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102
00102 수현의 광기 =========================================================================
나는 자꾸만 메마르게 변하는 입술을 침으로 덮었다.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기도 전, 거대한 두개의 폭우(暴雨)는 단 일말의 용서도 없이 서로의 힘을 충돌시켰다.
쿠쿠쿠쿠…!
웅장한 소리가 주변을 울린다. 놈의 표정을 보니 팔짱을 낀 여유로운 얼굴. 그에 반해 시시각각 침을 삼키는 나와 너무나 대조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벌써 승패가 갈린건 아닌가 싶었지만 긍지 높은 내 자존심은 물러남을 허락치 않는다. 누가 뭐라해도 멸망의 콜로서스는 내 최고의 기술. 여기서 물러선다면 리리스님을 뵐 낯이 없다. 나는 더욱 용을 쓰며 마력을 쏟아 부었다. 그런만큼 어느정도 효과를 보았는지 한순간 내 유성우들이 놈의 검들을 압도하는걸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흐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한발한발 부딪힐 때마다 거센 충격으로 내부가 진탕이 되어 버린다. 도대체 왜? 어떻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간신히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 분명 내 마법이 인간놈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나는.
“큿!”
다시 고개를 드는 순간 망연하고 말았다.
유성우들과 검의 폭우가 서로 충돌하는 광경은 말 그대로 장관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한테는 그 모습들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압도하는 모습은 거짓이었나. 내 유성우들은 검에 닿는 즉시 폭발하고, 그대로 소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의 염화검(炎火劍)들은 폭발에 꿋꿋이 견디며 내게로 밀려들며 주변 공간을 시시각각 점거한다. 아니, 견디는게 아니다. 오히려 내 유성들을 화려하게 불태우고 있다.
그순간 울컥, 나는 피를 한웅큼 쏟아내고 말았다. 동시에 온 몸에서 힘이 쭈욱 나가는 허탈함이 감돌기 시작했다. 설마, 무리한 마나 운용으로 신체의 붕괴와 오래전 인간놈들이 안배한 결계가 작동하는 건가. 하필 왜 지금…!
순식간에 처리하고 그 모든걸 감당할 생각 이었는데, 이건 되려 내가 밀리기 급급하다. 그리고 예정보다 빠르게 찾아온 금제들은 내 마음을 더 급하게 만들었다. 신경이 흐트러진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앗차하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이 가져온 결과는 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들고 말았다.
화르르르르르르르…!
너무도 맑고 순수하게 불타오르는 검들은 내 존재를 말살하기 위해 빠르게 내 마법을 밀어내고 있었다. 여기서 힘을 거두어 들이는 순간, 내 형체는 한줌의 재도 남지 못한채 짓이겨질 것이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마력을 더욱 크게 끌어 올렸다. 나는 아직도 인간에게 진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온 몸에 마력이 요동치는걸 느끼며 양손에 집중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게 내 속마음 이었다. 어둠의 동화를 쓰면. 운이 좋으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은 인정을 하지 못하고 자존심을 붙잡고 있었다. 이대로 있으면 죽는다는걸 알면서도 마족 백작으로 살아온 세월은 단 한순간의 물러섬도 용납치 않았다.
그러나 하나씩 유성우들이 소멸하고 그 자리를 불타오르는 검들이 채워가는걸 보며 그 자존심도 조금씩 사그라 들기 시작했다.
쉴새 없이 밀려드는 염화검들을 보고 있는 어느 순간. 나는 뒷 공간이 휑한걸 느꼈다. 분명 폭풍 같은 격돌 속에 있는데 내 목덜미는 너무나 사늘했다. 설마, 끝난건가. 내 콜로서스 마법을 전부 불태웠단 말인가.
“잘가라.”
인간의 차가운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천지를 뒤덮으며 내게로 달려드는 수많은 검들. 끝끝내 버티던 내 자존심들은, 죽음을 목전 앞에 두고서야 자신들의 발을 한 발자국 물렸다. 그것들이 내 몸을 해체하러 달려들고, 그순간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몸 안에 잠재된 남은 어둠을 끌어 올렸다.
….
…….
……….
“허윽, 허억.”
슬며시 눈을 뜨자, 아직 무너지지 않은 새 천장이 보인다. 그와 동시에 위층에서 울리는 굉음들. 첫타격을 받는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도주를 선택했다. 어둠을 통한 공간 이동. 한순간에 펼친터라 고작 두층밖에 이동하지 못했고 도망쳐봤자 연구소 안 이지만, 그 끔찍한 기술에 온 몸이 갈갈이 찢기지 않자 일단의 안도감이 들었다.
