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180
00179 소식 =========================================================================
홀 플레인에 들어온 이후 잠을 더 자고 싶다고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감정 이었다. 나는 고연주와 관계를 가진 이후 물 밀 듯 밀려오는 나른함에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건, 나를 품에 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녀의 얼굴 이었다.
내 머리를 연신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에 계속 눈을 감고 싶었지만, 이따금씩 들리는 잔잔한 웃음 소리에 결국 살짝 실눈을 뜨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뜬 정면에는, 사랑스러워 보이는 미소를 머금은 고연주의 얼굴이 보였다. 잠깐, 방금 전 내가 뭐라고…생각한 거지.
“아이구~. 우리 아가 일어났어요?”
“……?”
“어머 눈 깜빡깜빡 하는 것 좀 봐~. 일어나니까 배고파요? 우리 아가 젖 먹을까요?”
“크흐흠.”
나는 크게 헛기침을 하며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어젯밤, 그녀의 젖가슴에 헤어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괜스레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에 후끈한 기운이 덮쳐 들었다. 고연주는 그런 나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박수를 치며 깔깔 웃었다.
“까르르. 아, 정말. 적응 안 돼. 정말로 김수현 맞아요? 잠자리에서는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깨물고 싶어~.”
고연주는 말을 마치고는 내게로 와락 안겨 들었다. 또 하연처럼 무조건 나를 무조건 감싸 안으려고만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음으로써 내가 그녀를 품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상태에서 더욱 더 파고 들었고, 나는 결국 돌진력을 이기지 못해 기껏 일으킨 몸을 다시 눕힐 수 밖에 없었다.
풀썩, 이불이 움푹 패어 들고 내 위로 몸을 실은 그녀의 육체에서 여성 특유의 체취를 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옷을 입고 있는걸 본 순간, 나는 그제서야 아직 내가 나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순간 몸을 뒤틀 뻔 했지만 그랬다가는 고연주가 또 웃을 것 같아 간신히 태연한 얼굴을 유지 했다. 내가 정말 왜 이러는 걸까.
“호호. 잘 잤어요? 기분은 어때요? 멍~해 보이는데.”
“자고 일어나서 그래요. 아무튼 오랜만에 푹 잔 것 같아요. 고연주도 좋은 밤 보내셨나요?”
“항상 나른하기만 했는데, 오늘따라 몸에 활기가 넘치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안길걸.”
그녀는 말을 하고 나서 살며시 입술을 핥았고, 나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고연주는 그런 나를 빤히 바라 보다가 이내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네.”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벅찬 아침을 맞을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어젯밤 너무 좋았어요.”
고연주의 솔직한 말에 나는 그저 머리만 긁적거렸다. 하고 싶은 말은 있었는데, 그저 목구멍 주위에서만 맴돌 뿐 이었다. 결국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나는 그저 내게 고개를 묻은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 행동 만으로도 충분 했는지 그녀가 편안히 눈을 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윽고 우리 둘은 몇몇 사소한 담소를 나누며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최대한 조심한다고는 했는데, 옷을 입어야 하니 이만 나가주지 않겠냐는 말은 결국 다시 한 번 그녀를 웃기고 말았다. 고연주는 내 말을 따르지 않았고, 되려 옷을 입는걸 도와주었다. 마지막으로 허리띠를 꼿꼿이 동여 매어주는 그녀를 보자 마치 아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호. 나가서 연초라도 한 대 피우고 있어요. 정리만 하고 바로 음식 만들게요. 간 밤에 힘 좀 쓰셨으니 보답을 해야겠죠?”
“음. 알겠습니다.”
침상을 정리하고 곧 나가겠다는 그녀의 말을 뒤로 한 채 나는 비로소 방문을 열 수 있었다. 어젯밤 이곳이 들어올 때와는 달리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그 중 가장 확실한 건, 그 동안 애매하게 서 있던 경계가 허물어짐으로써 나와 그녀의 사이가 더욱 깊어졌다는 것 이다.
그렇게 머쓱한 기분을 다듬으며 나는 방을 나와 여관 밖으로 나섰다. 워낙 연초를 좋아하는 터라, 여유가 있으면 아침에 일어나 꼭 한대 태우는 버릇이 있었다.
치익. 치이익.
“후욱.”
아침 날씨는 제법 쌀쌀 했다.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찬 바람에 나는 빠르게 연초를 빨아 들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태우던 연초를 탁 튕긴 후 다시 여관으로 들어갈 생각에 문을 열은 찰나였다. 한 발짝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 앞에서 기웃거리던 인영이 깜짝 놀라 몸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청순한 외모와 천진난만한 표정. 인영의 정체는 바로 안솔 이었다.
