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52
00451 대 전쟁, 그날의 재현.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한순간, 중앙 광장의 바닥으로 거대한 마력이 미친 듯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오직 하얀색 일색이던 벽면이 삽시간에 파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아니. 자세히 보니 벽이 파랗게 물든 게 아니라, 벽에 각인돼있던 글자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윽고 벽의 빛은 마치 넓적하게 벌어지듯 둥글게 퍼져나가, 약간 어두운 느낌이 들던 중앙 광장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 빛은 우리를 비추고 있지 않았다. 정확히는 부근에 서 있던 네 개의 동상을 중점으로 비추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누군가의 멍한 중얼거림.
웅웅웅웅!
그러다 어느 순간,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을 발하던 벽의 빛깔이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곧 지문을 뜨는 것처럼 벽면의 모든 글자가 허공으로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마구잡이로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글자는 곧장 재배열을 맞추어 우뚝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어서 마력의 흐름이 다시 한 번 요동치더니, 배열을 마친 글자들이 갑자기 네 방향으로 나뉘어 쇄도한다.
방향은 정확히 동상들이 서 있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여전히 파란빛을 띠는 글자는 마치 물이 솜을 만난 것처럼 동상에 닿자마자 스며들었고, 글자를 흡수한 동상에서 똑같은 파란색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웅!
이내 이 광범위한 지면을 아우르는 엄청난 양의 마력이 서서히 솟아오른다.
나는 이제야,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일단 아무 생각 없이 검을 뽑으려고 했으나, 순간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안솔이 내 팔을 꼭 쥐었기 때문이다.
“안솔?”
이름을 불렀으나,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안솔.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복잡한 생각이 들 무렵, 문득 눈앞으로 진한 보랏빛이 감도는 머리칼이 나부꼈다.
“흐읍!”
짧은 기합성을 내지르며 달려간 사용자는 다름 아닌 허준영이었다. 스르릉, 허준영은 길쭉한 검을 뽑더니 가장 가까이 있던 동상을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아마 나와 마찬가지로 심상치 않음을 느껴 동상을 쪼개어 멈출 생각인 모양이다.
텅!
그러나 기세 좋게 들어간 일격은 동상에 닿은 순간 허무한 철성(鐵聲)만을 남겼다. 나는 믿을 수 없는 기분으로 동상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당장에라도 쓰러질듯한 낡은 동상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은은한 빛이 흐르는 형상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때, 그러니까 동상의 얼굴이라 추정되는 부분에서 두 개의 푸른 눈이 번뜩였을 때였다.
– Drrrr…. Ea – Yaal!
허공에서 강렬하며 웅혼한 함성이 울려 퍼지는 것과 함께, 동상의 파란빛이 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듯이 지면으로 이동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차마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이내 지면으로 떨어진 빛의 줄기는, 중앙 광장을 가득 물들이며 사방팔방으로 세차게 뻗어나갔다.
파츠츳! 파츠츠츳!
파츠츳! 파츠츠츳!
– Drrrr…. Ea – Yaal!
– Drrrr…. Ea – Yaal!
– Drrrr…. Ea – Yaal!
– Drrrr…. Ea – Yaal!
그리고 재차 이어진, 고막을 뒤흔들 정도의 장엄한 음성.
목소리는 허공을 떠르르 울릴 만큼 웅장했으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덜그럭덜그럭! 덜그럭덜그럭! 덜그럭덜그럭! 덜그럭덜그럭! 덜그럭덜그럭! 덜그럭덜그럭!
“크으윽!”
“꺄아악!”
그때, 마치 단단한 물건들이 부딪쳐 흔들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일제히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새된 신음과 함께 찌푸린 얼굴로 귀를 틀어막는 클랜원들이 보였다. 조금이라면 모를까. 흡사 수백, 아니 수천은 돼 보이는 소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흘러 들자 귀가 괴로울 정도였다.
지금 이 요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나는 벽과 동상에서 눈길을 떼어 우리가 들어온 방향을 응시했다. 그리고 쳐다본 순간, 나도 모르게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
뼈가, 일어나고 있었다.
