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47)
347화
-오늘 유하 붕대 (링크) 이거 때문인거같음;
-아니 애가 손 다칠 일이 뭐 있어??? 대체 뭔 촬영을 했길래 애가 그 새벽에 응급실 갈 만큼 다치냐고; 가뜩이나 몸 쓰는 애들인데 이상한 프로그램 나가서 다친 건 아니겠지..??
-체육같은 거 하는 프로그램 내보낸 거 아냐?;;; 연초면 애들 개바쁠텐데 대체 뭔 스케줄을 보냈길래 애가 다쳐????
시상식이 모두 끝난 밤, 응급실 목격설은 유어원들 사이에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정확한 정황을 물어보는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리고, 그 가운데 부담을 느낀 작성자는 더 이상 답글을 달지 않는 상황. 이런저런 추측들이 커뮤니티를 지배하기 시작한 건 당연했다.
몸을 쓰는 직업인 만큼 아이돌의 부상은 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우려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게다가 이번 부상은 원유하가 당한 게 아닌가.
로드 엔터가 한차례 정리되기 전, 매니저에 의해 원유하가 넘어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봐야 했던 팬들은 유독 원유하의 건강에 대해서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또 한 번 소속사가 일을 잘못한 건 아닌지, 방송사의 갑질에 괜한 스포츠 프로그램 따위에 끌려가 다치게 된 건 아닌지 커뮤니티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을 때였다.
띵동!
같이 야식 먹어요! |ᐖ )و
소란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곧 U라이브의 알림이 들어오며 유어원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본인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 다들 들어오신다. 늦어서 다들 깨어 있으실까 했는데.] [와 줘서 고마워요. 저희 이제 시상식 끝나고 숙소 도착했는데, 배가 좀 고파서요. 같이 출출함 달래면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서 켰어요.]모든 스케줄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원유하가 천세림과 함께 라이브를 튼 것은 자정을 넘긴 새벽이었다.
시상식이 막 끝난 데다 커뮤니티를 비롯해 온갖 SNS가 불타오르고 있었던 만큼, 라이브에 참여한 유어원의 수는 많았다.
덕분에 유어원들은 실시간으로 원유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시상식 무대는 어땠어요? 저희가 진짜 하고 싶었던 콘셉트로 해 봤는데!] [아무래도 ‘Flame’이 지귀 설화를 모티브로 세상에 나온 거니까, 내내 동양풍으로도 편곡을 해서 무대를 소화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현진이 형 독무도 진짜 멋졌죠? 저희도 이번에 알았는데, 현진이 형이 예전에 한국무용도 좀 배워 봤다고도 하고요. 그 형은 안 배워 본 게 없다니까. 잘 나온 것 같은데, 어땠어요?] [‘역시 퍼포먼스 퀄리티 상 수상 팀 멤버다웠어.’……. 하하, 네, 맞아요. 저희도 현진이 형이 안무 짠 거 보고 정말 감탄했었거든요. 레전드 무대가 하나 더 나온 것 같죠.]잠옷처럼 보이는 파자마를 맞춰 입은 천세림에 이어 원유하는 가벼운 흰 반팔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즉 원유하의 손에 둘둘 감겨 있는 붕대는 시상식 무대 위에서 봤을 때보다 확연히 눈에 띄었지만, 원유하와 천세림은 처음부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음료수를 마시고 테이블 위에 놓인 과자를 주워 먹으며 천천히 라이브를 이어 나갈 뿐이었다. 충분히 살필 시간을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형, 근데 있잖아요. 내가 바퀴벌레가 되면 어떡할 거예요?]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그럴 일 없잖아.] [에이, 이게 뭐 될 건지 안 될 건지가 중요한가. 빨리 대답좀 해 봐요. 