“솔아?”
“후아. 오라버니셨구나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안솔은 언제나처럼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 했다. 푹 잤다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내 기준 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이른 아침 이었는데, 그녀가 이 시간대에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나는 가볍게 손을 들어 그녀의 인사에 화답해 주고는,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배가 많이 고픈가 보구나. 이른 아침인데 주방을 서성이네. 조금만 기다리렴. 곧 사용자 고연주가 나올 것 같으니 말이다.”
“에에?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오….”
“흠. 꼬르륵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히잉. 아니에요오.”
안솔은 내 농담에 손을 휘휘 저으며 극렬히 부정 했다. 극렬이라고 해도 고개와 손을 절레절레 젓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저 귀엽게 보일 뿐 이었다.
“하하. 그런데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무슨 바람이 불어서 네가 이렇게 일찍 일어났을까?”
“우웅. 맞아요. 분명히 더 코~해야 할 시간인데에. 이상하게 오늘은….”
그녀의 반응을 더 보고 싶어 가볍게 던진 말 이었는데, 뜻밖에도 안솔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 했다. 미간을 살짝 좁히고 생각에 잠긴 복덩이를 보며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무슨 일 이라도 있는 건가?
그리고, 다음에 이어진 그녀의 말은 나를 충격에 빠트리고 말았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불안해서요오. 뭔가 되게 불쾌하고 빨리 일어나야만 할 것 같고, 얼른 주방으로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
“히잉. 모르겠다아. 그런데 이상하게 오라버니를 보니까 불안하던 마음이 싹 가셨어요. 헤헤.”
방실방실 웃는 안솔을 보며 나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꼈다. 여성 특유의 직감인가, 아니면 행운 수치의 적용으로 인한 현상인가. 내게로 아장아장 걸어오는걸 그녀를 보며, 차후 종 잡을 수 없는 그녀의 능력을 한껏 조심할 필요성을 느꼈다.
나는 재빠르게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마침 그녀를 보니 탐험을 하면서 마음 먹었던 일이 머리 속으로 떠올랐다. 그 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까먹고 있었는데, 그녀의 행운 능력치에 관한 이야기였다. 물론 나 나름대로 최대한 어필할 생각이었지만, 우선은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고 의견을 존중해줄 생각 이었다.
“솔아. 잠시 오빠랑 이야기 좀 할까?”
“네에! 좋아요!”
“그래. 그럼 잠깐 이리 와서 앉….”
우웅!
반색하며 달려드는 안솔을 보며 옆의 테이블로 이끌려는 순간 이었다. 정확히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옷 안에서 하얀 구슬 하나가 툭 튀어 나오며 내 앞을 가로 막았다. 웅웅 진동 소리를 흘리며 말간 빛을 내는 게, 여차하면 수호의 방패라도 펼칠 기세였다.
떨떠름한 얼굴로 걸음을 멈칫하자 그것을 확인했는지 안솔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조금 전만해도 졸린 목소리로 말하던 그녀는, 어느새 잠이 깼는지 날렵한 손놀림으로 눈 앞의 구슬을 잡아 채었다. 그리고, 곧 볼을 빵빵히 부풀리며 남아 있는 손을 들어 구슬의 윗부분을 찰싹 때렸다.
“너어! 이게 무슨 짓이에요!”
우~웅.
“누가 감히 아빠한테 그렇게 버릇 없이 굴라고 했어요! 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나요?”
우웅…. 우웅~.
“조용히 해요! 뭘 잘했다고 울어요!”
“…….”
나는 할 말을 잃은 얼굴로 안솔과 구슬을 쳐다 보았다. 정말로 신기한 것은, 고작 구슬주제에 불과한 놈이 안솔이 한마디 할 때마다 미약한 진동음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 진동을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녀석이 풀이 죽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잠깐만. 뭐?
“아빠…라고?”
중간에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아 한 마디 내뱉자, 한창 “잘 했어요. 잘못 했어요.” 라고 말하던 안솔은, 곧 “혼나야겠어요. 혼나지 않아야 겠…삐아!” 라는 알아 듣기 힘든 괴성으로 말을 매듭 지었다.
“…….”
“어버버버.”
나는 지그시 안솔을 응시 했다. 그녀는 내 지긋한 시선을 견딜 수 없었는지, 한동안 배배 몸을 꼬았다. 문득 공터에서 그녀가 내게 했었던 말들이 기억났다.
