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205
00204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홀 플레인의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물론 공식적으로 드러난 게 아닌 암묵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각자의 실력에 따라 차등 대우를 받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요, 사실이었다.
실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지만 비단 그것만으로 개인의 계급을 판가름 할 수는 없다. 그 외에도 연차, 인맥, 명성, 장비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을 포함해 사용자의 계급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방금 전에 들어온 사용자는 홀 플레인 계급 표 중에서 최 상단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여성의 정체는 바로….
“대모(GodMother)님을 뵙습니다.”
홀 플레인에서 대모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사용자였다. 그녀가 들어오자 내가 앉아있는 열의 테이블에 있는 사용자들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동시에 입을 모았다. 맞은편에 있는 사용자들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꾸벅 숙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석에 앉은 사용자의 이름은 잠시 까먹었지만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과거 바바라 침공 이전부터 황금 사자 클랜을 이끌어온, 그네들의 클랜 내부에서는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부를 정도로 오래된 사용자였다.
아마 현존하는 사용자들 중 가장 오랫동안 생존한 이들 중 한 명이라, 연차 하나만 봐도 경외 받을만한 인물이었다. 뭐, 그래 봤자 1회 차 에서는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겠지만 말이다.
대모의 옷은 두텁고 긴 로브 하나를 걸치고 있었는데, 굉장히 낡아 누더기로 보일 정도였다. 목에 건 굵은 금 목걸이는 가슴을 타고 내려와 복부 주위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잡고 있는, 이곳 저곳 손때가 묻은 지팡이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대모의 눈이 왼쪽 테이블에서 오른쪽 테이블로 옮겨졌다. 이윽고 그 시선은 나와 고연주의 사이에서 멈추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입술이 열리며 쉰 소리가 흘러나왔다.
“연주야. 오랜만에 보는 것 같구나.”
“네, 대모님. 저도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흘흘. 고얀 것. 말은 잘하는 구나. 오랜만인줄 알면 가끔이라도 찾아오지 그랬니.”
“호호. 그럴 때마다 뒤에 있는 남자가 하도 귀찮게 굴어서요. 계속 찾아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고연주의 말에 대모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갑작스레 지적을 받은 박현우는 뜨끔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혀를 한두 번 차고는 끌끌 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싫다는 애 자꾸 붙잡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 쯧쯧.”
“며,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니 네가 이성에게 인기가 없는 거란다.”
잠시간 회의실 안에서 가벼운 웃음 소리가 흘렀다. 그러나 말 그대로 잠시 동안일 뿐 이었다. 워낙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무거웠던 분위기의 본질이 변할 정도는 아니었다.
곧이어 대모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그윽하고 심오한 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담담히 그녀의 시선을 받아 넘겼다.
“자네가 그 화제의 머셔너리 클랜 로드인가.”
“예. 그렇습니다.”
“허이고. 보아하니 스물 초 중반도 되어 보이지 않는데, 무슨 눈동자가 그러누. 인생의 쓴맛만 본 애 늙은이 같아. 보는 내가 안타까울 지경이야. 젊은 사람이 그러면 못써.”
“…….”
대모의 말에 몇몇 시선에 내게로 모이는걸 느꼈다. 태연함을 가장하고는 있었지만 속으로 따끔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가만히 있자 그녀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흘리고는 이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거참. 간만에 앞날 창창한 젊은이를 본 것 같아 얘기 좀 하려고 했더니 옆 놈들 시선이 점점 더 따가워지는구나. 알았다 이놈들아. 이만 본론으로 들어갈 테니 그만 좀 노려보거라.”
“크흠! 크흐흠!”
맞은편에 앉은 인원들 중 한두 명의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대모는 전체를 한번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일단 이곳까지 오느라 다들 수고했어. 이제 와서 이렇게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원래 나는 이 일에 크게 관심이 없었네. 바바라를 공략한 후 내 한계와 염증을 동시에 느꼈거든. 어차피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조용한 곳에서 유유자적 생활하고 싶었지. 실제로도 그러고 있었고.”
“대모님.”
“현우 자네는 가만히 있어.”
박현우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그녀를 제지했지만, 이내 그녀의 말에 다시금 물러서고 말았다.
“보아하니 내가 나올 줄 몰랐다는 얼굴들이 많아. 비록 은퇴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황금 사자에 적을 둔 몸일세. 그리고 어찌됐든 그 영감태기가 살아 돌아오기는 했으니 아직 연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지. 그러니 너무 고깝게들 생각하지마. 날 굳이 황금 사자로 본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냥 너희들 말대로 대모 그 자체로 봐주면 고맙겠군.”
