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93)
-원디어는 쿨톤임 웜톤임?
아니면 내 인생을 계속 이어가 줄 바톤임?
아니면 평생 닦아내지 못할 침 1톤임?
아니면 내 인생의 달달한 메가톤임?
아니면 평생 완주하지 못할 사랑의 마라톤임?
아니면 내 인생에 뛰어든 행복 831톤임?
-엄마 쟤 이름은 왜 장미예요?
그건 걔네 엄마가 장미를 좋아해서란다
그럼 저는요?
좋은 질문이구나 원디어섹시컨셉존버성공아
-나 지금 사랑해서 파멸시키러 오겠다는 일곱 남자들한테 레드카펫 깔아주고 싶은데 어쩜?
└뒤로 줄서세요 제가 먼저 길 깔았으니 저부터 기깔나게 파멸해보겠습니다
└이쯤되면 애들이 보여주는 게 뒤틀린 사랑인게 아니고 우리가 하는 게 뒤틀린 사랑 아닐까요?
└모르겠고 원디어가 제 인생을 망치러 온 내 구원자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직후, 팬덤은 말 그대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다수의 유어원들이 이른바 ‘존버’해 왔던 콘셉트를 원디어가 제대로 준비해 들고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데뷔곡부터 가장 최근의 컴백곡까지, 원디어는 그 누구보다도 청량이라는 콘셉트를 잘 소화해 보여 주곤 했다. 연차가 적고 나이가 어린 멤버들이 다수 있는 만큼 지금 이 시기에 보여 줄 수 있는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보여 주려 했던 것이다.
원디어의 정체성이 청량이라는 것에는 팬들 모두가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원디어가 정반대의 이미지를 생각보다도 더 능숙하게 보여 줄 것이라 믿고 기다리는 팬들 또한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원디어만큼 섹시컨셉 잘 소화할 애들 없다고 본다 이유를 묻는다면 고개를 들어 디어돌 시즌1 2차 경연 same and different와 LON이랑 같이 선 연말 Nightmare를 봐라
-얘들아(0명). 원디어라는 그룹엔 도지혁이랑 주단우랑 강현진이라는 애들이 있지 않니. 얼굴만 봐도 섹시가 퍼컬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아?
-나만 아직도 콘서트에서 형 라인이 한 natural born 빨아먹고 있는 거 아니지?… 주단우 그 목소리로 섹시컨셉 안 하면 자원낭비임
-여러분…. 원디어는 도지혁 보유팀이라는 걸 모두 잊지맙시다……. 도지혁이 처음 디어돌에서 어떻게 알려졌는지도…. 걔한테 붙은 첫 별명이 바로 ‘청량을 섹시로 소화하는 무기징역수남’ 이었어요..
-강현진의 얼굴에 서린 그늘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걸 왜 몰라 그런 사연 있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당연히 섹시컨셉을 해주는게 국룰아니냐?
-형 라인에 눈이 멀어 동생 라인을 잊지 말자 거기에도 노다지가 많다
말마따나 원디어가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보여 주지 않고 있을 뿐이지, 그 정반대의 이미지도 기깔 나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팬들이 다수 있었던 것이다.
그 믿음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켜 준 ‘Flame’ 이후의 컴백. 반년 만에 팬들이 원해 오던 콘셉트를 과몰입을 유발하는 파멸적인 서사와 함께 들고 나와 준 원디어의 모습에 유어원은 반색했다.
-원디어 냉온탕 쩔어준다 청량으로 시원하게 만족시키다가 섹시로 핫하고 쓰껄하게 불가마 밀어넣어줌 그 어떤 쪽도 소홀히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 분명하게 알아먹었다
-이렇게 잘하는데 왜 지금까지 안했냐 탓하기엔 청량도 존나게 잘했음…. 그냥 앞으로 활동마다 청량1 섹시1 하나씩 들고나와주면 안되겠니 어느쪽도 포기할 수 없다
-형들은 예상했는데 동생들이 이렇게 핫해도 됨? 나 지금 손 떠는 중
그렇게 작정하고 들고 나온 섹시 콘셉트를 원디어가 아주 제대로 소화해 준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직업은,… 아.. 왜 이렇게 떨리지? 저는 한류 문화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원디어 섹시컨셉 프로텍터 입니다.
원디어의 섹시컨셉을 지키고, 음… 응원하는 게 제 주 업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좀 생소하죠? 예전에는 유어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었다고 해요.
