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690
00689 왕의 귀환. =========================================================================
형은 일말의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빛에 번들거리는 눈동자만이 기록을 따라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러나 원하는 내용을 찾지 못했는지 옆으로 치우고 새로운 기록을 찾아 읽는다. 그 행동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기록 하나를 조용히 주웠다. 그리고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기록에는 차원 이동에 관한 내용이 짤막하게나마 언급돼 있었다. 애초 차원 이동에 관한 자료는 상당히 적다. 그런데 주변이 이 지경이라는 건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찾았다는 소리였다.
이게 무슨 되도 않은 짓거리냐고 말하려다가 간신히 말을 삼켰다. 야박하게 말하기에는 형의 태도가 너무 진지했고 한편으로는 비참해 보였다.
…추운 걸까. 두꺼운 로브를 둘둘 껴입고서도 듬성듬성 수염 난 턱이 덜덜 떨고 있다. 오직 빛에 의지한 채 두 눈을 빛내며 중얼거리는 모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일게 만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응시하다가 느릿하게 걸음을 옮긴 순간.
“거기 두고 꺼져. 나중에 먹을 테니까.”
잔뜩 쉰 음성이 고요한 도서관을 울렸다. 어색했다. 정말 형이 맞는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이상한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아마 나를 식사를 가져온 클랜원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형은 여전히 기록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 있었다.
고연주의 말이 맞았다. 언제나 깔끔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러나 오직 나한테는 항상 따뜻하게 웃어주는. 그런 형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내는 그저 한없이 낯선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폐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형.”
목이 메는걸 참으며 간신히 형을 불렀다.
그러나 이제는 내 목소리도 잊은 듯했다. 형의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기록을 읽고 치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흡사 기계라도 된 듯이. 탁자에서 흘러나오는 파르스름한 빛만이 담담하게 일렁일 뿐 정적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탁.
돌연히 어느 소리가 도서관의 정적을 깨트렸다. 기록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형은 갑자기 몸을 딱딱히 굳혔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나를 보자마자 소리 없이 타오르던 시퍼런 안광이 한순간 꺼져버렸다. 한 번 감았다 뜬 눈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시꺼먼 눈동자에 믿을 수 없다는 동요가 물결처럼 번져나간다.
“아…?”
쿵!
갈라진 신음이 새어 나오는 동시 형이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허나 굳은 몸을 가누지 못하겠는지 형은 의자와 같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놀란 눈초리는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어어…. 우아….”
형은 머리를 거칠게 흔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눈을 세게 비볐다. 아무래도 내가 눈에 보인다는,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듯했다. 너무 놀라 말조차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수, 수현…?”
정말 간신히, 흡사 피리를 부는 듯한 음성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형이 내 이름을 말했을 때. 나는 그제야 안도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형을 향해 다가간다. 형도 허우적거림을 멈추더니 무언가 애탐이 느껴지는 손을 천천히 뻗어왔다.
그런 형의 모습에서 묘한 기시감이 전해졌다. 갑자기 1회 차의 기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그랬다. 형이 죽고 나서 정신이 돌아버렸고 한동안 살의에 젖어 살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항상 바라고 바랐다. 어느 날, 언젠가, 혹시라도 형이 눈앞에 나타나 웃으며 손을 내밀어주지 않을까 하고.
비록 그때는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주었지만….
‘지금은 현실이다.’
가까이 다가가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시선을 직선으로 맞춘 순간 형의 손이 금세 다가와 얼굴에 닿았다. 마치 정말 내가 맞는지 확인 절차라도 거치듯이 조심스레 어루만진다. 예전처럼 부드럽지만은 않은 거칠고 투박한 손길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형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꿈…?”
“아니. 현실.”
나는 곧바로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목에 힘을 주며 입을 열었다.
“내가 1회 차서도 지옥에 다녀왔다는 얘기는 해주지 않았었나? 기억이 잘 안 나네. 하하….”
“아…?”
“아무튼 돌아왔어. 돌아온 거야. 정말로.”
