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35
00434 분노. =========================================================================
시작은 사소했다.
서부 도시에 자리한 어느 클랜에서 서쪽 미개척 지역으로 탐험을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괴물과 전투를 벌이다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고, 부랑자에게 습격을 당했을 수도 있고, 함정에 빠졌을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사소하다. 개개인에게는 목숨이 달린 커다란 일일지 몰라도, 홀 플레인이라는 세상에서는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사소했던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크기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실종을 확신한 피해 클랜에서는 도시의 대표 클랜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대표 클랜은 1차 구조대를 결성해 미개척 지역으로 파견했다.
하지만 그들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대표 클랜은 더욱 규모를 늘려 2차 구조대를 결성했고 다시 파견을 보내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산맥에 진입한 후,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그들 또한 돌아오지 못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대표 클랜에서는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사용자들도 한 명 두 명 이 사소한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니. 이제 더는 사소한 사건이 아니었다. 일반 캐러밴도 아니고, 정규 클랜에서 결성한 구조대가 모조리 연락이 끊겼으니.
결국 대표 클랜에서는 자력으로 이 사건을 해결하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해당 사건을 북 대륙 전역에 공개하기에 이른다.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어 자발적인 도움을 유도한 것이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근 2년 동안 유적은커녕 유적의 코빼기도 구경 못한 북 대륙의 사용자들이었다. 왜냐하면 남부 도시 모니카에 자리한 어느 한 클랜에서, 남은 유적이란 유적은 싹 발굴해 쓸어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오랜만에 대두된 뭔가 수상한 기운이 감도는 미개척 지역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 이후로 북 대륙에 간만에 유적 열풍이 불었다. 고어를 익힌 사용자들이 갑작스레 우대받기 시작했다. 물론 한때에 불과한 주목이었지만, 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사건이 일어난 지역에 대한 자료를 찾고 조사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해당 지역에 얽힌 신화가 적혀있는 기록이 밝혀졌다. 그 기록은 고대 홀 플레인에서도 아득한 옛 시대의 전설을 적어놓은, 말 그대로 신화에 대한 기록이었다.
대 전쟁.
한때 전 대륙을 지배한 용들과 그들을 추앙하고 받은 거주민들. 그리고 용들의 지배에 반발해 독립 전쟁을 일으킨 거주민들.
해당 지역은 용과 거주민들이 마지막 전투를 벌인 영역으로, 종말의 용 마그나카르타가 최후를 맞이한 장소였다.
추후 세상의 주도권을 찾은 거주민들은 그곳을 ‘용이 잠든 산맥’으로 불렀다.
그럴듯한 신화가 담긴 기록이 나오자 사용자들은 더욱 흥분했다. 기록에 적힌 내용으로 비추어, ‘뭔가 수상한 지역’에서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따라 모든 사용자들이 ‘용이 잠든 산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목숨이 아까운 사용자들은 침묵했지만,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용자들은 재빠르게 원정대 및 캐러밴을 조직했다. 누가 먼저 유적을 발굴할세라 성급히 탐험을 떠났다.
보다 차분한 사용자들은 돌아가는 사태를 주시했다. 조용히 해당 지역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모으며 힘을 비축했다. 그리고 이제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은 순간, 탐험을 떠났다.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처참한 현실이 다가왔다.
생환율 10.2%.
‘용이 잠든 산맥’에 도전해 살아서 돌아온 사용자들의 통계를 나타낸 수치였다. 바꾸어 말하면, 탐험을 떠난 사용자들 중 89.8%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소리였다.
그나마 생환한 10.2%도 유적 탐험이 아닌, 산맥 초입에 대한 정보를 모으러 떠난 사용자들이 돌아온 수치였다. 즉 내부 깊숙이 들어간 사용자들의 생환율은 0%였다.
이러한 극악의 생환율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용이 잠든 산맥’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은 식을 생각을 안 했다. 비록 처음처럼 멋모르고 탐험을 떠나는 일은 없어졌지만, 일확천금의 꿈을 버리지 못한 사용자들로 인해 산맥으로 떠나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열풍이 시작된 지 몇 달이 흐른 지금.
