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73)
373화
[“형. 정말 아무런 의도 없었던 거 맞죠?”] [“무슨 소리야?”] [“형이 원래 댄스 포지션 아닌 건 아는데 춤이 너무 빨리 나오긴 했잖아요. 그것만 봐도 형이 춤에 얼마나 익숙한지가 보이는데 저랑 하오란이 정말 어떤 동작에 약한지 몰랐을 것 같진 않아서. 코치님들 이야기대로 확실히 이전 건 형만 돋보이는 안무였기도 하고.”]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건 평가를 마치고 연습실로 들어선 A팀이 김민기에게 그렇게 묻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동그랗게 둘러앉은 팀원들 사이 총대를 멘 이희민이 그렇게 입을 열어 말함과 동시에 김민기의 미간이 찌푸려지고, 화면은 다시금 1차 평가 당시의 원유하와 강현진을 조명한다.
[“배분은 잘된 것 같습니다. 김민기 연습생님께도 잘 맞는 안무라는 생각이 들고요. 하지만 그래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 팀에서 김민기 연습생님밖에 안 보이거든요.”] [“그 동작으로는 연습하지 말란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작은 두 분한테 안 맞아서 어렵게 느껴지는 거니까.”]PD가 의도적으로 숨겼던 두 일일 코치들의 평가를 자세히 내보낸 것이다.
가장 먼저 손을 들고 김민기를 지적한 건 원유하였다. 연결성이 좋은 안무 뒤에 가려져 있던 파트의 불공정함을 먼저 짚어 낸 원유하는 이내 다른 팀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이 안무로 만족하는지를 물은 것이다.
그 뒤를 이어 강현진이 안무가 악의적으로 짜였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후, 카메라는 미묘하게 달라진 팀원들의 표정을 느리게 담아 냈다.
[“미안. 하지만 정말 다른 뜻은 없었어. 익숙하지 않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한테만 편한 안무를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아니에요, 형. 형이 안무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아는데. 실수할 수도 있죠. 아직 우리 시간 많이 남았기도 하니까 고쳐 나가면 되는 거고.”]하지만 1차 평가가 끝난 직후 그것을 티 내는 팀원들은 없었다. 오히려 자책하는 듯한 말을 하는 김민기를 두둔해 주기까지 하며 나름대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려 한 것이다.
[“솔직히 저희는 좀, 민기 형한테 묻어 가는 분위기긴 하거든요. 민기 형이 주도해서 안무를 짜 줬고 모두 거기에 고마워하긴 했었으니까. 이제 와서 형을 탓해 봤자…. 뭐, 형은 센터이기도 하고요.”] [“코치님들 말 듣고 저희가 좀 안일했구나 생각하긴 했는데,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이제부터라도 함께 열심히 해서 보충하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팀원들은 1차 평가 직후의 인터뷰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센터이자 리더인 김민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했다.
김민기가 안무 창작 때 들인 공을 언급하고 실수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등, 모두가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와 분란을 만들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A팀은 그로부터 이틀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여주게 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B팀한테 지겠네. 그래도 너희는 아무런 할 말이 없을 테고. 저 애들이 뼈를 갈아 가면서 노력한 결과물을 가져온 것에 비해 너희는 하나도 달라진 게 없잖아.”] [“…!”]2차 평가 때는 1차 때와는 완전히 다른 혹평을 듣게 되었으니까.
무시했던 B팀의 변화. 그에 따른 멘토들의 태세전환은 A팀 연습생들에게는 위기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전 센터랑 안무 바꾸는 데 동의해요. 이렇게 하다간 B팀한테 질 것 같아요.”] [“굳이 바꿀 필요까지가 뭐 있어, 그냥 앞으로 열심히 하면…….”] [“저희 1차 평가 끝나고 이미 열심히 해 봤잖아요. 코치님들이랑 멘토님들 하시는 말 다 맞는데 솔직히 억울했던 게 있어요. 저희가 노력 안 했다 하시는데, 실은 저희 진짜 많이 노력했던 거요. 형도 알잖아요. 우리가 얼마나 의견 많이 냈는지.”] [“얘들아, 그건…….”] [“…형이 다 묵살시켜서 지금 안무에 반영된 건 거의 없지만.”] [“유하 선배님께도 몇 번이나 여쭤볼 기회 있었는데 형이 막았고. 진짜 좋은 기회였는데… 우리도 B팀처럼 도움받을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해 보면 이상해요. 그러라고 코치님들이 오신 건데 저희가 뭔데 폐 끼칠 수 없다면서 말을 안 걸어요.”]그간 쌓아 두었던 모든 불만이 다 터져 나올 만큼 말이다.
연습생들의 말이 이어지며 화면은 지금까지 김민기가 어떤 식으로 연습생들의 말을 막고 이끌어왔는지를 담는다.
부드러운 회유, 유연한 협박, 친밀함과 서열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심리적인 압박까지.