확실히 대모가 나온 것은 나 또한 의외였다. 황금 사자 클랜이 지금은 이렇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때는 아니 원정 전까지는 북 대륙을 호령한 클랜이었다. 그들의 진정한 전성기의 시작은 바바라를 공략함으로써 열렸다고 하는데, 황금 사자의 초석을 다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 전 클랜 로드와 지금 눈 앞의 대모였다. 내 기억에 있는 대모는 그런 사용자였다.
아무튼 이러나 저러나 결국 관여는 하겠다는 소리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각기 미묘하게 변했다.
그때, 맞은편 테이블에서 누군가 손을 번쩍 드는 게 보였다. 그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니 들어올린 오른팔에 음각돼 있는 高麗(고려) 라는 한문을 볼 수 있었다. 고려 클랜은 동쪽 도시의 맹주 역할을 맡고 있는, 원정 후 현존하는 클랜들 중 가장 많은 인원수를 갖고 있는 클랜이었다.
대모는 그에게 시선을 던지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발언을 허락한다는 무언의 의사 표시였다.
“고려 클랜의 외교 간부인 4년 차 사용자 조성호라고 합니다. 대모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참고로 나는, 내가 하는 말이라면 몰라도 듣는 말이 길어지는 것을 상당히 싫어해. 그러니 다음부터는 그딴 허례는 집어 치워도 좋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하셨듯이, 저희들은 설마 대모님께서 이 자리에 참석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강철 산맥 원정에 대한 전후 사정은 전부 알고 계시는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음. 대강은 들어 알고 있네.”
고려 클랜 외교 간부라는 사용자도 어지간한 인물이었다. 대모의 직접적인 말투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대범함을 보이고 있었다. 그가 말을 꺼내자 나와 같은 라인에 있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편한 침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반대로 맞은편 라인의 사용자들은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여쭈어 봤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모님의 고견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사용자 조성호. 지금 굳이 그 일에 대한 말을 꺼낼 필요가 있는가?”
그때였다.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용자들 중에서 걸걸한 불만 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더니 곧 목소리를 낸 사용자는 똑같이 일어서 조성호를 쏘아보았다. 그의 왼팔에는 발해 클랜임을 알 수 있는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급작스러운 태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성호는 얼굴은 여전히 여유만만이었다. 마치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물론이지요. 이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아니겠습니까?”
“하. 웃기는군. 지금 우리들이 모인 이유는 시작의 여관의 포탈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 자리에서 굳이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 일이라. 정확히 강철 산맥 원정이라고 표현하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아무튼 참으로 순진하십니다. 설마 소집령을 내린 이유가 정말로 신규 사용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뭣이라, 순진하다고? 같은 말이라고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지. 지금 그쪽 말투가 참으로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내 착각인가?”
발해 클랜원은 이를 갈며 성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조성호는 오히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나 참, 당최 왜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군요. 저희들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왔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도리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 전에 말이죠. 애초에 그 부분을 짚고 넘어가지 않고 사용자 아카데미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 안 그런가요?”
“그러게 말이에요. 왜 갑자기 화를 내는지 이해가 안 가는군요. 뭐 찔리시는 거라도 있나 봐요? 호호호호!”
“그 말이 옳습니다.”
그의 말에 곧바로 비 참가 클랜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호응이 길면 길어질수록 발해 소속 사용자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변하며 일그러졌다. 그 순간, 잠자코 지켜보던 다른 사용자가 의자를 크게 끎과 동시에 뾰족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정말 웃기지도 않네요. 앞서 말씀하신 분 말마따나, 굳이 이런 곳까지 와서 그 일을 들먹이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참 사람들 알만하네요~?”
“그렇죠. 알만하죠. 예전에는 포탈이 열리든 말든 관심도 주지 않던 분들께서 웬~일로 연락을 주셨는데요. 그쪽 말대로 참 사람 심성 알만하네요~.”
“어머, 지금 비꼬시는 건가요?”
“어머, 저는 있는 그대로를 말씀 드렸을 뿐인데요. 그러고 보니 옛 말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네요. 도둑이 제 발 저리다.”
이번에 대답한 사용자는 조성호가 아닌 리버스 클랜의 허유리였다. 또 다시 그녀의 말에 동조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그와 동시에 지금껏 간신히 억눌러왔던 갈등이 표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슬쩍 고개를 돌리니 대모는 지긋한 눈동자로 그네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히 떠올라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은 1회 차에 어떻게 죽었더라.