“아, 아…!”
그 순간이었다.
바싹 말라붙은 입이 부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형의 얼굴이 서서히 이지러졌다. 그리고 갑자기 흑 울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푹 숙였다. 어깨가 들썩들썩 움직이며 끅끅 거리는 무언가 삼키는 소리가 이어졌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한순간 오만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반쯤 열었던 입을 가만히 닫았다. 꺼내 말하지 않아도, 또 굳이 듣지 않아도 형의 생각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흐느끼는 소리만 이어지며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소리는 점차 잦아들었으나 형은 한동안 진정되지 않았다. 나는 말없이 형을 토닥이며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형은 조금 비틀거리기는 했지만 부축하며 걷는 것을 도와주자 깊숙이 몸을 기대왔다. 그 상태서 나는 형을 이끌고 갑갑한 도서관을 벗어났다. 퀴퀴한 공간을 벗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자 조금은 정신이 드는 듯했다.
“정말로 다행이지? 무사히 돌아와서.”
하나하나 계단을 내려가는 와중 나는 조용히 말했다.
“으응….”
형도 약간 작으면서 늘어지는 음성으로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야….”
그리고 한 번 더 입을 열었을 때.
나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뿌듯하다. 1회 차서 이루지 못해 가슴에 묻은 무언가를 오늘 풀어낸 기분이다. 지금은 이 기분을 조금 더 음미하고 싶었다.
마침 정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
“후. 좋아라.”
양손으로 더운 물을 한 가득 담은 후 얼굴을 씻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몸을 담근 커다란 통에 등을 기대며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다.
강철 산맥을 공략하러 출발한 이후 이 정도로 안락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던가? 아니. 없다. 공략 때는 항시 긴장을 늦추지 못했고 아틀란타에 들어와서도 똑같았다. 그나마 게헨나의 품에 안겼을 때 안온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가슴 한 켠에는 항상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이렇게나 홀가분한 기분은 진정 오랜만이다.
살짝 숨을 들이키자 욕실에서만 맡을 수 있는 더운 공기가 물씬 흘러들었다. 사실 욕실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민망한 수준이기는 했다. 그래 봤자 방 하나에 창문 하나 그리고 커다란 통 하나가 전부였으니까. 그러나 뜨거운 물에 뼈가 녹고 몸이 풀리는 기분은 나를 흡족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좋아. 좋구나.”
무럭무럭 올라오는 수증기를 따라 시선을 올리자 천장에 하얗게 서린 김이 보였다.
“수현아…. 잠깐만….”
몸도 풀 겸 더욱 머리를 젖히려고 찰나, 은은한 여인의 음성이 뿌연 수증기를 넘어 흘러들었다. 정면 방향을 바라보자 성숙한 향기를 흘리는 청초한 여인이 보였다.
허리까지 뻗을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은 칭칭 감아 깔끔하게 틀어 올렸다. 몸에 두른 하얀 천을 살금살금 따라가면 흡사 사슴과도 같은 깨끗한 목덜미가 눈에 들어온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늑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상냥한 눈동자를 가진 여인은 눈을 빛내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따금 앞머리서 사각사각 소리가 날 즈음이면 조심스레 깎은 듯한 머리카락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졌다.
문득 장난기가 일어 이리저리 흔들어보자 부드러이 어루만지던 손이 머리를 살며시 붙잡는다.
“아이, 이제 다 끝났으니까…. 가만히 있어…. 응…?”
흡사 아이를 달래는 듯한 음성이 들려와 나도 모르게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임한나의 상냥한 목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포근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신비한 마력이 있었다.
“간지러워. 언제 끝나?”
“거의 다 끝났어. 누가 네 머리카락을 듬성듬성 잘라놔서….”
그 범인이 바로 나였기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허나 이번에는 칭칭 감은 하얀 천이 드러내는 굴곡진 몸매에 시선이 쏠렸다. 수증기에 젖어 보일 듯 말 듯한 발그레한 속살도 그렇지만, 아주 살짝 동여맸음에도 툭 터질 것 같은 젖무덤은 정말로 대단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천을 뚫고 나와 출렁거릴 것만 같은 엄청난 볼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부드러웠지.’
