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396)
“이번에는 누구였대요?”
“저도 이게 좀 의외인데… 단우였다나 봐요.”
“네? 단우요?”
대학생 팬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또 한 번의 스포일러를 터뜨린 게 다른 누구도 아닌 주단우였다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우는 스포일러 절대 안 하는 멤버인데.’
말마따나 주단우는 원디어 내부에서도 입이 가장 무거운 멤버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주단우는 행동 자체가 조심스럽고 묵직한 데다 주변 상황에 반응하는 게 빠른, 이른바 ‘예민한’ 멤버였다. 그렇기에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평소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었고.
그런 주단우가 스포일러를 터뜨렸다니. 흥미가 생긴 대학생 팬은 옆에서 들려올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곧 그 내막을 듣고는 말을 잃고 말았다.
“단우 최애이신 분이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좀 뒷번호셔서 내부 들어가더라도 가까이에서는 못 보겠다 생각 중이셨던 것 같은데, 애들이 일일 팬 매니저로 나와 주니까 눈물이 나오셨다나 봐요. 가까이 봐서 너무 좋은데 또 언제 볼지 모르니까. 그 얘기 듣고 단우가 스포한 거고.”
“아… 설마…….”
“네… 그 팬분 우는 거 보고 단우가 당황하면서 달래 주다가 ‘가까이서 볼 기회가 이게 끝이 아니’라고 대답해 줬대요. 근데, 말이 좀 이상하잖아요? 공방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단 뜻으로 한 말은 아닌 거 같으니까. 그래서 비명 터진 거였대요, 분명 뭐 더 있는 거라고.”
주단우의 행동이 역시나 너무도 그다웠기 때문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말할 일이 없었던 스포일러를 본인다운 다정함을 보여 주다 터뜨리게 된 듯했으니까.
‘단우는 진짜 여러모로 레전드다…….’
차가운 겉모습과는 달리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심성을 가진 주단우의 돌발 행동에 뭉클함을 느끼던 대학생 팬은 그러다 문득 또 한 번의 ‘쎄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유는 하나.
‘근데… 대체 언제, 어떤 이벤트를 한다는 거지?’
원디어가 준비하는 깜짝 서프라이즈가 대체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벤트는 언제든 열리면 좋은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 팬은 그 ‘시기’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자체 공강을 갈기고 왔다지만, 대학생 팬에게도 엄연히 개인의 삶이라는 것이 있고.
지잉-
“……!”
「[NOTICE] 원디어 스페셜 이벤트 ‘FINDING LOVE : THE DESTINATION’ 안내」
“아악……!”
공지를 확인한 결과, 하필이면 원디어의 스페셜 오프라인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당일 대학생 팬은 한국에는 아예 없을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도저히 미룰 수 없는 가족 여행이 하필 그날로 예정이 되어 있었으니까.
‘왠지… 왠지 오늘 운이 좋더라니…….’
대학생 팬은 피눈물이 나는 심정으로 이벤트 공지를 정독해 보았다. 일종의 미니 팬 미팅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는 유어원들의 참여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참석자를 뽑을 예정이라는 듯했다. 특별 이벤트인 만큼 추첨 인원은 꽤 적었고.
즉 이벤트 자체가 모든 유어원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팬은 속이 쓰려 오는 듯한 기분에 신음을 내뱉었다.
가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는 것과 아예 희망조차 없는 건 다르지 않나.
‘추첨을 넣었다가 떨어져도 마음 아프고, 추첨을 넣었다가 붙었는데 못 가는 것도 마음 아파…….’
그렇기에 대학생 팬은 애끓는 심정으로 눈물만 줄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기묘할 정도로 높았던 오늘의 운이 있었기에 오히려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빼앗기기라도 한 듯 낙담의 마음조차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생 팬은 곧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하고 아주 조금쯤 위로받을 수 있었다.
[언니: 있잖아] [언니: 지금 와서 엄마랑 아빠한테 우리 가족 여행 미룰 수 있냐고 하면 안 되겠지?] [나: 되겠어…? 언니 이미 예약 다 끝냈잖아……] [언니: 아] [언니: 대체 왜 그렇게 민첩했던 거냐고 과거의 나는]생각해 보면 그렇게 신청도 못 해 보고 원디어를 볼 기회를 놓쳐 버린 유어원이 가족 중에 한 명 더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많이 외롭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며 대학생 팬은 생각했다.
‘여행 가면 절대 SNS 접속 안 한다.’
아예 볼 수 없다면 소식조차 접하지 않겠다고. 눈에 들어오지 않아야 괴롭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고통에 찬 다짐은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대학생 팬은 다시 한번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NOTICE] 원디어 스페셜 이벤트 ‘FINDING LOVE : THE DESTINATION’ 온라인 스트리밍 안내」
생각해 보면 그런 팬들의 사정을 원디어가 모를 리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유어원들은 또 하나의 서프라이즈를 선물받을 수 있었다. 오프라인 이벤트 공지가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로 전달된, 추첨에 당첨되지 못하거나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팬들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이라는 두 번째 이벤트를 말이다.
