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763
00762 선택의 시간. =========================================================================
보상 협의가 끝난 이후 며칠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선택한 보상, 정확히 ‘각성 시크릿 클래스’ 4개는 바로 지급받지 못했다. 왜냐면 여타 클래스처럼 형태를 갖춘 물건이 아니라, 스스로 각성하는 과정으로 계승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때 고른 모든 보상을 포함해 한꺼번에 받는 것으로 하고, 준비가 완료되면 전령을 보내기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허나 보상이 올 때까지 멍하니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등급제가 시행된 이후 클랜원들은 서서히,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중이었다. 하루 간격으로 들어오는 외부 청원(請願)이 전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청이 들어오는 족족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클랜원이 부지기수(不知其數)였다. 어떻게든 등급을 올려보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니, 오죽하면 청원하러 온 사용자가 ‘아니, 이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아무튼, 그중에서도 가장 약진이 두드러진 클랜원은 바로 이유정이었다. 스스로 요청해 F 등급으로 내려간 이후 여러 말이 많았으나, 소문은 단 사흘 만에 사그라졌다. 아마 남들이 보기에도 무언가가 변했다는 방증이리라. 실제로 이유정은 원정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 개의 임무를 추가로 성공했다. 물론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분명 좋은 변화임은 틀림없어 마음이 흡족해졌다.(한편으로는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이유정이 1차 목표는 B 등급에 올라가는 거라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나도 가만히 있던 건 아니었다. 우선 고대 마법 도시 마지아에 건설된 시설을 사용해도 된다고 통보하자 비비앙은 뛸 듯이 기뻐했다. 꼭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 나는 새로운 머셔너리 아카데미를 짓는 일에 신경을 쏟았다. 도시 내 특수 건물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조승우는 바로 찬성했다. 또 이미 한 번 건설한 전력이 있는 만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그리하여 신속히 장소를 선정하고 공사에 착수했을 무렵, 마침 타이밍 좋게 보상 준비가 완료됐다는 전령을 받을 수 있었다. 사용자 전용 창고에 넣어놨으니 어서 가져가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얼씨구나 싶어 바로 나갈 채비를 했지만, 갑자기 전해온 소식을 듣고 잠깐 미루고 말았다. 나가기 직전 공교롭게도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중에 만나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방문한 사용자가 산하 클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상인 조합 로드 서지환이었기 때문이다.
“방문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머셔너리 로드.”
“아닙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어이쿠, 감사합니다.”
“…….”
서지환은 꾸벅 머리를 숙이고는 능글능글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찻물을 후루룩 들이켜는 모습을 나는 가만히 응시했다. 겉보기로는 영락없는 인상 좋은 배불뚝이 아저씨나, 실상은 전혀 방심할 상대가 아니었다. 사용자로서 실력은 그다지 일지 모르나 상인으로서의 감은 타고난 인간이다. 예전 구 코란 연합을 무너트릴 때도 가장 먼저 행동한 사용자가 아닌가.
“이야, 차 맛이 아주 좋은데요? 온몸에 뜨끈뜨끈한 기운이 쫙쫙 퍼지는 느낌입니다.”
“고연주가 의외로 다도(茶道)에 일가견이 있더군요.”
“오호! 그림자 여왕 님이 만들어주신 차라니, 이거 오늘 입이 호강하는군요?”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허허. …아, 그럼요. 실례가 되지 않으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데요. 괜찮으십니까?”
“물론입니다.”
방금도 그렇다. 차를 마시는 척하며 나와 방을 흘끗흘끗 살폈다. 나가기 직전 들이닥쳤으니 아마 채비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을 터. 그걸 발견하고서 의례적인 인사는 대충 끝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으리라. 물론 내 입장에서도 이런 상대가 좋다. 귀찮게 빙그르르 돌려 말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남 도시에 밤의 거리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밤의 거리를 구현하고 싶다고요?”
“예. 이제 아틀란타도 서서히 정착해가는 것 같고, 물량도 꽤 돌아다니는 시점입니다. 여기서 밤의 거리를 구현하게 되면 시중에 드러나지 않는 물량을 확실하게 끌어당길 수 있을 겁니다.”
“흠. 밤의 거리라….”
