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16
00415 8. 가장 갖고 싶었던 사용자(3/3). =========================================================================
홀 플레인의 뱀파이어는 생명력이 질기기로 유명한 종족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침입자 ‘사샤 펠릭스’는 종족 특성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 다 죽어가던 놈이 팔을 그어 피를 먹이자 곧바로 되살아난 것이다. 물론 완전히 부활한 건 아니고 적당히 숨이 붙어있을 만큼만.
“지금부터 두 가지 질문을 던질 것이다. 뱀파이어.”
그윽한 적막이 흐르는 3층의 회의실. 중앙 바닥에는 꿇어앉힌 뱀파이어와, 양 옆으로 놈을 지켜보고 있는 박현우 그리고 남다은이 있다. 목에 겨누어진 무기가 서늘할 법도 한데 놈은 고개만 숙인 채 미동도 않고 있었다.
나는 고요히 입을 열었다.
“첫째, 왜 엘릭서를 훔치려고 했는지. 둘째, 어떻게 엘릭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이 두 가지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한다면 일말의 자비를 고려해보마.”
“자비를 고려하겠다.”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자비는커녕 심문 후 살해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떠올린 기억이 맞는다면 지금 눈앞에 있는 뱀파이어와 그 주인은, 차후 ‘성스러운 여왕’ 유현아의 휘하서 활약할 이들이다.
현재 이들이 왜 모니카에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다면 바로 유현아의 사망으로 미래가 변했다는 것. 그렇다면 원래 그녀 밑으로 들어가야 할 사용자들이 2회 차에서 공중으로 떠버렸다는 소리였다.
안 그래도 인재가 고픈 참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잘 매만지면 꽤나 좋은 인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윽고 뱀파이어는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서너 번 코를 벌름거리더니 나를 힐끔 올려다본다.
“엘릭서가 있는 걸 알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이 장소에 엘릭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온 게 아니라, 들어오고 나서 알았다는 말이다.”
나는 살며시 눈살을 찌푸렸다. 이해는 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기색을 느꼈는지 뱀파이어는 숨을 기다랗게 내쉬었다.
“후유. 어쩔 수 없지. 선택의 여지가 없군…. 자비를 고려하겠다는 말을 믿겠다. 인간.”
그러더니 어두운 낯빛으로 시무룩이 입을 떼었다.
“일단은 이 몸의 정체를 밝히도록 하지. 짐은….”
그리고 이어진 말은 의외로 사연 깊은 이야기였다.
제 3의 눈으로 보았던 대로 뱀파이어는 일종의 계약에 묶인 몸이었다. 말인즉슨 신전에서 사용자와 거주민간의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소리. 관계는 나와 비비앙처럼 주인과 노예라고 한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뱀파이어의 주인은 현재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리치(Lich) 때문이었다.
둘은 한동안 북부 도시 뮬을 기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푸른 산맥에 있는 유적 ‘절규의 동굴’이 공개된 사실을 알게 됐고, 언제 시간이 날 때 ‘청소부’ 역할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청소부는 첫 발견자와 조사단 이후 세 번째로 유적에 들어가는 사용자들을 일컫는다. 앞선 이들이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게 목적이며, 이따금이긴 하지만 실제로 성과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당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일은 순식간에 벌어지고 말았지.”
뱀파이어는 미간을 찡그리며 이를 갈았다. 그때를 회상하자 자못 분기가 끓어오르는 모양이다.
둘이 참가한 캐러밴은 푸른 산맥을 배회하는 리치 군단과 맞닥뜨려 전투를 벌였다. 전력 자체는 대등해 서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어떻게 간신히 승기를 쥘 수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가 어설펐다. 최후에 홀로 남은 리치는 주인에게 달라붙었고 자폭을 했다고 한다.
“주인도 어느 정도 실력은 있는 편이라, 급박했던 상황치고는 민첩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거대한 폭발에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겠지.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폭발 후….”
“신체의 어느 부분이 마비됐군.”
“오른팔이…. 어, 어?”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을 잃어버리는 부위가 늘어났겠지. 서서히.”