* * *
-팬들한테 고맙다고 갑작스럽게 대면 이벤트 추가해서 진행해주는 아이돌 어떤데
-아니 내가 몇 번을 말해 얘들아 너희 진짜 우리 오냐오냐해주는 거 너무 도가 지나친다니까? 대체 어떤 아이돌이 활동 도중에 대차게 무료 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장소 대관까지 마치냐고요ㅠ
원디어의 대면 이벤트 공지가 뜬 후, 유어원들은 몰려오는 감동으로 또 한 번 뒤집혔다.
미니 4집 ‘Crush’의 활동 마지막 날 진행된다 공지된 팬 이벤트가 원래 이번 활동에 예정돼 있던 행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공지가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내 친구 더 데스티네이션 대관 장소 쪽에서 일해서 전해들은 건데 공지 뜬 그날 대관장소 잡힌 거 맞대 ㄹㅇ로 이번 이벤트 원래부터 계획되어 있던 거 아니고 급하게 추가된 거 ㅇㅇ.. 진짜 이번 초동 뜨고 나서 회사에서 급하게 결정한 거 맞나 봐
-이번에 200만장 뜨고 나서 원디어 멤버들도 그렇고 회사도 축제 분위기였다는데 이번 이벤트도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이야기 꺼냈다는 듯 이거 축하 받아야 하는 거 자기들 아닌 거 아니냐고.. 그래서 급하게 계획된 게 무료로 열리는 미니 팬미였대..ㅠㅠㅠㅠㅠㅠㅠㅠ
-로드 스트리밍은 진짜 생각 없었던 것 같은데? 팬들 반응+멤버 요청으로 뒤늦게 방송 송출까지 추가로 결정한 거 같더라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하려면 이것저것 조율해야 하는 거 많아서 꽤 빡셌다는 것 같은데 애들이 꼭 하고 싶다고 해서 겨우 성사됐다나봐…ㅠ
급하게 진행된 이벤트인 만큼, 오히려 들려오는 소식들은 많았다.
장소 대관이 공지가 올라온 바로 당일에 이루어졌다는 것, 멤버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이벤트를 위해 멤버들과 회사 직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까지에 대한 ‘카더라’ 같은 것들.
“스페셜 이벤트가 어떻게 열리게 되었냐, 음, 이건 실은 단우 아이디어였어요.”
그리고 원디어의 미니 4집 활동이 끝나는 날, 유어원들은 그렇게 들려온 ‘카더라’들이 대부분 진실이었음을 아주 확실하게 확인받을 수 있었다.
사전에 팬들에게 받은 활동 관련 질문에 대답을 해 주던 중, 멤버들이 이번 이벤트가 열리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를 본인들의 입으로 풀어 준 것이다.
“이번에 200만 장 달성 소식 듣고 매니저 형들이 축하 서프라이즈를 준비해 주셨었거든요. 저희가 눈치채 버리는 바람에 정작 저희 쪽 ‘깜짝’은 실패했지만.”
“그렇게 깜짝 이벤트 이야기를 하던 중에 단우 형이 그러지 뭐예요? 혹시 지금 상황에서 스케줄 하나 더 추가해 넣는 건 어렵겠냐고.”
미소 짓는 얼굴로 입을 연 도지혁의 말을 받아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 건 천세림이었다.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당황한 얼굴로 눈을 내리깐 주단우를 대신해 그의 공을 언급해 준 것이다.
천세림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고 주단우를 바라보며 능청스레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일단 스페셜 이벤트에 대해 찬성부터 하고 저도 나중에 단우 형한테 물어봤거든요, 어쩌다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된 거냐고. 단우 형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궁금해!!”
“자, 그럼 그 대답은 단우 형 입으로 직접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유로운 태도로 유어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천세림은 곧 주단우가 있는 쪽으로 제 마이크를 들이댔다.
먼저 말을 꺼내곤 냅다 발언권을 넘겨 버리는 천세림의 모습에 유어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는 동안, 쏠린 시선이 멋쩍은 듯 잠시 제 뒷머리 쪽에 손을 올린 주단우는 목을 가다듬고는 천천히 자신이 ‘왜’ 이벤트를 제안했는지를 밝혔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희 멤버 모두가 유어원에게 어떻게든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가장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그러다 떠오른 게 좀 더 자주 유어원을 보는 거였어요. 더 가까이에서, 더 자주 보는 거요.”
그에 대한 이유는 어찌 보면 아주 정석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주단우는 팬들을 향한 ‘보답’이 조금 더 거리를 좁히고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는 거였으니까.