‘용이 잠든 산맥’은, 여전히 미 공략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
“설마 머셔너리에서도 실패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용이 잠든 산맥이 확실히 어렵기는 한가 봐.”
“글쎄. 아직 머셔너리에서 실패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지 않을까? 듣기론 어떤 어중이떠중이 캐러밴의 의뢰를 받아서 간 거라는데? 탐험을 하려고 간 게 아니라, 보호 명목으로.”
막 계단을 내려오던 수정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설핏 아래층을 내려다보자, 창가 테이블에 앉은 두 남녀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수정은 조용히 청력을 높였다.
“그런가? 요즘 나오는 기록들 보면 거의 절반이 머셔너리 클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더라고. 의뢰 실패나 기공창술사의 실종 등등. 태반이 부정적인 기록이야.”
“그거야 잘나가는 클랜이니까 그렇지. 솔직히 머셔너리가 유적을 싹 쓸어갔을 때부터 곱게 보지 않은 사용자들이 많았잖아? 배알이 꼴린 거야. 그러다 이번에 건수 하나 잡은 거고.”
“헤헤. 나도 실은 그런데. 좋은 건 나눠 먹어야 하는데, 자기들이나 동맹 클랜들끼리만 나누는 꼴을 보니까 배 아프더라.”
“거봐. 그럴 줄 알았어. 그리고 좋은 걸 왜 나눠 먹어야 해? 엄연히 본인들 능력인데 뭐라고 할 건더기가 없지.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들, 남 잘되는 꼴은 못 본다니까.”
여인이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핀잔을 주자, 사내는 헤헤 웃으며 머쓱히 머리를 긁었다. 이어서 한동안 얘기를 나누던 두 남녀는 곧 다정한 연인처럼 팔짱을 끼어 문으로 향했다.
딸랑.
이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얼어붙었던 수정의 머리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연인이 앉아있던 창가의 테이블은 어느새 휑뎅그렁이 비어진 상태였다.
“하….”
문득, 수정은 기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억지로 계단을 내려갔다. 그때였다.
딸랑, 딸랑!
“어. 언니? 수정이 언니!”
다시 요란스레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수정의 귓가를 때렸다.
수정은 의아한 기분으로 문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시선을 확인한 순간, 망연했던 눈동자에 미약한 활기가 일었다.
“희선아…?”
“언니!”
수정이 나직이 이름을 부르자 희선이라 불린 여인은 금세 다가왔다. 그리고 수정을 와락 끌어안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언니…. 미안해요…. 소식 들었어요…. 미안해요….”
“왜 네가 미안해…. 다 내 잘못이지….”
“하지만 제가 괜한 부탁을 해서…. 언니 동료들이 전부….”
“괜찮아. 괜찮으니까 우리 일단 앉자. 울지 말고. 응?”
그래도 눈물은 그치지 않아, 수정은 희선을 부드러이 달래며 창가 테이블로 끌어 앉혔다.
이윽고 수정은 남은 자리에 마주앉은 후 아직도 훌쩍이는 희선을 응시했다.
송희선. 올해 2년 차 사용자로, 현대에서 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사용자였다. 또한 수정과는 통과의례를 함께 끝마친 동료였는데,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언니 동생으로 지내는 사이이기도 했다.
둘은 홀 플레인에 입장해서도 함께하기로 약속했지만 사용자 아카데미에서 길이 엇갈리고 말았다.
엄밀히 말해서 수정과 희선의 아카데미 성적은 평균에 못 미치는 정도였다. 비 전투 사용자까지는 아니지만 클랜에서 군침을 흘릴 만큼 뛰어난 사용자 정보를 갖추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사용자 아카데미 수료 후, 수정이 어떤 클래에서도 오퍼를 받지 못한 것에 비해 희선은 ‘남부 자유 연합(여러 중견 클랜들이 모여 창설한 하나의 대규모 연합)’이라는 내로라하는 대형 클랜에서 오퍼를 받게 되었다. 일견 듣기로는 연합 쪽에도 배우 출신 사용자가 있는데 인맥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렇게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연락은 꾸준히 유지했다.
