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518
00517 떠난 101, 숨어있는 101. =========================================================================
공찬호와의 사건이 터지고 나서 사흘의 시간이 흘렀다.
여느 때와 같은 점심 즈음. 갑작스럽게 소식이 들려온 것은 정확히 정오가 조금 지나서였다.
교육을 마친 후 식당으로 가던 도중, 우연히 마주친 진수현에게 총 교관 실에서 공찬호의 퇴관 확인서를 수리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나가, 공찬호가 떠나는 모습을 응시했다.
공찬호는, 정말로 떠나고 있었다. 1회 차에 언제나 함께했던, 그리고 이번에 보조로 데려온 성하얀과 함께.
사실 조금 의외였다. 공찬호의 성격상 내가 왜 나가야 하냐고 한바탕 난리를 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곱게 받아들인 것이다. 무언가 심경에 변화가 생긴 걸까?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용자 공찬호와 수라마창에 관해서 자세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날 밤. 나는 성하얀의 동의 하에 공찬호의 몸을 치료했다. 공찬호가 그렇게 변한 것이 수라마창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 화정의 힘으로 몸 내부의 기운을 말끔히 정화해준 것이다.
물론 동정심으로 해준 일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공찬호가 하루 이틀 만에 달라질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공찬호가 지속적으로 수라마창을 들고 있는 이상, 화정의 정화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또 이미 변한 성격은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럼에도 공찬호의 몸을 정화해주고 이렇게 곱게 보내준 것은, 단 하나.
바로 가능성 때문이었다.
지금의 공찬호에게는 더 기대할 것이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다면.
천하무쌍의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아주 약간이라도 남아있다면.
…마지막으로 한 번의 기회 정도는 주고 싶었다.
어찌됐든, 이제 모든 건 공찬호의 의지에 달렸다. 다음에 만났을 때 내가 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 그러나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지금과 같은 모습을 답습한다면.
…그때는, 수라마창의 주인이 바뀌게 될 것이다.
나는 한숨을 흘리며 다시 공찬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공찬호는 잠시 걸음을 멈춘 상태였다. 고개만 살짝 돌려 사용자 아카데미를 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옆에서 부축해주는 성하얀에게 더욱 몸을 기대며, 정문으로 비틀비틀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런 성햐안의 등에는 무언가에 둘둘 말린 수라마창이 매어져 있었다.
앞모습이 보이지 않는 만큼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꼭 붙은 둘의 모습은 흡사 2년 전 풋풋했던 시절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잠시 후. 두 사용자의 모습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자, 나는 크게 숨을 들이키며 몸을 돌렸다. 그러자 나를 따라온 진수현이, 뭔가 멍해 보이는 얼굴로 정문을 응시하는 것이 보인다. 자신을 괴롭히던 인물이 나갔으면 응당 기뻐해야 정상인데, 왜 어딘가 모르게 씁쓸해하는 기색이 보이는 걸까.
나는 머리를 갸웃하면서도 제 3의 눈을 활성화했다.
1. 이름(Name) : 진수현(2년 차)
2. 클래스(Class) : 주문 저격수(Secret, Spell Sniper,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바바라
4. 소속 단체(Clan) : 마법사 사냥꾼(Clan Rank : C Plus)
5. 진명 • 국적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대한민국
6. 성별(Sex) : 남성(26)
7. 신장 • 체중 : 181.2cm • 77.3kg
8. 성향 : 열혈 • 무기력(Hot Blood • Lethargy)
이전에도 한 번 확인한바 있지만, 진수현의 사용자 정보는 정말 괜찮은 수준이다. 주문 저격수라는 시크릿 클래스도 그렇고 능력치도 아주 준수하다. 더구나 장비로 붙은 추가 능력치도 어마어마하니 확실히 천사들의 관리를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머셔너리 클랜원과 비교해보면, 아마 남다은과 비슷한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약간이라도 남은 잠재성을 생각하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고, 그냥 좋다고 보기에는 눈에 밟히는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해보면 열혈과 무기력, 즉 상반 속성으로 설정돼있는 성향이 조금 걸렸다.
