥 평범한 하루 중 하나일 수도 있는 날을 저보다도 더 기쁘게, 더 즐겁게, 그리고 더 뜻깊게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마음이 모여 제 기쁨이 되어 준 만큼 어떻게 하면 감사함을 표현해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떠오른 건, 역시 노래를 들려드리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어원이 있어 저는 무대에 설 수 있고 끝까지 노래할 수 있어요. 제게, 그리고 멤버들에게 새로운 삶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노래가 저에게 기쁨이 되었듯 유어원에게도 똑같은 마음으로 가 닿길 바랍니다.」
누구도 끊거나 제지하지 않는, 끝까지 들려줄 수 있는 노래. 원유하는 그것을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고르지 않은 음향으로 딱 1절만 존재해 팬들을 아쉽게 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이제는 끝까지 노래를 들려줄 수 있으니까.
“진짜 이런 아이돌 나한테 더는 없어. 진심이야 나는….”
“원유하는 진짜 뭐 하는 애야? 나 진짜 술 까고 싶다…….”
“자리 옮기자. 술집 가자…… 나 오늘은 제정신으로는 안 될 것 같아.”
노래가 올라온 후 아워스에 올라온 원유하의 편지. 그 여과 없이 전달된 진심에 홈마와 직장인 팬이 난데없이 입을 틀어막은 것도 당연했다.
작년의 제 생일에도 어떻게든 유어원에게 그 마음을 보답하려 했던 것과 동일하게 이번 연도에도 원유하가 그 마음을 되돌려주었음을 확인한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유하가 사랑받길 원해서 원디어라는 이름을 지어 줬던 건데.’
그중에서도 초기 팬인 홈마의 감동은 남달랐다. ‘NEW LIFE’의 완곡을 들은 순간, 지난 시간의 원유하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과거 [디자인 유어 아이돌> 우승 그룹의 팀명을 공모했을 때, 홈마는 그저 원유하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팀명을 지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유하가 날 행복하게 해 주는 만큼, 딱 그만큼 유하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그 마음이 통했는지 현재 원유하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그건 원유하가 정말 ‘그럴 만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듯했다.
‘진심을 진심으로 돌려주는데 어떻게 안 사랑해.’
자신이 받는 마음을 그 이상으로 돌려주는 아이돌을 사랑하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다.
때문에 홈마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언제고 그가 웃을 수 있는 날만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단우 말도 맞는 것 같아. 감동받아서 우는 것도 좋지만, 난 확실히 유하가 웃는 게 좋아.’
아이돌의 눈물은 때때로 팬에게는 기쁨이 된다. 홈마도 다르지는 않았다. 팬들로 인해 원유하가 눈물을 흘리는 걸 가끔 보고 싶긴 했으니까.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웃는 것일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원유하의 매력은 가끔 보여 주곤 하는 그 웃음에 있었으니까.
의례적으로 미소 짓거나 하는 것과는 달리 원유하가 정말 기쁠 때 나오는 웃음. 홈마가 생각하기에 보는 사람까지도 아득해지게 하는 그 얼굴을 따라올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
“왜 그래?”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를 옮기기 위해 짐을 챙기던 중, 홈마는 잠시 멈칫하고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어 제 계정 속에서 사진 하나를 찾아냈다.
홈마가 원유하를 좋아하게 된 지 이제 거의 3년. 그간 홈마가 찍은 원유하의 사진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홈마는 자신이 처음으로 찍은 원유하의 사진을 가장 좋아했다.
K-POP, 무엇보다도 좋아하던 아이돌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아예 판을 떠날 생각이던 홈마를 붙들었던 그 순간. 자신을 본 원유하가 지었던 그 미소.
그리고 그때의 사진을 유심히 지켜보던 홈마는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언니, 나 진짜 디너쇼까지 갈 듯.”
“뭘 새삼스럽게… 넌 디너쇼 이후까지도 갈걸. 네가 유하 말고 다른 아이돌을 좋아할 거란 생각은 이제 안 한다, 판 떴으면 떴지.”
