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329
00328 미래, 뒤틀리다. =========================================================================
백서연에게 음약을 먹인 이후, 3단계에 해당하는 흑색 물약(고통의 물약)마저 먹인지도 꽤나 시일이 흘렀다.
지하 감옥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풍경을 밟으며 나는 과거 연무장이었던 곳을 차분히 가로질렀다. 이윽고 내가 걸음을 멈춘 곳은 다용도실이었다. 이미 문은 열려있었기에 나는 스스럼없이 안을 살펴보았다.
다른 감옥과는 다르게 이곳만은 미약한 불빛이 감옥 내부를 비추고 있다. 그리고 안에서는 묘한 열풍이 휘몰아치는 중이었다.
밤꽃 냄새, 땀 냄새, 오물 냄새, 몸 냄새 등 온갖 구릿한 냄새가 뜨거운 바람을 타고 콧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냄새의 근원지는 내부서 뒤엉켜있는 한 명의 여성과 세 명의 남성이었다. 잠시 그들이 벌이는 일방적인 행각을 보다가 나는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문을 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소리가 들렸는지 한창 행위에 열중하던 이들 중 한 명이 급히 몸을 돌리는 게 보였다.
“허, 헉!”
“괜찮아. 계속해도 돼.”
손을 들어 괜찮다고 말해주었지만 백서연을 둘러싼 부랑자들은 엉거주춤히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옷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넝마를 급히 걸친 그들은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비비앙은 왔다 갔나?”
“예, 예. 오늘 식사를 갖다 주시면서…. 잠시 살피고 가셨습니다.”
“그래. 딱히 불편한 건 없고?”
“예! 요즘 식사도 잘 나오고…. 그리고 뭐….”
나와 가장 가까이 서 있던 부랑자는 백서연을 흘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거야 그걸 할 체력은 있어야 하니까.’
엄밀히 말하면 나는 부랑자들을 굶긴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상전 모시듯 실컷 먹인 것은 아니었지만, 백서연과 심복 두 명을 제외하곤 정상적인 포로로 대우해주고 있었다. 물론 그 세 명은 딱 죽지 않을 정도로 체내에 억지로 주입하고 있었지만.
“저…. 머셔너리 로드. 외람되지 않으면 한 가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때 가만히 눈치만 살피고 있던 부랑자가 말을 걸었다.
말하라는 의미로 고개를 주억이자, 그는 약간 거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혹시…. 저번에 말씀해주신 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아. 곧 소집령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도 그때 같이 할 거야.”
“그, 그렇군요.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최소한 증언에 관한 약속은 지킬 생각이니까, 그 부분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무튼 당분간 비비앙의 말에 잘 좀 따라달라고. 잊지 않을 테니까.”
부랑자는 여부가 있겠냐는 얼굴로 고개를 깊이 숙였다. 애당초 목숨에 관해서는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연막을 쳐두었다. 어쩌면 그들도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백서연에게 이렇게 짐승같이 덤벼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부랑자들은 이내 한 명 두 명 방을 나가기 시작했다. 아직 한창 즐기고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 모양새였지만 곧 한 명도 남김없이 각자의 감옥으로 돌아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나는 마력을 담아 가볍게 손바닥을 마주쳤다. 그러자 다용도실의 라이트 스톤이 일제히 빛을 밝혔고, 바닥에 죽은 듯 누워있는 백서연의 나신을 적나라하게 비춰주었다.
다리를 좌우로 벌린 채 발라당 드러누워있는 백서연의 모습은 꽤나 처참했다. 어지간히도 시달렸는지 어디 한 곳 성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봉긋한 가슴은 이리저리 빨린 자국과 이빨 자국으로 그득한 상태였다. 음부는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고, 약간 벌어진 분홍빛 틈새 사이론 하얀 액체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머리부터 하부까지 묻어있는 하얀색과 붉은 자국을 본다면 그녀가 근 며칠 동안 얼마나 심하게 당했는지 새삼 짐작할 수 있었다.
“아윽…. 아앙…. 흑…. 크윽…. 하앙…. 끅….”
