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581
00580 누구나 한 번쯤은 빛나는 시절이 있다. =========================================================================
디펜시브 매트릭스라는 방어 공간에 되비침이라는 능력이 덧붙여졌다. 되비침의 효능을 떠올린 순간 머릿속으로 한 생각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저 무시무시한 공방 능력을 깨트릴 묘수가. 물론 이것도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해볼만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거리를 계산해 힘을 조절한 후 땅을 박차 앞으로 뛰었다.
거리는 삽시간에 좁혀졌다. 그러나 파더도 보호막이 생겼을 때부터 예상했던 걸까? 무리해서 나를 잡으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곧바로 촉수를 회수해 아까와 같이 둥그렇게 모여들게 만들었다. 이내 안으로 파고들지 않고 바로 앞에 다다랐을 때, 촉수들은 역시나 공기를 한껏 빨아들이며 줄기를 빵빵하게 부풀렸다.
이윽고, 발바닥이 지면에 완전히 닿은 찰나였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일천 개에 이르는 촉수들이 일제히 압축한 공기를 터뜨렸고.
파가각, 파가가각!
쨍그랑!
한결이 걸어준 방어막은 1초도 견디지 못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를 내며 금이 가고 말았다. 금은 매우 짧은 시간에 방어막 전체로 번져 깨지기 일보직전의 모습이 되었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이를 악물었다. 예상이 빗나간다면? 이제 곧 부서진 틈으로 터져 나온 공기들이 폭풍처럼 밀려 들어올 것이다. 그럼 또다시 여지없이 밀려나는 수밖에 없다.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방어막 주변으로 반짝이는 가루들이 내려앉았다.
화아아악!
그러자, 깨질 듯하던 방어막이 한순간 돌변했다. 꺼지기 직전의 양초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려한 불꽃을 피우는 것처럼, 방어막이 돌연 찬연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틈새로 들어오던 공기의 폭풍이 멈추고, 도리어 반대쪽으로 밀려나는 것이 느껴졌다.
비로소 되비침, 반사 능력이 발동한 것이다!
와장창!
마침내 방어막이 깨졌다. 그러나 아주 잠깐이기는 했지만, 온몸을 압박해 들어오던 감각이 사라졌다. 그리고 일순간 공기와 보호막 사이로 공백(空白)이 생겼다.
기회였다.
두 번은 오지 않을 천재일우의 기회. 나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이형환위(移形換位)를 발동했다.
한순간, 풍경이 변했다. 징그러울 정도로 많던 촉수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대신, 촉수가 모이지 못한 후방의 몸체가 눈앞으로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는 회로를 따라 마력을 이동시키며 온 힘을 다해 두 칼자루를 잡았다. 그리고 몸체를 향해 힘차게 휘두르자 절로 화정의 힘이 칼날을 타고 올라왔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무검과 시뻘겋게 작열된 빅토리아의 영광이 그대로 몸체를 뚫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화륵, 화르륵!
두 검이 교차해서 그어지자 파더의 몸체에도 고스란히 X자의 자국이 남았다. 그것도 모자라 화정의 영향으로 더욱 깊숙이 타 들어가며 번지기 시작한다.
비로소 한 번의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다. 그러나 결과를 지켜볼 여유도, 기쁨을 만끽할 여유도 없었다. 어느덧 양쪽에서 무언가가 매섭게 쇄도해오는 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재차 이형환위를 발동했다.
쾅!
어디선가 허공을 거대하게 후려갈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촉수의 갈래가 나를 노렸겠지.
하지만 여전히 볼 필요도, 여유도 없다. 한결이가 마련해준 귀중한 단 한 번의 기회였다. 나는 그저 이를 악물고 최대한 빠르게 검을 교차로 그었다. 이번에는 검 끝에서 발출된 타오르는 파동이 그대로 직진해 몸체를 강타했다. 표면이 조각조각 부서지며 화정의 힘이 사방으로 옮겨 붙는다.
그러나, 다시 나를 노리고 들어오는 수많은 기척들.