임한나와의 관계를 떠올리고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몇 번을 생각해도 임한나의 가슴은 최고다. 고연주의 가슴이 탱탱하고 탄력적이라면 임한나의 가슴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러니까 말랑말랑함의 결정체라고나 할까. 내가 주무르는 데로 모양이 변하는 순한 성질(?)은 물론, 골 사이 맴도는 달콤한 우유 냄새와 흡입 시 살살 녹아 내리는 감촉은 정말이지….
“와. 끝났다.”
그 순간 끝났다는 말과 동시 임한나가 등을 찰싹 쳤다. 이어서 작은 통으로 욕탕의 물을 담아 부어주기까지. 정수리부터 시작해 흘러내리는 뜨거운 액체를 느끼며 나는 첨벙첨벙 몸을 일으켰다.
“어, 어마!”
갑자기 임한나가 앙증맞은 비명을 질렀다.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어느새 우뚝 솟은 페니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임한나의 몸을 보며 온갖 음란한 상상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잠에서 깨어난 모양이다.
에이. 이왕 이렇게 된 거.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천은 어디 있어?”
“저기….”
천연스레 물어보자 임한나는 여전히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몸은 안 닦아 줄 거야?”
“어, 어린애니?”
나는 검지로 임한나의 젖가슴을 가리켰다.
“아니. 그걸로 닦아달라는 말이었는데.”
“……?”
임한나는 살그머니 손을 치우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몰라. 수현이 돌아오더니 완전 엉큼해졌어.”
임한나가 눈을 곱게 흘기며 입을 삐쭉 내밀었다. 나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후 가지런히 쌓인 천 하나를 집고서 욕실을 나섰다. 임한나는 “흥.” 소리를 내며 나를 휙 지나치더니 몸에 천을 두른 채 어딘가로 달렸다.
이윽고 천천히 몸을 닦고 나서 속옷과 셔츠 그리고 바지까지 입었을 즈음. 내 장비 어디 갔나 하며 시선을 돌리고 있자 아까 달려간 임한나가 되돌아오는걸 볼 수 있었다. 어느새 모든 복장을 갖춰 입은 건 물론, 내 도복과 검까지 들고 오고 있다. 그 신속한 속도에 놀라는 동시 새삼 여인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상황에 쓰기에는 조금 이상한 것 같지만.
“그런데 정말 다행이다. 그렇지?”
임한나의 도움으로 하나하나 장비를 걸치고 있자 돌연 뜻 모를 질문이 들려왔다.
“응?”
“아주버님 말이야. 정신이 돌아오셨잖아?”
“아…. 그렇지.”
“하기야 수현이 때문에 그렇게 되셨으니까. 돌아왔으니까 당연한 일인가?”
하늘의 영광을 매만지던 임한나는 이번에는 태양의 영광을 허리에 둘러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아차 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해밀에서 찾아왔어. 순순히 아주버님을 돌려준다면 유혈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전해달래.”
“재미있네. 항복할 테니까 얼른 데려가라고 그래.”
나와 임한나는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저번에 도서관에서 데려온 이후, 근 이틀간 형이 보인 행동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낯뜨겁다. 오죽하면 안솔과 이유정이 눈만 뜨면 나를 찾는걸 그만두고 스스로 반성했을 정도였다. 처음 내가 그만 좀 달라붙으라고 소리쳤을 때는 사실 서운했는데, 형이 하는 행동을 보니 이해가 간다며 미안해했다.
“후후. 안 그래도 가셨어. 오늘 회담에는 참석하셔야 하니까.”
“그래야지. 그런데 거기 좀 더 조여볼래? 꽉.”
“응. 그…? 너, 너어. 이상하게 말하지 마.”
“하하하.”
마지막으로 무검을 허리에 걸친 후 우리는 곧바로 문을 나섰다.