1회 차의 진수현은 매우 활발한 사용자였다. 구김살이 없고 붙임성도 제법 좋은 편이라, 누구와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낸 사용자로 기억한다. 그런 만큼 차라리 열혈이라는 성향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무기력이라는 성향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차이가 있지 않은가.
“아.”
그때, 시선을 느꼈는지 불현듯 진수현의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나는 약하게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번 사건도 어떻게 잘 마무리됐네요. 이제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예. 뭐…. 다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수현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말하는 것 자체는 약간 퉁명스러운 감이 없잖아 있으나, 원래 말투가 그렇다는 걸 알고 있어 별로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그러다 문득, 무기력이라는 성향이 열쇠의 역할이 돌파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한별이도 그랬듯이, 무기력이라 함은 내면에 상처가 있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그 상처를 아물게 해주는 게 영입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물론 그전에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내야겠지만.
“저기 그런데 말입니다.”
잠시, 진수현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왜 그러느냐는 의미로 눈을 추켜 뜨자, 이내 조금 어색해하는 얼굴로 머리를 벅벅 긁는다. 그러더니 방금 보다는 훨씬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도와주신 건 정말 감사한데…. 왜 이렇게 저를 도와주신 겁니까?”
“…예?”
“그러니까…. 아 그냥 툭 까놓고 말하겠습니다. 사실이 그렇잖습니까.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이것저것 도와주시고…. 또 필요 이상으로 세심하게 챙겨주시니까, 사실 조금 부담이 있어서 말입니다. 덕분에 많은걸 배우기는 했습니다만.”
“흠.”
순간 ‘네 몸으로 보답을 하면 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아직 그 정도의 말을 주고받을 사이도 아니었거니와, 상당히 이상한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말마따나 이것저것을 도와준 건 사실이었다. 아직도 머리를 긁는 진수현을 보며 나는 픽 웃었다.
“그냥 이름이 똑같아서 도와드렸습니다.”
진수현이 눈을 휘둥그렇게 변했다. 나는 농담이라며 바로 손을 저은 후, 천천히 머리를 가로저었다.
“농담이고요. 딱히 보답을 바라고 도와드린 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은 누가 봐도 사용자 공찬호의 잘못이었으니까요. 그저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랬을 뿐입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저 진수현의 열혈 성향을 고려해 적절한 말을 한 것일 뿐, 속내는 네가 멍청히 가만히 있으니까 내가 나선 게 아니냐는 소리였다.
아마 상대가 공찬호가 아닌 나였다면, 옳다구나 하고 상황을 조작하는데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물론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진수현은 끄덕끄덕 머리를 주억였다. 그러나 아직도 어색한 기색을 지우지 못하는 것 같아, 나는 살그머니 손을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제대로 소개도 하지 못한 것 같네요. 3년 차 사용자 김수현입니다. 현재 머셔너리라는 용병 클랜을 운영하고 있죠.”
“실은 알고 있었어요. 머셔너리 로드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거든요.”
“그런가요? 하하하. 아무튼 혹시 의뢰하실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찾아오세요. 아. 물론 그때는 의뢰 비를 받습니다. 지금처럼 공짜로 해드리지 않아요.”
“…큭.”
넉살스레 말을 건네자 진수현은 툭, 어처구니가 없는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생기신 거랑은 다르게 말을 재미있게 하시네. 칭찬이에요.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 좋아서. 그런데 뭐랄까, 처음 봤을 때는 되게 무뚝뚝해 보여서 조금 다가가기 힘들었거든요.”
나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더듬었다. 내가 생긴 게 어때서.
