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1010
01009 Omnibus – Queen Of Silhouette. =========================================================================
탁탁탁탁!
고연주는 사나운 기세로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그늘진 얼굴은 보는 이가 괜스레 섬뜩해질 만큼 무표정하다.
어둠에 가려져 보일 듯 말 듯한 살기 등등한 기색은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누구든 한 명만 걸리라고.
누가 됐든 앞을 가로막는 순간 분명히 좋은 꼴은 보지 못할 터.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고연주는 눈앞의 커다란 굴을 바라봤다.
지하에 흐르는 차디찬 공기 속에서 서슬 퍼런 눈빛이 번뜩였다.
입구에 서 있던 두 명이 그 살기에 반응해 황급히 돌아본다.
“누…!”
둘 다 동시에 각자의 무기를 뽑고, 순식간에 자세를 잡은 건 칭찬해줄 만했다.
이윽고 막 침입자를 확인한 왼쪽의 사내가 돌연 신음을 터트렸다.
살문에 속한 이상, 상대가 누군지 모를 리 없었다.
“그, 그림자 여왕…?”
“여긴…. 어떻게….”
늑대의 눈처럼 푸르게 빛나던 눈동자가 실쭉하게 가늘어진다.
두 사용자는 이를 악물었다.
고연주가 여기 왜 왔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
“비켜.”
“그럴 수는…. 없습니다….”
너무나 간단한 명령조에 이번에는 오른쪽에 있던 사내가 대답했다.
억눌린 음색이었으나,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는 듯 말을 잇는다.
“예전이야 하늘 같은 분이었지만…. 현재의 당신은….”
“그래?”
말을 끊음과 동시에 고연주의 그림자가 어지러워지며 두 개로 갈라졌다.
그것을 확인한 사내는 반사적으로 동료의 몸을 벽으로 밀었다.
떠밀린 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옆과 앞을 번갈아 흘끗거렸다.
하지만 그대로 벽에 붙어 있을 뿐 다시 막아서지 않는다.
코웃음 친 고연주는 중간에 트인 길을 가로질러 굴 안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비웃음을 남기고.
“눈치는 여전히 빠르네. 선우는.”
어둑하게 이어지던 장소는 벽에 드문드문 걸린 횃불이 나타나니 감췄던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고연주가 걷는 울퉁불퉁한 길은, 중간마다 나무뿌리처럼 사방팔방 갈라져서 개미굴처럼 복잡했다.
그리고 한없이 조용하다.
들리는 거라곤 이따금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뿐.
고연주는 어느 곳으로도 돌아가지 않았다.
오로지 직진만 거듭하자, 이내 큰 동굴이 또 하나 나타났다.
들어왔던 입구와 다른 게 하나 있다면 커다란 문으로 막혔다는 점이었다.
언뜻 봐도 매우 두꺼웠으나 고연주는 걸음을 멈추기는커녕 거칠게 문을 열어젖혔다.
육중한 철문은 불꽃을 튀기며 좌우로 활짝 열렸다.
귀가 거슬리는 소음이 진동하는 가운데, 고연주는 매서운 눈초리로 공동을 노려봤다.
안쪽에는 십자 모양의 불빛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중이었다.
화톳불 앞쪽에는 탁자와 서너 개의 의자가 어질러졌다.
돌로 만들어진 투박한 탁자에는 사용자 두 명이 있었다.
돌 탁자에 앉아 있던 반백의 사내와 그 뒤에 공손히 기립해 있는 늘설영은 동시에 문을 바라봤다.
고연주가 안으로 한 걸음 디뎠을 때, 살문 로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약해졌군.”
잠깐 멈칫했던 그림자가, 다시금 움직인다.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늘설영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열 손가락을 폈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연주는 개의치 않고 탁자 앞에 섰다.
“예전의 너였다면, 아마 인질은 신경 쓰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넌 그러지 않았어. 그게 네 패인이다.”
조곤조곤 타이르는 말투.
살문 로드는 거슴츠레 눈을 뜬 고연주를 향해 미소 지었다.
은은히 빛나던 그의 눈동자가 도로 침잠해 원래의 탁한 색으로 돌아온다.
“참 한결같네. 그 기분 나쁜 눈동자는.”
씹어먹을 듯이 말한 고연주는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늘설영의 손가락은 계속 그녀를 겨냥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상대는 그림자 여왕이다.
눈 깜빡하는 동안 뭐가 달라져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나저나 여기는 어떻게 알았지? 아니, 올 거라고 예상은 했다만.”
“입 다물어. 당신이랑 한가롭게 이야기 나누려고 온 거 아니니까.”
