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91)
-뭐지? 이거 직접 가야 하는 건가?
-아ㅠㅠㅠㅠㅠㅠ 나 오늘 일정 있어서 뭐 못 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먼저 가 보고 후기 알려주면 안 되나ㅠㅠㅠㅠㅠㅠㅠㅠ
-원디어 또 유어원 운동시키네… 지금 간다
떠오른 좌표를 본 유어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당황하는 사람, 이런 이벤트를 기다렸다는 사람, 일정 때문에 직접 가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과 지금 당장 가겠다는 사람까지.
‘FIRST’부터 ‘SEVEN’까지의 좌표를 따라 유어원들은 이른바 ‘여정’을 시작했고, 이내 목적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 예상치 못한 낯익음을 느끼게 되었다.
-얘들아… 첫 번째 도착지 애들 첫 데뷔 콘서트 했던 곳이다….
좌표를 따라 첫 번째 장소에 도착한 유어원들은 곧 익숙한 공간과 맞닥뜨린 것이다. 바로 원디어가 데뷔 쇼케이스를 가졌던 콘서트장 말이다.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 속에서도 지지 않는, 이른바 ‘독기 어린’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데뷔부터 ‘레전드 직캠’이 만들어졌던 공간.
데뷔 초부터 원디어를 좋아해 온 팬들은 향수를 느끼고 어떤 팬들은 낯섦과 함께 신기함을 느끼는 사이, 유어원들은 곧 설치된 옥외 광고 속 QR코드에 주목하게 되었다.
-(사진) 여기 원디어 로고랑 앨범 표지 있는 현수막 보면 QR 코드 있다 이 QR코드 찍으면 카운타다운 홈페이지에 스탬프가 찍히는데, 그 스탬프 아래 다음 행선지 좌표 떠오름! 그리고 개쩌는 건… 스탬프를 찍으면 미공개 샷이 나온단 거임……
-ㅁㅊ누가 QR코드 찍어서 그런가 지금 온라인도 뭐 떴어
-와 나 지방러라 못가겠다 싶었는데 온라인상으로 로드맵 뜸… 이걸로 직접 현장 참여 못하는 사람들도 여정 떠날 수 있는 건가봄ㅠ 나도 유하 미공개 포토 얻었다ㅠㅠㅠ
덕분에 직접 현장에 가지 못하던 유어원들 또한 쾌재를 불렀다. 현실의 한 유어원이 QR코드에 처음으로 접속한 순간, 온라인상으로 카운트다운 페이지를 지켜보고 있던 유어원들 또한 해당 여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 이거 뭐지
-와… ㄹㅇ개잘만들었네 우리가 직접 여행을 떠나는 건가 봐
그렇게 다시 한번 온라인에 접속하게 된 유어원들은 감탄했다. 어느새 카운트다운 페이지가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뮤직비디오의 티저를 생각하게 하는, 주변이 온통 하얀 빛으로만 채워져 있는 삭막한 공간이 온라인에 떠오르며 유어원들은 터치를 통해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유어원들은 곧 변화하는 주변 풍경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되었다. 첫 공간에서 빠져나온 후 걸음을 옮기던 화면 속 유어원들의 시야로 곧 하얗게 날리는 눈발과 함께 바람 소리에 섞인 눈 밟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떠나는 여정. 하지만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은 자신들을 이끄는 좌표를 따라 걷다 곧 ‘목적지’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애들 진짜 작정하고 프모 짰네
그렇게 원디어가 숨겨 둔 목적지를 찾아 내곤 기막혀 할 수밖에 없었다.
-하…. 두 번째 공간 좌표 애들 첫 팬미팅한 곳임 ㅠㅠㅠ
-얘들아… 세 번째 장소 우리 첫콘한 장소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미치겠어ㅠ 제일 대박인 거 뭔지 알아..? 4번째 장소 애들이 우리 1주년 기념광고 걸어줬던 곳이야… 그 많고 많은 기념광고 중에 우리 거라고 8번째 유어원 광고 걸어준 곳..
-다섯 번째 광고.. 플레임 때 애들 처음으로 음원차트 실시간이랑 최신 1위먹고 너무 고맙다고 미니 팬미팅에서 우리한테 냅다 사랑고백하고 레전드 팬사랑 보여준 그 장소 아님?….
-원디어 왜 자꾸 유어원 눈물나게 하냐? 싱글벙글 뮤비 기다리다 갑자기 오열하는 사람 됐는데 지금 이렇게 역사를 되짚게 하지 말라고 오타쿠는 서사에 약하단 말이야ㅠ
원디어가 광고를 설치해 둔 곳들은 원디어와 유어원의 추억이 얽혀 있는, 이른바 ‘서사’가 있는 장소들뿐이었던 것이다.