내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는 동안, 회의실을 오고 가는 말들은 점차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종래에 이르러서는, 거의 인신 모독 수준의 공격성을 띠거나 고성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큰 소리들이 나오고 있었다.
“풋. 그렇게 열등감을 느끼고 계셨나 보네요? 이제 조금 녹록해진 것 같으니까 슬슬 이빨을 드러내시는 건가요? 참 우습네요 정말.”
“조금 녹록해진 게 아니실 텐데~?”
“어느 클랜 엉덩이 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는 그쪽들이야말로 요즘 살만한가 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며불며 징징거리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말입니다. 껄껄껄!”
“뭐라고요? 지금 말 다하셨어요?”
어느새 회의실의 분위기는 일촉즉발로 바뀌어 있었다. 다만 가만히 들어보면 우호 클랜쪽이 약간 밀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 자기네들 쪽에서 앞서 저지른 일들이 있으니. 실제로 부랑자 말살 계획이나 강철 산맥 원정에서 타 클랜들이 참가를 거절한 것이 아니다. 시작부터 배제를 하고 계획에 들어갔으니 그때 느꼈던 불만들이 지금에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금의 시간이 추가로 흐르고, 상황은 난장판을 넘어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수(秀) 외교 간부의 신랄한 독설에 듣고 있던 성질 급한 멸화랑 클랜의 대리인이 크게 역정을 내고 말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찐득찐득한 살기가 줄기줄기 흘러나오는데 주변에 사람들만 없으면 당장에라도 무기를 꺼낼 기세였다.
“그만!”
결국 가만히 지켜만 보던 대모가 더는 못 참겠는지 들고 있던 지팡이를 크게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쉰 음이 잔뜩 섞여 있었지만, 목소리에 마력이 충만이 들어있어 회의실 전체를 뒤흔들고도 남을 정도였다.
막 열기가 올라가던 회의실에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차가운 냉랭함이 감돌았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씩씩 몰아 쉬는 숨소리들이 여전히 들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입만 닫았을 뿐, 까딱 잘못하면 2차전이 시작될 기세였다.
대모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그들을 돌아보고는 끌끌 혀를 찼다.
“쯧쯧. 일단 지금 자리에서 일어난 녀석들은 모두 다시 엉덩이를 붙이도록.”
“…….”
“한심한 것들. 명색이 도시를 대표하고, 북 대륙을 이끈다는 놈들이 이 꼬락서니를 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훨씬 심해. 전대 놈들이 보면 아주 손뼉 치고 좋아하겠어. 북 대륙이 잘들 돌아간다고 말이야.”
“대, 대모님! 하지만 저들이 먼저….”
“시끄러워! 애새끼들도 아니고. 그리고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지 않은가. 일을 터뜨렸으면 어떻게든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은근슬쩍 덮으면 만사형통인가?”
그녀의 역정에 우호 클랜들의 사용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에 반해 비 우호 클랜 인원들은 한결 차분한 표정을 되찾고 있었다. 나는 방금 전 말로 대모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존경 받는 이유를 비로소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느 한 쪽에 편향되어 있는 게 아니라,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용자였다. 그러고 보니 1회 차 시절 그녀가 황금 사자를 등진 이유가 현재 로드와 불화가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던 것 같기도 했다.
“염병할 것들. 내 그 영감쟁이를 믿은 게 실수였어. 지금은 잠들어 있는 전 로드가 보면 땅을 치고 통곡하겠군. 아까 자네, 조성호라고 했나? 그래. 전후 상황은 나도 대강 들었네. 이 망할 영감이랑 주변 것들이 아주 제대로 일을 벌려놨거든. 그리고 아주 시원하게 말아먹기도 했고.”
“대모님!”
“입 다물라고 했을 텐데? 너희들은 여기서 말할 자격도 없어.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는 입도 뻥긋하지 말도록.”
“…큭.”
“중간까지는 신났겠지. 그리고 결과 이후로는 당장 눈 앞의 것에만 급급하고 말이야. 자네들은 5000명 사용자들의 목숨, 그리고 그 정예들을 잃어버린 여파가 북 대륙으로 어떻게 되돌아올지 생각도 안 해봤나?”