생각이 허락된 시간은 단 1초였다. 1초 만에 시선을 돌려 빈 공간을 찾고, 어빌리티를 발동한다. 나를 노리는 촉수들을 이형환위로 건너뛴 후 눈앞에 보이는 파더를 또다시 공격했다. 무검과 빅토리아의 영광이 각자 섬뜩한 섬광을 빛내며 몸체에 깊숙한 상처를 남겼다. 완벽한 유효타였다.
그러나 상처를 입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나를 노리는 만큼, 조금도 지체할 틈은 없었다.
“콜록, 콜록!”
잠깐 재채기를 하기는 했지만 기침은 곧 사그라졌다. 당하는 와중에도 가루를 살포한 것 같지만 조금도 걱정되지 않는다. 어느덧 몸의 내부에는 화정이 그 어느 때보다 가열차게 돌고 있었으니까.
나는 공격을 시작한 직후 지금껏 단 한 번도 화정의 힘을 끌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화정이 스스로 나서서 나를 서포트하고 있는 것이다.
– 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파더가 분노에 찬 기괴한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촉수를 미친 듯이 돌리며 나를 잡으려 했지만, 나는 오히려 촉수 하나를 잡고 쏜살같이 솟구치며 더더욱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공격하려고 하다가, 정수리부터 느껴지는 살기에 곧바로 건너편으로 이동한 후, 두 검을 역수로 잡고 똑같이 아래로 찍어 눌러주었다. 이어서 빠르게 두어 걸음 물러나는 동시에 빈 공간을 찾아 돌아가 두 검을 연타로 날렸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추가 공격이 성공했다.
서서히, 흐름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내가 집중해야 되는 일은 하나였다.
확실하게 잡은 이 기회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 나는 딱 한 번 먼저 제대로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원했다. 그리고 아까 잠깐의 공백이 생겼을 때부터, 마침내 공격의 주도권이 내게로 넘어왔다.
정말 간신히 쥐게 된 주도권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 이 주도권을 지켜야 한다.
파더가, 쓰러질 때까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지체 않고 이형환위를 발동했다.
*
그렇게 김수현과 파더, 그리고 사용자들과 괴물들의 전투가 한창 열을 더해갈 무렵.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광장의 한쪽에서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변화의 중심은, 다름 아닌 구석에 얌전히 놓여있는 주현호였다. 놀랍게도, 아까 파더에 의해 미라처럼 쪼그라들었던 몸은 어느새 정상으로 복구된 상태였다.
까닥까닥, 손이 움직인다.
움찔움찔, 발이 움직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감겨있던 주현호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혼란은 길지 않았다. 눈동자는 곧 정상적인 빛을 되찾았다. 이내 살그머니 눈을 굴려 주변을 살펴본 주현호가 끙, 힘을 주었다.
촤악!
그러자 잘린 오른팔에서 촉수가 불쑥 돋아나오더니 삽시간에 부풀어 오르며 모종의 조직을 형성해나가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어떻게 한 번 죽었던 주현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던 걸까?
해답은 바로 파더(Father)에 있었다.
아까 사내들이 순식간에 미라가 돼버린 것처럼, 파더의 촉수는 생물의 생명력을 흡수하는 기능이 있다. 생물의 내부로 파고들어 생기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것이다. 흡수한 생기는 하나의 에너지가 되어 파더의 내부에 축적된다.
그런 만큼, 그 반대의 일도 가능하다. 파더는 주현호의 상태를 파악한 후, 직접 손상된 생기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주현호의 몸이 쪼그라들었다. 파더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부에 저장해두었던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어 주현호의 생명력을 되살린 것이다.
“으, 으으….”
주현호의 입에서 미약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새로 부여 받은 생명의 영향인지, 어느새 잘렸던 팔 또한 새롭게 돋아난 상태였다. 우선 외관으로는 완벽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김수현에 의해 진탕이 된 내부는 아직 어떤지 모르나, 일단 재생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된 게 분명했다.
그리하여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되었지만, 주현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시 살아났으면 응당 기뻐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계속해서 죽은 척을 하며 흘끗흘끗 곁눈질을 하기에 바빴다.
