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314
00313 Game =========================================================================
그때였다. 빅토리아의 영광이, 목표한 지점을 내리치기 직전의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갑작스레 사람의 형태를 한 안개가 뛰어들어 나와 백서연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나는 순간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안개화?’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것은 사용자의 몸을 일시적으로 안개로 변환하는 고유 능력일 것이다. 지속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꽤나 쓸만한 능력이었다. 이동속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물리력은 가뿐히 무시하며, 마력에 대해서도 높은 내성을 갖고 있다. 상성 마법을 제외한, 일반적인 수단으로 상대하기에는 제법 곤란한 능력이었다.
이윽고 안개는 희뿌연 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물 흐르듯 흘러나와 내 검을 칭칭 동여매었다.
‘그러고 보니 얘도 꽤 유명해질 텐데.’
안개화 능력을 사용하는 부랑자를 한두 번 들어본 기억은 있다. 속으로 가볍게 애도를 표한 후, 나는 내리긋는 검에 더욱 속도를 붙였다.
썩둑, 썩둑!
“캬악!”
손바닥을 타고 들어오는 느낌은 꽤나 다채로웠다. 부드러운 육질을 잘랐다가, 허공을 가르다가, 다시 살을 자르는 감촉이 번갈아 가면서 느껴졌다. 시선을 내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흰빛을 띄고 있던 안개는 반으로 똑 잘라져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게 보였다. 백서연의 몸은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의 오른팔은, 어깨서부터 보이지 않고 있었다.
풀썩! 툭!
이윽고 안개화가 해제됐는지 대지에서 깔끔하게 반으로 잘라진 시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직도 단검을 꼭 쥐고 있는 매끈한 팔이 보였다. 둘은 나란히 바닥에 내려앉아 사이 좋게 피를 내뿜고 있었다.
*
부랑자들의 얼굴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얼어붙어있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자신들의 리더이자 지휘관인 백서연이 허무하게 당하려는 찰나 한 명이 기지를 발휘했다. 고유 능력인 안개화를 사용해서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하지만 안도한 것도 잠시였다.
안개화를 사용한 부랑자는 분명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단순히 가로막은 것에서 그친 게 아니라 모종의 능력을 발휘해 검의 진로를 방해했다. 그러나 빛나는 검은 안개를 거침없이 베어 가른 것도 모자라, 백서연의 오른팔을 절단시켰다.
판단 착오가 불러일으킨 결과였다. 안개화를 사용한 부랑자는 김수현이 수준 높은 커트 마법을 구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에 따라 고유 능력으로 대응했다. 아마 시크릿 클래스 최상위 계열로 분류되는 ‘검술 전문가(Sword Specialist)’의 권능을 알았더라면 절대로 달려들지 않았으리라.
즉 방금 전 살해당한 부랑자는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갖다 받친 꼴이었다.
그러나 부랑자들은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단순한 사용자 정보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김수현이 일부러 백서연의 팔을 잘랐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이어진 백서연의 행동은 신속했다. 자신의 팔이 잘린 것도, 무기를 모두 잃어버렸다는 것도, 안개화가 파훼되었다는 것도 모두 뒷전이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김수현과의 거리를 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다.
오른팔이 잘려나간 이후 균형감각이 약간 이상해졌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백서연은 안개 덕분에 자신이 목숨을 구했으리라 굳게 믿고 얼른 뒤로 물러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뻥!
그러나 김수현이 그것을 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 백서연이 뒤로 빠지려는 낌새를 느끼자마자, 오른발을 들어 그녀의 복부를 후려갈긴 것이다. 그녀의 몸이 잠시 허공에 뜨는가 싶더니 이내 땅바닥에 처박혀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이쯤이면 이겼다고 여길 법도 한데 김수현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김수현은 재빠른 속도로 백서연과의 거리를 줄였고,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부랑자들의 한가운데에 있음에도 전혀 아랑곳 않은 태도였다. 이윽고 김수현의 왼팔이 뒤로 크게 젖혀지는가 싶더니, 쓰러져있는 백서연의 얼굴 위를 거세게 가격했다.
