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9)
이른바 ‘원유하 아르바이트 목격설’이 올라온 건 [디어돌> 3회차 방송 이후로, 연습생들에게 적당히 팬덤이 생기고 있을 때였다.
[디어돌>은 방송 직후부터 화제성을 띠었고, 그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출연 연습생들의 과거 폭로나 지인들에 의한 글들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었다.그중에는 목격설 또한 빠지지 않았는데, 원유하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게시글은 그와 함께 올라온 것이었다.
물론 사람들은 초반부터 믿지 않았다.
-어그로 먹이주지말자
└ㄱㅆ 아니 진짜야 추가 사진 첨부함
(사진)
└엥 이거 진짜 같은데
└아니 저런 얼굴이 현실에 흔할 리 없잖음;;; 딱 봐도 ㅇㅇㅎ 맞는 거 같은데?
└??? 진짠데
└헐 진짜네
-뭐 촬영하고 있던 건 아니고?
└ㄱㅆ ㄴㄴ찐으로 일하는 것 같았음 고깃집 뒤로 화장실 있어서 가는데 주방에서 불판 닦더라 그러다 중간부터 홀에서 일하더라고 사장님한테 나중에 물어보니까 잠깐 단기알바했대 열심히 하는 친구라더라
그러나 이후 추가적인 사진이 등장하고, 이와 더불어 하나둘 목격자가 나오기 시작하며 게시글은 신뢰성을 얻었다.
물론 아르바이트 목격설 자체가 특이한 건 아니었다. 다만, 그 목격설이 한둘이 아닌 것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한 요인이 되었다.
-와 나 노인증 구씹인줄알고 욕한 글 있는데 그거 진짜일지도 모르겠네
└뭔데???
└ㄷㅆ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루팡에서 상하차 할 때 봤다고 모자 써도 잘생김은 안가려진다는 글이었는데.. 루팡에서 일할 때도 존잘로 유명했대 파란모자라고
└혹시 00지역 루팡?; 나 그 옆 동에서 일하면서 들어봤어 파란모자 다른 때는 모르겠는데 물건 담으러 다니면 말 안해도 어디있는지 파악 쌉가능
└왜??
└일단 인파를 끌고다니고요.. 그래서 이동하면 카트소리 개 많이남ㅋㅋㅋㅋ 무슨 민족대이동마냥 거기만 러시아워ㅋㅋㅋㅋㅋㅋ 주의방송 했던 적도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얼굴이면 인정이지
-내 친구도 단기알바 할 때 봤다던데
└아니 홍길동이야 뭐야 아르바이트를 대체 몇 개를 하는 거야;;
└ㄷㅆ 얘는 행사보조알바랬어 원래 주차장 안내였는데 얼굴 잘생겨서 바로 프론트 배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잘생기면 내세워야지 주차장에 세울 인재가 아니다
└이거 저번에 한 무슨 종친회 행사아냐?? ㅋ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가 알바청년 잘생겼다고 계속 말해서 기억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르신들이 잘생겼다고 할 정도면 진짜 실물 미쳤을 듯
이렇게 등장한 ‘원유하 아르바이트 목격설’은 대부분의 대중에 의해 재미로 소비되었다. 그러나 걱정과 우려의 시선 또한 빠지지는 않았다.
-원유하 목격 몇월이야?? 디어돌 방영 전이지?
└ㅇㅇ 한 4월?
└내가 본 다른 게시글도 4월이랬던 듯
└아니 그럼 1차경연 끝난 이후인데; 얘 그럼 디어돌 출연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한 거?
└뭐 때문인진 모르겠는데 집안 사정 같은 거 때문에 알바한 거 아냐? 집 많이 어렵나
-소속사 근데 애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건가?
└부모님이 관련 일 하시는 거 아닐까?
└그러기엔 애가 너무 신출귀몰한데; 닥치는 대로 알바한 거 같잖아 공통점 1도 없음
-아이돌은 몸이 재산인데… 저렇게 일하다가 다치면 어쩌려고ㅠㅠ
└그니까 소속사가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야? 너무 무책임해
└근데 또 아직 연습생 신분이니까 애매하긴 할듯;;; 다른 아이돌들 보면 알바해서 돈벌면서 생활비 벌고 연습생 생활 견뎠단 애들도 많잖아
└근데 애가 지금 서바이벌 출연하는데도 케어 안해준다고? 그건 문제 있는 거 아냐?
-최근에도 아르바이트하는 건 아니겠지?ㅠㅠㅠ 애가 몸 쓰는 힘든 알바 위주로 하는 것 같아서 너무 걱정돼 체력도 안 좋다는 애가
└목격설 보면 다 4월이더라 아마 경연 끝나고 한달정도 좀 빡세게 일한 느낌
└지금 안하고 있으면 다행이긴 한데….