나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밤의 거리, 즉 밤이 오면 열리는 일종의 상점가라고 직역할 수 있다. 허나 그렇다고 일반적인 상점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실상은 사창가, 도박장, 암거래, 경매장은 물론 심지어 노예 시장이나 청부 살인 업체 등이 존재하는 장소다. 즉 낮에는 드러날 수 없는 추악하고도 어두운 욕망이 실제로 구현화돼 오가는 거리인 것이다. 그 등등한 살문도 밤의 거리에서 주로 활동하니 어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장소라고도 할 수 있었다.
“혹시 도시 품격에 훼손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거라면, 걱정 붙들어 매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전혀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겠습니다.”
별로 내키지 않아 한다고 생각했는지 설득하는 어조의 음성이 들려온다. 시선을 올리니 여전히 벙글벙글 웃는 낯의 서지환이 보였다. 속으로는 능구렁이 수십, 아니 수백 마리는 키우고 있겠지. 여하튼 저렇게 자신하는 걸 보면 무언가 수가 있는 것 같은데….
“정 마음이 놓이지 않으신다면, 일부 품목에 제한을 두셔도 좋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밤의 거리를 만드는 것 자체니까요.”
“제한이라…. 그래서야 진정한 밤의 거리를 형성할 수 있겠습니까?”
“…예?”
“밤의 거리의 장점은, 추악한 욕망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데 있지요. 그것이 이익 창출과 직결되기도 하고요.”
서지환의 웃음이 사라졌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하던가? 내가 아는 사실을 서지환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굳이 말을 꺼낸 이유는 하나였다. 이윽고 시종일관 능글맞던 표정이 느릿한 속도로 진중해졌다.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서지환이 입을 열었다.
“…허락만 해주신다면.”
“…….”
“그리고 믿고 맡겨주신다면, 그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밤의 거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의기는 좋습니다만, 시장 특성상 문제는 터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든지요. 그 문제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실 자신이 있으시면….”
“밤의 거리는 제가 직접 관리할 예정입니다. 제대로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최대 수입 창출 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니까요. 그리고 만에 하나 문제가 새어나간다면, 모든 책임은 우리 신 코란 연합에서 지겠습니다.”
“상인 조합이 아닌, 연합이라. 이미 내부에서도 얘기가 정리된 모양이군요.”
서지환이 슬쩍 웃었다. 그리고 나는 결정을 내렸다. 밤의 거리를 만들기로. 사실 돈이 많거나 추악한 광경에 익숙해질 수만 있다면 밤의 거리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곳도 찾기 어렵다. 사방 천지에서 온갖 욕망들이 유혹하는데, 아차 하는 사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무튼, 이렇게 허락은 해줬고. 흘끗 눈을 들자 서지환이 양손을 싹싹 비비고 있다.
“저, 그럼….”
“45%.”
나는 바로 선수를 쳤다. 서지환은 잠깐 멍한 낯빛을 보이더니 쓰게 웃었다.
“아마 30% 선을 생각하시고 시작부터 높게 부르신 것 같은데…. 그냥 33%로 하시죠. 이 서지환, 그렇게 경우 없는 놈은 아닙니다. 더구나 머셔너리 로드 앞에서는요.”
“33%. 그러시죠.”
애초 속으로 28%에서 33% 사이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나는 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서지환과 굳게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이렇게 고정 재원(財源)이 하나 추가로 생겼다.
이윽고 서지환은 앞으로 진행 보고는 직접 하러 오겠다는 말을 한 후, 기대해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그 말대로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북 대륙 시절에도 코란 내 밤의 거리는 가장 성황을 이루는 곳이었으니까.
“흐응, 밤의 거리라.”
그렇게 서지환이 나가자마자 고연주가 그늘진 곳에서 불쑥 솟아올랐다. 이미 엿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고연주는 서지환이 나간 문을 쳐다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서지환 정도의 사용자라면 기대해도 좋겠죠. 수완 하나는 확실한 사람이니까요.”
“그렇겠죠. 어차피 어중이떠중이가 어중간하게 하자고 했으면 허락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서지환이니까 허락한 겁니다.”
나는 머리를 주억인 후 책상 한쪽에 놓인 기록을 집었다. 전령을 받고 미리 작성해둔 기록이었다. 원래는 나가면서 시키려고 했는데 마침 좋은 때에 나타나 줬다.
“어쨌든 이로써 어지간하면 금화가 마를 일은…. 응? 그건?”
가져가라는 의미로 두어 번 흔들자 고연주는 요염이 손을 놀려 기록을 낚아챘다. 그리고 유심히 읽는가 싶더니 곧 입가에 짓고 있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이건….”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한 2, 30분 정도 걸릴 것 같으니, 집무실로 가져다 놓으시면 됩니다.”