뻑!
“아악!”
지금껏 어떤 상황에서도 비명을 내지 않은 백서연이었는데, 처음으로 여성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김수현의 근력 능력치는 96포인트. 그 힘은 단순 주먹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히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아마 백서연의 내구 능력치가 준수한 수준이 아니었다면 일격에 머리가 터지거나 얼굴이 함몰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백서연의 비명이 들린 순간, 그제야 얼어붙었던 몸이 해동되었는지 부랑자들은 몸을 움찔거렸다. 실상 5, 6초 정도 흘렀을 뿐인데, 상황은 바뀌어도 너무나도 바뀌어 있었다.
뻑! 뻑! 뻑! 뻑! 뻑! 뻑! 뻑! 뻑!
“악! 아악! 그, 그만, 아아악! 아아아악!”
다시 한 번 들리는 높은 비명 소리. 부랑자들을 퍼뜩 정신을 차리고 김수현을 향해 발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김수현은 오연한 눈길로 주변을 쓱 둘러보고는, 피가 덕지덕지 묻은 왼손으로 대지를 짚었다. 그리고, 그 상태서 크게 위로 뛰어올랐다.
슈슉, 슈슈슉!
김수현의 몸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공중에서 회전한다. 그와 동시에, 7발의 노란 광선이 그를 노리고 사방에서 쏘아져 들어갔다.
궁수들의 사격은 정확했다. 김수현이 뛰어오르는 지점을 정밀하게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리 정확히 예측했다고 해도 맞추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력을 품은 화살 광선은 그대로 김수현을 꿰뚫었고, 각자가 날아가던 방향으로 멀리멀리 사라져간다. 이윽고 그의 신형이 허공으로 사르르 사그라진 순간, 어디선가 또다시 비명이 튀어나왔다.
공중에서 이형환위(移形換位)를 사용했는지 김수현의 발은 어느새 한 명의 가슴을 짓밟고 서 있었다. 그는 발 아래에는 한 명의 사제가 바닥에 처박힌 상태였다. 백서연이 당한 것을 보고 치료하려고 나왔지만, 김수현이 애초에 차단한 것이다.
이번에 사용자들을 쫓아온 부랑자들의 추적대 중에서 마법사와 사제의 숫자는 50명 중에 단 10명이었다. 그마저도 초반 기습과 선공으로 인해 절반 가까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사실상 지금 남은 사제는 단 한 명이었는데, 그마저도 김수현에게 잡혀버린 것이다.
김수현은 그 상태 그대로, 발을 지그시 눌렀다.
우두둑!
“까아악!”
부랑자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김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음 먹잇감을 노리는지, 사위를 훑는 중이었다.
그때였다.
“모두…. 뒤로…. 빠져…!”
힘겹게 토해낸 듯한 목소리가 허공을 나직이 울려 떨었다. 놀랍게도, 몸을 일으킨 사람은 백서연이었다. 한쪽 팔이 없고 얼굴이 피투성이긴 했지만 다시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몸을 한 번 크게 비틀거렸다. 어떻게든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백서연은 속절없이 왼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순간, 김수현의 뒤로 매서운 마력의 파동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쏴!”
그리고 울음과도 같은 백서연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허공으로 수많은 마법과 화살이 솟구쳐 올랐다.
이윽고 그것들은 김수현을 넘어 어딘가로 쏜살같이 짓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방향은, 다른 사용자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
‘그렇군.’
내 위를 지나치는 마법들과 화살들을 보며, 백서연이 했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왜 10명이 빠지는가 했더니 앞에서 시간을 끌고 집중사격을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뒤에 있는 사용자들을 먼저 처리하고 나에게 집중해 전술을 구사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키이이이이이이잉!
순간 그쪽으로 달려갈까 싶었지만 이내 걸음을 멈추었다. 사용자들이 있는 곳에서, 티르빙의 섬뜩한 소리와 함께 가공할만한 마력이 뭉클뭉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주변의 그림자들이 속속히 몰려들고 있다.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나는 고연주와 사용자들을 믿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제 내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나는 백서연이 있는 쪽을 쳐다봤다가, 집중사격을 한 부랑자들을 돌아보았다. 백서연이 일어난 것이 놀랍기는 했다. 팔과 복부는 차치하고서라도, 뇌를 뒤흔드는 충격을 받았을 터인데 악바리처럼 일어섰다.
