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231
00230 파국 =========================================================================
많은 이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회담은 그렇게 찝찝한 갈등만 남긴 채 파국을 맞이했다. 그 결과 기껏 바바라까지 발걸음을 한 타 클랜들 중 일부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자신들이 관리하는 도시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그 동안 잠시 교육이 중지되어 있던 사용자 아카데미는 회담이 끝난 이후로 다시금 돌아가기 시작했다. 클랜 정상들의 회담의 영향은 아카데미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동부, 남부, 북부 클랜들이 맡고 있던 수많은 교관 직들 중 몇몇이 보류 처분이 내려졌다. 그리고 공석으로 변한 자리는 황금 사자와 우호 클랜 소속 사용자들이 대체해서 들어오고 말았다.
교체 명목은 이것저것 복잡했지만, 간단히 말해보면 내부 감사를 마친 검증된 클랜의 사용자들만이 신규 인원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보류 판정을 받은 교관들 중 절반이 동부 클랜 소속이었다는 것을 주목한다면, 그저 내부 감사를 수락하라는 일종의 압박과 동시에 아카데미에 대한 권한을 서서히 되찾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이 부분도 사실상 문제가 불거질 요소가 컸지만, 동부 클랜 교관들은 별다른 말을 않고 순순히 물러나는 쪽을 선택했다. 엄밀히 말하면 동부, 남부 클랜 뿐만이 아니라 아직 내부 감사를 받지 못한 북부, 그리고 일부 서부 클랜들에게도 똑같은 보류 처분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리고 사실상 황금 사자의 내부 감사를 거절했을 때부터 일반 사용자들 중 태반이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흘러가는 분위기상 일단 조용히 말에 따라주는 게 낫다고 여긴 것 같았다.
하지만 원정 비 참가 클랜들이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리는 없었다. 특히 3차 회담이 끝나고 한번 모였을 때 서진우, 성현민, 나승혜들이 남기고 간 말들은 자신들 그러한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일들을 터뜨리려고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어차피 곧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알고 있는 1회 차 시절 그들의 모습에 비추어보면, 절대로 이대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 놈들이었기 때문이다.
*
사용자 아카데미는 드디어 13주차에 접어들게 되었다. 수료 기간은 총 100일이지만 원래는 14주 이전에 모든 교육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담으로 인해 잠시 중지한 기간이 있었기에, 추가로 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14주 끝까지 진행하는 방침으로 바뀌고 말았다.
내가 생각한대로 머셔너리 클랜은 대모 살해 사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물론 교육 쪽으로 참가하던 부분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통제와 생활 교관은 그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
오후 교육의 통제 지원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자 화장실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김한별이 몸을 씻고 있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워 몸을 반대쪽으로 돌리려는 찰나, 몸 아래로 들리는 “바스락.” 소리와 함께 뭔가 구겨지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고 곧 내 옆구리에 깔린 기록 서너 장이 눈에 밟혔다. 그것들을 집어 들자 유려한 선을 그리는 익숙한 필체가 보였다. 고연주가 항상 내게 보고를 할 때 볼 수 있었던 필체였다. 나는 화장실을 한번 흘끗 쳐다본 후 빼곡하게 적혀있는 기록을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손에 닿은 부분이 살짝 번지는 걸로 보아 갓 나온 따끈따끈한 기록인 것 같았다.
‘황금 사자 클랜원 17명 탈퇴 선언? 그리고 간부 신태승의 폭로?’
최 상단에 위치한 제목을 읽는 순간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기록을 한 장, 두 장 넘길 때마다 자연스레 읽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지막 네 번째 장을 넘기고 고연주의 보고를 모두 읽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
기록에는 꽤나 재밌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간략한 내용만 말해보자면, 황금 사자 클랜의 중간 간부인 신태승과 휘하 16명의 클랜원이 황금 사자를 탈퇴했다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황금 사자에 대한 폭로를 했다고 하는데, 바로 도영록과 대모의 과거 관계를 재조명한 것이다. 그 내용에는 그 당시 도영록이 대모와 사사건건 대립 각을 세우고 후에 그녀를 축출하는데 앞장섰던 일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첨언으로 “현재 황금 사자를 이끌고 있는 도영록은 대모가 살해당한 사건을 이용해 강철 산맥 원정 실패로 떨어진 위신을 어떻게든 세우려고 한다. 이미 서부, 북부 클랜과 모두 이야기를 끝낸 상태며 동부, 남부 클랜이야말로 진정한 피해자로 볼 수 있다.” 라는 말은 나를 꽤나 웃기게 만들었다. 설마 어떤 식으로 일을 터뜨릴까 싶었는데, 돌 직구도 이만한 돌 직구가 없었다.