내가 바퀴벌레가 되면 형은 어떨 거 같은지!] [방생?] [뭐라고요? 그게 지금 형으로서 할 소리예요? 이렇게 착한 동생이 사라지는데 괜찮냐고요!] [아니, 뭐……. 보고 싶겠지. 그립겠지. 그치만 살 수 있겠지…….] [진짜 너무하다. 멤버가 바퀴벌레가 된 건데 그렇게 빠르게 손절을 친다고요?] [이게 너무한 건가……? 네가 바퀴벌레가 됐다고 철창에 가두는 게 더 나쁜 거 아냐? 평생 갇혀서 살기보단 가고 싶은 데 다 가 보는 게 낫잖아. 손절은 안 해. 밥도 줄게. 정해진 시각에 놔두면 와서 먹고 가라.] […뭐지? 이 서운한데 따뜻한 대답은?]그에 처음에는 깊은 우려심으로 원유하를 살피던 유어원들은 곧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평소처럼 천세림과 투닥대며 장난을 치는 등, 원유하가 오히려 최근 예민해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안정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하 오늘 무대 마음에 들었나보네 기분 좋아보인다
-12월까지만 해도 유하 피곤해보여서 걱정했는데 오늘은 좀 편한 것 같아서 좋다
-아 유하 저번 생일 라이브 이후로 이렇게 즐거워 보이는 거 처음인 것 같은데ㅠㅠㅠ 확실히 활동기에 비하면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 이 기회에 휴가도 좀 갔으면ㅠㅠ
최근 원유하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은 팬들 또한 익히 알고 있던 바였다.
LON과의 동발로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던 미니 3집 활동이 원유하에게 어떤 타격이 되기라도 한 듯, 최근 그는 어딘가 조금쯤 지쳐 보이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팬들에게 빠짐없이 손을 흔들고 최선을 다해 무대를 소화하는 것은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원유하는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후나 멤버들과 함께 비정기적으로 틀곤 하는 라이브에서는 때때로 침묵하곤 했다.
그 침묵에 대해서는 본인도 인지하고 있는 듯 원유하는 그럴 때마다 최대한 빠르게 제 페이스를 되찾기 위해 입을 열곤 했지만, 컨디션 난조는 완전히 숨겨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한결 편안해 보이는 원유하의 상태에 팬들이 안도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붕대에 대해서도 놀라신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네요. 최대한 무대에 집중하실 수 있게끔 장갑을 끼긴 했었는데.]채팅이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던 원유하가 이내 자신의 손에 감긴 붕대를 언급하는 것에 라이브를 지켜보고 있던 유어원들은 마침내 궁금해하던 것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너무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니까. 어떻게 유어원이 형 상처를 몰라보겠냐고요.] [뭐, 덜 걱정하시면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도 이제는 좀 낫긴 해서 붕대도 오래는 안 할 거예요. 슬슬 밴드로 교체할 때 됐거든요.]원유하는 그렇게 말하며 붕대가 감긴 손을 잠시 움직였다. 평온한 얼굴은 고통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덤덤했다.
그 상태로 살짝 주먹을 쥐어 손을 갈무리한 원유하는 말을 이었다.
[너무 걱정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좀 바보 같은 실수를 해서 다쳤던 거라. 부주의했죠. 별건 아니고 최근에 꽤 공을 들인 세트가 있는 현장에 갔었거든요. 촬영은 안전하게 잘 끝났는데 마무리하다가 잘못 손대서 손바닥을 좀 베였어요.] […….]천세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제 입에 과자를 넣고 우물거렸다. 무언가 말을 덧붙이기보다는 원유하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을 기다리겠다는 태도였다.