그 정신력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녀는 이미 전투력을 상실했다. 애용하던 무기도 잃었고 한 팔도 잃었으니 예전과 같은 무위를 보이는 것이란 불가능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지금은 백서연과 주변의 부랑자들을 처리하는 것보다는, 집중사격 진을 파훼하는 게 우선이었다.
나는 곧바로 그곳을 향해 짓쳐 들었다.
내 첫 번째 목표는 마법사들이었다. 내 마법 저항력이 워낙 괴물 같아서 그렇지, 실력 있는 마법사들의 화력은 절대 얕볼만한 게 아니었다. 최대한 빠르게 놈들을 처리해서 이어지는 화력의 지원을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내가 쏘아져 들어오는 것을 봤는지, 부랑자들은 바로 나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은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주문을 외웠고, 궁수들은 나를 겨냥했다.
또한 후방에서 내 등을 노리고 달려오는 근접계열들의 기척도 느껴졌다. 내가 한 명이라는 것을 생각했는지 완벽한 포위 진형을 구축한 것이다. 이것도 나름대로의 집중사격 진이라 볼 수 있었다.
슈슈슉! 슈슈슈슉!
나는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 들어오는 화살을 쳐냈다. 전방에 있는 놈들은 전원이 궁수 아니면 마법사였다. 이 말인즉슨, 거리만 줄이면 모두 다 차려진 밥이라는 소리였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갈 생각이었기에, ‘빅토리아의 영광’에 마력을 담아 전방으로 크게 휘둘렀다.
콰콰콰콰!
일전에 광장에서 선보였던 부채꼴 모양의 파동이 부랑자들을 덮쳐 든다. 좌우 끝에 있거나 뒤로 빠진 소수는 황급히 몸을 물렸지만, 중앙에 있는 부랑자들은 그러지 못했다. 대신 놈들은 날렵하게 위로 뛰어오르며 파동의 범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검을 위로 쳐올렸다. 그러자, 파동은 방향을 바꿔 순식간에 위로 솟아올랐다.
퍼펑! 퍼버벙!
“크아아악!”
“으아아아악!”
그 와중에도 마력을 일으켜 저항했는지 잠시 불꽃이 튀겼지만, 곧이어 뛰어오른 인원은 한 명도 예외 없이 신체의 일부가 잘렸다. 그들을 가볍게 제치고 나서야, 나는 집중사격 진의 중앙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랑자에게 곧장 검을 휘둘렀다. 들어온 속도에 당황했는지, 어쩔 줄 몰라 하는 놈의 얼굴에 빛이 한 번 번뜩이더니, 이내 얼굴의 중앙으로 새빨간 금이 그어졌다.
이후 나는 사정거리에 닿은 두 명의 부랑자를 추가로 처치한 후 이번에는 마법사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사방으로 흩어진 터라 어딜 먼저 가나 고민하고 있자, 양 옆으로 화끈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사위를 살피자 나를 향해 들어오는 두 줄기의 화염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나에게 닿기 직전의 마법을 향해 나는 잽을 날리듯 가볍게 좌우로 검을 연타했다.
쾅! 쾅!
굉음을 내며 잘라져 없어지는 마법들을 보며 누군가 급히 신음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때가 바로 뒤에서 달려온 부랑자들이 나를 따라잡은 순간이었다.
마법을 쏘아 보낸 마법사들에게 각각 파동을 하나씩 보내준 후, 난 곧바로 몸을 돌렸다. 선두에는 뾰족한 철심이 삐죽삐죽 나있는 거대한 메이스를 들고 있는 부랑자가 보였다.