수정은 희선을 거의 은인으로 여기고 있었다. 처음 홀 플레인에 나왔을 때는 앞이 막막했는데, 희선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을 때는 있는 돈을 털어 보내주었고, 기초적인 무기나 방어구도 마련해주었다. 이따금 간단한 사냥 정보도 슬쩍슬쩍 흘려주어, 수정과 동료들이 소정의 성과를 얻도록 유도해주기도 했다.
“초입에 살짝 들어갔다 나오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혹시 몰라서 머셔너리 클랜에 의뢰해 호위대로 붙인 건데…. 다 제 잘못이에요…. 흑….”
“아니라니까. 그동안 네가 얼마나 우리를 도와줬니? 나도, 그리고 동료들도 절대 너를 원망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통과의례 때, 다들 저한테 잘해주셨던 걸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희선아….”
결국 다시 눈물을 터뜨리는 희선을 보며 수정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실 이번에 수정이 캐러밴을 잃은 시발점은 부탁 때문이었다. 두 달 전, 수정은 희선을 만나 캐러밴 활동 자금이 부족하다고 어렵사리 부탁한적이 있었다. 희선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갑작스러운 이야기를 꺼냈다.
‘언니. 자금을 드리는 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캐러밴으로 활동하실 거예요?’
‘으, 응? 글쎄. 나도 클랜에는 들고 싶지만.’
‘차라리 이번 기회에 캐러밴 생활을 청산하고 우리 클랜에 들어오는 건 어때요? 솔직히 캐러밴 생활, 많이 위험하잖아요.’
‘너희 클랜에? 어, 어떻게?’
수정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자, 희선은 자신이 속한 남부 자유 연합이 곧 ‘용이 잠든 산맥’을 탐험할 예정이라 털어놓았다. 하여 지금 산맥에 대한 여러 자료나 정보가 필요한데, 수정의 캐러밴에 직접 산맥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해온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이번 성과를 빌미로 클랜 로드에게 부탁해보겠다고.
항상 클랜 생활을 꿈꾸었던 수정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희선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점도 있거니와, 산맥 초입만 살짝 들어가 대강 정보를 구해다 주는 정도도 괜찮다고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클랜 로드가 희선과 현대에서 아는 사이였다고 하니 가입에 대한 가능성 또한 높다고 여겼다.
물론 ‘용이 잠든 산맥’의 위험성이 알려진 만큼, 캐러밴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희선이 엄청난 금화를 꺼내며 ‘그럼 머셔너리 클랜에 의뢰해 호위를 붙이는 건 어떨까요?’라고 대안을 내놓자, 반대의 목소리는 곧바로 사그라졌다.
머셔너리 클랜. 여태껏 맡았던 의뢰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클랜인 만큼, 그들의 명성은 북 대륙 사용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실제로 ‘기공창술사’와 ‘신의 방패’의 참가가 확정되자 반대하던 동료들도 하나 둘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수정은 쓰게 웃었다. 그리고 앞을 쳐다보자 눈을 쓱쓱 닦고 있는 희선이 보였다.
“언니…. 머셔너리 클랜에서는 연락이 없어요?”
“응. 지난번에 찾아가고 일주일이 흘렀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
“그래요? 이상하네…. 그쪽에서는 왜 이렇게 가만히 있는 거야. 언니. 귀환까지 안전하게 책임지겠다는 조항은 확실히 넣었죠?”
“아…. 응.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나 봐. 나하고 약속했으니까, 곧 소식이 오겠지.”
“아니요. 안 되겠어요. 이대로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제가 한 번 가서 얘기해볼게요.”
“그러지마. 네 위치를 생각해야지. 나야 그냥 일반 사용자지만 너는 아니잖아. 그냥 내가 오늘 다시 한 번 가볼게.”
수정은 분연히 몸을 일으키는 희선을 뜯어말렸다. 혹시라도 희선의 과한 태도에 문제가 터져 양 클랜간 불화가 생기면 어쩌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왕 벌어진 일, 더는 희선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결국 기어이 가겠다는 걸 몇 차례를 더 말리고 나서야, 수정은 희선을 간신히 돌려보낼 수 있었다.