“쿨럭…!”
다시 한번 한웅큼의 피가 목구멍을 통해 나온다. 쉬고 싶다. 그러나 이미 몸에 놈의 검 몇발이 격중된 상태였다. 내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지만 다시 인간들이 추척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분명 이 연구소 일층 어딘가에 비밀 공간이….
스윽, 스윽.
거의 한쪽 발을 질질 끄는 형태로 나는 한동안 몸을 끌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목표로 당도하는 순간 그곳의 문이 활짝 열린걸 볼 수 있었다. 비단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올라오기전 이곳에 있던 놈들을 처리하고 왔던가. 일단 방해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짓고 안으로 들어가 문 옆 바닥을 더듬는다. 분명, 분명 여기 어딘가에 있을것이다.
“제길!”
벌써 10분이 넘게 바닥을 더듬었는데, 아직도 찾을 수 없었다. 마음이 다급하다. 놈들이 오기전 빨리, 빨리. 순간 땅을 쓸던 손아귀에 뭔가 이질적인 존재감이 하나 스쳐갔다. 드디어 찾았다는 생각에 나는 급히 바닥으로 달려 들었….
치익, 화르륵.
“…….”
뭔가 타오르는 소리. 그래, 아직 놈에게 당한 여파가 몸에 남아 있나보군. 일단 신경쓰지 말고 어서….
“후~우.”
“…….”
“고귀한 마족 백작이 도망을 치고, 설마 땅을 쓸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네. 설마 청소?”
놈이 키득거리는 말이 들린다.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정하기 싫은 마음에 억지로 자기 위안을 했을뿐. 애초에 나는 놈을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착한일 한다고 해도 안봐줘.”
나는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유롭게 연초를 피우는 그놈이 있었다.
*
나는 바닥을 박박 쓰는 놈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원래는 나중에 피려고 아꼈지만, 도저히 지금 연초를 꺼내지 않고는 못배길것 같았다.
“설마하니 정말로 도망갈줄은 몰랐는데. 어둠의 동화가 참 좋긴 좋아? 예나 지금이나 도망치는거 하나는 참 잘해.”
“인간…도대체…어떻게….”
벨페고르는 어지간히도 힘에 겨운듯 겨우 숨을 내뱉는다. 나는 물고 있던 연초를 훅 뱉고는 천천히 놈과의 거리를 줄였다.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벨페고르는 엉거주춤 발을 휘저으며 어떻게든 뒤로 물러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문득, 하복부가 찡하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욱씬 거리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내게 너무도 큰 흥분을 가져다 준다.
“마…마검 스쿠렙프 소….”
“워워.”
놈이 검을 소환하려는 낌새가 보이자 나는 번개 같이 달려가 손을 걷어 찼다. 막 소환된 검은 허무하리만큼 저 멀리 튕겨져 나갔다. 그러자 벨페고르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그저 망연히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그대로 발을 들어 놈의 머리를 지근, 밟았다.
“빌어봐.”
“크윽.”
“어차피 넌 벌레만도 못한 마족 새끼잖아. 살려달라고 빌어봐. 그러면 살려줄지도 몰라.”
“죽여라.”
단호하게 말하는 놈의 모습을 보며 나는 눈에 이채를 띄웠다. 벨페고르는 이미 포기한듯 실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네놈이 지닌바 힘이 대단한건 인정한다. 그러나 너는 어차피 그분들 앞에서는 한낱 벌레와 같은 존재…내 복수는 그분들이 해주시겠지. 그리고 너 또한 그때 나와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누구? 네가 그토록 사모해 마지 않는 리리스? 아니면 아스타로트? 사탄? 바알? 아스모데우스? 루시퍼?”
“큭…네놈이 어떻게 베일에 쌓인 마계의 군주님들의 이름을 아는지는 잘 모르지. 그러나…컥!”
나는 놈이 말을 하는동안 발을 치운 후 가만히 주저 앉았다. 그리고 그대로 놈의 입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주먹 끝에 무언가 부서지는 느낌이 걸림과 동시에 놈의 조각난 이빨 조각들이 이리저리 휘날렸다.
“어쩌냐. 그놈들은 이미 인간들에 의해 전부 죽었었거든.”
“노! 자아하지 마아! 그부드으 아지 이가 세사에 가리하시저이 어으시어으!(놈! 장난하지 마라! 그분들은 아직 인간 세상에 강림하신적이 없으시거늘!)”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말대꾸는 꼬박꼬박 해요. 임마. 네가 그렇게 믿고 따르는 그 마계놈들을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다~한번씩 죽여본적이 있으니까 말하는거잖아.”