우는 건지, 흥분한 건지, 아파하는 건지 구별할 수 없는 소리가 벌어진 입술에서 흘러나온다. 아니 셋 모두일 수도 있다. 비비앙의 말에 따르면 원래 위그드라실의 과실은 영구적인 효과를 지닌다고 한다. 그러나 효과가 반대로 뒤바뀌고 물약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영구성은 소실됐지만, 지속성은 남아있다.
그 말인즉슨 현재 백서연은 예민해진 감각에,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소리였다. 나는 그런 그녀를 한동안 물끄러미 응시했다.
정신이 강인한 여성이라도 여럿에게 윤간을 당하면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진다. 아무리 음약을 먹였다고 해도 며칠 만에 마음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저 몸을 강제로 반응하게 만들 뿐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게 만드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일이었다.
더구나 백서연은 평소 아끼던 부하들에게 당한 상태였다. 그녀는 타고난 색녀도 아니고 요정 여왕처럼 오랜 기간 동안 조교 당한 것도 아니었다. 아마, 지금 죽고 싶을 만큼 괴롭지 않을까?
“흑…. 흐엉…. 흐어엉…. 어어엉….”
그때였다. 다시금 백서연의 소리가 공허한 내부를 가득히 메운다. 이번에는 확실히 흐느끼는 목소리였다. 그녀는 어느새 손등으로 눈을 가린 채 입술을 열어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
고요한 침묵 아래 구슬프게 흐느끼는 소리만이 지하를 울렸다. 그것은 가뜩이나 무거운 분위기를 더욱 묵직하게, 더욱 처량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연신 눈물을 뚝뚝 떨구는 백서연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나는 조용히 발걸음을 돌려 다용도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불쌍하지 않다. 슬프지도 않다.
나는 담담한 속내를 느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스스로를 선하다고 생각한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난 원래 그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원래 자기 합리화에 능하고,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며, 일관성이 없는 지극히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나는 목적을 가지고 2회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런 만큼 고작 저런 상황에 취해 서글픈 감정을 느끼기에는, 1회 차의 기억이 선명히 머릿속에 남아있다.
내가 겪어야만 했고, 보고만 있어야 했으며, 당하고만 있었어야 했던 나날들을. 그때의 사무친 기억들은 아직 가슴 깊숙한 곳에 절절히 남아있었다.
그래. 단지 그뿐이었다.
*
“수현. 수현이 저 정말 오랜만에 불러주는 거 알아요?”
한밤중.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귓가로 흘러들어오는 뾰족한 음색에, 나는 고개를 우로 돌리며 심드렁히 대답했다.
“그렇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갑자기 찾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 얼마나 기뻐했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따라오라니…. 하연씨도 슬퍼하고 있다고요.”
“요즘 좀 바빴습니다.”
고연주는 모처럼 투정을 부릴 모양이었지만 바빴다는 말에 바로 입을 다물었다. 실제로 내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그녀이기에 딱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달콤한 말을 못들은 게 영 못마땅한지, 고연주는 입술을 삐쭉 내밀어 불만을 표시했다. 그녀가 어떤 말을 원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고 싶었다. 왜냐하면 중요한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로비에 다다른 우리는 옆으로 트인 복도를 걸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도착했다. 아무 말도 않고 계단을 내려가자, 내 기분을 읽었는지, 아까보다 한층 차분해진 고연주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현. 3일 후에 소집령이 비밀리에 개최되는 것, 알고 있나요?”
“알고 있습니다.”
“그럼 부랑자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글쎄요. 오늘 봐야 알겠는데요.”
고연주는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나른한 음색으로 입을 열었다.
“유혹의 눈동자를 준비해야겠군요.”
역시나 고연주는 대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여주곤 어느새 도착한 지하 감옥의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바로 문을 열지는 않는다.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안에 있는 누군가가 들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힘을 실어 문을 세 번 두드렸다.
쾅. 쾅. 쾅.
“응? 안 들어가고 뭐 하는 거예요?”
우웅!
고연주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부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어차피 비비앙의 환상 마법 진이 완전히 구현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나는 몇 가지를 추가로 설명하기로 했다.
“고연주. 오늘 백서연에게 결정타를 먹일 생각입니다.”
“결정타…. 네.”
“그에 걸맞은 쇼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물론 고연주는 대상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혹시나 모르니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제가 백서연을 데려오는 순간 상황에 맞춰 유혹의 눈동자를 써주시면 됩니다.”