말 그대로였다. 지금껏 우리가 헤치며 지나온 뼈들이 우수수 허공으로 떠올라, 무언가를 맞추듯 덜그럭덜그럭 움직이고 있었다. 동시에 지면을 물들이던 파란빛이 솟구쳐, 공중으로 떠오른 뼈들을 천천히 감싸기 시작했다.
곧이어 뼈들이 파란빛에 완벽히 뒤덮였을 즈음. 잔잔한 물결이 부드러이 굽이쳐 움직이듯이, 넘실거리는 파란빛무리가 시야를 가득히 메워버렸다.
– Drrrr…. Ea – Yaal!
그리고, 바야흐로 다시 동상의 음성이 울리는 찰나.
쿠오오오오오오오!
온몸이 떨릴 만큼 강력한 진동과 함께, 동상을 휘감고 있던 빛이 하나의 기둥이 되어 하늘을 뚫을 듯 세차게 솟구쳤다.
하얀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빛의 기둥이 무시무시한 마력의 흐름을 줄기차게 내뿜는다. 그 기세가 어찌나 강렬한지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착용하던 장비가 벗겨나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내 눈이 멀어버릴 것같이 시야가 하얗게 변해와, 나는 안솔을 꼭 품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고오오오오오오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허공을 울리던 장엄한 목소리도, 고막을 뒤흔들던 요란한 소리도 서서히 잦아들 즈음.
마력의 흐름이 약해진 걸 느껴, 나는 살그머니 눈을 떴다. 그리고 동상 주위로 조용히 빛을 흩뿌리는 파란빛의 기둥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허공에 강렬한 여운을 남기더니 잔상처럼 사르르 사라졌다.
“맙소사…. 저건 도대체…. 뭐야…?”
그때였다.
어느새 바닥에 넘어져 있는 비비앙에게서, 멍한 탄식이 새어 나왔다.
비비앙의 시선은 정확히 정면을 쳐다보고 있다. 하여 그 눈길을 쫓아 정면을 바라본 순간, 나는 온몸이 딱딱히 굳어버린 걸 느꼈다.
그곳에는 해골, 아니 망인들이 서 있었다. 그것도 한 무리가 아닌, 가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수의 망인들이.
나는 침착하려 애쓰며 주변으로 고개를 돌렸다.
전.
후.
좌.
우.
빼곡하다. 그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어느덧 중앙 광장의 주변으로는 해골 망인들이 각자 무기를 든 채 우리를 겹겹이 둘러싼 상태였다. 당장 마력 감지에 걸리는 것들만 세어도 족히 수백은 넘는다.
갑자기 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여태껏 밟아온 뼈들의 주인이 바로 지금 저 해골 망인들 것일수도 있다는 걸.
죽은 지 무수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가 내뿜는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것이 사방으로 동시에 압박하며 조여 들자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직감했다. 지금 여기에 서 있는 해골 망인들은, 신화 속 용과 전투를 치른 거주민들이라는 것을.
나는 거세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잠깐이나마 맑아진 기분으로 눈앞을 응시했다.
해골 망인들은 눈가에 푸른빛을 번뜩인 채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 호의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눈빛이다.
주변의 클랜원들은 멍하니 서 있었다.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들어오며 혹시나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지자 할 말을 잃은 셈이다.
‘어쩌면…. 아까 막았다면….’
나는 이를 바드득 깨물었다. 뭐라도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이내 해골 망인들 사이로 일말의 움직임이 느껴져, 나는 지체 않고 외쳤다.
“모두 전투 준비!”
클랜원들은 하나 둘 정신을 차렸지만 곧 엉거주춤 나를 돌아보았다. 하나같이 어쩔 줄 모르는 기색이 가득한 게 지금 상황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하지만,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비비앙! 할 수 있는 한에서, 최고의 마수 군단을 소환해라. 하나는 보호할 수 있는 군단으로, 또 하나는 돌파력이 강한 군단으로!”
“아, 알았어. ───. ───. ───.”
방금 지시는 마수 군단을 방패 삼아 이곳을 뚫겠다는 의미였다. 곧바로 주문 영창에 들어간 비비앙을 확인한 후, 나는 남은 클랜원들에게 추가 지시를 내렸다.
“선두는 제가 맡습니다.허준영, 남다은, 차소림은 각각 좌우 방향과 후방으로 이동. 이유정, 우정민은 혹시 뚫리는 방향이 있다면 바로 지원을 가도록 하며, 나머지는 무조건 중앙으로 모입니다. 공격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무조건 방어 주문을…!”