“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거지?”
뱀파이어는 경악한 얼굴로 외쳤다. 나는 대답 대신 품으로 손을 넣어 연초 한 대를 꺼냈다. 일단 엘릭서가 필요한 이유는 알겠다. 하지만 아직 의문이 하나 남아있었다.
그때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하연이 고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리치는 육신은 홀 플레인에 있지만 영혼은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있는 괴물이죠. 자폭 공격을 했다면…. 아마 다른 세계에 있는 영혼의 소멸을 각오했을 거예요.”
“그, 그게 무슨 소리지?”
“즉 지금 당신 주인의 상처는 육신이 아닌 영혼의 상처에요. 목숨이 위험하다는 말이 이제 이해가 가는군요.”
어느 집 딸인지 참 똑 소리 나는군. 나는 맞는다는 의미로 머리를 끄덕였고 여전히 혼란해하는 뱀파이어를 응시했다.
“그래서 엘릭서를 필요로 했다…. 모든 상태 이상을 회복 가능한 엘릭서면 확실히 치유가 가능하지. 영혼의 상처라고는 하지만 설정에 불과하니까.”
“잠깐! 그건 또 무슨 말이지? 설정이라니?”
“우리는 사용자다. 거주민인 네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니야.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러니까….”
꺼낸 연초에 불을 붙이며 나는 나직이 말을 이었다.
“후. 어떻게 이 장소에 올 생각을 했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못 들었는데.”
“말하지 않았는가. 알고 들어온 게 아니라, 들어오고 나서 알았다고.”
“정확히 말해.”
“…원하는 대로 정확히 말해보면 이번이 여덟 번째다. 아, 아홉 번째인가.”
“여덟 아홉 번째?”
“엘릭서라는게 그리 간단히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더군.”
뱀파이어는 담담히 대답했다.
둘은 푸른 산맥에서 돌아온 이후 신체를 치료하러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눈에 띌만한 성과는 없었다. 아무리 돈을 쏟아 부어도 일시적으로 감각을 되찾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고작이었다고. 하여 이리저리 방법을 찾아 헤맨 끝에, 엘릭서만이 리치가 남긴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귀한 물건인지 몰랐지. 상점에 엘릭서가 있냐고 물어보니 미친놈 취급을 받았고, 어느 커다란 건물에 사정을 해보니 또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그거야 당연하지. 엘릭서는 홀 플레인에서 여벌의 목숨이라 불리는 보물 중의 보물이다. 억만 금으로도 살 수 없고 있어도 숨겨야 하는 물건. 그걸 누가 선심 쓰듯 건네주겠는가?
“그제야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엘릭서는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 그러나 남에게 줄 수는 없는 아주 귀한 것이다.”
“그렇지. 똑똑하네.”
“하하. 고맙다. 아, 아니. 아무튼 시간이 흐를수록 주인은 점점 힘들어했고 난 엘릭서를 더욱 갈구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모종의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구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훔치겠다. 엘릭서가 있는 장소를 발견할 때까지.”
드디어 결론이 나왔다. 뱀파이어는 슬그머니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레 머리를 끄덕였다.
비로소 이유를 듣자 분노보다는 감탄의 감정이 절로 일었다. 그렇다면 뱀파이어는 지금껏 여러 건물에 잠입해왔다는 소리였다. 도대체 어떤 능력이 있길래 그렇게 제집 드나들듯 다닐 수 있었을까?
‘어쩌면 고유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나중에 한 번 자세히 봐야겠다.’
무척이나 탐나는 능력이라 생각하며 나는 차분히 몸을 일으켰다.
“좋아. 이야기는 잘 들었다. 뱀파이어.”
“야, 약속은 지키겠지?”
“그럼.”
뱀파이어가 몸을 흠칫하며 물었다. 이제 처분을 내린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난 놈과의 거리를 천천히 줄였다.
“대신 네 주인이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야겠다.”
“뭐, 뭐라고?”
“왜 그렇게 놀라지?”
“이건 약속이 다르잖은가! 나는 거짓없이 모든 이야기를 했다! 그럼 분명 자비를 고려하겠다고…. 크악!”