벨페고르는 내 눈동자를 보더니 흔들리는 얼굴이 되었다. 마족들은 밥 먹듯 거짓말을 하는 놈들인만큼 상대방이 하는 말들이 진심인지, 거짓말인지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물론 절대적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마족을 상대로 사기를 치거나 거짓말을 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그런 정도였다.
“미…미으수 어아.(미…믿을 수 없다.)”
그러나 놈은 여전히 고개를 흔들었다. 하긴, 위에 나열한 마족들이 실제로 죽은건 어디까지나 1회차로 활동 했을 때 였으니까. 그러나 실제로 살해한적이 있는 내 말 또한 진실이었다. 내 말의 진실 여부를 판단한 벨페고르는 평소라면 콧방귀를 꼈을 말들에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 후 입을 열었다.
“거짓말이 아니라구. 아. 나태의 악마니까 넌 리리스의 수하겠지? 확실히 리리스를 살해할때가 엄청 재밌었지. 악마들중 몇 안되는 여성 악마이기도 하고…나름 즐거웠어. 그년의 몸은 정말 끝내줬거든.”
리리스를 들먹이자 벨페고르의 두 눈동자에서 불똥이 튀는걸 볼 수 있었다. 2회차에 놈들이 아직 살아 있는건 사실. 1회차에 내가 놈들을 살해하고 저지른 일들도 사실. 그 두 사실 속에서 진실을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괴리감에 벨페고르는 들끓는 침음성을 흘렸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유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크으….”
“어땠는지 알아? 인간들 앞에서 홀딱 벗고 나체로 무릎을 꿇었지. 그리고 양손을 비비면서 싹싹 빌었다고. 제발 용서해주세요~이랬던가? 그년은 정말 비참하게 자신의 목숨을 구걸 했어. 정작 자신들의 부하는 죽어 나가는데도 말야.”
“흐아아아!!!!”
“역시 마계의 공식 창년은 조임도 끝내주더라. 거기 있는 인간들 전부를 받아들이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면서 유혹하는데…어이쿠.”
“흐아아!!!! 흐아아아!!!!”
놈은 절규하며 내게 머리를 들이 밀었다. 슬쩍 손을 뺀 나는 킬킬 웃으며 그대로 놈의 뺨을 후려 갈겼다. 짝!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놈의 고개가 옆으로 휙 돌아갔다. 나는 그대로 벨페고르의 머리칼을 잡고 들어 올렸다.
놈의 얼굴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나 또한 지금은 미친놈이나 다름 없었다. 미친놈과 미친놈의 대화. 나는 그대로 놈의 머리를 위로 잡아 올렸다가, 그대로 땅에 강하게 처박았다.
쿵!
“왜. 왜 화를 내는데. 너네도 똑같은 놈들 이잖아.”
“도…도대에 애 아으 그어헤 미어하으 어야….(도…도대체 왜 나를 그렇게 미워하는 거냐….)”
놈의 목소리는 바람이 빠진듯 쉭쉭 소리를 동반했지만 나는 모두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너무도 슬프다는 얼굴을 하고 벨페고르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정말 몰라서 물어? 정말로?”
“나아 무으 원하으….(나와 무슨 원한을….)”
쿵!
나는 그대로 다시 머리를 내려 찍었다. 놈은 “껙.” 비명을 내지르며 온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나는 너무도 슬프다는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나는 그때의 일들을 한번도 잊은적 없는데.
“나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데. 시작은 네놈이 다연이를 그렇게 만들었을 때 부터였지. 그래. 그 일 이후로 나는 너를 미치도록 죽이고 싶었어. 있잖아. 다연이는 그때 나를 보며 웃어주던 몇 안되는 착한 애였어.”
쿵!
“그런데 네게 당하고 나서. 그리고 마족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대로 목숨을 끊더라. 그 밝고 활달한 애가.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고.”
쿵!
“복수심에 불타오른 나는 너를 쫓았어. 형은 날 말렸지만 그때 나는 눈에 보이는게 없었거든. 그때가 아마 내 최초의 개인 행동 이었지. 하지만…난 네놈이 세운 비열한 술수에 걸려 함정에 빠지고. 붙잡힌 신세가 되었다.”
쿵!