왜 자신이 그때의 원유하를 가장 좋아하는지, 아예 벗어날 생각조차도 못 하게 된 건지.
“아니, 나… 진짜 머리채 잡힌 것 같아. 아무래도 내가 유하의 행복 중 하나인 거 같아서 이 판 절대 못 뜰 것 같은데.”
“우리 술 아직 한 방울도 안 마셨지 않아?”
“진짜라니까? 이거 봐.”
“……? 네 사진이 왜? 나 이거 수천 번은 봤어. 휴대폰 화면으로도 해 놓은 적 있는데.”
“아니……. 유하가 뭘 보고 있는지 좀 보라니까.”
“…네 카메라 보고 있지?”
“그니까.”
다시 한번 확인한 사진에서는 자신을 ‘보고 있는’ 원유하가 있었으니까.
백여 명의 연습생과 그 배가 되는 관중이 모여 있던 공간. 홍보도 없고 정보도 없어 자신들에게 가벼운 호기심만을 느낄 뿐인 관중 속에서 원유하는 자신을 찾아냈고.
“나는 지금까지 내가 유하를 알아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유하가 날 알아봤던 거였잖아. 자기를 좋아해 줄 사람을.”
홈마를 보며 행복함을 느낀 것이었으니까.
그런 마음을 잊을 수 있을 리 없다. 때문에 어쩌면 평생 동안 원유하를 따라다니겠구나, 싶은 아득함을 느끼며 홈마는 생각했다.
‘유하도 똑같겠구나.’
그래서 이렇게 노력하는 거겠구나, 하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마음들을 온전히 기억하고 있어서. 자신이 원유하를 웃게 하고 싶듯, 원유하도 팬들을 웃게 해 주고 싶어서 끝없이 노력하겠구나 하고.
“…나 오늘 필름 끊길 때까지 마실래.”
“너 내일 연말 간다며…….”
“사랑으로 이겨 낸다.”
그렇기에 홈마는 순간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와는 달리 원유하가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유하가 오늘뿐만이 아니라 매일매일 웃을 수 있게 노력하는 원디어 되겠습니다.
똑같이 원유하를 웃게 해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옆에 붙어 있어서 다행이라고.
“유하 오늘 끝장나게 즐거운 하루 보냈으면 좋겠다, 애들이랑.”
그리고 원유하가 그런 사람들을 알아봐서 다행이라고.
* * *
12월이 끝나고 원디어는 단 하루의 휴가를 받은 후 스케줄로 복귀했다. 너무 빡빡한 일정이 아닌가 싶긴 했지만.
“신인이 어딜 쉬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형은 이제 8년 차 아니에요?”
“하하, 난 신분 세탁했으니까. 선배 노릇하려는 애들한테 써먹을 수 있단 점에서 이전 경력이 쓸모없단 건 아닌데, 나 마음만은 신인이야.”
도지혁의 말이 맞았다. 신인이 쉰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번 스케줄은 좀 편안하지 않을까? 솔직히 나 이런 스케줄도 좀 기대해 왔었는데.”
그래도 도지혁의 말처럼 멤버들의 얼굴은 평소의 아침과는 달리 생기가 넘쳤다. 오늘의 스케줄은 그간 멤버들이 기다려 온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혁이 형! 거기 트렁크에 아이스박스 챙겼어요?”
“응, 챙겨 넣었어. 다 짐 잘 챙겼지?”
“네! 아, 거기 온수 풀 있는 거 확실하죠? 저 일단 수영복도 챙겨 넣었는데.”
“제작진이 거짓말한 거 아니면 확실할 거야.”
“솔직히 믿음이 안 가는데… 원래 ‘메큐원’ 제작진들은 저희 편안하게 놀게 안 하잖아요.”
“그래도 믿어 볼 만하지 않을까? 이건 성공 포상이니까.”
“단우 말이 맞아. 설마 성공 포상으로 사기를 치진 않… 겠지.”
“솔직히 이걸로 사기 치면 고소해야 돼요.”
오늘의 스케줄은 다름 아닌 지난 ‘메큐원’ 촬영의 성공 포상.
즉, ‘멤버 단체 MT’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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