차마 두둔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독재. 그에 시청자들이 하나둘 말을 잃어 가는 동안, 화면 내의 A팀 연습생들은 말을 이었다.
[“이미 형 주도로 해 봤는데 안 된 거라면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도 해 봐야죠. 희민이랑 하오란이 짠 안무는 좋게 평가받기도 했고, 확실히 저희도 의견 내서 디벨롭시킬 수 있는 부분 많이 보이고.”] [“난 그냥 가뜩이나 너희 피곤하기도 하고 내가 하겠다고 한 만큼 책임을 지고 싶어서 최선을 다한 것뿐이야. 서운하게 왜 그렇게 말하냐….”] [“형한테 책임 미룬 거 맞죠. 그런데 저희도 나름대로 공적을 내고 싶어요. 서운한 건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형 위주로만 짜라고 형 리더에 센터 자리까지 준 거 아닌데, 얼결에 한 명 주도로 돌아가는 팀 된 거잖아요. 솔직히 말할까요? 저희 백업 댄서 취급받는 거 같았어요.”]줄곧 묵혀 왔던 말을 꺼내는 것인 만큼, A팀 연습생들은 멈추려 들지 않았다. 싸늘한 얼굴로 안무를 바꿀 필요성과 함께 센터 포지션을 변경할 이유를 피력한 것이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팀원이 변경을 원하는 만큼, 김민기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미안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정말…… 미숙해서 그랬던 거야. 그것만 믿어 줘. 악의 같은 건 하나도 없었어.”]결국 센터 자리를 내놓고 제가 짠 안무를 모두 엎는 것까지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
김민기가 무너지자 험악한 분위기는 빠르게 정리되었다. 또 한 번 다분히 ‘서바이벌’스러운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그래요~! 우리 이제 진짜 잘해봐요. 형도 잘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 누가 몰라요. 우리 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요. 다 간절해서.”] [“형한테 책임 다 맡겼던 우리 잘못도 있으니까요. 이젠 형한테만 맡기지 않을게요. 생각해 보면 팀인데 너무 팀답지 않게 했잖아, 우리도. 이젠 우리가 할게요, 형. 그간 고마웠어요.”] [“…그래. 고맙다, 그렇게 말해 줘서. 나도 앞으로는 잘할게.”]리더가 의견을 굽힘에 따라 화를 누그러뜨린 연습생들. 이와 함께 급조된 훈훈한 분위기 속, 김민기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다짐하며 빠르게 연습에 몰두하는 팀원들의 모습이 짧게 이어지면서.
-쟤들 방송이라 저기까지만 했지 실제였으면 한 대 패고도 남았을 것 같다
-괜찮아요 ^^ 하는데 눈가 개떨리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ㅈㄴ하나도 안 괜찮아 보이는데 카메라 의식하느라 수고많다 A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헛웃음을 지은 것도 당연했다. 누가 봐도 앙금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이 카메라를 의식해 억지로 용서했음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연습생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분석하며 안쓰러워하거나 욕하는 의견들이 이어지는 동안, 화면은 A팀의 퍼포먼스로 연결되었다.
방송된 팀들 중 가장 다사다난했다고도 볼 수 있는 ‘UTOPIA’ A팀의 무대는 다행히 꽤 완성도 있는 짜임새로 펼쳐졌다. 짧은 연습 기간에도 불구하고 연습생들이 최선을 다해 꽤 수준급의 무대를 보여 줬음은 모두가 인정했다.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A팀의 경연은 반은 납득이 가고 반은 모두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결과물로 마무리되었으니까.
[“…! 이, 이겼다!”] [“모두 수고했어요……!”]가까스로 B팀에게는 이겼지만.
[“축하해요, 형.”] [“…고맙다.”]막상 조 투표 1위는 무대 위에서 실수 연발이었던 김민기에게 내어주게 되는 결말 말이다.
-A팀 개고생한 값 본 건 축하하는데 투표 순위가 진짜 이게 최선이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현장 간 사람들 진짜 제정신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민기 퍼포먼스 개못했는데 저걸 1등주네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테마송 센터가 진짜 대단하긴 하구나 영혼까지 갈아서 열심히 하는 애들 사이에서 혼자 죽상으로 흐느적대다 1위로 베네핏 타갈 만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장간사람들은 몰랐겠지 김민기 저새끼가 빌런짓존나했다는걸…..
-아니 X발 나도 저새끼가 저런 개새끼인줄 몰랐다고ㅠ 나 진짜 모르고 투표했으니까 나 그만 공격해ㅠ 지금 현장투표한 손 잘라버리고 싶으니까ㅠ
-아 김민기 잡은 사람들 지금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거 개웃긴다ㅠ 방송 끝나기도 전에 위스퍼 계정들 줄줄이 폭파되는 중ㅋㅋㅋㅋㅋㅋ
그에 따른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A팀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잦은 실수에도 조 1위를 따 가져간 김민기를 욕하고, 그에 따른 지지를 철회하는 사람들이 대거 속출했으니까.