부랑자는 나에게 다다른 순간, 푸른색으로 물든 메이스를 양손으로 힘껏 내리쳤다. 나는 몸을 왼쪽으로 회전하는 것과 동시에 놈의 메이스를 검으로 슬쩍 쓸어주었다. 그러자 내려가던 부랑자의 팔꿈치가 반대로 접히더니, 이내 그대로 자신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왼발을 축으로 삼아, 회전하는 힘을 그대로 이용해 허공으로 발차기를 내질렀다.
퍽!
“크악!
둔탁한 것이 발등에 느껴졌다. 시선에 보이지는 않지만 감각에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뭔가 부드러운 것을 베고 지나가는 느낌이 걸렸다.
그 상태로 반 바퀴 정도를 더 회전하고 나서야 나는 간신히 몸을 멈추고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후유.”
고개를 들자 집중사격 진은 완벽하게 파훼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잠시 전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백서연은 대지에 죽은 듯이 쓰러져있었고, 저기 멀리서는 갑작스럽게 크게 자라난 수풀들이 눈에 밟혔다.
잠시 고개를 갸웃했지만 나는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잠재 능력, 전장의 가호는 내게 클랜원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총 41명 중 백서연을 포함해 26명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거진 서른 명에 가까운 인원이 달려들었지만 이제 남은 부랑자는 한자릿수를 보이고 있었다. 승기가 완벽하게 기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서연이 정신을 잃었다는 것. 그렇다면 이제 남은 놈들은 잔챙이에 불과하다.
난 바로 마력 감지를 크게 돌려 부랑자들의 기척을 잡은 후, 가장 가까운 곳으로 신속하게 몸을 날렸다.
이제는 조금 남겨놓을 필요가 있었다.
*
“고연주. 몸은 좀 괜찮아요?”
나는 품속에서 연초 한대를 꺼내 들고, 바위에 걸터앉아있는 고연주를 향해 말했다. 그녀의 입술에는 은은한 핏자국이 번져있었다. 고연주는 천천히 나를 돌아보았다. 연초를 까닥거리자, 그녀는 설레설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럭저럭 견딜 만은 해요. 집중사격 진이란 거,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무섭네요. 수현은 괜찮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 주억였다. 그리고 고연주의 옆에 엉덩이를 붙인 후, 연초를 입에 물었다.
치익, 치이익.
“후. 피해는 어떻게 되죠?”
“세 명이요. 클랜원들은 무사해요.”
“세 명이라. 선전했군요.”
추적대와의 전투는 끝났다. 부랑자들의 사망자는 39명. 부상 및 기절한 놈들은 11명. 사용자는 사망자만 3명. 이로서 부랑자와 사용자의 전투는 사용자의 완승으로 돌아갔다.
“결과만 보면 그렇죠. 솔직히 집중사격에 한 번 크게 당할뻔했는데, 다행히 저 남자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어요.”
고연주가 가리킨 사람은 조승우였다. 그는 한창 전장을 정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봤던 무성한 수풀은, 조승우가 방어를 위해 일으킨 마법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수현.”
“예.”
“부랑자들 11명은 왜 살려둔 거예요?”
“살려둘 가치가 있으니까요. 지금 우리에겐 정보가 부족해요.”
“그렇긴 하지만….”
고연주는 대체로 공감하는 얼굴이었지만 미약이 걱정 어린 기색을 엿볼 수 있었다. 왠지 그 걱정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럼 시체는 버린다고 쳐도…. 기절한 부랑자들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한곳에 모아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옷을 싹 다 벗겨야겠죠.”
“네? 아, 장비요?”
“뭐 그것도 있지만….”
“…만?”
물론 장비도 모두 가져갈 생각이었다. 전투 중 훼손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남은 것은 꽤나 기대해볼 만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정보나 장비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특히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대충 연초를 비벼 끄곤 바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천천히 기지개를 펴며 입을 열었다.
“일단, 놈들의 마력 회로를 망가뜨릴 생각입니다.”
============================ 작품 후기 ============================
독자분들.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 후기와 리리플을 쉴 예정입니다.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들어와서, 정신이 전혀 없네요.(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파요. ㅜ.ㅠ) 하하하. 오전에 조금 써두고 가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했습니다. 리리플은 다음 회에 합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