– Drrrr…. Ea – Yaal!
하지만 나는, 도중에 말을 멈추고 말았다. 해골 망인들 사이에서도 철이 갈리는듯한 음성이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말을 멈춘 것이다.
잠시 후.
해골 망인들의 눈을 감도는 파란빛이 잠깐 번쩍이더니 느릿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과 방패를 앞으로 들고, 창과 화살이 우리를 겨냥하며, 지팡이는 하늘 높이 들었다. 그러더니, 치켜든 지팡이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과 함께 오색찬란한 빛깔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여전히 귀에는, 무기를 들거나 뼈가 갈리는 소음이나, 주문을 웅얼거리는 낮은 음성들이 흘러 들고 있었다. 마치 죽음을 합창하는 것처럼 불길한 소음들이다. 그 와중,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나는 바삐 안솔을 살펴보았다.
안솔은, 울고 있었다.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을 똑 떨어뜨리며 숨죽여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냥 서글퍼서 우는 건지, 아니면 죽음을 앞두고 공포를 느껴 우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게 네 선택이냐…? 안솔?’
벌컥 소리라도 치고 싶었으나 나는 겨우겨우 마음을 가다듬었다. 탐험 중, 아니 전투를 앞두고 싸워봤자 뭐하겠는가.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는 게 중요하다.
“───. ───. ───. 후.”
마침, 비비앙의 주문 영창이 끝났다. 비비앙이 질서의 오르도를 꼭 쥔 채 나를 돌아보자, 나는 때가 왔음을 느껴 마음을 다잡았다. 해골 망인들 또한 각자 무기를 우리에게 겨냥한 채 지그시 서 있었다.
‘소환이 이루어지면 바로 앞으로 치고 나간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조용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 신호를 시작으로 비비앙이 질서의 오르도를 하늘 높이 추켜올리며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쿠르르르르르르릉!
“오라! 피에르…. 꺅!”
막 소환 주문을 외우려는 찰나, 요새가 요동칠 정도의 파문이 바닥에 크게 물결쳤다. 그 바람에 나와 비비앙을 비롯한 모두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오죽하면 꼿꼿이 서 있던 동상에 땅으로 떨어지고, 디디고 있던 지면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쿵! 쾅! 쿵! 쾅! 쿵! 쾅!
빠직! 빠지직!
아니. 들썩거리는 게 아니라 깨져버렸다. 아래서 뭔가 쿵쿵 울리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더니, 지면에 균열이 일어나다 못해 파편이 튀어 오르기 시작한다. 흡사 이곳이 지진의 근원지가 아닐까 싶을 만큼 엄청난 진동이었다.
몇몇 클랜원들은 견디다 못해 넘어졌지만, 나는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꽈꽝!
별안간 지금까지와는 비할 수 없는 폭음이 온몸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형의 뇌신을 이용한 벼락이 주변에 쳤을 때보다, 가히 몇 배는 될 만한 소리였다. 소음은 기하급수적으로 크기를 늘렸고, 종래에는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이명이 계속해서 내 귓가에 메아리쳤다.
이건 또 무슨 일일까. 지금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걸까. 이 요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머릿속으로 복잡함이 휘몰아쳤다. 그러한 와중에, 나는 간신히 검을 뽑아 땅에 강하게 꼽았다. 그것을 지지대 삼아 간신히 버티자, 다시 서서히 진동이 잦아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이번에는 먼 곳에서 인간이 아닌듯한 목소리가 커다란 포효를 내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
울부짖는듯한 포효 소리.
이곳이 아닌, 어디선가 들려온 거대한 폭음.
그리고 피부를 강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강렬한 바람.
펄럭! 후웅!
펄럭! 후웅!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것은 분명 거대한 날갯짓 소리였다.
‘정신차려라, 김수현!’
그래. 이것보다 더한 일도 겪지 않았던가.
하여 일단 클랜원들을 살펴볼 생각에 나는 주변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보고야 말았다.
지면을 서서히 덮어오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대한 그림자를.