온라인상에 구현되어 있는 현실 속 장소들은 알아보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 차갑게 얼어붙은 얼음에 감싸여 있지만, 현실 속 건물의 특징들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유어원들은 목적지를 찾아 낸 순간, 어딘가 뭉클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좌표를 확인하기 위해 행선지를 클릭하자, 곧 그 공간에 얽혀 있는 영상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 공간에서 원디어와 유어원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십 초 정도의 짧은 영상. 그 끝에 떠오른 다음 행선지의 좌표.
-이래서 홈페이지 이름이 ‘FINDING LOVE’였던 걸까
-아 미친 얘네가 찾는 사랑이 설마 유어원임? 레전드 사랑꾼….. 7명의 원수종들…..
-나는 얘네만큼 지독한 아이돌 못 봤어 맨날 우리한테 사랑폭격해서 정신 못 차리게 만듬 이게 사랑이야? 씨발 사랑이겠지.. 그래서 내가 너네 못 벗어나겠지….
-제발 얘들아 미리 경고라도 해 주고 이런 일 해주면 안되겠니? 오타쿠들은 서사에 약하단 말이야ㅠ
-온라인 유어원도 챙겨준 게 레전드 감동임 ㅠ 진짜 너무 가고 싶은데 여건상 못가서 시무룩해져 있었는데 덕분에 너무 즐겁게 여정 따라가고 있다ㅠㅠ미공개 포토들도 너무 예쁘고ㅠㅠㅠ
유어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직접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준 것으로 모자라 또 한 번 원디어를 향한 애정이 높아질 수밖에 없게끔 짜인 루트에 즐거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순조롭게 이어지던 여정의 막바지에 다다른 유어원들은 곧 의아함을 느끼게 됐다.
-여기 뭐야? 다음 장소로 못 가게 막혀 있어 이거 현실 유어원들이 큐알코드 풀어줘야 온라인도 접속할 수 있을 듯?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은 여섯 번째 장소에서 마지막 일곱 번째 장소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섯 번째 장소는 무엇을 나타낸 것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얼어 있는 장소였다. 투명한 얼음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곳.
그렇게 막혀 있는 공간의 바깥쪽에서 마지막 목적지를 바라만 볼 수 있는, 냉막하고도 몽환적인 공간.
-마지막 공간 뭔지는 모르겠는데 개이쁘다
-아 답답해ㅠ 안쪽 살짝 들여다보이는 것 같은데 뭔지를 모르겠네
-현실 유어원들아..!! 조금만 더 힘내…!!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은 조급해하지는 않았다. 첫 번째 장소의 카운트다운이 현실에서 직접 걷고 있는 유어원들로 인해 풀렸듯, 마지막 장소도 그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열릴 것이라 추측한 것이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시간 끝에.
-헉 풀렸다
유어원들은 곧 자신들의 예상이 맞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차근차근 여정을 따라가던 현실의 유어원들이 곧 여섯 번째 장소에 도착하며 온라인의 잠금이 풀리게 된 것이다.
-(사진) 여기 원디어가 이번에 전시회하는 장소 아냐?
무엇보다 얼음에 감싸여 있는 장소가 현실 속에서는 어떤 장소인지도 추가로 알게 되었고 말이다.
원디어가 여섯 번째 장소로 둔 것은 이번 앨범의 프로모션을 위해 준비된 ‘창조 3부작’ 전시회장이었다.
‘sensibility’, ‘FLAME’에 이어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앨범 발매를 위해 마련된 공간. 그러나 오픈은 발매 다음 날로 예정돼 있는 만큼, 유어원들은 어리둥절해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회장 앞에 있는 광고 찍으니까 안쪽으로 들어가라는데? 인포메이션 쪽에 마지막 큐알코드 있는 듯?
-이거 뭐야? 마지막으로 찬희 미공개 포토 뜨면서 이상한 것도 같이 떴어
일곱 번째 QR코드를 입력하며, 먼저 안쪽으로 들어간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은 곧 덩그러니 놓여진 하얀 테이블 위, 거센 눈발에 가려져 있던 하나의 오르골과 마주한다.
오르골을 클릭하자 떠오른 유찬희의 미공개 포토. 이와 함께 떠오른, 동그란 구멍이 여러 개 나 있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종이까지.