“아, 설마 그림자를 붙인 건가? 이거 의외인데. 아직도 널 돕는 그림자가 남아 있었나? 그렇게 없앤다고 없앴는데….”
“입 다물라고 했어.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스릉.
섬뜩한 쇳소리가 흘렀다.
고연주가 허벅지에서 뽑아든 은백색의 단검을 탁상에 푹 꽂는다.
무언의 의미.
“질문 두 개를 할 거야. 성실하게 대답해준다면 참작해줄 수도 있어.”
목소리에서 고저가 사라졌다.
으스스한 음성은 거의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문 로드는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 피식 웃었다.
“누구야?”
“흠? 무슨 말이지?”
“왜?”
“이해를 못하겠는데.”
살문 로드가 너스레를 떨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는 빼먹으셨네요. 언니.”
늘설영도 스리슬쩍 끼어들었다.
빙긋 웃으며, 비꼼이 가득한 음성으로.
“…후우.”
고연주는 긴 한숨을 내쉬며 살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연한 잿빛 머리칼이 흘러넘치며 커튼처럼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다시 물어봐도 대답은 똑같겠지?”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나.”
아까부터 고개를 숙인 채로, 고연주는 탁상에 꽂은 단검을 바스러지듯이 쥐었다.
늘설영은 그녀의 행동 하나를 놓칠세라 뚫어지라 관찰한다.
호오, 탄성을 뱉은 살문 로드 또한 흥미롭다는 빛을 띄운다.
미동도 보이지 않으며 묵묵히 상대를 응시한다.
짧은 시간, 세 남녀 사이로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미묘한 무언가가 오고 간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 막 터지려는 때였다.
뚜벅뚜벅.
찰나의 순간, 뚜렷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촉즉발의 상황.
살문 로드와 늘설영은 자연스레 문 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각자 놀란 빛을 비췄다.
심지어, 고연주까지도.
장내를 가로지르며 걸어오는 사내는, 다름 아닌 김수현이었다.
“당신…?”
늘설영의 입이 딱 벌어졌다.
이곳을 찾을 것이라곤, 아니 이렇게 당당하게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경악하는 것도 당연한 일.
살문 로드는 신속하게 고연주를 살폈다.
그러나 그녀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중이었다.
꾸며낸 모습처럼 보이지 않아 살문 로드는 혼란에 빠졌다.
그럼 스스로 은신처를 찾아냈다는 소린데, 이쪽이 더 말이 안 되니까.
그러는 동안 아무 말도 않고 고연주 옆에 앉은 김수현은, 의자에 천천히 등을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고연주.”
“…네…?”
“미리 말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허락하기 전까지는,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뭐….”
명령입니다, 라고 말을 자른 김수현은 연초를 입에 물며 품을 뒤적거렸다.
이내 쯧 혀를 차더니 탁상을 똑똑 두드리고 아래로 얼굴을 가까이했다.
연초를 입에 문 채로.
그리고 말했다.
“거기, 불 좀.”
손도 대지 않았건만, 탁자는 미세하게나마 움찔거렸다.
칙, 치익.
문득 오른쪽에서 내밀어 진 점화석이 연초에 불을 붙인다.
평정을 가장한 늘설영이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힐끔 쳐다본 김수현은 연기를 길게 뿜으며 건너편을 찬찬히 훑는다.
“이렇게 직접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살문 로드.”
“…흠.”
살문 로드는 살짝 머리를 흔들었다.
어느 순간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잠시 후, 김수현이 손에 쥔 가방을 탁자에 툭 올려놓는다.
그대로 쭉 밀어 넣자, 살문 로드가 힐끗 시선을 던졌다.
새끼 카오스 미믹이었다.
“…이건 뭐지?”
“선물.”
김수현은 담담히 대답했다.
“선물?”
“그래도 첫걸음이니까. 명색이 장인어른인데.”
진지하기 그지없는 말에 두 여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살문 로드는 푸 실소를 터트렸다.
“머셔너리 로드…. 하하. 상당히 재밌는 친구군 그래.”
낮게 웃더니 흔쾌히 끄덕이며 기껍게 상자를 열었다.
그 다음 순간, 살문 로드의 동작이 멈췄다.
왜냐면 안쪽에서 익숙한 냄새가 풍겼으니까.
비릿하고 역한 내음.
거꾸로 쥐고 살짝 흔들자, 깔끔하게 토막 난 신체 부위가 후드득 떨어졌다.
흐르는 핏물은 아직도 선명하다.
입구에 서 있던 두 명의 시체였다.
“선물은 마음에 들었는지?”
빈정거림이 다분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상당히 질이 나쁘군.”
놀랍게도, 살문 로드는 침착히 상자 입구를 오므렸다.