아무튼 그래도 이제야 조금 풀린 모양인지, 진수현의 입에서 말이 술술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이내 “에…. 저는 이제 클랜이라고 말하기도 그렇지만….” 이라 중얼거린 진수현은, 내가 내민 손을 흘끗 내려다보았다. 이어서 내 손을 힘차게 부여잡더니 스스로 휙휙 흔들기 시작한다.
“마법사 사냥꾼의 클랜 로드이며, 2년 차 사용자인 진수현입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네요.”
당차게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아무래도 첫 단추는 잘 끼운 듯싶다.
*
한편, 같은 시각.
김수현이 진수현의 영입을 위한 발판을 성공적으로 쌓아 올렸을 무렵, 머셔너리 클랜원들은 모두 한 장소에 모여있었다. 아. 신재룡은 제외하고. 명색이 총 교관인 만큼 산더미 같은 일에 파묻혀있었으니까.
그래도 신재룡을 제외한 정하연, 이유정, 김한별, 안현은 현재 김수현의 숙소에 빠짐없이 모여있었다. 그럼 한창 바쁠 이들이, 도대체 왜 이곳에 모여있는 걸까? 그것도 하필이면 김수현의 숙소에?
그건 바로 안솔 때문이었다.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김수현에게 뜻밖의 입맞춤을 받은 안솔은 한동안 혼돈에 빠진 상태였다. 그에 따라 온갖 헛소리를 지껄이며 앓아 누운 터라 클랜원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안현의 걱정은 더욱 심했다. 애당초 팔불출 기질이 다분했던 만큼, 하루에 몇 번씩이나 드나들며 안솔을 확인했다.(오죽하면 김한별이 옷을 갈아입는 중에도 벌컥 들어와 한바탕 사달이 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오늘도 그랬다. 언제나처럼 안솔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 안현은 방에 들어가자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끙끙 앓고 있던 안솔은 온데간데없고, 휑한 침대만이 보였기 때문이다. 즉 안솔이 사라졌다는 소리.
크게 기함한 안현은 곧바로 안솔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몸이 호전됐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으나, 눈이 뒤집힌 안현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안솔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 행동이 워낙 필사적인 터라 다른 세 명은 정말 큰일이 났구나 지레짐작했고, 덩달아 안솔을 찾으러 뛰어다녔다.
그러나, 안솔은 생각보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곧바로 정신을 차린 김한별은 탐지 주문을 외웠고, 이내 흔적을 쫓아 안솔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흔적이 이어진 장소는 바로 김수현의 숙소였다. 그리고 안현이 문을 박차며 들어간 순간, 네 명은 김수현이 사용하던 침대에 누워, 한창 달게 자는 안솔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베개에 침을 잔뜩 묻히며.
“…그냥 코~. 자고 있는 것 같은데? 현아?”
한동안 안솔을 살피던 정하연이 입을 열자, 안현은 푹 고개를 숙였다. 좌우로 이유정과 김한별이 보내는 눈초리가 자못 따가워, 견딜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눈초리만 보낼 생각은 없었는지, 곧 실제 사격이 안현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대박. 정말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는가 했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좀. 응?”
“어이가 없네요. 저번에 숙소에 다시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벌써 잊으신 거예요?”
“하여간. 아주 대단하십니다~. 응? 지 동생 관련된 일이라면 아주 물불을 안 가려요. 너 그거 언제 고칠래?”
“다시는 안 들어오겠다는 약속을 받고 오빠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이유정과 김한별은, 사이 좋게 번갈아 가며 안현을 비난했다. 그것도 아주 신랄한 말투로.
그리고 한쪽에 가만히 앉아있던 마르와 도도는, 둘이 입을 열 때마다 한 번씩 한 번씩 시선을 옮겼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동그래진 눈으로 서로를 보더니 동시에 고개를 끄덕끄덕.
“헤헤…. 오라버니….”
그렇게 안현의 시선이 한없이 땅바닥을 향하는 찰나, 갑작스럽게 자그마한 잠꼬대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모두의 시선이 안솔을 향했다.