“응…. 아직 감은 잘 안 잡히지만, 뭐 열어보면 알겠죠. 알겠어요.”
고연주의 시원스런 대답에 나는 마력을 일으켜 내부의 상황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지체 없이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러자 이전과는 다르게, 모든 라이트 스톤을 점등한 눈부시도록 환한 내부가 보인다.
이어지는 지하 감옥의 내부는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꽤나 웃긴 상황이었다. 바닥에는 거대한 마법 진이 그려져 있었고, 연한 초록색 빛이 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진위로 군데군데 널브러져 꼼지락거리는 부랑자들이 보인다. 굳게 닫혀있던 감옥 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열려있었다.
나는 한 쪽에 서 있는 비비앙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녀는 발광하는 오르도를 바닥에 겨눈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이야기는 모두 끝낸 상태. 나는 한 발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몸 내부로 흘러들어오는 마력을 받아들이며 정면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목표는 백서연이 쓰러져있는 마법 진 중앙이었다.
이윽고 진의 중앙에 도착하자 죽은 듯이 쓰러져있는 백서연이 보였다. 나는 차분히 허리를 굽혀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으…? 흐…. 으, 흐으!”
백서연은 끓는 목소리와 함께 살짝 눈을 뜨는가 싶더니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간만에 보는 빛에 눈이 부신지 그녀는 계속해서 눈을 깜박거렸다. 나는 미리 준비해둔 로브로 나신을 감싼 후 차분히 그녀를 안아 일으켰다. 그리고 강제로 고개를 올려 나를 똑바로 보게 만들었다.
나를 보는 백서연의 눈동자에는 절망과 상실이라는 감정이 강하게 깃들어있었다. 마치 죽은 사람의 눈동자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녀의 눈이 일순 크게 부릅떠지는가 싶더니 이내 입도 동시에 벌어지며 나를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30초 정도 지났을까? 백서연의 목구멍에서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현…?”
“…….”
“혀, 현? 너 맞지? 응? 현 맞지?!”
백서연의 눈은 여전히 몽롱했다. 하지만, 아주 미약하지만 서서히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아직까지 마이너스한 감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한 줄기 새어 나오는 감정의 빛은 분명 희망을 말하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왜 네가….”
“…….”
“왜 아까부터 대답을 안 해? 현? 현….”
백서연은 힘없이 손을 들어올려 내 얼굴을 매만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말끝을 흐리며 내 가슴으로 시선을 내렸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계속해서 관찰하며 손으로 가슴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지금 백서연은, 마지막 단계인 판단력과 주의력을 급속히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자주색 물약을(몽롱함.)을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비비앙이 시동한 환상 마법에 걸린 상태였다.
아직 비비앙의 실력이 완전하지 못해 이 연극 같은 짓거리를 해야 했지만, 아무튼 마볼로가 가장 효과를 본 방법 중에 하나라고 하니 한 번 정도는 감수해줄 의향은 있었다.
백서연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상태였다. 그녀는 남은 한 팔로 간신히 내 손을 치우더니(물론 내가 의도적으로 손을 내려주었다.)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곤 덜덜 떨리는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왜 이렇게 많이 다친 거야…?”
“…….”
“설마…. 나 때문에 다친 거야? 나를 구하기 위해서….”
도대체 백서연은 지금 어떤 환상을 보고 있는 걸까. 굉장히 궁금했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는 상황에 맞춘 행동만 하면 되므로 한 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미,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고집을 부려서…. 네 말대로 지휘관을 맡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런데 왜 아까부터 아무 말도 안 해? 그리고 여기는 어떻게…. 분명 여기는….”
‘현이라. 부랑자들의 말이 사실이었나 보군.’
이것저것 시시콜콜히 알아둔걸 잘했다고 생각하며 나는 백서연을 이끌고 문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환상이라는 것을 눈치채면 기껏 공들여 준비한 것이 도로아미타불로 되어버린다. 뭐, 그것도 제법 타격은 있겠지만.
백서연은 처음에는 주춤한 발걸음으로 비틀거렸지만 곧 내 옆에 기대어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 걸음 정도 걸었을 즈음, 뭔가를 발견했는지 백서연이 조용히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흘끗 아래를 내려다보자, 그녀의 시선이 쓰러져있는 부랑자들을 향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멍청이들. 내가 그렇게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말했는데…. 결국 죽었구나. 빌어먹을 자식들…!”