하지만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자, 곧 해당 이미지가 화면 속의 오르골 쪽으로 들어가며 낯선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상의 유어원들이 원디어가 숨겨 둔 마지막 선물을 발견한 것에 즐거워하고 있다면, 현실의 유어원들도 마찬가지로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와 인포 가니까 지금까지 떴던 미공개 포토카드 세트 주고 수동 오르골 돌릴 수 있는 종이 받음; 지금 전시회장 왼쪽 가면 거기서 확인해 볼 수 있대;;;
-수동 오르골 돌릴 수 있는 종이 뒤편에 뭐 적혀 있는데 좀 미친 것 같음.. “이미 잃어버린 것을 찾아 끝내 맞물릴 때까지”라는 말 쓰여 있는데 이거 가사인가?
현실 속 유어원 또한 의문을 해소한 것이다. 그간의 여정을 보상받듯 이미지로 보았던 미공개 포토카드 세트를 받은 것에 이어, 곧 전시회장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수동 오르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와 함께 수동 오르골의 뒷면에 적힌 글귀를 본 유어원들은 곧 해당 글귀가 이번 타이틀의 가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 이 오르골은 타이틀 멜로디인가?
-티저 1이랑 티저 2에서 들었던 멜로디 아닌 거 같은데 뭐지?
그에 유어원들은 오르골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이번 타이틀인가 추측하게 되었지만, 곧 그도 아닐 것 같다는 의견을 내게 되었다.
보통 티저에 삽입되는 멜로디는 곡의 핵심 소절이다. 이미 티저 1과 티저 2에서 다른 멜로디가 나온 마당에, 이제 와 원디어가 오르골을 통해 타이틀의 다른 멜로디를 들려주려 하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럼 이건 뭘 위한 멜로디지?
때문에 유어원들이 의아해하며 하루를 보내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 오후 다섯 시.
-컴백 라이브 켜졌다!
여섯 시의 앨범 발매 바로 직전의 컴백 카운트다운 라이브가 틀리며, 유어원들은 곧 자신들의 의문을 해소할 힌트를 얻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유어원!] [다들 바쁜 하루 보내신 것 같았는데. 재미있으셨을까요?]이번 앨범의 테마를 보여 주듯 고풍스럽게 꾸며진 공간 속, 수트를 입고 등장한 원디어가 직접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것이다.
[우리 앨범도 앨범이지만… 깜짝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많은 유어원분들이 즐겨 주신 것 같았는데.] [유어원이 아닌 분들도 많이들 참여해 주신 것 같더라고요. 옥외 광고를 보고 이게 뭐지? 하고 찍다가 얼결에 여정에 따라 나서신 분들도 많으신 것 같고.] [그럼 이 기회에 입덕시킬까요? 혹시 보고 계실진 모르겠지만, 저희 괜찮은 아이돌입니다. 유어원이 보증해 주실 거예요. 맞죠? 유어원!]라이브를 보고 있던 유어원들이 우르르 이번 깜짝 프로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원디어 멤버들은 곧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주었다.
이번 프로모션의 기획은 1주년 때 있었던 전광판 광고를 모티브로 잡힌 듯했다. 당시 많은 유어원들의 호평을 얻었던 8개의 전광판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일종의 ‘투어’가 이루어진 것에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 엮어 ‘FINDIMG LOVE’라는 프로모션 기획이 나온 것이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즐겨 주실 수 있는 기획이 좋지 않나, 싶어서.]앨범 발매까지의 기다림을 조급한 마음을 느끼며 견디기보다는 즐거움으로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하에 만들어진 이벤트라고 밝힌 원디어는, 이후 라이브가 끝날 즈음 마침내 오르골의 멜로디에 대해서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뮤직비디오의 첫 순간을 잘 봐 주세요.] [고마워요, 유어원! 조금 있다 봐요~!]그렇게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끝이 난 라이브. 그리고 마침내 6시 정각이 되며 떠오른 뮤직비디오 영상에 곧 유어원들은 원디어가 무엇을 의도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
카운트다운이 모두 끝나고, 마침내 시작된 뮤직비디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홀로 돌아가고 있는 오르골이었다. 유어원들이 ‘FINDING LOVE’ 프로모션으로 인해 한 번씩 모두가 들어 본, 낯선 멜로디.
온라인상에 있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듯 순백의 공간 속, 하얀 테이블 위에서 저 홀로 돌아가는 오르골. 하지만 그 음악은 이전과 달리 끝까지 연주되지 못한다.
찰칵-
곧 누군가의 손이 그 오르골을 멈추어 버렸으니까.
그리고 카메라가 천천히 그 손을 타고 올라간 순간, 유어원들은 짧은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 목 끝까지 단추를 채운 채 입은 검은 수트.
북극을 연상케 하는 얼어붙은 공간 속, 위험한 분위기의 주단우가 텅 빈 눈으로 카메라를 마주하며 원디어의 미니 4집 타이틀 곡 ‘Pilgrim’의 뮤직비디오가 시작되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