안솔이 헤실헤실 웃고 있다. 베개를 꼭 끌어안으며 얼굴을 비비는 게, 무언가 좋은 꿈이라도 꾸는 모양이다. 꿈에서 김수현이라도 나오는 걸까?
아무튼 그 모습은 너무나 천진하고 맑아, 흡사 갓 태어난 아기를 보는듯했다. 조심조심 안솔의 이마를 쓸던 정하연은, 그런 안솔을 보며 잔잔히 웃었다.
사실 허탈한 기분이 없는 건 아니었다. 처음 안현의 말을 들었을 때는 무척 놀랐던 만큼, 걱정도 무척 많이 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금방 찾기도 했거니와, 이제 혼수 상태에서 회복된 것처럼 보이니 걱정 하나를 덜었다 여긴 것이다.
“모두 그만해. 그래도 찾았으니 다행이지, 만약 진짜로 나쁜 일이 벌어졌으면 어떡할뻔했어?”
“그, 그래요 누님! 제 말이…!”
“현이 너는 조용히. 아무리 그래도 이번에 네 대응은 전혀 옳지 않아. 설령 정말 나쁜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렇게 천방지축으로 행동해야 해? 다른 사람들이 다 알도록? 클랜 로드님이 아시면 또 뭐라고 하실까?”
“죄송합니다.”
안현은 곧바로 사과했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러는 와중에도 안솔의 잠꼬대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었다.
“우웅…. 그래요…. 잘 생각했어요…. 그런 가슴만 큰 언니는 오라버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여전히 작은 목소리였지만 모두의 귀에 들릴 정도는 되었다. 한창 안현을 노려보던 이유정은 순간 “푸.” 볼을 크게 부풀렸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얼굴로 안솔을 돌아보더니 결국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가슴만 큰 언니? 까르르! 뭐, 뭐야 쟤? 지금 무슨 꿈을 꾸는 거야? 아니 아니. 방금 연주 언니 말한 건가? 아니면 한나 언니? 까르르르!”
그때였다.
“그럼요…. 유정이 언니도 오라버니와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런 선머슴 같은 언니는 애당초 아웃이라고요….”
이번에는 정확한 이름이 나왔다. 유정은 바로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 삽시간에 정색하며 주먹을 그러모으자, 하연이 숨죽여 웃으며 안솔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그 언니도 아니에요…. 도대체 그런 결벽증 투성이에 일 중독자 언니가 뭐가 좋다는 거예요….”
하연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살살 쓰다듬던 부드러운 손길은, 순식간에 돌변해 안솔의 머리칼을 틀어 올렸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안솔은 여전히 행복한 얼굴로 잠꼬대를 중얼거린다.
“음냐음냐…. 오라버니도 참 여자 보는 눈 없어요오…. 자아, 자아. 그딴 호박씨 언니는 저기 멀리 버려두고, 어서 저에게….”
안현은 살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서늘하게 빛나는 김한별의 눈동자를 확인한 순간, 조용히 아주 조용히 걸음을 물렸다. 무언가 생각을 했다기보다는, 본능이 속삭이는 대로 몸이 행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서로를 꼭 부여잡은 채 덜덜 떨고 있는 마르와 도도의 구조 요청을 무시한 안현은, 이내 살며시 문을 닫으며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에, 에? 언니들?”
“…….”
“자, 잠시만요?! 왜, 왜 때리시는 거예요! 꼬, 꼬집지 말아요! 아프단 말이에요! 으아아아앙!”
“…….”
아직 잠이 덜 깬듯한 목소리가, 안현이 서 있는 복도를 아련하게 울렸다.
안현은 지그시 눈을 감은 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 작품 후기 ============================
아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약속이 잡혔습니다. 최소 20시를 커트로 나오려고 했는데, 어떻게 얘기가 이어지다 보니 22시 커트가 됐네요. 한 한 시간 정도 자니 머리가 괜찮아져, 무사히 집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요즘 생활이 무척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터라, 여러분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