과연 죽은 걸까?
“아, 현! 자, 잠시만 기다려줘!”
“?”
“아마 이곳에 해인이랑 가인이가 붙잡혀있을 거야. 아, 알고 있지? 혹시 게네들은 못 봤어?”
이젠 애절함까지 느껴지는 말투였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하지 않았다. 오직 백서연을 문까지 끌고 가는데 주력했다. 문과의 거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현? 현! 왜 둘은 보이지 않아? 죽은 거야? 제발 대답해! 해인이랑 가인이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백서연은 겨우겨우 내던 목소리를 멈추고는 멍하니 감옥을 응시했다.
“죽은…. 거야…?”
이윽고, 문을 바로 앞에 두고 나는 걸음을 멈췄고, 몸을 돌려 다시 내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환히 빛나던 연록 빛 마법 진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비로소 본래의 목소리를 내었다.
“안 죽었어.”
“응? 안 죽었어? 그럼 왜…. 데리고 나오지 않는 거야?”
아직까지 약과 마법에 취한 듯 백서연은 혼란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마력을 담아 가볍게 손바닥을 마주쳤을 뿐. 그러자, 환한 빛을 비추던 라이트 스톤이 순식간에 소등되더니, 빛과 어둠이 순식간에 교차했다. 단 한 번 손뼉을 쳤을 뿐인데 지하 감옥은 예전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마법 진에 쓰러져있던 부랑자들이 한 명 한 명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뭐, 뭐, 뭐야? 현? 현?! 왜 갑자기 죽어있던 놈들이…!”
백서연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아직도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지 못한 듯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외쳤다. 이미 마법 진은 꺼졌다. 나는 이쯤에서 사실을 밝히기로 마음먹었다.
“내 이름은 수현이다. 멋대로 외자로 부르지 말라고.”
“아…?”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백서연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를 돌아본다.
“현?”
그리고 내 얼굴을 쳐다본 순간, 계속해서 현을 찾던 희망찬 목소리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현…………?”
============================ 작품 후기 ============================
주말입니다. 여러분들. 주말이에요! 하하하!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간만에 한강을 걸을 생각입니다. 저 산책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운동도 되고, 차분히 생각도 정리하고 일석이조잖아요! 🙂 아. 그리고 오늘 전개 속도는 어떠세요? 본문에 소집령에 곧 다가왔다는 말이 나와있죠? 이게 소설 내 시간으로 따지면 약 2주 넘게 흐른 거거든요. 혹시 마음에 드시면 칭찬 좀 해주세요. 😀
『 리리플 』
1. 데바란 : 1등 축하합니다. 하하. 남자 캐릭터 투표도 좋을 것 같네요. 한 번 염두에 두겠습니다!
2. 탄환 : 감사합니다! 부족한 소설에 과분한 관심을 주는 독자 분들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 아. 클리어 연차는 이미 구상해둔 상태입니다. 비슷하게는 맞추셨습니다. 껄껄! 그리고 쿠폰 감사합니다! _(__)_
3. 아클레오 : 으잌ㅋㅋㅋㅋ. 1년, 2년은 소설상의 공백기를 말하는 거예요! 절대 그렇게 쉬지 않아요~.
4. repairSEKAI : 네! 리리플 여기 바치겠습니다! 1등은 저도 포기했어요. ㅜ.ㅠ
5. La_Emperor : 아. 어제 많이 힘들었는데 La_Emperor 님 코멘트 보고 엄청 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6. s25jin : 일단 소집령까지 빠르게 끝내면, 결에 들어가기 전 두세 편 쉬는 회가 나올 겁니다. 후후. 🙂
7. 피네이로 : 지금껏 하나하나 설명하고 가야 다음 전개를 납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요. 상황으로 이해시켜드리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꼭꼭 아껴뒀다가 반전을 내보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8. 호랑왕 : 하하. 저는 남자입니다. 여자가 아니에요. 남자입니다.(강조.)
9. 오피투럽19 : 코멘트 보고 나서 섬찟했습니다. 어찌 아셨는지요? ;ㅅ;
10. 로노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부 분들께서 왜 이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 유남쌩!(?)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