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49)
349화
「[연예] 최근에 어떤 아이돌 자컨찍다가 사고당했대」
「나 아는 사람의 지인이 아이돌 자컨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데 이번에 심령스폿에서 무슨 콘텐츠 찍었다가 진짜 개큰일날뻔했다고 했음
무슨 귀신체험 이런 거 찍었는데 거기서 ㄹㅇ귀신이라도 홀린 것 같은 일 일어났었대 아이돌이 귀신체험하러 건물 안에 들어갔는데 한순간에 장비 다 멈추고 카메라 먹통됐다고;
잠근 사람 아무도 없는데 문도 잠기고 안에 들어간 아이돌이랑도 연락 끊겨서 결국 같은 팀 멤버가 문 부수고 들어갔는데 그 아이돌 어디 갇혀있는채로 발견됐다했음..;;」
익명 커뮤니티에 게시글 하나가 올라온 것은 1월이 막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날의 일이었다.
사람을 특정하지 않은 채 두루뭉술하게 쓰인 게시글. 그 안에 적힌 내용이 영 믿기 어려울 만큼 자극적인 데다 어떤 증거도 제시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일까,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익명: 뭔 귀신ㅋㅋ
익명: ㅋㅋㅋㅋㅋ소설잘쓴다~ 아는 사람의 지인=x도모르는 사람이란거잖어ㅋㅋㅋㅋㅋㅋ
익명: 카더라 얘기할거면 스탶인증이라도 하든가 어떤 아이돌인지 식별가능하게라도 말해줘야 믿어보는 척이라도 하지ㅋㅋㅋ 자컨찍는 아이돌이 한두명임?
└익명=작성자: ;보안 때문에 그쪽도 특정못해준거지 거짓말치는거 아니야 그런 거짓말을 내가 왜쳐
└익명: 그럼 증거없는 카더라를 우린 어떻게믿으라고ㅋㅋㅋ? 특정 못하고 대상 ㅈㄴ모호하게 잡아서 분란일으키는애들 한두명 있었는줄 아나」
관계자에게서 들었다는 ‘카더라’는 커뮤니티마다 넘쳐 난다. 개중 몇 개는 진실이라고 밝혀져 이후 성지 글이 되기도 한다지만, 그보다 배로 많은 게 분란을 만들어 낼 뿐인 뇌피셜이다.
증거를 대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 가서는 언제고 발을 뺄 수 있는, 누가 말하든 상관없고 그래서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게시글들. 그런 만큼 해당 글 또한 가볍게 묻혀지는 듯했다.
「익명: 이거 설마 ㅇㅇㅎ인가? 최근 ㅇㅇㅎ사진 보면 손에 붕대감고있고 촬영장에서 사고로 다쳤다던데」
시상식 무대에서 원유하의 붕대가 목격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익명: 시기상으로 ㅇㄷㅇ ㅇㅇㅎ맞는거같은데?? 걔말고 다친 아이돌이 없잖아
└익명: ㅇㅇㅎ는 촬영장에서 다친건 맞는데 본인 부주의로 세트에 손바닥 긁힌거라고 자기가 라이브에서 직접 해명함
└익명: 팬 아닌 나도 그 변명 ㅈㄴ허술한 거 보이는데 팬들은 눈막귀막하네ㅋㅋㅋㅋㅋㅋ
└익명: 귀신에 홀려서 다쳤다는 말보다는 본인 부주의로 다쳤단 말이 더 신빙성 강하지 않겠니?
└익명: 귀신에 홀린게 아니고 그냥 세트장에 외부인이라도 침입해있던 거 아님? ㅇㄷㅇ도 그렇고 ㅇㅇㅎ도 그렇고 사생 많잖아ㅋㅋㅋㅋ 걔네 중 하나가 들어가있던 거면 말 되지」
때문에 ‘카더라’ 글 아래로는 온갖 추측이 따라붙었다. 그 추측은 이후 ‘메큐원’의 다음 동영상이 담력 체험 동영상이라는 것이 알려진 후 더욱 심화되었고 말이다.
자체 콘텐츠를 찍는 아이돌, 심령스폿에서의 촬영, 예기치 않은 사고. 그 모든 단서가 들어맞는 건 원유하밖에 없었으니까.
