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56)
356화
보상에 대한 확인은 멤버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에나 할 수 있었다.
“…후.”
같은 방을 쓰는 도지혁과 천세림의 숨소리가 고르게 변하는 것을 확인한 후 밖으로 나와 소파에 앉아 연 시스템 창. 눈앞으로 쏟아지는 여러 개의 알림 창에 나는 작게 심호흡을 한 후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업적 달성 완료!』
당신은 데뷔 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내 3연속 밀리언셀러에 성공했습니다.
보상 : 운 +30point
『업적 달성 완료!』
당신은 최소 7개국, 15개 이상의 도시에서 성공적인 월드 투어 공연을 이뤄 냄으로써 팬덤에 기쁨을 안겼습니다.
보상 : 운 +30point, 스텟 확정 상승권(1회)
『업적 달성 완료!』
당신은 국내 굴지의 시상식 최소 3개 분야에서 3관왕 이상을 차지하며 그해 가장 뜻깊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보상 : 운 +30point, 지정 문답: 오로지 진실만을(1회)
줄줄이 뜨는 알림 창은 내가 지난해 시스템이 원하던 성과를 문제없이 쌓아 냈다는 것, 때문에 또 일 년을 벌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다.
그에 이번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였다.
『연차별 활동 업적 달성에 성공하여 ‘메인 시나리오’의 ‘성공 조건’이 해금됩니다.』
“……!”
문득 떠오른 알림 창에 나는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숨을 뱉어 낼 수밖에 없었다.
『메인 시나리오: 새로운 도약』
[디자인 유어 아이돌>에서 1위를 달성하고 ‘원디어’로서의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 당신.당신이 있었던 미래에서 [디자인 유어 아이돌>로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의 미래는 밝지 않았습니다.
동일한 루트를 밟아 나간다면 당신의 미래는 절망뿐.
‘아이딘’으로서의 미래를 회피하고 ‘원디어’만의 성공을 달성하세요.
성공 조건:
계약 만료까지 원디어의 기존 멤버 모두 유지
연차별 활동 업적 달성
‘관리자’와의 대담(조건 해금)
????(조건 잠금)
“…하.”
기가 찰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풀린 ‘시나리오’의 성공 조건 중 하나가 다름 아닌 ‘관리자’와의 대담이었으니까.
‘처음부터 자신을 찾아오길 바랐다는 건가?’
‘시나리오’는 버그가 난입해 내가 죽기 직전 관리자가 나타나며 주어졌던 것이다. 즉 이미 초반부에 주어진 행동 지침이었다는 거다.
‘메인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기 위해, 정확히는 시스템이 짜 놓은 내 운명을 어그러뜨린 ‘버그’를 피하기 위해 관리자가 필수라고 생각했을 조건들.
그중 하나에 관리자와의 대담이 들어 있다는 건 결국 한 가지 사실을 내게 말해 주는 듯했다.
‘관리자는 버그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내가 자신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관리자는 스스로 정체를 밝힐 수 없을 터였다.
관리자가 내 주변에 있을 거라는 것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짐작해 왔던 사실이다. 하지만, 관리자가 어떤 이유에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아낸 바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해금된 성공 조건으로 인해 나는 관리자가 자발적으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관리자는 진즉 나를 찾아왔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봐 온 걸로 따졌을 때, 관리자는 극도로 효율을 추구하는 존재다.’
모든 순간, 모든 아이템과 퀘스트를 통해 나를 ‘운명’으로 이끄는 걸 보면 대충 알 법하지 않나. 그에 따른 페널티로도 나를 제가 원하는 쪽으로 이끌기도 했었고.
게다가 관리자 또한 내가 생존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그가 굳이 나를 찾아오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과의 대담이 성공 조건에 들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 오히려 해금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시나리오가 시작된 초반쯤 찾아와 제 정체를 밝혔겠지.
‘…실제로 그즈음 정말 찾아왔을지도 모르고.’