그러나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목격담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갔다.
화제를 얻고 있는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자이자 대형 기획사 출신 연습생의 목격담은 어찌 되었든 흥미로운 화젯거리였던 것이다.
「뜻밖의 만남? 아르바이트 만렙 디어돌 출연 연습생은 누구?」
「내 고깃집 불판을 갈아 준 게 알고 보니 아이돌 연습생?」
그런 식의 제목을 단 기사나 흥미 위주 게시글이 대중들의 호기심을 타고 확산되며 원유하의 인지도는 늘어 갔다.
그리고 그 인지도는 1차 경연 무대가 공개되었을 때 또 한 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데, 그건 ‘완벽한 조별 과제 성공기’로 이미 한차례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원유하의 팀 무대와 그에 대한 서사가 호의적인 방식으로 편집되어 방영되었기 때문이었다.
기승전결 또한 시청자들의 흥미를 사기에 완벽했다.
무대 직전 공개된 ‘유어타입 팀’의 연습 과정은 가장 먼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팀원들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얘네 조별과제 성공기라며
-시작부터 박살..났는데?
그에 따른 시청자들의 의문에 답하듯 곧 화면이 뒤로 감기며 재구성되었고.
[저 편곡, 가사, 안무 다 하고 싶어요.] [어?] [으응?]…라는, 당시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불도저 같은 선택으로 팀원들의 얼을 빼 놓았던 에이든 리의 모습이 화면에 비추었다.
베네핏 삼천 표를 위한 무모한 도전. 여기에 더해 주단우의 활약에 따라 두 번째로 곡 선택권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위험하게 느껴지는 루미엘의 ‘BINGO’를 선택한 후, 팀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다.
[내 계획은 유하를 메인 보컬로 만드는 거야.]게다가 곡 선택과 함께 뱉어진 폭탄 발언에 시청자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왜 지 맘대로 하지;
-나만 좀 그런가?;; 자기 실력에 자신감 있는 것까진 좋은데 왜 포지션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정해; 둘이 친한 건 알겠는데 X목질 그만; 딴 애들까지 끌어들이려고 하지 말라고
-원유하 메보급은 아니지 않아? 실력보다 친목 때문에 포지션 미리 정해놓은 거면 완전 실망인데
-애들 표정 엄청 썩었다 어떡해
지난 편에서 이미 ‘룸메즈’로 묶인 두 명의 친밀함은 시청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런 와중에 타 팀원들과의 구체적인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포지션을 정한 듯한 대화가 오가자,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에이든. 너 지금 저쪽으로 따로 가서 그 가사지에 어떤 식으로 편곡을 하고 싶은지 하나하나 적어서 다시 와라. 십 분 준다.]그러나 그런 식으로 불편해지던 분위기가 완화되기 시작한 건 원유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이든 리를 휘어잡기 시작했을 때였다.
[메인 보컬은 중요한 포지션이야. 그걸 다른 팀원들 상의 없이 너와 나 둘이서만 정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무대를 ‘하는’ 사람들이지 ‘보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저희 무대를 보는 분들은 아이돌 메이커님들이니 그분들께 익숙한 콘셉트를 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프X세스 메이커는 어때요? 그리고 미연시를 넣죠.]에이든 리의 의견을 정리하고 조율하며 상의 없이 정해질 뻔했던 포지션을 다시 내놓고 팀 내에서 의견을 구하는 모습, 그와 더불어 ‘프X세스 메이커’, ‘미연시’ 등 흥미로운 키워드를 통해 콘셉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습이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제작진들이 포착해 낸 에이든 리와 원유하의 애매한 관계 또한 화면에 담기며 상황은 또 한 번 반전되었는데.
「원유하 연습생을 계속 기여도가 낮은 멤버로 꼽았는데.」
「중간 평가에서 혹평을 받았는데, 메인 보컬이라는 자리가 많이 어려운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연습하는 동안 에이든 리가 원유하를 툭툭 건드려 보던 것과 그에 따른 원유하의 선을 긋는 대처 등, 둘의 긴장된 텐션이 화면에 담긴 것이다.
이에 따른 두 명의 인터뷰 장면에서 원유하는 답답한 얼굴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심경을 고백했다.
무언가 덧붙이는 변명 없이 내놓아진 덤덤한 말 이후에는 연습실 구석에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원유하의 모습들이 편집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이런 구성으로 변화하면 어떨까 싶은데. 괜찮아요?]원유하는 자신의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았고, 그에 얼떨떨해하는 에이든 리의 모습이 짧게 비추어졌다. 여기에 연습생들이 동의하는 모습과 함께 에이든 리와 원유하의 인터뷰는 한 번씩 더 이어졌다.