-퍼니앤위트가 짬밥이 얼만데 외부인 들어오고 나가는 걸 확인을 못했겠느냐고; 이상한 카더라글에 ㅇㅎ이름 들먹이지좀 맙시다 지난번 라이브도 우리 때문에 틀어준 걸텐데 이런 데 이름 오르락내리락하게 해야겠음?
-아니 특정이 왜 ㅇㅎ쪽으로 되고 있지 지금? 걱정 많은 건 알겠는데 지금 완전 헛다리짚고 있는거야;; 애들 사생 때문에 사건사고 많았던 건 아는데 얘네 소속사가 어딘지 생각을 좀 해보셈;
하지만 유어원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혹하는 시선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기에는 평소 원디어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많았던 것이다.
지난 매니저 사건 이후 아티스트의 안전에 유독 예민한 모습을 보여왔던 로드 엔터다. 만약 외부인이 침입해 원유하가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의 사고를 겪었다면 이렇게 잠잠할 리 없었다. 사고가 일어난 콘텐츠를 그대로 공개할 리도 없고 말이다.
-만약 저런 일 진짜 있었으면 로드가 발벗고 나서서 촬영분 폐기하고 사생 잡아들이려고 경찰에 신고하고 일 진척 상황은 이렇고 다시 한번 경고한다 조심해라 이런 식으로 글 올렸을걸? 근데 지금까지 잠잠하잖아 그런 일 없었단 뜻이지
-ㅋㅋㅋㅋ레알로 귀신 소행이라 못 잡아들여서 공지 못 때리는 거면 모를까ㅋㅋ 난 이런 쪽으로는 로드 믿긴 해 하대표가 인터뷰한거 봤잖음 아티스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ㅋㅋ 경호원 확충된것도 그렇고 애들 보안 빡세진것도 그렇고 그사람 입바른말은 안해~
즉 이는 허를 찌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로드가 쌓아 온, 안전에 대해 결벽적일 정도의 행보.
그러니만큼 로드가 잠잠한 이유는 아티스트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었기 때문이거나 혹은 ‘잡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그럴 것이라는 귀결.
그러나 정말 ‘귀신’ 따위가 아티스트에게 해를 끼쳤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사고가 났을 당시의 촬영분을 그대로 편집해 내보낼 리 없단 생각이 만들어 낸 믿음.
사람의 입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만큼, 사고가 났다는 사실은 어떻게든 새어 나갈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완전히 숨길 수 없는 부상까지 입었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솔직하되 몇 가지는 진실 속에 잘 감춰 두는 것.
그리고.
[근데 3층에 있는 사람 얼굴 진짜 리얼하지 않았어? 그런 영상은 대체 어떻게 찍어 놓은 거예요? 그 사람도 우리 스태프 중 한 명인가?] [……? 3층에는 사람 얼굴 같은 건 따로 배치해 놓지 않았는데요?] […네?]시선을 돌리는 것.
다행히 그건 쉬웠다.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보일 만한 일이 촬영 중 없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담력 체험과 함께 추격전을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 원디어의 폐교 체험(Feat. 소원 빌기) 편은 많은 유어원들의 관심을 받았다. 각 팀이 서로 다른 포인트로 보는 사람들을 웃겨 준 데다 이번에도 골 때리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어원들은 마지막 즈음에는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멤버들 중 세 명이 정말로 귀신을 목격했다고 증언해 버렸기에.
-와 액션캠이랑 학교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으로 찍힌 애들이 말한 곳 영상 봤는데 진짜로 거기 아무것도 없어; 근데 지혁이랑 단우랑 유하 거기 ㅈㄴ빤히 쳐다보다 고개 갸웃하거나 재밌단 것처럼 웃으면서 고개 돌림;;
-아니 그러니까 아이돌을 진짜 심령스폿에 데려가지 말라고요!!!!!!!ㅠㅠㅠㅠㅠ 개무서운 일 일어났잖아 지금ㅠㅠㅠㅠㅠㅠ!!!!!!
-와…. 실제 귀신 목격한 게 귀신 무서워하는 네 명이 아니라 안무서워하는 지혁 단우 유하인 게 더 의미심장해… 일부러 나타난거같잖아…
└아무래도 자존심 상했겠죠 이런 잘생긴애들한테 내 존재를 각인시켜줘야 하는데
└저기요;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님 말 한마디로 지금 애들앞에 나타난 귀신님이 유어원처럼 느껴지잖아요
└이 기회에 입덕시켜
스산한 BGM과 함께 실제로 귀신이 나왔다는 엔딩으로 끝이 난 원디어의 폐교 체험.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끝이 난 영상은 유어원들을 흥분하게 했고, 때문에 모두가 눈치채지 못했다.