마치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그런 주현호의 두 눈동자에는, 어느덧 숨길 수 없는 공포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편, 같은 시각.
사용자들과 괴물들간의 전투는 서서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사용자들은, 한소영의 지휘 아래 매섭게 괴물들을 몰아치는 중이었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괴물들과 서로 조직적으로 협동해 전투하는 사용자들. 그런 이상 아무리 새로운 괴물들이 출현했다고는 하나, 전황은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이따금 사용자들의 비명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그보다 쓰러지는 괴물의 수가 훨씬 압도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안현이 가장 열정적으로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창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여지없이 괴물의 피가 쏟아지고, 들어오는 공격은 능숙한 몸놀림으로 피하며, 거기다 적절한 반격까지.
그러다 문득, 안현이 자신의 흑색 창을 꼬나 쥐고는 사방으로 사정없이 찔러대며 무섭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5마리 괴물들이 몰려있는 방향이었다. 후방에서 지원을 하던 궁수나 마법사, 사제들은 그런 안현을 눈 여겨보다가, 각자 화살이나 보호 마법들을 날리며 엄호해주었다.
안현은 계속해서 창을 놀리며 괴물들을 견제하다가, 목표한 부분에 다다른 순간 힘껏 도약해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앞을 가로막는 괴물의 목에 가볍게 창을 찔러 넣고는, 곧바로 빼내어 풍차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붕붕붕붕붕붕붕붕!
“하!”
이윽고 안현은 한 차례 기합을 지르며, 창에 원심력의 힘을 그대로 실은 채 곧바로 직선으로 내리꽂았다. 그 일격에는 근력은 물론, 젖 먹던 힘까지 뽑아낸 마력까지 담겨있었다.
꽝!
파파파파파파파팟!
그리고 창이 지면을 직격한 순간, 흑색 창 끝으로 똑같은 묵 빛의 창들이 줄기줄기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1개에서 2개로, 2개에서 4개로, 4개에서 8개로. 그것은 삽시간에 수십 개의 창으로 변해 남은 4마리 괴물들을 모조리 덮치고, 쓸어버렸다. 안현이 가장 처음 배웠으며, 가장 즐겨 사용하는 창술사격이었다.
한 번에 거대한 힘을 쏟아 부은 안현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빠르게 후방으로 물러나 주변을 경계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적어도 인근에서는 더 이상 괴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잠시 후, 안현은 주변이 한없이 고요해진 것을 느꼈다.
“…끝난 건가?”
조용히 중얼거린 안현은 혹여 남은 괴물이 있을까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앞쪽을 훑어보는 찰나, 돌연 안현의 시선이 우뚝 정지했다. 안현이 바라보는 방향에는 김수현과 파더가 한창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순간, 괴물들을 휩쓸 때만 해도 날카롭기 짝이 없던 눈빛이 갑작스럽게 멍하게 변하고 말았다.
“…….”
눈앞의 광경은…. 당최 무어라 말을 해야 할까.
파더를 둘러싸고, 수십에 이르는 김수현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아니, 수십의 김수현은 아니었다. 전투를 벌이는 김수현은 분명 하나. 그러나 김수현의 극한의 속도와 이형환위로 이루어내는 잔상이 그러한 착각을 들게 하는 것이다.
한 번 김수현이 번쩍이며 사라질 때마다, 파더의 몸체에 여지없이 붉은 섬광이 그어진다. 이미 파더의 몸체는 상처가 나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붉은 상처투성이였다. 거기다 화정이 지속적으로 타오르며 누적 데미지를 주니, 일부는 이미 시꺼멓게 그을려 재를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파더는 꾸준히 촉수를 움직이며 김수현을 쫓고 있었다. 흡사 술래잡기를 보는 듯했다.
“어이, 안현. 잘했다.”
그때 누군가 안현의 어깨를 치며 말을 걸었다. 허준영이었다. 안현은 아차 한 얼굴로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전투 중이었음을 상기한 것이다.
“상관없다. 전투는 끝났고, 괴물들은 모두 처리했으니까. …그보다.”