-얘들아 영원히 유어원할 수 있는 법 찾았어 일단 원디어 섹시컨셉 한번 봐주고 그다음에 다시 청량으로 되돌아가서 무대 한번 봐 그럼 다시 섹시가 보고싶어질거야 그럼 다시 섹시컨셉 한번 봐주고 다시 청량을 봐줘 단짠처럼 절대끊을 수 없는 원디어필승사이클완성임
때문에 몇몇 유어원들이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직후부터 이런 식의 주접들로 온갖 커뮤니티와 SNS를 가득 채워 나가고 있다면, 몇몇 유어원들은 또 다른 쪽에 주목하고 있었다.
-나 진짜 미칠 거 같음 원디어가 나랑 취향이 ㅈㄴ잘맞는거냐 아니면 그냥 사랑받는 법을 아는 거냐? 어떻게 자각-빠져듬-미쳐버린 사랑으로 이어지는 창조 3부작 마지막으로 프랑켄슈타인 모티브 서사를 가져옴? 개 맛도리컨셉 아니냐고
‘sensibility’의 갈라테이아 설화, ‘FLAME’의 지귀 설화에 이어 이른바 ‘창조 3부작’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이야기로 원디어가 ‘프랑켄슈타인’을 모티브로 하는 이미지를 보여 준 것에 대한 해석 또한 필요했던 것이다.
완벽을 향한 동경으로 창조되었으나, 그를 만들어 준 이마저 자신을 외면하는 바람에 결국 괴물이 되어 창조자를 파멸시켜 버린 존재의 이야기.
평생 자신을 이해해 줄 존재를 찾아 떠돌아다녔던 괴물의 이야기를 원디어는 ‘pilgrim(순례자)’라는 콘셉트에 맞춰 가져온 것이었으니까.
-‘FINDING LOVE’라는 프로모션 짠 것도 이 컨셉 때문이었나 봐…. 우리도 나름대로의 순례길을 걸은 거지 프랑켄슈타인과 달리 우린 좀 희망적인 사랑찾기긴 했지만
-지금 보면 뮤직비디오도 프랑켄슈타인 이미지 ㅈㄴ많이 차용돼있음.. 고풍스러운 분위기하며 프랑켄슈타인 박사/괴물이 서로 쫓고 쫓기다 둘 다 죽은 곳인 북극도 그렇고 찬희 얼굴에 누덕누덕 기워진 듯한 그림자 비춰지는 거랑 현진이가 괴로워하는 장소에 인체해부도랑 사람 심장 모양 붙어 있는 거, 지혁이가 들고 있던 인공 심장도 지금 보면 그냥 프랑켄슈타인 그잡채임;; 이든-세림 사슬로 이어져 있는 것도 괴물이 창조될 때/구속되었을 때의 이미지 생각나고;
-아니 ㅅㅂ그러고보니 프랑켄슈타인 결말 그거잖아 평생 자기 창조자 증오하고 파멸시키려고 쫓아다녔으면서 막상 박사가 죽으니까 괴물이 날 이해해 줄 사람+그를 이해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고 슬퍼하면서 복수에 성공했으니 이제 자신은 스스로 불속에 들어가 없어지겠다 한 거…
└와 그럼 플레임이 필그림에서 나온거였네요;;; 필그림에서의 예정된 파멸이 있기 때문에 플레임에서 불타기 시작할 수 있었던 거였네
-하 시발 사랑에 발목잡혀서 계속 오도가도 못하고 홀로 괴로워하다 결국 모든 것(+자신)까지 없애버리기로 작정한 거지 그럼 진짜 집착광공이었네
-이 와중에 지난번 플레임 때 왜 ‘화이트 플레임’이냐고 원디어 불의 온도로 단계 나눈 거 아니냐고 했던 분 어디가셨냐 ㄹㅇ성지글임 그거.. 진짜 아직 완벽하게 미쳐버리진 않은 상태여서 화이트였던 거 맞았네 지금은 그냥 자기자신까지 모두 파멸시킬 정도로 끝에 치달은 감정 돼서 제일 뜨거운 불인 파란색이 된 거고…
└그 파란색이 우리 공식색이라는 것도 미치겠어요…… 그니까 결국 자신들의 창조자=사랑의 대상이 유어원이라는 거랑 뭐가 달라요
└저 지금 대가리 너무 쳐서 피 나는데 어떡하실 거예요
-자신을 창조시켜 준 존재(=사랑을 알려 준 존재)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빠져들다 결국 자신과 창조자까지도 모두 파멸시킬 정도로 반해서 마무리 된다는거지? 그 대상이.. 유어원이고… 진짜 미치겠다 별(아이돌)들아
때문에 원디어가 제작 발표회에서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세세한 이미지들을 서사에 맞춰 하나씩 풀이해 보고 있을 즈음, 유어원들은 또 한 가지의 의문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혁이는 대체 어떤 존재야?