매번 제대로 각을 잡고 엔딩을 찍었던 것과 달리 이번 담력 체험에서는 멤버 모두가 모여 찍은 엔딩 장면이 따로 없었다는 것.
이와 함께.
-제작진 근데 레알변태같음;; 유하랑 이든이 팀 폐교 들어갔을 때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영상 ㅈㄴ돌려봤거든? 근데 뭔가 살짝 어긋나는 거 같은 발소리 들리더라; 유하 따라다니는 것처럼 소름끼치게 겹치는 발소리; 그때부터 추격자가 따라다닌 건지 뭔지
미처 제거하지 못한 ‘누군가’의 발소리가 영상에 남겨져 있었다는 것도.
* * *
‘됐다.’
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을 아예 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다행히 이번 사건은 이대로 마무리가 될 것 같았다.
“반응은 어때? 괜찮은 것 같아?”
“폭발적이네요. 잘 나왔죠, 이번 편집본.”
“솔직히 저흰 보기 힘들었지만요.”
스트레칭을 하다 말고 혀를 찬 천세림이 중얼거렸다.
“실제 귀신도 본 데다 나쁜 일까지 겪었으니까. 가편 때는 어쩔 수 없이 봤다지만 다신 안 볼 거 같아요, 그 편은.”
“…….”
사고가 일어났을 당시의 영상을 그대로 푼다는 것에 대해 천세림은 답지 않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역대급 장면이 다수 나온 만큼 평소라면 누구보다 앞장서 공개를 기다렸겠지만, 천세림은 이번에는 아예 영상을 삭제하자고까지 말했던 것이다.
-조회 수, 좋죠. 완전히 일 덮을 수도 없는 만큼 오히려 꿀릴 거 하나 없다는 듯 행동해서 사건 감추자는 계획도 그럴싸하고요. 근데 여기저기로 퍼져 나갈 게 뻔하잖아요, 이거.
-애초에 그러라고 찍는 콘텐츠잖아.
-그러니까요. 형은 사고를 당한 곳에서 찍은 영상을 앞으로 수십 번, 수백 번 의도치 않게 마주쳐야 한단 거잖아요.
-…….
-그니까 그냥 이번 영상은 폐기하는 걸로 해요. 뭐가 됐든 형보단 안 중요하니까.
주목받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그로 인해 내게 앞으로 타격이 가해진다면 그건 오히려 악수가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득은 얻었잖아. 그럼 됐지.”
“하… 이 와중에 조회 수까지 안 나왔으면 더 화딱지 났겠죠.”
“그래서 네가 더 쥐 잡듯 가편 더 재밌게 못 하냐고 메큐원 제작진들 잡았잖아. 나중에 회식 한번 쏴라. 고생하셨으니까.”
“보기 싫은 영상 내보내는데 그럼 재미라도 있어야죠. 형도 그러라고 콘텐츠 공개하라고 한 거면서.”
하지만, 나는 그대로 콘텐츠를 공개하길 바랐다.
-정말 괜찮겠어, 유하야? 콘텐츠 같은 건 언제든 다시 찍을 수 있지만, 만약 나중에라도 네가 저 영상이 보기 힘들어진다면…….
-괜찮아요. 영상을 다시 보는 건 제게 별다른 타격이 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애초에 정신을 잃은 건 저 장소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 아니기도 했고.
멤버들에게도 말한 것처럼, 영상 자체는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사건이 충격이 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그 일은 훗날까지 내게 상흔을 남길 정도의 자극은 주지 않을 듯했다.
[백이현: 내일 스케줄 끝나고 나면 대기실에서 만날까.] [원유하: 알았어]그 자극보다도 더 강한 충격이 이미 오래전 주어진 적 있었고, 내가 정신을 잃었던 건 그 때문이었으니까.
나는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한 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내일은 두어 달간 줄곧 이어져 오던 시상식 시즌의 마지막 무대가 예정돼 있었다.
-유어차트에서 만날까? 이번에 내가 너희에게 수상해 줄 것 같거든. 그때 한번 얘기하자.
지독하게 오래 이어져 온 의문을 풀 날이기도 했고 말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