물론 A팀의 승리에 김민기의 덕이 아예 없는 건 아닐 터였다. A팀과 B팀 모두 최선을 다한 만큼 퍼포먼스 퀄리티는 어느 쪽이 우세하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비등하게 나왔고, 그런 만큼 이른바 ‘팬층’이 두터운 쪽이 이기는 싸움이 되었으니까.
테마 송의 센터로서 가장 많은 팬층이 붙은 김민기가 가져온 다수의 투표는 분명 A팀의 승리에 도움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PD가 공개한 김민기의 빌런 서사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것보단 무대를 망치고도 1등을 가져간 김민기를 향한 분노가 더욱 거셌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쉽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만족합니다. 어쨌든 B팀에 이기기도 했고 팀원들끼리 열심히 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걸로 일단은 기분이 좋아서요.”] [“진짜 좋은 경험했어요. 같이 안무 짜는 것도 재미있었고. 저 만족해요.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상관없고요.”]하지만 A팀의 다른 팀원, 승리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센터 이희민과 하오란의 반응은 꽤 산뜻했다. 어쨌든 승리를 거뒀으니 됐다는 것이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A팀의 모습 아래로 감동적인 BGM이 깔리며, 서로 고맙다고 외치는 다른 연습생들의 인터뷰와 함께 이희민과 하오란은 또 한 사람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리고 원디어 선배들한테 도움도 많이 받았으니까. 그게 제일 좋아요. 진짜 고마워요. 유하 선배님.”] [“음, 솔직히… 유하 선배님 아니었으면 센터 자리 못 얻었을 거예요.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못했을 거고. 다시 한번 진짜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선후배로 꼭 뵈었으면 좋겠어요.”]일일 코치로 참석한 원유하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함께 이어진 건 ‘UTOPIA’ A와 B팀 연습생들의 인터뷰였다.
[“감사합니다, 현진 선배님! 사랑합니다!”] [“두 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한 것 같아요. 아, 나도 이런 아이돌이 되어야겠다 하고….”] [“유하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브릿지 파트 소화 못했을 것 같아요. 응원하고 힘 북돋아 주신 거 진짜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방송의 말미. 한창 자극적으로 이어지던 [디자인 유어 아이돌> 1차 경연 1편의 끝은 서바이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감동으로 마무리되었다.
두 명에게 조언을 들었던 연습생들의 인터뷰가 이어지며, 그 뒤로 원유하와 강현진이 연습실을 돌며 조언을 해 주고 연습을 도와주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이어진 것이다.
동작을 알려주고, 연습을 도와주고, 힘들어하는 연습생들에게 물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 등 ‘일일 코치’로서 최선을 다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화면은 다시금 인터뷰로 돌아간다.
[“그렇게 열심히 한 이유요. …오히려 열심히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2년 전엔 저희가 이곳에 있었으니까.”] [“누구보다 잘 압니다. 지금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지. 얼마나 도움받고 싶을지요.”]이번에는 연습생이 아닌 원유하와 강현진의 것으로 말이다.
개인 스케줄까지 빼고 새벽까지 새 가며 연습생들을 도와준 이유에 대해 두 명은 그렇게 답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연습생으로서 데뷔까지 가는 길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제 일을 대신해 주길 바랐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으면 바랐죠. 그래서였던 것 같아요. 그냥 응원해 준 거죠. 그런 도움을 저도 원했었으니까.”]그때 그런 도움을 자신들도 받고 싶었으니까.
-아 씨발 감동 서사를 이렇게 푸네…… 피디 이 싸패새끼야..ㅠㅠㅠㅠㅠㅠㅠ
-미친.. 미친…. 미친…….. 얘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참선배들임…… 애들 디어돌 때 얼마나 개고생했는지 너무 잘 알아서 눈물 존나 난다…
-이런 말을 하고 이런 도움을 준 게 디어돌에서 슬럼프를 몸소 이겨냈던 원유하랑 강현진이라 더 진심 같음…. 일본 활동 준비 기간이라 개바빴을 텐데도 왜 스케줄 빼 가면서 왔을까 했는데 이런이유때문이었구나
-난 원디어 이래서 좋아 뭐가 됐든 항상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잖아 실은 연습생들이 어떻게 되든 자기들이랑은 상관없었을 텐데도ㅠ
그에 유어원들이 눈물짓는 동안, 팬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은 곧 ‘왜’ 원유하가 김민기에게 그토록 차갑게 선을 그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저희는 연습생님들께 도움을 드릴 뿐, 책임져 드릴 수 없어요. 어떤 조력도 해 드려선 안 되고요. 그러니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고, 조언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모두가 억울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모두가 얼마만큼 간절한지 알고 있기에 오히려 더 큰 냉정함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이 일일이나마 ‘코치’라는 이름을 달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원유하의 의무이기도 했으니까.
[“먼저 손을 뻗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회는 결국 간절한 분들에게 주어지는 거잖아요.”]때문에 ‘간절하지 않았던’ 김민기를 도울 수는 없었던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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