다만 그는 완전히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걱정하실 만큼 많이 아프거나 한 건 아니에요. 다치자마자 응급실에 가서 치료도 받았으니까 상처가 덧나지도 않을 거고요. 손 움직이는 건…….] [어어, 스탑. 상처 흉지면 안 되니까 형은 진짜 한동안 뭐 손 쓸 생각 마요. 유어원도 감시하고 있다가 혹시 형이 무리하는 것 같다 싶으면 말려 주기. 제보도 받아요~!] […무서워서 손 쓰겠냐. 알았어, 잔소리 그만해. 그렇게 말 안 해도 요즘 왼손만 움직이려 하면 저지당하고 있어서 이젠 붕대 푼 후가 걱정이니까. 이렇게 왼손을 빼앗기기라도 한 것처럼 멤버들도 도와주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빨리 나을게요.]아무렇지도 않게 붕대 감긴 손을 쓰려는 원유하를 막은 채 장난스러우면서도 어딘가 뼈가 있는 목소리로 그를 저지하는 것도 잊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작게 한숨을 내쉰 원유하가 천세림에게, 그리고 채팅을 지켜보다가 천세림의 말에 긍정하며 최대한 손을 조심하라는 팬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에도 라이브는 약 이십여 분가량 지속되었다.
그렇게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흘러간 라이브는 다음 ‘메큐원’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는 말과 함께 끝이 났고.
-오늘 라이브ㅋㅋㅋㅋㅋㅋㅋ 유하 세림이 대할 때랑 유어원 대할 때랑 다른 거 ㄱㅇㄱㅋㅋㅋㅋ 세림이가 자기 바퀴벌레 되면 어쩌냐니까 아 그럼 방생해야지ㅇㅇ하던 원유하 팬들이 바퀴벌레 되면 어쩔거냐니까 자기도 그럼 바퀴벌레 돼서 같이 살겠대ㅋㅋㅋㅋ세림이 개 배신감든 표정으로 유하 노려봄ㅠㅠㅠ 걱정하면서 켰다가 배 찢어질 것처럼 웃으면서 껐네ㅋㅋㅠㅠ
-하씨ㅠ 나는 원유하란 남자가 팬들 달래는 방법 졸라 잘 알아서 가끔 화딱지 존나 나~! 오늘도 우리가 별 추측 다 하니까 일부러 라이브 켜준거같지… 걱정말라고…ㅠ 나 괜찮다고 평소같은 모습 보여주려고ㅠ
덕분에 온갖 추측으로 들썩이던 커뮤니티는 빠르게 가라앉고 평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숨길 것도 없다는 듯 라이브를 통해 제 상태를 공유해 준 것과 더불어 내내 평온한 모습을 보여 준 두 명 덕분이었다.
목격담에서 나왔던 대로 사고는 촬영장에서 있었던 듯했으나, 이는 큰 사고는 아닌 듯했다.
그렇다기엔 원유하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고, 만약 누군가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었다면 차라리 숨기려 들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팬들의 의견이었다.
-근데 다들 안심한 마당에 이런 말 하면 좀 그렇긴 한데 나는 좀.. ㅇㅎ 말 믿기가 어려움 내가 아는 ㅇㅇㅎ는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진짜 남다른 애라서… 자기한테도 남한테도 항상 예민한 앤데 그런 애가 부주의로 다쳤다고?
-나만 윶하가 오늘 셂임이 데리고 라이브한 거 노린 거라고 보나? 솔직히 ONE뎌중에 제일 이런쪽으로 잘 덮어주고 장단맞춰주는 거 셂임이잖아 일부러 의도하고 데려와서 안심시켜준거같은데 오히려 숨길 게 있어서
-만약 정말 본인 부주의로 다친 거면 응급실에서 스탭이 ‘촬영장 사고’라고 안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본인이 그냥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니까 더 뭐라 말하기도 그렇다;
물론, 분위기가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라이브가 끝난 후 오히려 두 명의 의중을 궁예한 팬 몇몇이 여전한 의혹을 내비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원유하의 해명을 그대로 믿기로 하는 듯했다. 증거 없는 추측들로 피로감을 느낄 바에야 멤버의 말을 듣는 게 더 이득이었기 때문이었다.
-얘들아(0명) 그래서 다음 메큐원 뭐 같아?