잠시 후, 수정은 희선이 워프 게이트로 들어가는걸 확인하고 나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어쩌면 스스로 생각해도 반은 포기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더 가보자.’
수정은 심란한 마음을 다듬으며 억지로 힘을 주어 발길을 돌렸다. 목적지는 머셔너리 클랜 하우스였다.
*
수정은 금세 머셔너리 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주변에 워낙 지부가 많아 본부를 찾는데 애를 먹었는데, 몇 번 와본 만큼 이제는 길이 익숙한 편이었다.
“저기….”
수정은 조심스레 정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본능적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조용하다. 항상 보이던 보초도 없으며 올 때마다 활기가 넘쳤던 정원도 오늘따라 적막하기 그지없다. 최근에 왔을 때는 건물이나 정원의 규모에 감탄하면서도, 같은 클랜원이 실종됐는데 이렇게 활발해도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다르다. 머셔너리 하우스 전체에 고요한 침묵과 긴장감이 한껏 감돌고 있었다.
수정은 까닭 없이 주눅이 들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건물 입구에 다다랐을 때, 문고리를 살짝 잡으며 침을 삼켰다. 갑작스레 목이 바짝 타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수정은 조용히 입을 열며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수정은 다시 한 번 흠칫하고 말았다. 한 걸음 내디디자마자 수십에 다다르는 시선이 일제히 쏟아졌기 때문이다.
“…저 사용자는 누구야?”
“아씨. 지금 온 줄 알고 깜짝 놀랐네.”
1층의 로비에는 가히 수십에 다다르는 사용자들이 오와 열을 가지런히 맞춘 채 서 있었다. 하나같이 번쩍거리는 장비와 심상찮은 기도를 풍기는 게,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그, 그게. 저는….”
수정은 한껏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반사적으로 카운터를 쳐다보았다. 일단 볼 일을 해결하려면 카운터에 말을 하는 게 첫 순서였다.
이내 카운터에 앉은 고용인과 시선을 마주쳤을 때, 수정은 그녀가 가느다란 한숨을 내쉬는걸 볼 수 있었다. 마치 “또 왔어.”라고 말하는 듯한, 귀찮은 티가 팍팍 풍기는 한숨이었다.
순간 속에서 분연히 오기가 솟아 수정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리고 속으로 자신은 어디까지나 의뢰인이라는 사실을 새긴 후, 좌우로 시립해있는 사용자들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쾅!
문을 거칠게 밀어젖히는 소리와 함께 로비에 있던 모든 사용자들이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용인의 시선 또한 더는 수정을 향하지 않았다. 무시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깜짝 놀란 얼굴로 벌떡 몸을 일으킨 것이다.
하여 수정도 얼른 뒤를 돌아보자, 곧 입구로 척척 걸어 들어오는 열 명 남짓한 사용자들을 볼 수 있었다. 호흡이 과하게 거칠고 복장에는 먼지가 잔뜩 묻어있는 게, 뭔가 급하게 달려온 모양새였다.
이윽고, 가장 선두에 있던 사내가 주변을 쭉 훑으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모두 모였군요.”
낮고, 차가운 음색이었다.
신속히 주변을 훑던 사내의 시선은 이내 멀거니 서 있는 수정에 이르러 멈추었다.
수정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다시 조심스레 떠 사내를 응시했다.
“이 사용자는….”
그리고 착 가라앉은 눈동자와 마주한 순간, 문득 온몸으로 까닭 없는 소름이 끼쳤다.
============================ 작품 후기 ============================
프롤로그가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사슬 구조의 시작입니다.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됩니다. 여러 터뜨린 사건을 나중에 하나로 종합해야 하는데, 제가 과연 잘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하.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독자 분들께 감히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이제부터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금만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 회의 경우는 ‘송희선’이 되겠지요. 이번 파트는 단순히 안현, 한결을 구하고 공략이 끝이 아니라, 그 후의 사건과도 연계되는 파트입니다.