밖은 한산하지 않았다. 오늘 한소영이 주관하는 3차 회담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관 인근은 사용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회담 장소는 이 주변이 아니다.
“지, 진짜네. 진짜잖아.”
“가짜라는 소문이 있던데 혹시….”
“아냐 아냐. 확실해. 나 저번 2 지역 공략에서 옆에서 본 적 있어.”
“이야. 대박이다. 오늘 회담 재미있겠네.”
나를 보며 웅성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나 나는 조금도 아랑곳 않으며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어제 부로 소문이 쫙 퍼졌다는 말을 들었으니까.
길게 걷지 않아 클랜원이 도열해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미소 짓고 있는 것처럼 클랜원도 웃고 있었다. 더 이상 예전의 침체된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하늘을 찌를 듯한 당당한 자신감을 뿜어내 주변을 아우르고 있었다.
“오~. 형. 엄청 깔끔해지셨는데요?”
안현이 살갑게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나는 대충 머리를 끄덕이고 나서 시선을 올렸다. 목욕을 하고 나와서 그런 걸까. 청명한 하늘을 보니 괜히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럴 때는 역시 연초지.
“회담 장소가 어디랬지?”
“안쪽 도시 광장이요. 아. 여기요.”
그때였다. 품에서 연초 한 대를 꺼낸 순간 안현이 재빠르게 손을 올렸다. 탁 소리에 이어 손에 쥔 점화석에 불이 타오른다.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싱거운 웃음을 흘리며 불을 붙였다.
“네가 웬일이냐. 아니. 다들 오늘 왜 이래? 대접이 꽤나 괜찮잖아.”
“에이. 좋으니까 그러죠.”
“좋기는. …아무튼 좋아.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이런 칙사 대접도 썩 나쁘지는 않네.”
“헤헤. 그렇죠? 저, 그런데….”
안현은 헤프게 웃다가 말을 흐리며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 혹시 회담 장소가 어디 있는지는 아세요?”
“안쪽 도시 광장이라며.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하려다가 순간 입을 다물었다. 안현의 눈동자가 무언가 기이한 열망을 띠고 있기에.
“모르지. 내가 도시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그렇죠? 그럼…!”
“선도해. 네가.”
“예, 예!”
뛸 듯이 기뻐한 안현이 나는 듯 달려가는걸 보며 나는 속으로 웃었다. 왜 저러는지 내심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내 끝까지 태운 연초를 바닥으로 튕긴 후, 클랜원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따로 정렬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안현은 성큼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이를 악물었다. 마치 이날만을 기다려온 듯 혹은 그동안 참아왔던걸 터뜨리고 싶은 듯,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혀, 형.”
“출발해.”
가볍게 머리를 끄덕인 순간.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안현의 우렁찬 외침이 인근을 울렸다. 그와 동시에 나를 구경하던 사용자들이 자동적으로 좌우로 갈라지며 길을 터주었다. 그 사이로 우리는 전진했다. 회담 장소를 향해서.
그래.
이제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을 때였다.
============================ 작품 후기 ============================
시.
제목 : 어헝헝 / 화자의 속내를 암시함.
어헝헝 어헝 잇힝 / 오늘 기필코 자정 연재를 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냄.
잇힝 앗흥 어헝헛? / 그러나 오후 4시쯤 갑자기 연락이 와 당황하는 화자의 모습.
잇힝 어헝
어헝잇힝 어헷 잇흥 / 동생의 하소연에 결국 마지못해 나가는 화자의 심정이 담겨 있음.
어훙훙 잇힝
어헝헝 어헝엇흥 / 중요! 시험문제 출제 :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화자의 모습을 축약적으로 담아냄.
훙훙 잇힝 헝헉 / 집으로 바삐 달려오는 화자의 급한 태도.
엉엉 웃웃 힝힝 / 늦는다는 코멘트를 달 때의 근심.
으흣 힝힝 / 그러나 결국 연재에 성공한 후 기뻐하는 화자의 모습을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