뱀파이어의 고함이 뚝 끊겼다. 남다은이 일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더니 놈의 머리칼을 쥐어 아래로 거세게 처박았기 때문이다.
“네가 오해하는 게 있구나.”
꾹 말아 쥔 손등에 가벼이 손을 얹자 그녀의 얼굴에 발간 홍조가 피어오른다. 이내 내 손을 스르르 훑으며 떨어지는 여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아래로 부들부들 떨리는 뒤통수가 보였다.
나는 품속에 넣어둔 엘릭서를 꺼내 들어 몇 번 흔들었다. 황금빛 액체가 눈부신 빛을 발하며 일렁인다. 찰랑찰랑.
“네 사정이 어떻든 이 엘릭서는 머셔너리의 것이다. 주인을 살리겠다는 네 마음을 갸륵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보물을 빼앗길뻔한 침입자에 불과하다는 소리지. 그리고 넌 지금 바로 즉결 처분해도 할 말 없는 입장이고. 내 말이 틀렸나?”
“크으…!”
“하지만, 그럼에도 네 주인을 부르겠다는 이유는 최대한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소리야. 이 정도면 충분한 자비요, 배려라고 생각하는데….”
“해결 방법이 없다면 그녀에게도 책임을 물을 생각이겠지…!”
‘오호. 예리한데?’
나는 씩 웃었다. 뱀파이어의 말은 내 속마음을 정확히 찌르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솔직히 성향이 푼수라 쉽게 구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까 대화를 하면서 그러한 마음을 버렸다. 놈은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숨겨야 할 부분, 즉 내가 알고 싶은 부분은 쏙 빼놓고 있었다. 그녀라 말한 순간에서 거의 확신하긴 했지만.
“그거야 당연하지. 원래 노예의 잘못은 주인도 일정 부분 책임지게 돼 있다고. 아무튼. 그래서 말 할 마음이 없다?”
“내가 말할 것 같은가? 차라리 죽여라!”
“어쩔 수 없지.”
새벽이 깊었다. 더는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나는 숙여진 머리를 향해 있는 힘껏 후려갈겼다.
“컥!”
그리고 완전히 고꾸라지기 전 발차기로 복부를 세게 강타했다. 곧 눈을 까뒤집은 뱀파이어를 보며 나는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회의실에는 고연주를 제외한 클랜원 전원이 모여있었다.
“비비앙. 끌고 가서 어느 정도 죽여놔. 도망치지 못하게.”
“응? 아, 알았어.”
뱀파이어를 툭 치며 입을 열자 비비앙은 떨떠름히 머리를 끄덕였다. 나는 다음으로 하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침이 되면 이스탄텔 로우에 전령을 보내세요. 오늘 하루 광장 좀 빌리겠다고 해주시면 됩니다.”
하연은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알겠다는 듯 주억였다.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남은 클랜원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남다은, 이유정, 임한나, 안현, 선유운, 백한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나는 방금 생각한 6명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내일 아침 이놈을 광장에 매달아 놀 생각입니다. 그러니 제가 방금 지목한 여섯 명은 지금 바로 두 명씩 짝을 지어 조를 이루십시오. 그럼 총 3조가 만들어질 테니 적당한 시간을 간격으로 교대하시면 됩니다. 혹여 물어오는 사용자가 있다면 적당히 대처해주시고요.”
6명은 멍하니 서로를 돌아보더니 나에게로 시선을 보냈다. 어떤 일을 벌일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은 모양이다.
‘고연주가 그립군.’
고연주였다면 지금쯤 “수현!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며 호호 웃어 보일 텐데.
싱겁게 웃으며 난 마지막으로 사제 둘을 돌아보았다.
“사용자 신재룡, 안솔. 두 분은 이스탄텔 로우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신전으로 가주세요. 그리고 사정을 얘기하고 광장의 게시판을 이용하겠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이제야 겨우 알아차렸는지 신재룡을 비롯한 몇몇 클랜원들의 안색이 밝아진다.