“…….”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을 확인한 대모는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네들도 말은 좀 가려서 하게. 얘기를 꺼낸 것은 그렇다 치고, 자네 말투에는 진정으로 궁금하다는 것 보다는 상대방을 조롱하고 비꼬겠다는 의도가 묻어나더군.”
“그, 그것은.”
“어찌됐든 나는 갈등을 중재하러 온 거지, 싸움을 붙이려고 온 게 아닐세. 자네들도 소집령에 응했다는 건 뭔가 원하는 바가 있다는 소리 아닌가. 아무튼 허튼 소리는 그만하고, 숨기고 있는 속마음이나 꺼내보게. 내 한번 들어볼 터이니.”
“…….”
난장판이던 회의실에 전체적으로 침묵이 찾아 들었다. 대모의 뒤에 서있는 박현우와 성유빈은 안절부절 못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들도 얘기가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 하긴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이미 황금 사자를 떠난 것이나 다름 없는 대모를 불렀을까. 거꾸로 보면, 지금 이 정도의 자리를 이만큼 통제할 수 있는 사용자가 대모를 제외하고는 황금 사자 클랜에 없다는 소리였다.
그때, 왼쪽 테이블 가장자리에서 누군가 천천히 손을 들어올리는 게 보였다.
“잠시 제가 한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음?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닌 것 같은데…. 낯설지가 않아. 그런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 자네가 누구였더라.”
대모의 말 뒤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 그는 차분한 얼굴로 상석을 응시했다. 나이는 30대 전후로 보였는데, 깔끔한 인상과 입가에 보일 듯 말듯한 미소가 돋보이는 남성 사용자였다. 그리고 그를 보는 순간 나도 그에게 괜한 신경이 쓰이는 것을 느꼈다.
그의 가슴 오른쪽 상단에는, 韓(한) 이라는 문양이 푸른 빛을 번들거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 입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수면의 욕구가 강렬한지, 하루 내내 꾸벅꾸벅 졸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예비군 훈련의 여파가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군복만 입으면 왜 그렇게 늘어지고 싶은지, 참 불가사의 합니다.(아마 제 말에 공감하시는 예비역 독자 분들이 많으시리라 예상합니다.) 하하하.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회도 재미있게 감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평점은 닫았습니다. 자꾸만 1점 테러가 들어와서요. 어차피 현재 나무 성장지수도, 지금이 가장 예쁜 것 같아 그냥 닫은 채로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 리리플(202회) 』
1. 破天魔痕 : 1등 축하 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안 보이신 것 같은데, 한때 1등 코멘트를 휩쓸었던 면모를 다시 보여주시는군요. 🙂 아, 破天魔痕님은 혹시 예전에 4연속 1등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_@
2. MThief : 차디찬 얼음 안에 타오르는 불꽃처럼. 203회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블라미 :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하하. 1000회라. 욕심이 조금 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블라미님의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4. OLOF : 네. 조아라와 이북 계약 맺었습니다. 아마 방학 이후로 교정 작업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고칠게 참으로 많을 것 같네요. 😀
5. 미월야 : 오호. 네임드 독자셨군요. 반갑습니다. 하하하. 그리고 쿠폰 감사합니다. _(__)_ 앞으로도 좋은 내용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리리플(203회) 』
1. 저주의달 :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후하하하 라는 코멘트를 보자마자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ㅋㅋㅋㅋ. 1등 축하 드립니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 어려운 자정 연재 첫 코멘트를 하셨다니. 부럽습니다.(?)
2. 눈물강 : 후후, 그것은 독자 분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 입니다.(퍽퍽!) 아, 그것도 있지만 실은 한소영의 정보가 들어간 상태에서 그녀의 정보마저 집어 넣으면 너무 어지러울 것 같아서요. ㅜ.ㅠ
3. 은의칸 : 네? 비 오는데 야간 산악 행군을 사셨다고요? 아니 도대체 그 곳은 어디인가요. ㅋㅋㅋㅋ. 정말 엄청 싫었을 것 같습니다.
4. minicate : 제 말이 minicate님 말과 똑같습니다. 장급은 아니고 연대장은 온 것 같았는데, 참 싫더라고요. 그래도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군복만 입으면 개그맨으로 돌변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ㅋㅋㅋㅋ.
5. WitchBizkit : 아오 그러니까요. 집에 와서 보니까 물집이 있더라고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지금은 그래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흑흑.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연참의 원동력이 됩니다.(이건 진리입니다.)
코멘트는 항상 전부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리리플에 없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정 궁금하신 부분은 쪽지로 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