‘아까 잠시 소란스럽더니, 이 일 때문이었나.’
그때였다. 막 상념에 잠기려는 찰나 문이 발칵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돌리자 천으로 온 몸을 살짝 가린 여성이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여성은 김한별이 아니라 고연주였다. 그녀는 물에 젖은 머리를 매만지며 나를 향해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 몸을 보고 웃고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기록을 보셨나 보네요?”
“네. 덕분에 잘 봤습니다. 설마 숙소 안까지 들어올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보고 싶어서 왔죠. 그런데 너무 일찍 왔어요. 교관 업무 끝날 때까지 할 일도 별로 없었고, 심심해서 적어봤어요. 예전 기분 나지 않아요?”
‘할 일이 별로 없다고?’
고연주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그녀는 곧 들고나온 옷들을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적나라하게 보이는 그녀의 나신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얏.”
이윽고 모든 옷을 입은 그녀는 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폴짝 뛰어들었다. 내 품에 안겨 드는 그녀의 몸에서 향기로운 살 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몸을 감싸 안고 머리에 코를 묻은 채 눈을 감았다. 그 동안 여러 일들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잠시나마 잠잠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둘은 서로를 껴안은 상태로 잠시 동안 침묵을 지켰다. 기록에 관한 얘기는 더 이상 꺼내지 않았고, 꺼낼 생각도 없었다. 이미 고연주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그곳에 적혀있었으니까. 다만 축 늘어진 그녀의 몸에서 왠지 모르게 지쳤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한동안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다가,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모님 일은…. 이제 괜찮나요?”
“대모님이요? 네.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때 많이 슬퍼 보였어요.”
“그럴 수밖에 없죠. 제가 처음 홀 플레인에 들어왔을 때 대모님이 많이 이끌어주셨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괜찮아요.”
그녀는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몸을 한번 굴러 내 위로 타고 들어와, 내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이미 친분이 있는 사용자들의 죽음은 숱하게 겪어봤어요. 물론 슬프기는 해요. 하지만 말 그대로 슬플 뿐이지, 그것이 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거에요.”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고연주다운 대답이었다. 그녀의 호언에 안심한 나는 기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른손에 쥐고 있던 기록을 들었고 마력을 일으켜 그대로 태워버렸다. 고연주는 그 광경을 묵묵히 보다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뭐 궁금한 것은 없어요?”
“없습니다.”
“수현. 지금 상황은 너무도 복잡해요.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요.”
“상황에 대한 부분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뭐 따로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요?”
“네. 있어요.”
고연주는 여전히 내 위에 올라탄 상태였다. 그녀는 그 상태 그대로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 곧 가슴이 간지러워짐을 느꼈다.
“수현. 이만 발을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은 중립을 지키고 싶겠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에요. 특히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조심하는 게 좋아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제는 서로 막 나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거든요. 이곳에서 버티면 버틸수록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 심하면 험한 꼴만 당할 가능성도 있어요.”
“후후. 천하의 고연주가 이런 걱정을 해주다니. 신선한데요?”
“걱정이 되니까 그렇죠. 제가 도와줄게요. 여기서 발을 빼고, 바바라에서 떠나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정답인 것 같아요.”
“아카데미 수료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내가 곧바로, 그리고 단단히 못을 박듯이 말하자 고연주의 숨이 멈춘 것이 느껴졌다.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여기서 끝까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그때쯤이면 다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내부 정황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것들은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할겁니다.”
“하지만.”
“그리고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아직 제가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훌쩍 돌아가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여기서 그 동안 해왔던 모든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최소한의 유종의 미는 거두고 싶습니다.”
“그러다 이리저리 휘둘릴 수도 있어요.”
“단언컨대, 그럴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내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여겼는지, 고연주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이왕 내친김에 한가지 더 말하기로 했다.
“사용자 고연주. 지금부터 클랜 로드로서 하나의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말씀하세요. 클랜원으로서, 클랜 로드의 명을 받들겠어요.”