새끼 카오스 미믹을 도로 떠밀고,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춰 잡는다.
“이것보다는, 어쩐 일로 발걸음을 하셨는지 궁금해지는군.”
그러자 김수현이 싱겁게 웃었다.
“가해자가 그렇게 말하니 속이 좀 상하는데.”
“어머. 그 일은 이미 끝난 게 아니었나?”
늘설영이 노래하듯이 말하며 끼어들었다.
“그렇게 많은 자료까지 줬는데,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일 잘 처리했다고 보고한 내 입장은 뭐가 되니?”
늘설영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나 어차피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김수현은 설레설레 손을 젓는다.
오늘 여기 온 이유는 고작 진범을 밝히려는 것 따위가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지금은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다.
“아무튼…. 덕분에 아주 곤란해져서.”
“…그래서?”
어쩌라는 듯한 반문에 김수현은 팔짱을 꼈다.
“고민 좀 했거든. 습격도 당했고, 애들도 다쳤고.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더라고. …하지만.”
잠깐 뜸을 들이더니 살문 로드와 늘설영을 향해 한 번씩 시선을 던진다.
“우선 사죄를 받아야겠지.”
“…뭐?”
하, 어처구니없다는 탄식이 나왔다.
“사죄?”
“그래, 사죄.”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은 늘설영은 돌연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풋 웃음을 터뜨렸다.
“우, 우리보고 용서를 빌라고? 정말로? 설마 미치기라도 했어?”
“전혀. 살문 로드는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킥!”
“…뭐, 넌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걸로. 그렇게만 해주면 좀 봐줄 수도 있다. 왜냐면 너희는 제법 쓸만할 것 같고, 또 고연주의 얼굴도 있고.”
파르르 어깨를 떨던 늘설영은 순간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깔깔 박장대소했다.
이내 웃음이 뚝 멎더니 느닷없이 눈을 크게 뜨며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곧 동작을 정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김수현과 살문 로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동시에 손짓했기 때문이다.
스리슬쩍 시선을 떨어트리자, 어느새 그림자가 한들한들 움직이는 중이었다.
“떨어져라. 늘설영.”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요. 고연주.”
두 여인은 얌전히 물러나자, 침묵이 이어졌다.
먼저 움직인 건 살문 로드였다.
한동안 김수현을 물끄러미 보더니 느긋이 말문을 연다.
“머셔너리 로드. 괜찮다면, 충고 좀 해도 될까?”
“……?”
“알아. 당신이 어느 정도, 아니 상당한 실력자라는 거. 어쩌면 고연주 이상일 수도 있다는 거…. 그런데 말이야.”
“…….”
“여기는 음지다.”
“…….”
처음으로 살문 로드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것도 우리 홈그라운드…. 밖에서는 꽤 명성을 쌓았을지 몰라도, 여기는 양지와 질적으로 다른 곳이다.”
불현듯 김수현이 머리를 살짝 숙이더니 입을 꽉 다문다.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사람처럼.
살문 로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게 아니라면 네 옆의 그림자 여왕을 믿고 있는 건가?”
“…….”
“뭐가 됐든, 계속 그따위 태도를 보인다면 곧 죽을 거다. 내 장담하지.”
“살문 로드.”
더는 못 들어주겠다는 듯 김수현이 말을 끊었다.
팔짱과 꼬았던 다리를 풀더니 두 팔꿈치를 탁상에 얹는다.
이윽고 등을 굽혀 얼굴을 살며시 들이밀었다.
“계속 탁자 아래 있는 한 명, 당신 뒷벽에 네 명, 천장에 둘, 문 아래도 둘…. 나 참, 곳곳에도 숨어 있군.”
순식간에 눈빛이 침잠한다.
까맣게 죽은 눈동자가 서서히 핏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설마 이 덜떨어진 놈들과, 이 은신처에 설치된 이백십칠 개의 기관 장치를 믿고 있는 건가?”
그 순간 살문 로드는 눈에 띄게 동요하고 말았다.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
마력 감지가 뛰어난 사용자라면, 은신한 인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찾는다.
눈썰미가 좋다면 함정이 설치돼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나.
“…….”
이 짧은 시간에 은신한 위치와, 함정 개수까지 정확하게 맞추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김수현은 예의 무심한 얼굴로 똑같이 말을 되돌렸다.
“뭐가 됐든, 계속 그따위 태도를 보이면 곧 죽을 거야. 나도 장담하지.”
두 사내의 눈이 마주쳐졌다.
그때 처음 고연주가 들어왔을 때처럼 살문 로드의 눈동자가 아주 잠깐 빛을 발했다.
그리고 일 초 후.
“!”
살문 로드가 흠칫 물러나는 동시, 김수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로드?”