언컨시어스 리비얼(Unconscious Reveal) 이었던가. 지금 생각해보니 그녀 치고 꽤나 대담 했던 말들 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별로 관심을 쏟지 않은 것 같아,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려고 한 발자국 더 내디뎠다. 그러나 안솔은, “핫? 힛! 훙? 헷!” 이라는 뜻 모를 음성을 내뱉고는 후다닥 도망가 버렸다. 그 어느 때보다 재빠른 몸놀림으로 계단을 오르는 그녀를 보며, 나는 픽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대로 차분히 앉아 아침을 기다리면 분명 다시 내려오리라. 그때의 반응이 보고 싶었다.
아침 식사 시간은 즐거웠다. 오늘따라 기운이 넘치는 고연주는 자신의 실력을 십분 뽐내었다. 일행들은 요즘 들어 입이 호강한다고 좋아했고, 고연주는 미묘한 웃음으로 대답 했다. 안솔이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것만 제외하면 분명 유쾌 했던 식사 시간 이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낸 후, 나는 한 쪽 구석에서 고연주의 방에서 들고 온 기록을 정독하기 시작 했다.
“이거 마셔요. 읽으면서 아리송한 게 있으면 따로 체크해둬요. 정보를 더 모아볼게요.”
“네. 고마워요.”
그녀가 가져다 준 차 한잔을 마시며 기록을 읽는다. 평화로운 시간 이었다.
문득 황금 사자 클랜의 원정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그네들은 지금쯤 어디까지 들어 갔을까? 내 예상대로라면 지금쯤 한창 박살이 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초입에서부터 나타나는 놈들은 매우 강력하고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호되게 당할 건 안 봐도 비디오였다. 아니, 아마 당하겠지.
“후릅.”
“오빠! 누가 오빠 찾아왔다고 하는데!”
여유롭게 차를 한 모금 넘기다가, 갑작스레 들린 유정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멀뚱한 얼굴로 여관 입구 밖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누군데?”
“몰라. 클랜 창설 관련 전령이라고 전해달래. 들어오라고 하는데 안 들어오네.”
“뭐?”
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
아비규환(阿鼻叫喚). 강철 산맥의 안은, 그야말로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처참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사용자들의 수는 이백 명 남짓 될까. 궤멸에 가까운 피해. 그나마 몸 성해 보이는 사용자들은 드물고 대부분 깊든 자잘하든 상처를 한두 개 달고 있었다. 원정에서 물약 보급과 사제들의 편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감안 한다면, 현재 이들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으아아…. 아아아….”
“살려줘…. 사제, 사제를 빨리….”
그들은 모두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처음 출발할 때의 질서 정연함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쩌면 아직 이곳에 오지도 못하고 낙오해 한참 떨어진 사용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박현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본대와의 소식이 끊긴지도 벌써 하루가 지났다. 최대한 흔적을 따라가면서 그들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 이상은 무리였다. 스스로도 한계라고 느끼고 있었고, 무엇보다 더는 사용자들을 끌고 갈 수 없었다.
이제 남은 방법은 이곳에서 캠프를 세워 그저 구조를 기다릴 뿐 이었다. 아니면 몸을 회복한 후 다시 탐색을 하던가. 그러나 두 방법 모두 죽기 딱 좋다는 사실을 박현우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피가 마르는 기분을 느꼈다. 이토록 자신이 나약하다고 여긴 적은 황금 사자 클랜으로 들어온 이후 처음 이었다.
쿵!
그 때, 매우 커다란 진동이 캠프를 덮쳤다. 어찌나 강했는지, 캠프 내 구비해 놓은 물품들이 전부 들썩일 정도였다. 우당탕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들을 보며 사용자들의 목 울대가 크게 울렁인다. 박현우 역시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는 긴장된 낯빛으로 그곳을 나섰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제발 놈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그러나 현실은 그의 바람을 철저히 외면 했다. 그 소리가 가까워 질수록 디디고 있는 대지에는 커다란 파문이 일어나고 있었다.
“또…. 그 놈들인가?”
“아아아!”
누군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부르짖던 사용자들도 어느새 다들 입을 다물고 대지를 통해 올라오는 파동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예상이 틀렸기를, 누군가 그렇다고 말해주기를 바라며 주변을 돌아 보았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얼굴 표정은 모두 똑같았다. 모두 굳은 얼굴로 몸을 덜덜 떨며 겁에 질려 있었다.
그때였다.
“크아아아악!”
“모, 모두 일어나! 전투를 준비 한다!”