“현재 맡고 있는 일은 모두 집어치우고 지금 바로 남부 도시 모니카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물론 사용자 정하연이 있기는 하지만, 클랜원들을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놨습니다. 당신은 돌아가 그 동안 지친 몸을 쉬게 하고, 내부를 가다듬길 바랍니다. 제가 돌아갔을 때를 대비해서요.”
“…수현이 여기서 이러고 있는데 저보고만 편히 쉬라고요? 저만 발을 빼라는 말씀이신가요?”
“네. 참고로 이 건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의도 받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발언은 불허합니다.”
더 이상 고연주를 이곳에 붙잡아둘 필요가 없었다. 물론 그녀가 있으면 편하기는 할 것이다. 그녀 덕분에 여태껏 외부의 돌아가는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충분했다. 이 정도면 타 클랜에 어느 정도 성의는 보인 셈이다. 여기서 더 나빠질 상황도 없기 때문에, 이제는 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고연주는 고개를 들었고 우리들은 잠시 동안 뜨거운 시선을 교환했다. 그녀의 눈빛이 내 구석구석을 훑다가 이내 떨어져나가는 게 보였다. 이윽고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몸조심하셔야 해요.”
“제 몸 하나 건사하는 것은 자신 있으니 더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고연주의 말은 최대한 가슴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저를 믿으신다면 지금은 제 말에 따라주셨으면 좋겠군요.”
“치사해. 그렇게까지 말하면 믿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뭐가 치사하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믿어주신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고연주는 그제서야 조금 마음을 놓았는지 “믿어요.” 라고 말했다. 곧 걱정 어린 시선은 거두었지만 억지로 배시시 웃는 얼굴을 보며 나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웃어주었다.
문득 진심으로 웃었다는 생각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갈수록 긴장이 되야 정상인데, 왜 이렇게 즐거운 기분이 드는 걸까?
*
황금 사자의 클랜 하우스. 그 내부에는, 도영록이 기분 좋은 얼굴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래에 무릎 꿇고 있는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차피 그 놈은 머셔너리랑 너도밤나무 충돌이 일어났을 때부터 불순한 싹이 보였어.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마. 나갈 놈이 나갔다고 생각해. 어차피 간부 자격도 없는 놈이었어.”
“츄웁. 츄웁.”
“이럴수록 의연하게 대처하는 거야…. 흐으…. 큭!”
“쭈웁! 욱…. 꼴깍…. 꼴깍….”
도영록은 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다가 갑자기 탄성을 지르며 몸을 곧추세웠다. 그리고, 그의 허벅지 쪽으로 머리를 묻고 있는 여성에게서 뭔가를 맛있게 삼키는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도영록이 남성에서 배출된 액을 모두 마셨는지, 여성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여성은 혀로 입술을 날름날름 핥으며 도영록을 올려다보았다.
“쩝쩝.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따지고 보면 배신자인데, 잡아들일 수도 있어요.”
“아냐. 우린 어디까지나 피해자 입장을 고수할 필요가 있어. 정신적 지주, 대모의 죽음에 분노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그러니까 그냥 그 놈이 말한 것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선에서 그쳐. 지금도 충분히 과한데 괜히 일을 크게 키울 필요는 없잖아.”
“필요라…. 치. 거짓말. 어차피 그 놈이 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야 앞으로 자기가 이끌게 될 황금 사자에 불필요한…. 응? 잠깐…. 아악!”
도영록은 몸을 숙여 이야기를 하는 여성의 허리를 잡아 들었다. 살며시 벌린 그녀의 다리 사이로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남성을 조준하고는, 그대로 세게 꽂아 내렸다. 여성은 펄쩍 뛰어올랐지만 이내 도영록이 억지로 앉히는 바람에 더욱 깊숙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자지러지고 말았다. 잠시 그 반응을 흐뭇하게 보던 도영록은 곧바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큭큭. 네 안은 언제나 기분이 좋단 말이야. 아, 그렇지. 어차피 대모가 죽었을 때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게임이었어. 우호 클랜들이 우리에게 등을 돌리지 않는 이상 주도권은 다시 되찾을 수 있을거다.”
“그래도, 하앙, SSUN한테, 하앙, 그들을, 하앙, 넘긴 건, 하앙, 너무, 하앙, 아까웠어요!”