그 이상으로 팬들을 기쁘게 할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대답한 주단우는 분명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번 이벤트의 제목처럼 저희의 종착지는 언제나 유어원이니까요. 앞으로도 유어원이 기뻐할 수 있는 거라면 그게 뭐든 도전하고 싶어요. 저희 멤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해 오던 것, 하지 않았던 것,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 그 모든 행동들의 이유는 결국 유어원을 위한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대답한 주단우의 말에 유어원들은 말을 잃고 말았다.
-미친.. 미친 아이돌..
-너무 기특하면 할 말도 사라지는구나..
-나만 지금 눈물 흘리고 있냐.. 데뷔 이후부터 자기 부족한 거 어떻게든 메꾸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 주면서 이번 활동에서 ㄹㅇ레전드 찍고 나서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아이돌이 있다니.. 그게 내가 좋아하는 애라니..
-여기서 분명히 말한다. 주단우 싫어하는 놈이 있다면 그새끼는 싸패임
-*찐친/가친 구별하는법!!* 주단우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좋아한다고 대답하면 짱친을 맺는다 ^^ 싫어한다고 대답하면 당장거리를벌리고떨어지며모든인연을끊는다그사람은인간이아니니까
누구나 감동할 만한 ‘기특한’ 말을 어떤 거짓도 없이 입에 담는 주단우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유어원은 없었던 것이다.
해 오던 것, 하지 않았던 것,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까지. 모든 행동의 이유가 결국 유어원을 향한 일이라 대답한 주단우의 말을 끝으로 팬 이벤트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듯했다.
“자, 그럼 우리 좀 더 가까이 유어원한테 다가가 볼까요?”
그리고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좀 더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무대 아래로 내려온 원디어 멤버들이 유어원들 사이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소통하며, 분위기는 더더욱 달아올랐다.
이번 앨범에 포함된 잔잔한 발라드곡을 유어원 사이를 돌아다니며 함께 불러 주고, 눈인사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해 주는 멤버들의 모습에 객석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스트리밍을 통해 현장을 지켜보는 유어원들 또한 흐뭇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하 저곳에 내가 없다는 데 슬퍼하는 한편 애들이 레전드 효자짓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 힘듬.. 진짜 사랑엔 사랑으로 보답해 주겠다는 말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네 원디어는
-당첨 안된게 오히려 내 생명을 위해 다행이었다고 생각할란다 ^^ 나 저깄었음 감동으로 졸도했음 ^^ 절대 피눈물 흘리고 있어서 괜히 이렇게 쓰는 거 아님..! ^^ 그런데 인간적으로 앞으로 모든 활동마다 이런 행사가 있어줬으면 좋겠다 얘들아!!^^..!!
-나 진짜 진심으로 앞으로 더 원.랑(원디어 사랑)할 생각임.. 우리가 만들어 준 성적이 그냥 기록으로만 남는 게 아니고 보답으로 돌아오는 거면 더 열심히 원디어를 좋아해주면 우리한테도 이득이라는 거 아님
-앞으로의 활동 딱대ㅠ 너희가 우리에게 베풀 서프라이즈 기획 고갈날때까지 최선다해준다ㅠ
-아니.. 아이돌 덕질이라는 게 이렇게 뭐 돌려받는 게 많은 활동이었나? 케이팝 좋아하고 매번 불가촉천민 취급당하는 게 익숙했는데 애들이 우릴 귀하게 여겨주니까 진짜 몸둘 바를 모르겠음임 나보다 얘네가 날 더 귀하게 여겨주는 거 같아 진짜
-이때 한번 더 보기 좋은 원유하 레전드 사랑꾼 발언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인 걸 언제나 느낄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건 우리 쪽’이라고 한 거ㅠ님 사랑 너무 커서 저 지금 좀 질식할 것 같은데요ㅠ
때문에 다수의 유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또 한 번의 팬 사랑 어록과 레전드 장면들이 남겨진 그날의 특별 이벤트는 한동안 팬덤을 감동으로 들썩이게 만들었지만.
-아니.. 나 방금 데스티네이션 다녀온 분이 풀어준 동영상 봤는데 이거 진짠가?
-ㅁㅊ멤버발 스포가 또 터졌다고? 그것도 유하 쪽??
그런 유어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원프’라 불리는, 즉 ‘원유하 최애’ 팬들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 들썩이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
[유하 진짜 노래 너무 잘한다…….] [아, 고맙습니다.] [혹시 솔로 곡 같은 건 안 내? 다음 커버 곡 예정이라든가…! 기다리는 팬들 진짜 많은데.] [음, 그건…….]유어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던 중, 한 팬의 감탄사에 원유하가 가만히 미소 지을 때.
[그럼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되겠다.] [……! 이든.]문득 옆을 스쳐 지나가던 에이든 리가 툭 그런 말을 내뱉었기 때문이었다.
[‘이쪽도’ 뭐 준비 중인 게 있어서.]그것도 아주 의미심장한 얼굴로, 또 한 번의 ‘멤버발 스포일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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