“으, 으아아악!”
저기 멀리 오른편에서,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산맥을 크게 울렸다. 박현우는 직감적으로 늦었음을 깨달았다. 자신들을 괴멸로 몰아 넣은 놈들이 추격해온 것이 분명 했다. 재빠르게 전투 준비를 외쳤지만, 곧이어 울려퍼진 또 다른 비명에 파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기점으로 이곳 저곳에서 구슬픈 비명 소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 했다.
“꺄아아아앗!”
“으아아! 저리가! 으아…!”
파삭! 파삭!
콰드득! 콰드득!
터지는 소리, 비명 소리, 씹히는 소리, 다시 비명 소리. 끔찍한 살육의 소리가 시시각각 캠프를 찾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캠프 주변에 있던 사용자들의 육안에도 놈들의 모습이 조금씩 노출 되기 시작 했다. 놈들은 거대 했다. 공룡의 형상을 한 거대한 괴수 수 마리가 날카로운 발톱을 크게 휘두르자, 사방으로 뜨거운 피와 살점들이 허공을 향해 흩뿌려졌다.
“끄아악! 살려…. 끄르륵! 끄륵!”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수풀 안으로 도망가려던 사용자 한 명은 이내 허리가 비죽하게 솟아 오르며 허공으로 크게 떠올랐다. 어둠으로 물든 비죽한 발톱은 그 사용자의 복부를 관통해 허리를 뚫고 올라와 있었다. 발톱에 대롱대롱 매달린 그는, 빽빽 소리를 지르다가 몸을 축 늘어뜨렸다. 순식간에 절명한 것이다.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이야…. 도대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서 그 장면을 목격한 한 여성 사용자는 그대로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육신을 종잇장처럼 꿰뚫고 찢어 발기는 발톱을 보며 앳된 얼굴의 사용자는 그저 멍한 얼굴로 중얼거릴 뿐 이었다.
“희영아! 도망쳐! 도망치라고! 희영아아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때렸다. 그러나 희영 에게는 고개를 돌릴 여유가 없었다. 그저 두 개의 번쩍이는 불빛이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서서히 거리를 줄여오는 섬뜩한 발톱만 보였다. 그녀는 차오르는 공포감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오늘 리리플은 한 회만 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회 리리플과 같이 합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분들의 양해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유진 입니다.
오늘은 통과 의례에서의 사용자 능력치 설정에 대해 일부 공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씀 드릴 설정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 입니다. 해당 설정에 대한 계산식을 공개 하면, 몇몇 수학에 능하신 분들은 0연차의 능력치를 보고 차후 해당 사용자의 성장 정도를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몇몇 변수를 끼어 놓기는 했지만 말이죠.
인간이 지구에서 로 소환 되는 순간 그들은 그 지점부터 의 적용을 받습니다. 다만 그 시점에서 그들을 로 부를 수는 없습니다. 통과 의례에서 자격을 증명한 이들에 한해서 그 설정을 열람하고 더욱 깊게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습니다.
그럼 의 적용 중 능력치 설정에 대해서 말씀 드린다면, 비율로 볼 수 있습니다. 비율은 X : Y로 나뉘오며 X는 즉 현실 능력을 기반으로 잡고, Y는 각 인간의 잠재성을 더한 값이 능력치로 나타납니다. 다만 두 관계는 비례하지 않습니다.(일전에 본문의 내용 중 이런 말이 나오죠. 엘리트가 거지가 되고, 거지가 엘리트가 될 수 있는 곳이 홀 플레인 입니다.) X가 높다고 해도 Y가 낮을 수 있고, X가 낮다고 해도 Y가 높을 수 있습니다. 다만 추후 성장 정도를 포함 하면 Y가 미치는 영향이 X에 비해 훨씬 큽니다. 그리고 수련 정도, 보상 포인트, 장비들로 인해 그 수치는 변동할 수 있습니다.
*
오늘따라 느끼는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특히 아버지란 존재는 정말로 존경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제 어제 오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쪽지는 무서워서 보기가 꺼려질 정도 이더군요. 어렸을 때는 그저 몰랐는데, 사춘기 때는 마냥 무서웠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정말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힘들 때마다 많은 조언을 얻습니다.
코멘트 달아 주신 분들. 쪽지 주신 분들. 모두 감사 합니다. 특히 쪽지 중 일부 수위 높은 부분들도 제 성장의 밑거름으로 여기며 받아 들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서로간에 좋은 말을 할 수 있는 더 고운 말이 있다고 생각 합니다. 🙂
그럼 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