그러니만큼 그가 정체를 밝히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그건 결국 하나뿐일 터였다.
‘관리자도 제약을 받는 존재인 거다. 높은 확률로 시스템에 의해.’
때문에 그는 내가 시스템의 지배하에 최대한 자연스러운 경로를 거쳐 자신에게 찾아오길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육감 스텟 성장!』
육감: C → B+ (스텟 3 상승!)
그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 주면서 말이다.
보상으로 지급된 스텟 확정 상승권을 돌린 후, 나는 육감의 스텟이 오른 걸 보며 생각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관리자는 최대한 빠르게 내가 자신을 찾아와 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띵동!
『과거의 재현!』
당신의 ‘운’이 재현됩니다.
이번에는 ‘불운’을 ‘행운’으로 만들어 보세요.
아마도 그는 내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는 듯했으니까.
혹은, 자신을 통해 무언가를 ‘알아내길’ 바라고 있거나.
* * *
‘신인의 맛 달달하네…….’
새삼스러운 생각을 하며 개인 팬은 지하철에 올랐다. 머릿속에서는 방금 전 팬미팅장에서 보았던 원디어의 모습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듯했다.
-고마워요! 잘 다녀올게요. 우리 진짜 좀 있음 또 볼 수 있을 거니까 너무 외로워하지 마시고, 어디 가지도 마시고……!
-조만간이 얼마나 조만간이냐고요? 하, 이거… 진짜 말해도 되나……. 리더,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 언제 볼 수 있을까요?
-글쎄. 그건 회사분들이랑 멤버들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데…….
-유하야. 그런데 우리 멤버 중에는 유어원도 있잖아.
-헉, 그럼 우리 지금 멤버한테 일정 공지 안 한 거야?
-이러다가 멤버 불화설 뜨면 너무 곤란해질 것 같은데.
-응, 유어원이 서운해하실 것 같아. 유하야, 말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건 확실히 곤란하죠. 단톡방에 일일이 초대해 드릴 수가 없어서 미처 말을 못 했네요. 좀 늦었지만 알려 드려야죠. 한 번만 말할 테니까 잊으면 안 돼요. 우리…….
-…….
-5월에 보는 거.
-와아아악!!!!
멤버들과 능청스러운 꽁트를 이어 가다 대차게 스포를 터뜨려 낸 원유하의 모습이 기특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소처럼 일하네. 슬슬 텀 둬 가면서 일할 때도 됐다 싶은데.’
이제 갓 3년차가 된 원디어. 아직 신인 축에 들어간다지만, 원디어는 내내 ‘소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작년 12월에는 활동기, 연말에 2월 중순까지 시상식, 중간에 팬미팅 공지 떴으니까 1월이랑 2월 내내 시상식이랑 팬미팅 연습했겠고 그 직후에 바로 일본 컴백 공지 떴으니까 그 전부터 그 연습에 촬영까지 같이 했겠네. 지금이 3월 중순이고 일본 컴백은 4월 초니까 바로 넘어가서 일본 신곡으로 활동한 다음 일본 팬미팅, 5월엔 한국 컴백…….’
빡세다. 정말이지 빡세기 그지없다.
신인에게는 쉴 시간조차 없다지만, 개중에서도 원디어는 스스로 활동에 전 멤버들이 뼈를 갈아 넣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들이 모든 곡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아마 개인 시간은 더더욱 없는 수준일 것이고.
‘물론 난 좋긴 한데.’
8년차에 접어든 오키드는 재작년부터 멤버들이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었다. 맏형은 재계약 후 거의 바로 군대에 갔고 나머지 멤버들은 솔로 활동이니 연기 활동을 하는 데 바빠 완전체 컴백이 한없이 늦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현이도… 요즘엔 따로 목격담 같은 거 뜨지도 않고.’
그중에서도 개인 팬은 최근 원디어만 보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드라마 촬영을 모두 끝낸 그녀의 최애, 백이현이 두문불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도 밖을 잘 나돌아다니는 애는 아니었지만.’