-유하 오늘 스포일러ㅋㅋㅋㅋㅋㅋㅋ 매번 스포일러에 박하던 원유하가 기대하라고 할 정도면 최소 레전드 장면은 무조건 탄생한 콘텐츠라는 거 아님?ㅠㅠ
-다음 메큐원 뭔지는 몰라도 개가티 기대중 저는 원유하가 허투루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단 점에서 마음껏 기대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평소 너무 시기가 이른 스포일러는 자제해 오던 원유하가 풀어 준 다음 ‘메큐원’을 향한 궁금증의 효과도 컸고 말이다.
원유하가 말한 ‘모두가 기대해 온 콘텐츠’가 무엇인지는 오래 추측할 것도 없었다.
[“진짜 믿어도 되는 거죠? 우리 연초부터 막, 힘들어지고 그러는 거 아니죠?”] [“믿어도 돼, 나 무사고야.”] [“그래, 알겠어. 믿을 테니까 타라.”] [“…유하, 왜 그렇게 말하고 보조 손잡이 잡아?”]멤버들끼리의 MT는 그간 유어원이 오랫동안 자체 콘텐츠로 나와 주길 기대했던 소재였기 때문이었다.
매번 골 때리는 기획으로 멤버들을 골려 먹는 데 진심임을 보여 주던 ‘메큐원’의 기존 콘셉트도 좋지만, 역시 팬들은 멤버들의 관계성을 십분 보여 줄 수 있는 이른바 ‘리얼리티’ 콘셉트를 원해 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팬들의 니즈를 적중한 콘텐츠가 나온 것인 만큼 유어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차오른 기대감은 다행히 배신당하지 않았다.
-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곡을 자신이 만들지만 케이팝퀴즈 최약체인 천재작곡가가 있다?
-세림이 왜 이렇게 유하한테 술먹이고 싶어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하 진짜 껄끄럽다는 것처럼 경계하면서 또 꼬박꼬박 퀴즈는 해주는거ㅋㅋㅋㅋㅋㅋ 형의 책임감이라는 게 뭔지
-아 중간에 형 라인이 동생 라인에 전화걸었다가 현진이 기겁하고 전화 끊는 거 왜 이렇게 웃겨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I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높은 E 성향 막내라인의 K-POP CAR
└유하 실시간으로 기빨리는거 너무 웃겨요 하필 동생라인 중 유일한 I라ㅋㅋㅋㅋ 이제 다음번에는 형라인 동생라인으로 나눌 게 아니고 I라인 E라인으로 나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아 휴가를 가라고 보내놨더니 왜 방송을 하고 있어 제작진은 너희에게 배틀을 하라고 시키지 않았는데
차를 나누어 타고 출발한 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지는 여정길에서부터 꽁트에 견줄 만한 멤버들의 티키타카가 이어진 것이다.
K-POP을 주제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끝나지 않는 배틀을 벌인 동생 라인의 차, 비교적 정돈된 분위기에서 촬영 취지에 맞게끔 중간중간 내려 주변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힐링 여행을 즐긴 형 라인.
완전히 다른 두 분위기로 이어진 여정은 이내 숙소에 도착해 천세림의 주도하에 끝나지 않는 자발적인 게임 러쉬를 겪게 되고.
[유하는?] [형 자요. 안 깨우려고요. 그럼 우리도 이제 저녁이나 준비해 볼까요?]그렇게 이어지던 게임들은 이내 원유하가 제풀에 지쳐 천세림을 피해 도망간 후에야 끝나게 되는 듯했다.
끝도 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에 이미 숨을 허덕거릴 정도로 자주 웃었던 유어원들은 그에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그다음 순간 다른 의미로 다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유하 형이 술을 마신다……!] […감동한 것처럼 말하냐, 왜.] [감동이죠~! 난 형이랑 같이 술 마시고 싶었단 말이에요, 진짜로.]원디어 멤버들이 함께한 저녁 바비큐 시간. 유어원들이 ‘정말로’ 기대해 오던 콘텐츠가 공개됐기 때문이었다.
바로 원유하의 술주정 공개라는 콘텐츠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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