“그때 당했던 모욕은 참을 수 있어. 내가 병신이라서 잡힌거니까. 그런데 너가 노리던건 내가 아니더라. 너는 그때 네 편에 선 사용자들, 네가 알고 있는 모든 마족 군주들을 소집해 나를 구출하러 온 내 형을 집중 공격했지.”
쿵!
“그래. 그 전투에서 내 형은 죽었다. 그 와중에도 못난 동생은 살리겠다고.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동료들의 목숨을 내던지면서 형은 끝끝내 나를 구했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잃었어.”
쿵!
“끄아아….”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벨페고르의 머리칼을 더욱 끌어 올렸다. 놈의 얼굴이 형체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뭉개진게 보였다. 그 잘난 얼굴 위로, 나는 침을 퉤, 뱉었다.
“그런데 너와의 악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더라. 그때 간신히 도망쳐 목숨을 건진 너는…다시 만났을때는 마족 공작이 되어 있더군. 그리고, 그리고, 그녀를….”
한소영을 떠올리자 지금까지 품어왔던, 그 누구한테도 보이지 않았던 감정의 둑이 한순간에 더욱 거세게 터져 나온다. 분노, 고통, 슬픔, 좌절, 절망. 그런 마이너스한 모든 감정들이.
“나는 끝을 쥐었다. 그리고 간절하게, 정말 간절하게 바랬지. 하지만 나는 원하는걸 얻을 수 없었어. 천사들의 말을 듣고서야 나는 그때 내가 너희들의 손에 놀아났다는걸 깨달을 수 있었지. 너가 알기나 할까?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기회를 쥐기 위해 살아왔는지. 그리고 기회를 얻은 후 한발자국만을 남기고 희망을 잃었을때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놈은 입가에서 이미 게거품을 물고 있었다. 얼굴에는 피칠갑을 하고, 항상 거드름을 피우며 자랑하던 뿔은 바스라진지 오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아 있다. 놈의 코가 벌름거리는걸 본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다시 놈의 얼굴을 거세게 바닥으로 찍었다.
“그것들을 보고, 그것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항상 죄책감에 몸부림치며 살아왔던 내 심정을 네가 알기나 해?”
“께엑…께엑….”
“아냐고. 응? 다 너 때문이야. 너만 아니었으면….”
쿵!
“너, 너, 너, 너, 너, 너, 너, 너, 너, 너 때문이라고! 이 빌어먹을 자식아!”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쿠우웅!
“껙…끄르르륵….”
나는 거칠게 놈을 내동댕이 친 후 다시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내 숨은 한껏 거칠어져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홀린듯한 기분에 나는 그대로 다시 한번 놈의 머리 위로 발을 올렸다. 잠시동안 그 기분을 음미한 나는 건조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다행이다. 너를 여기서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를 여기서 죽일 수 있어서, 나는 정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러니 이번에는 여기서 끝내자. 너와 나의 지긋지긋한 악연을.”
벨페고르는 이미 대답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나는 놈의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놈의 머리를 밟은 발에 힘을 주었다.
============================ 작품 후기 ============================
(이번회는 리리플을 생략합니다. 독자 분들의 양해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유진 입니다.
하하. 101회가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조금의 해명이 필요할것 같네요.
먼저, 수현의 성격이 회마다 바뀌는것 같다. 라고 보신분들. 제대로 보셨습니다.
통과 의례에서는 좋은 형, 오빠로.
사용자 아카데미 이후 뮬에서는 엄한 선생님 또는 부모의 모습을.
그 와중 간간히 드러난 수현의 1회차 모습.
그리고 과거 철천지 원수를 만나 지금껏 속으로만 담아왔던 본성의 폭발.
정상인이 아니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제로 코드를 손에 쥐고 다시 돌아오는걸 선택한 만큼.
그만큼 간절하게 미친 주인공의 모습을 여러분들에게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아직 메모라이즈에 드러나지 않은것들 천지고 앞선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니 몇분 독자분들께서 답답하신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102회를 넘게 달려온만큼, 앞으로 차차 이야기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풀어낼 생각입니다.
부디 이번회로 독자분들에게 수현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와닿기를 바라며 저는 일단 얘기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비평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적어도 악플과 비평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코멘트 지운건 딱 한두번이네요. 도가 지나친 악플도 아직은 놔두고 있습니다. 항상 초심을 잃기 싫어 1회를 올릴때 코멘트가 달렸나 수시로 확인하던 때를 떠올립니다.
제가 항상 후기 끝에 남기지만.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연참의 원동력이 됩니다.(이건 진리입니다.)
코멘트는 항상 전부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리리플에 없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정 궁금하신 부분은 쪽지로 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