그러나 최근처럼 목격담이 아예 드문 적은 거의 없었기에, 오키드의 팬덤 아스터는 모두 백이현을 걱정하고 있었다.
오키드 멤버 중에서도 제일 팬들과의 소통이 즉각적이고 잦았던 그가 아무런 말 없이 U라이브에도, 아워스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이제 약 한 달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팬미팅에 와 주지 않을까, 했는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개인 팬은 이번 팬미팅에 혹시라도 백이현이 와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던 차였지만, 3일간 이어진 팬미팅에 백이현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조금쯤 실망을 하게 된 터였다. 다행히 백이현을 볼 일은 그리 멀지 않아 보였지만 말이다.
「[단독] 오키드 백이현, 연기자 이어 솔로 데뷔 확정…KRM 이적 후 첫 ‘출격’」
얼마 전, 지금은 군대에 간 맏형을 제외하고 오키드 멤버 중 마지막으로 솔로 컴백을 하게 되었다는 단독 기사가 떴으니까.
-이현이 요즘 안 나오는 거 솔로 컴백 때문이었던 거 같다 책임감 남다른 애니까 그거 연습하느라 그랬던 거 아닐까.. 그거 아니고서야 굳이 애가 안 나올 이유가 없다 보는데
-내가 지금 이현이 본 게 지난 차트 시상식이 마지막인 게 이게 말이 되냐고 평소엔 팝업 이니 지인과의 밥약이니 이런 데에서 자주 목격담 떠돌아다녔는데 이현이 이거 뭔 일이냐고ㅠㅠ 진짜 걱정돼 이현아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아 이현이는 왜 카르마 들어가서ㅠㅠㅠ 카르마는 아티스트 아픈 거 1도 신경 안 쓰는 걸로 유명해서 진짜 걱정된단 말야 애가 아픈데 소속사에서 막고 있는 거면 어떡해?
-단독 기사 떠서 걱정과 안심이 좀.. 동시에 되긴 했어… 큰 부상이나 이런 건 아닐 것 같아서 카르마가 아티스트 건강 X도 신경 안 쓰는 거 유명하긴 한데 만약 이현이가 진짜 아픈 거였으면 이렇게 애기 솔로데뷔 날짜 타이트하게 잡진 않았을 듯
‘가까워서 좋지. 나에게는 좀 애매해지긴 했지만…….’
단독 기사에 따르면 백이현이 솔로로 컴백하는 시기는 여름이 오기 전. 즉, 5월에서 6월쯤이 될 듯했다. 그리고 원유하의 스포에 따르면 원디어 또한 그즈음 컴백하는 듯하니, 잘하면 원유하와 백이현이 동발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화력 분산될 것 같아서 싫다.’
때문에 개인 팬은 마침내 들려온 백이현의 소식에 안심하는 한편 제발 원디어와 백이현이 동발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아스터이자 유어원인 개인 팬이 어느 한쪽을 놓을 수가 없는 만큼, 결국 보낼 수 있는 응원도 분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개인 팬이 조금 더 자세히 백이현의 활동 계획이 나와 주길 바랄 때였다.
-??? 유어원들아 이거 봤어?????? (링크)
“……?”
개인 팬은 백이현의 자세한 활동 계획을 알기 전, 또 다른 최애의 활동 계획을 추가로 확인하곤 저도 모르게 머리를 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씨발, 신인의 맛 달달은 개뿔…….”
「[단독] 원디어 원유하·강현진, ‘디자인 유어 아이돌3’ 코치로 출연」
정말 새삼스럽게도 또 한 번 제작사의 횡포가 시작된 듯했기 때문이었다.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명실상부 1군 반열에 올라선 아이돌 그룹이라지만 신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불려 갈 수밖에 없는 원디어의 현실을 또 한 번 에이넷이 이용해 먹으려는 듯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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