“밤이 깊었네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이만 해산하도록 하지요.”
동시에 시작하라는 의미로 고갯짓을 하자 비비앙이 사뿐사뿐 다가와 소리쳤다.
“지하로 옮기는 거 도와줄 사람?!”
이내 부산스레 움직이는 클랜원들을 보며 나는 고소를 지었다.
‘그녀를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 참 모를 일이야.’
어찌 보면 사용자 한 명 만나려고 부산을 떤다고 볼 수 있지만, 내일 나타날 주인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용자였다. 물론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녀의 성격이라면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나는 크게 기지개를 피고 조용히 회의실을 나섰다. 갑작스레 설레는 마음에 오늘밤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아무튼 이제 이 뱀파이어의 주인인 ‘섬광(閃光)’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
아침이 밝았다. 간밤에 큰 사건을 하나 치렀지만 찾아온 오전은 언제나처럼 고요하기 그지없다.
조식을 먹고 클랜 하우스 전체를 돌아보자 평소보다 훨씬 조용하다. 아마 내가 어제 지시한 일들을 처리하러 대다수의 클랜원들이 외출한 모양이다.
숙소까지 한 바퀴 돌아본 후 나는 한참을 3층 창고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클랜원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클랜 로드가 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지금 직시해야할 문제는 바로 창고의 보안 문제였다. 침입자가 ‘뱀파이어’라는 특이성은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변명할 여지는 없다. 나름 신경을 쓴다고 썼는데도 결과적으로는 보안이 뚫렸다는 게 사실이요, 현실이었다.
‘불침번을 두게 된다면 클랜원들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는데…. 차라리 내 숙소를 3층으로 옮길까? 어차피 본관이잖아.’
보강 계획이 적힌 기록을 눈앞에 둔 채 나는 손에 쥔 깃펜을 의미 없이 돌렸다. 무조건 돈만 쏟아 붓는다고 보안이 강화되지는 않는다. 일단은 어떤 방법으로 창고의 물건을 지킬지 방향에 대한 가닥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에 맞춰 최대한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게 정답일 것이다.
‘숙소를 3층으로 옮기는 건 보류. 창고 출입에 대한 보안 강화야 당연하고…. 알림은 이미 설치돼있지. 함정이랑 방해 마법도 복합적으로 설치해볼까? 아. 비비앙의 질서의 오르도의 도움을 얻을 수 있으려나?’
웅성웅성.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외출했던 클랜원들이 한 명 두 명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백지로 시작했던 기록도 어느덧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슬쩍 창문을 쳐다보니 해가 중천에 서서히 가까워지는 게 보였다. 이제 곧 정오인 모양이다.
일단 점심이라도 먹을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이었다.
똑똑.
“클랜 로드. 선유운입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예. 들어오세요.”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앉히자 문이 달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열려진 문틈으로 드러낸 인물은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 넘긴 선유운이었다. 옷이 날개라고 하던가? 한 번 창고에 데려가 궁수용 장비를 고르라고 한 적이 있는데, 바바라에서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정중히 고개를 숙인 선유운은 무뚝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침입자의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예?”
“침입자의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앵무새처럼 말을 반복하는 선유운. 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가 가볍게 웃었다.
‘이건 너무 시원한데.’
항상 주절주절 떠들던 애들이나 찐득찐득한(?) 고연주를 상대하던 나였다. 그런데 선유운의 보고를 받자 왠지 모르게 낯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하. 그래요. 주인은 지금 어디 있나요?”
“정문까지는 데리고 왔습니다. 현재 클랜 로드를 만나 뵙기를 원하는 중입니다.”
내가 웃는 이유를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잇는 선유운.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허락했다.
“알겠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 작품 후기 ============================
안솔 일러스트레이터를 그려주실 분을 찾았습니다. 저번에 세라프, 고연주를 작업해주신 일러스트레이터 분이세요. 하하하. 🙂
음…. 저번 회 코멘트를 보니 의외로 유현아가 살았으면 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_-a 독자 분들이 ‘성스러운 여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계셨는지 새삼 궁금해지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