“SSUN놈들인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니까. 그쪽 클랜들의 불만을 막으려면 필요한 일이었어. 이제 여기까지 온 이상 다른 건 필요 없어. 애초에 대모가 소집령을 그딴 식으로만 망치지 않았다면 이렇게 할 필요도 없었다고. 아무튼 일이 생각보다 잘 풀려서, 현재 여론의 절반이상이 우리편이야. 클랜원이야, 새로, 모으면, 되고, 바바라를, 지키고, 있는, 이상, 신규, 인원은, 계속해서, 들어올, 거야.”
“으아아아아아아앙! 자, 잠시만! 잠시만요! 제발!”
여성의 애원에 도영록은 막 템포를 끌어올리던 허리놀림을 멈췄다. 그녀는 잠시 몸을 늘어뜨렸다가, 이내 쭉 다리를 뻗어 올려 도영록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리고 양 손으로 그의 등을 끌어안으며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 그녀가 진정하는 동안 그녀의 안을 음미하던 도영록은, 곧 앗 차한 얼굴로 여성의 등을 두드렸다.
“아. 그러고 보니 머셔너리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떻게 됐지? 포섭에 성공했나?”
“아직…. 넘어오지 않았…. 하고는 있는….”
“보니까 우리보다는 동부랑 남부 쪽이랑 더 어울리던데. 아니, 그런데 꼭 그렇게 해야 해? 보니까 걔도 제법 아깝던데. 엄한 놈한테 주는 것보다 다른 좋은 방법도 많잖아.”
“우리한테만 좋은 방법이겠죠. 하악. 아무튼 본인이 이번 주 내로 확실하게 끝낸다고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하악. 자기 말대로 지금도 충분히 과한데 괜히 꼬투리 잡힐 필요는 없잖아요…. 하아아…. 지금 그는 알게 모르게 모든 클랜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
여성, 아니 성유빈은 달콤한 숨결을 내뱉었다. 그리고 간신히 숨을 진정시켰는지 방금 전보다는 훨씬 안정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이윽고, 그녀는 도영록을 곱게 흘기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런 애가 도대체 뭐가 아까워요? 나만으로는 만족 못해요?”
“큭큭. 이거 이거 성유빈이 그런 어린 계집한테 질투하는 건가?”
“몰라요. 아무튼 나는 걔 마음에 안 들어요.”
“물론 너 같은 화끈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그런 도도한 스타일도 가끔은 먹는 맛이 있거든. 아무튼 좋아.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조금 기다리도록 하지. 그래도 이번 주 안으로 꼭 성과를 낼 수 있도록.”
“Ok. 제가 조금 더 신경쓸게요. 처녀성 때문에 주저하는 것 같기도 한데 정 뭐하면 한번 뚫어주면 되겠죠. 어쨌든 걔들은 걔들끼리 놀라고 하고, 우리도 다시 시작해야죠?”
“어차피 금방 울부짖을 거면서 허세 떨기는.”
도영록은 씩 웃으며 다시금 허리를 높게 쳐올렸다. 그에 맞춰, 성유빈도 이번엔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황금 사자 클랜 내부의 클랜 로드실 안에는 남녀의 교성이 오랜 시간 울려 퍼졌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 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이번 주가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쁩니다. 오늘도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몇몇 독자 분들이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부쩍 체력이 달린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씀에는 동의해요. 그런데, 솔직히 무서워서 못 쉬겠습니다. 한번 쉬면 계속 쉬게 되거나, 아니면 휴재가 버릇이 될까 봐요. 정말 어쩔 수 없으면 휴재를 한 경우는 있지만, 지금은 시험 기간이 아니라서요. 그래서 독자 분들에게 양해를 한가지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바로 내일 발표할 조별 과제 자료를 완성해야 해서, 밤을 새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리리플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쉬었으면 좋겠습니다.(물론 코멘트는 빠짐없이 읽습니다.) 지금도 급하게 적느라 두서가 없는 게 느껴지네요. 죄송합니다. ㅜ.ㅠ 아무튼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사용자 아카데미는 미리 말씀 드린대로 본 예정대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다만, 용량을 늘리든 연참을 하든 이번 주말 내로 끝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어떤 분이 동명의 다른 소설에 서평을 쓰셨더군요. 아무리 작가에게 화가 나더라도, 다른 작품에 그런 짓을 하는 건 비 매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