-근데 마지막에 지혁이는 왜 혼자 사라진 거야? 걔가 불 일으켰고 먼저 타들어가 사라졌으니까 없어졌어야 하는 거 아님? 심장은 또 왜 뛰어?
바로 내내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던 도지혁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지혁이 나는 마음의 소리/유혹 같은 거라고 봤음
그에 대한 그럴싸한 해석이 나온 건 유어원들이 한참 서로의 분석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한 유어원이 뮤직비디오 내 도지혁의 캡처본을 여럿 가져오며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지혁이는 내내 괴로워하는 다른 멤버들 옆에서 그들에게 반문을 하는 존재임 그리고 서로의 상황에 갇혀 있는 멤버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변화’를 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함.. 나는 그게 머뭇거리는 멤버들을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하는 악마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봤어 감정을 끝까지 가게 한 거지
뮤직비디오 내에서 여섯 멤버들은 현재의 상황에 봉착해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딘가를 끝없이 방황하고, 진심을 내뱉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끈을 떨쳐 내지 못하고, 괴로운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지 못하거나 끝없이 침잠해 가기만 한 것이다.
그런 멤버들에게 변화가 일어난 건 도지혁이 푸른 불을 일으켰을 때였다. 멤버들을 구속하던 하얀색을 전부 없애 버리는, 그들을 미치게 한 감정이 도지혁으로부터 번져 나온 것이다.
-나는 심장이 좀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 보는 게.. 한 번 그렇게 모든 것을 불태우지 않으면 재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결말은 파멸로 끝났지만 원디어는 다르잖아 뒤틀리고 어긋난 사랑을 할 순 있어도 그걸로 끝이 아니라 재시작할 수 있다고 본 거지 그게 죽어 있다 두근거리기 시작한 인공 심장=잿더미에서 다시 태어난 도지혁이고
발목을 붙드는 미련에서 벗어나 다시 재시작할 수 있도록 멤버들을 파멸로 이끄는 존재. 그로 인해 다시 시작될 또 다른 이야기를 그렇게 힌트로 준 게 아니냐는 해석에 유어원들은 신빙성을 느꼈다.
원디어가 가져온 서사가 이렇게 파멸로만 끝날 것 같지는 않은 데다, 누가 봐도 뮤직비디오는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거리가 충분하게 끝이 났기 때문이었다.
뮤직비디오의 인트로와 아웃트로에 등장한 오르골 또한 아직까지 그럴싸한 해석이 나오지 않고 있었고.
-나는 이 오르골도 다음 앨범 스포랑 관계 있다고 본다
-시기상으로 보면 다음 앨범 정규 될 것 같은데… 하ㅠ 창조3부작 끝내고 또 어떤 서사 가져올지 벌써부터 기대됨…
때문에 유어원들이 집단 지성으로 맞춰진 서사에 즐거워하고 있는 동안.
-서프라이즈 중독자 있는 팀답다 이렇게 팬들을 놀래켜야 성이 차냐
-이거 분명 세림이가 주도하고 이든이가 최대한의 조력을 해 줬으며 나머지 멤버들 옆에서 은은하게 웃고 있었을 거임 나 지금 이든&세림이 우리 반응 보며 낄낄대는 거 머릿속에 그려져
한쪽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
-원디어 진짜 또라이 아니야? 저번 케아 무대에 다음 앨범 수록곡을 그대로 삽입시키는 게 어딨어요?
-아니 저기요ㅠ 나는 그냥 연말용으로 한 편곡인 줄 알았죠 설마 다음 컴백곡일 줄 누가 알았겠냐고요~~~
-이게 맞아? 저번 활동곡을 하면서 다음 활동곡을 듣는 게?
원디어가 지난 활동 당시 이미 다음 활동의 스포일러를 무대에 숨겨 뒀었음을, 팬들은 미니 4집 앨범 ‘Crush’의 전곡이 공개된 후에나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다음 앨범에 대한 스포일러를 연말 무대 등에서 미리 터뜨리곤 하는 것은 타 아이돌 그룹도 다수 해 오고 있는 일이다. 그러니 새삼스럽게 스포일러가 무대에 포함되었다는 것에 놀라워할 일은 없었지만, 유어원이 어이없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진짜 개어이없는 점: 우리 이미 타이틀 들었었음 그것도 멤버 입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어원들은 자신들이 그 누구보다도 오래전에 타이틀 곡의 후렴구를 아주 제대로 들어 버렸던 적이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도 멤버 중 한 명의 실수로 말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