이상한 낌새를 느낀 걸까?
늘설영은 순간 두어 걸음 물러났다.
선구안(先驅眼).
살문 로드의 특수 능력으로, 간단히 말해 상대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이다.
한소영의 초감각처럼 정보화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형상으로는 볼 수 있다.
가령 고연주의 경우 불길함을 물씬 내뿜는 그림자로, 늘설영은 증오로 가득 찬 불길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사내는….
“뭐…. 지…?”
살문 로드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하고 말았다.
무시무시한 악의.
온 세상의 악이란 악이 총 집합하면 이런 느낌일까?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멀 것 같은 악기가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이건 악마 그 자체, 아니, 아니다.
악마 따위는 대지도 못한다.
만약 악마를 뛰어넘는 지고의 존재가 있다면-.
“사용자 고연주.”
그때, 김수현이 비스듬히 몸을 돌렸다.
“세 번째로 말하지만, 절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왜, 왜….”
갑자기 드러난 완벽한 허점.
어쩌면.
“당신을 적으로 오인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번에는, 사정을 안 봐줄 거라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기회를 놓친다면.
“…네?”
무조건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살문 로드는, 고연주가 반문하는 순간 의자를 박차며 몸을 날렸다.
허리춤의 무기를 뽑고, 앞으로 쇄도하는 데 걸린 시간은 창졸간이라 봐도 좋았다.
단검은 빛살처럼 김수현의 심장을 찌르고 들어갔다.
비단 살문 로드뿐만이 아니었다.
늘설영, 탁자 아래 등등.
아까 김수현이 지목한 곳 전부에서 각양각색의 공격이 쏘아졌다.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다.
부랑자의 집중 사격보다 곱절은 뛰어난 포위 공격.
그러나 다음 순간, 살문 로드는 김수현이 앉아 있던 공간을 하릴없이 지나치고 말았다.
“크!?”
김수현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다.
단지 손아귀에 어떤 느낌도 전해지지 않았을 뿐.
그리고 잠시 후, 김수현의 신형이 녹아내리듯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 말도 안 되는 현상에 살문 로드는 발악적으로 외쳤다.
“늘설영을 중심으로 그물망을 펼쳐라!”
그 순간이었다.
탁자 아래 있던, 로드의 명에 신속하게 뛰쳐나오던 사내는 돌연 몸의 균형을 잃고 차가운 바닥에 부딪혔다.
바로 땅을 짚고 일어나려 했으나 몸은 다시금 기울어졌다.
이윽고 사내는, 간신히 알아차렸다.
김수현을 공격했던 오른쪽 손이, 손과 팔이 잇닿은 부분이 째로 사라져 있다.
아니, 차라리 잡아 뜯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
보지도 못했다.
느끼지도 못했다.
가느다란 핏줄기를 뿜는 손목을 멍하니 보더니 핏물 섞인 비명을 질렀다.
손목을 부여잡은 채 나뒹구는 사내를, 살문 로드와 늘설영은 망연자실하게 바라봤다.
“으, 으아아아! 으아아아아아!”
갑작스럽지만, 사냥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 작품 후기 ============================
어우, 3, 4일에 한 편씩 연재하다가 오랜만에 일일 연재하려니 진짜 힘드네요.
이래서 습관이 중요한가 봅니다.
처음 연재할 때는 시험 기간 때도 연재했었는데 말이죠.
하하.
물고기인간 / 초반에 등장한 무기입니다. 김수현이 이유정에게 줬었던 단검이지요. 그러나 마검의 침식을 이겨내지 못하자, 원정 도중 빼앗고 부숩니다.
판타지컬렉션 / 여, 여기 드리겠습니다!
이쾨 / 새벽까지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어서 익숙해져서, 자정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__)_
No2양파칩 / 혹시 작밀레가 무슨 뜻인가요?
샤티엔 / 어, 니뮤에는 사실 어떻게 적어도 될지… ㅜ.ㅠ 타이밍이 안 나와서요.(혹시 니뮤에 이미지가 좋으셨나요?) 오벨로 기사단은 중간에 꼭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ㅜ.ㅠ
녹턴의선률 / 항상 정리하고 또 정리하는데 똑같은 거 같아요…
알테니아 / 이번 외전만 끝나면 다시 등장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의짝사랑 / 일단은 완성하는 대로 바로 올리고 있습니다. 🙂
발광하는소설 / 아마 시즌 2까지는 확정될 것 같아요. 그 이후는 판매량을 보고 결정하지 않을까요? ㄷㄷㄷㄷ
kurosx13 / 아마 말씀하신 것 이상으로 심하게 당할 예정이라서… 사실 아직도 좀 걱정되네요.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