아무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1월 11일(토요일), 1월 12일(일요일)에 큰집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설에 가는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일단 아버지께 안 가면 안되냐고 말씀은 드려봤는데, 절대로 안 된다고 하시네요. 작년 추석 때는 학업과 소설 때문에 이해했지만, 지금은 안 갈 이유가 없다고 하시니 할 말이 없더군요. 아무튼 오늘 하루 더 얘기하고, 다음 회에 자세한 내용을 공지하겠습니다.
1. 이름(Name) : 사샤 펠릭스(Sasha Felix)
2. 클래스(Class) : 피의 군주(Secret, Blood Monarch,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자유 용병(Free)
4. 소속 단체(Clan) : Mercenary(Clan Rank : AA – Double A)
5. 진명 • 국적 : 피의 군주 • 펠릭스
6. 성별(Sex) : 남성(129)
7. 신장 • 체중 : 183.3cm • 65.4kg
8. 성향 : 혼돈 • 푼수(Chaos • Idiot)
1. 펠릭스의 이름으로(Rank : S Zero)
1. 뱀파이어의 유혹(Rank : A Minus)
1. 피의 계약 마법(Rank : A Plus Plus Plus)
2. 안개화(Rank : S Zero)
3. 흡혈(Rank : B Plus)
(변경 전) [근력 53] [내구 67] [민첩 78] [체력 84] [마력 93] [행운 51] (변경 후) [근력 53] [내구 67] [민첩 78] [체력 84] [마력 95] [행운 51]
『권능 : 혈인』
*
1. 이름(Name) : 원혜수(3년 차)
2. 클래스(Class) : 일반 마법사(Normal, Magician, Expert)
3. 소속 국가(Nation) : 자유 용병(Free)
4. 소속 단체(Clan) : Mercenary(Clan Rank : AA – Double A)
5. 진명 • 국적 : 복수에 미친 여자 • 대한민국
6. 성별(Sex) : 여성(28)
7. 신장 • 체중 : 165.6cm • 53.9kg
8. 성향 : 혼돈 • 광기(Chaos • Lunatic)
1. 피에 젖은 마음(2)(Rank : S Plus)
1. 정통 마법(Rank : A Minus)
2. 마법 진지 구축(Rank : A Minus)
3. 마법 회로 응용(Rank : B Plus)
4. –
*
1. 이름(Name) : 김동석(5년 차)
2. 클래스(Class) : 일반 전사(Normal, Warrior,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자유 용병(Free)
4. 소속 단체(Clan) : Mercenary(Clan Rank : AA – Double A)
5. 진명 • 국적 : 배고픈 오뚝이 • 대한민국
6. 성별(Sex) : 남성(43)
7. 신장 • 체중 : 175.6cm • 87.3kg
8. 성향 : 쾌활 • 잔혹(Cheerful • Cruelty)
1. 황소(Rank : A Plus Plus)
1. 일격필살(Rank : A Zero)
2. 대지 파괴(Rank : B Minus)
3. 난무(Rank : S Zero)
4. 흘려내기(Rank : C Plus)
* 뮬에서 김수현과 함께 했던 외팔이 사용자입니다. 부랑자들의 습격으로 한 팔을 잃었지만, 부랑자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이후 더욱 수련에 정진하여 높은 수준의 사용자 정보를 이루어냈습니다.
*
1. 이름(Name) : 박다솜(4년 차)
2. 클래스(Class) : 일반 사제(Normal, Priest,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자유 용병(Free)
4. 소속 단체(Clan) : Mercenary(Clan Rank : AA – Double A)
5. 진명 • 국적 : 구밀복검(口蜜腹劒) • 대한민국
6. 성별(Sex) : 여성(25)
7. 신장 • 체중 : 161.4cm • 54.2kg
8. 성향 : 차분 • 복합적 비정상(Douceness • Crazy)
* 상반 속성입니다.
1. 구원의 기도(Rank : B Zero)
1. 신성 치료 주문(Rank : A Plus Plus Plus)
2. 성스러운 축복(Rank : A Zero)
3. 피드백(Rank : C Plus)
4. 광화(Rank : A Minus)
* 뮬에서 부랑자에게 당하는걸 김수현이 구해준 사용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