그러나 허준영은 가만히 머리를 가로저으며 앞쪽을 응시했다. 안현 또한 떨떠름한 얼굴로 도로 김수현을 응시했다. 아니,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했다.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 걸까? 1초에 2번? 3번? 4번?
안현이 아무리 안력을 높이고 집중해도 김수현의 움직임을 잡기가 힘들다. 그것은 비단 안현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용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일부 성미 급한 사용자들이 어서 안 돕고 뭐하냐며 나서려고 했지만, 눈썰미 좋은 사용자들이 빠르게 제지했다. 그들은 자세한 상황은 몰라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는 있었다. 지금 저 전투가 주도권과 타이밍의 싸움이라는걸. 그리고 자신들이 함부로 끼어들만한 전투가 아니라는걸.
오직 김수현이, 김수현만이 가능한 전투였다.
그때였다.
아무리 쫓고 쫓아도 지치지 않는 김수현이 버거웠는지, 돌연 파더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겼다. 갑작스럽게 사방으로 물샐틈없이 얌전히 촉수를 늘어뜨린 것이다.
곧 촉수가 빵빵하게 부풀더니 파리지옥이 입구를 닫는 것처럼 일제히 촉수를 치켜 올렸다. 도저히 움직임을 쫓을 수가 없으니 아예 모든 방향을 대상으로 공기를 터뜨리려는 것이다. 그러면 위력은 약해지겠지만, 지금 파더에게 필요한 건 김수현의 움직임을 잠시라도 멈추는 것, 즉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일이었다.
잠시 후.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파앙!
고막이 멍해질 정도의 굉음이 광장을 울렸다.
“아!”
동시에, 누군가 안타까운 탄성을 흘렸다.
그러나 그 탄성은, 곧 경악으로 바뀌었다. 그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는지, 김수현의 신형이 아예 촉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외곽으로 이동한 것이다. 거기다 발출이 끝난 공백기가 찾아오자마자 곧바로 다시 안으로 파고들기까지. 이내 외곽으로 이동한 신형이 서서히 허공에 녹아 드는 동시에, 한쪽에서 화르륵 타오르는 궤적이 파더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그 신기에 가까운 움직임에, 철혈 여왕인 한소영마저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래서 괴물들과의 전투가 끝나 직후에도 사용자들이 함부로 돕지 못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능력은 둘째치고서 라도, 현재 김수현은 엄청난 고수준의 멀티 태스킹을 보여주고 있었다.
단 한순간에 파더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공격하며, 회피할 공간을 찾는다. 그런 만큼 최소한 김수현의 예민해진 감각을 어지럽히지 않는, 그리고 타이밍을 방해하지 않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차라리 안 도와주느니만 못한 일이었다.
“형을…!”
그렇게 생각한 허준영은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나가려는 안현의 어깨를 세게 붙들었다.
“가지 마라.”
“주, 준영이 형? 하지만 지금 수현이 형이!”
“가봤자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특히 근접 계열들은 더더욱.”
“…….”
허준영은 담담히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안현이 멈칫한걸 확인한 후에야 차분히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잘 생각했다. 괜히 방해를 하느니, 차라리 따로 할 일을 찾는 게 낫지.”
“따로…. 할 일이요?”
허준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안현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서렸다. 허준영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았으나, 괴물의 시체만 제외하면 휑한 광장만 보일 뿐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죽어있는 줄 알았는데….”
이윽고 안현의 얼굴에 서린 의아함이 더욱 짙어질 무렵, 허준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한 놈이 도망친 것 같다.”
============================ 작품 후기 ============================
문득 보니까 투표가 2000표를 넘었습니다. 정확히 2014표였어요.
예전에 2000표를 넘으면 일러스트를 그릴 투표를 하겠다고 말씀 드렸으니, 슬슬 준비를 해야겠죠? 아마 다음 회 후기에 여러분들께 의견을 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선 한소영은 무조건 그리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7명 중에서 상위 4명을 뽑아 코멘트로 재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1등을 한 캐릭터로 일러스트를 그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일러스트는 총 2장이 나오게 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