‘…….’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머리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윽고 완전히 고개를 들어올렸을 때, 나는 드디어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마주친 건 뻥 뚫린 눈구멍과 안쪽에서 붉은빛을 흘리는 안광이었다. 두개골에 삐쭉 돋은 두 개의 뿔과 마치 요새 전체를 덮을 만큼의 덩치와 뼈로 이루어진 거대한 날개…. 아니. 온몸이, 길쭉한 꼬리까지도 뼈로 이루어져있다.
펄럭! 후웅!
펄럭! 후웅!
지금 뼈 날개를 펄럭이며 요새 위 허공을 선회하는 그것은, 마치 전설 상에나 나오는 본 드래곤과 같은 모습이었다.
‘잠깐만. 뿔?’
순간적으로 뭔가 낯이 익은, 익숙한 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Mageuna….
– kareuta….
– Mageunakareuta….
– Mageunakareuta….
하지만 곧바로, 사방에서 알 수 없는 말들이 웅얼웅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망인들을 향해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망인들이 시선은 더는 우리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모두가 안광을 희번덕 빛내며 하늘을 올려다본 채, 하나하나 입을 모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중이었다.
– Occidite Eos!
그리고 아까 우리를 향해 외쳤던 음성이 다시 한 번 들린 순간.
슈슈슉! 슈슈슈슉!
퍼버벙! 퍼버버벙!
웅대한 폭음.
동시에 수백 수천에 달하는 마법과 화살들이, 화려한 빛깔을 휘날리며 일제히 하늘을 날아올랐다.
============================ 작품 후기 ============================
『Off The Record.』
(세 남자가 머리에 하얀 띠를 질끈 동여맨 채 우렁차게 외치고 있다.)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화정을 너프하라! 너프하라!
시몬 : 너프하라! 너프하라!
네르갈 : 너프하라! 너프하라!
(그때 한 거대한 그림자가 세 남자에게로 다가섰다.)
거대한 그림자 : 저기…. 안녕하세여….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잠시 시위를 멈추며.)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응? 자네는 누구…. 헉! 요, 용이잖아?
거대한 그림자: 아 너무 놀라지 마시고여…. 그 종말의 용이라 불린 마그나카르타라고 해여.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그, 그런 대단한 용이 여기에는 무슨 일로….
마그나카르타 : 아 다른 건 아니고…. 그 메모라이즈 시위 현장 맞나요?
(시몬, 머리를 크게 끄덕인다.)
시몬 : 네. 맞습니다. 들은 척도 안 해주지만…. 여기에는 무슨 일이죠? 이 시위는 화정 너프를 원하는 모임인데…. 혹시 그쪽도 화정에?
마그나카르타 : 아…. 그건 아직 스포일러라 안되고여….
시몬 : 흠. 그럼 무슨 일로 오셨죠.
(마그나카르타, 갑자기 울먹인다.)
마그나카르타 : 그게…. 등장하자마자 다구리를 맞아서여….
(시위하던 세 남자, 동시에 탄식을 터뜨린다.)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우는 용의 어깨를 짚는다.)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혹시 자네도 뭔가 좀 있어보기에 등장하지 않았는가?
마그나카르타 : 네, 네! 맞아여. 그래서 엄청 기대 많이 했는데…. 어흐흑. 삐이이-.(스포일러 방지.)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그런가…. 그런 일을 당했으니, 당연히 슬프겠구먼.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게. 자, 저기를 보라고.
(마그나카르타,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흑색 창을 쥔 남자가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마그나카르타 : 저 남자는 왜 저러고 있대여…?
마볼로 드 아일라이트 : 1부까지만 해도 그냥 저냥 괜찮았는데, 2부가 시작되자 작가의 농간으로 아주 천하의 몹쓸 놈이 되어버렸다네. 요즘 욕도 엄청 많이 먹고 있지. 자네는 그래도 동정표라도 있지 않은가.
(네르갈, 촉새처럼 끼어든다.)
네르갈 : 그뿐만이 아니에요. 겨우 애인이 생기는가 싶었는데, 그 애인이 처녀를 유지해야 하는 설정이 있다네 요. 그래서 쟤 영원히 고자임.
(마그나카르타, 불쌍한 눈길로 홀로 떨어진 남성을 응시한다.)
– Fin –
오프 더 레코드 2회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