「놀란 것 같았는데.」
[음, 네……. 반성하고 싶어요. 전 유하 무시했던 것 같아요. 잘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서도 혼자 멋대로 실망했어요. 마음이 급했어요, 유하를 믿지 못했고. 하지만 유하 너무 잘해 줬어요. 제 생각이 짧았던 거예요. 그래서 더 유하한테 고마워요, 같은 팀 해 준 거.]「이전에 비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되었는지.」
[에이든이 그러더라고요. 어디서 나서고 어디에서 들어갈지 잘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잘해 내는 거잖아요. 잘하고 싶어요, 팀원들과.]그리고 마침내 1차 경연 당일, 긴장하는 주단우에게 건넨 원유하의 말로 인해 시청자들의 호감도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다.
[다음번에 같이 무대하자고 했잖아요. 제가 말했죠, 그거 빈말 아니라고.]이와 함께 등급 재평가 영상 촬영 당일 클래스 이동 전 원유하가 주단우에게 속삭이던 장면이 자료 화면으로 떴다.
[형이 잘하는 사람인 거 알고 있으니까. 하는 만큼 해요.]그리고 덧붙여진 말은 PD에 의해 지금까지 구성되어 온 원유하의 ‘성장형’, ‘노력가’, ‘리더’라는 캐릭터에 방점을 찍었다.
[할 수 있는데 못하지는 말자고요.]이어서 감동적인 BGM과 함께, 원유하의 목소리가 무대로 향하는 팀원들의 백그라운드로 깔리며 시작된 무대는.
[와아아아아!!!!] [와!!!!]이미 수많은 아이돌 메이커들의 스포일러로 인해 인증되었듯, 완벽한 조별 과제 성공 과제물의 형태로 마무리되었다.
-에이든 리 빅픽쳐 인정합니다
-둘 신경전 벌일 때 불편했는데 그냥 지금 보니까 천재들의 성장서사였다… 앞으로도 우정 유지해서 꼭 같이 데뷔하자ㅠ
-누가 원유하 메보감 아니랬냐 아 그거 나지… 죄송합니다 머리 박고 오겠음
-단우야.. 단우야… 단우야…… 이 할미는 이제 너만 보고 산다……
-프메에 미연시? 음~ 여기가 콘셉트 맛집인가요?
-에이든 진짜 편곡도 잘하는데 노래도 너무 잘해… 진짜 천재는 천잰가 봐..
-에이넷 눈치껏 음원 내라
-ㅠㅠ유어타입 조 그냥 이대로 데뷔해주면 안돼?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가 여기있네… 애들 캐릭터 진짜 하나하나 다 확실하고 눈에 너무 잘 들어온다
-김태영이랑 박원효 둘이 케미 무슨 일이야
-쯔쉬안 센터미에 발린다… 사과같은 우리 쯔쉬안 데뷔해@@
-영오 저 훈훈한 미소 뭐냐 진짜 잔망 미친거같아
-콘셉트 OK 미모 OK 춤 OK 보컬 OKOKOK 이 조는 1등을 못하면 그게 이상한 거다
이렇듯 초반부 에이든 리의 폭탄 발언과 친목 구도에 이어졌던 불편한 반응은 사라지고,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 서로 건강한 성장을 이뤄 낸 유어타입 팀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모두의 분량이 적절하게 들어간 만큼 각 연습생들은 적잖은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그중에서도 원유하에 대한 반응은 더욱 거셌는데, 인지도의 성격이 으레 그러하듯 호평과 동일하게 악평도 따라붙었다.
-너무 대놓고 피디픽이라 속 꼬인다 딴 애들 분량 빼서 얘한테 준 느낌ㅋㅋ 카르마한테 잘보이려고 분량 몰아주니?
-대형 연생이 굳이 이런 서바이벌 나온 거 나만 짜증나? 진짜 절박한 애들 밥그릇 뺏어먹는 느낌 완전 별로
-원유하 체력 안좋다면서 아르바이트도 여기저기 하고 다니던데ㅋㅋㅋ 체력이 좋은거야 나쁜거야ㅠ 하나만 해~
-성장캐 서사 너무 무리수.. 어떻게 5년차 연생이 개별평가에선 그렇게 못했으면서 그 이후에 갑자기 실력이 늘어 이미지 메이킹 너무 티나는데 작작좀
그런 식으로 팬덤이 늘어 가는 만큼 구설수도 따라붙고는 있었으나, 어쨌든 원유하는 기세를 타고 상승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원유하는 그렇게 얻어 낸 인지도의 정도를 [디어돌> 4회차가 방영된 이후 진행된 1차 순위 발표식에서 아주 극적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었다.
* * *
“첫 번째 순위 발표식. 영광의 1등은…….”
나는 멍하니 MC의 말을 들으며 손안의 마이크를 꽉 쥐었다.
긴장감 섞인 얼굴로 나와 강현진을 바라보는 연습생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그 사이에서 아득히 생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