아까 가져온 아기 카오스 미믹을 잡고 의자에서 일어서니 고연주가 검지로 기록을 톡 건드렸다.
“이 목록만요?”
“예.”
“이제 슬슬 시작하시려는 거예요?”
“이제는 해야 합니다. 더는 미룰 거리도 없고, 오히려 늦은 감도 있어요.”
“누굴 생각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어휴, 조만간 또 수군수군 말이 나오겠는데요.”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나는 싱겁게 웃은 후, 곧바로 방을 나섰다.
*
사용자 창고에서 물건을 수령하고 돌아오니 집무실은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책상에는 아름다운 빛을 뿌리는 4개의 결정이 얌전히 놓여 있다.
『물(水)의 결정』
『불(火)의 결정』
『빛(光)과 어둠(暗)의 결정』
『고대 무녀의 증표』
정확히는 총 3개의 결정(結晶)과 하나의 증표. 여태껏 S 등급 이상의 클랜원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창고에 꼭꼭 숨겨둔 것들이다. 허나 이제는 사용해야 할 때가 왔다. 사실 진작 해야 할 일이었는데, 아까 말했던 것처럼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다. 잠시 그것들을 어루만지다가 나는 왼손에 쥔 묵직한 것을 들어 올렸다.
“…삐잉?”
아기 카오스 미믹은 흠칫 몸을 움츠렸다가 곧 느슨히 입구를 풀었다. 만족한다는 뜻으로 살살 쓰다듬어주자 미약한 떨림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뭘 좀 넣으려고만 하면 입구를 꼭 오므려 반항하더니, 근래 들어 꽤 순종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 그럼 한 번 보실까?”
나는 아기 카오스 미믹의 주둥이 부분을 살며시 움켰다. 그리고 단 한 번에, 좌우로 있는 힘껏 찢어버렸다.
“삐에에엑!”
쫙! 찢어지는 시원한 느낌과 함께 새된 비명이 터졌다. 그래, 바로 이 느낌이다.
“삐, 삐에에에…. 삐에에엥….”
마치 자신이 뭘 잘못했느냐는 듯, 무척이나 억울해하는 울음이 들려온다. 킥킥 웃으며 거꾸로 잡고 아래로 탈탈 털자, 쿵쿵거리는 무언가 묵직한 소리가 연달아 들려온다. 이내 이 이상 나올 게 없다는 걸 확인한 후, 나는 삑삑 울어 젖히는 녀석을 휙 던지고 나서 물건 정리를 시작했다.
『치우천왕의 갑옷』
『붉은 달의 망토』
『라실라스의 축복』
『속박의 볼라』
『정(精)의 반지』
우선 세라프가 골라준 엄청난 가격의 보호구 장비와 내가 구매한 물품. 물론 아직 이 정도로는 완전한 장갑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 갑옷은 상하 일체형이라고 하더라도, 받쳐 입는 옷이나 투구, 부츠도 새로 마련해야 하니까. 그리고 속박의 볼라(Bola)는 기습 전투나 포로 감금에 사용할 예정이고, 정의 반지는…. 으흐흐.
『근력 상승의 영약』
(설명 : 근력 능력치가 2 포인트만큼 상승합니다.)
『내구 상승의 영약』
(설명 : 내구 능력치가 2 포인트만큼 상승합니다.)
『민첩 상승의 영약』
(설명 : 민첩 능력치가 2 포인트만큼 상승합니다.)
『마력 상승의 영약』
(설명 : 마력 능력치가 2 포인트만큼 상승합니다.)
『행운 상승의 영약』
(설명 : 행운 능력치가 2 포인트만큼 상승합니다.)
능력치 상승 영약 5개. 남은 것을 깡그리 쓸어왔다. 원래 영약은 한 번에 하나밖에 구매할 수 없다. 허나 나는 그냥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살 수 없겠느냐고 세라프에게 부탁했다. 어차피 현재 비밀 상점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도 나밖에 없거니와, 내가 나가자마자 지인에게 비밀을 발설해 사게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세라프는 일리 있다고 여겼는지 바로 상부(?)에 내 요청을 보고 했고, 되돌아온 가브리엘의 회답은 ‘네 멋대로 해!’였다.
당연히 조건은 붙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오직 하나이며, 나머지는 4명의 사용자에게 하나씩 나눠줘야 한다. 이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엘릭서(x 6)』
이어서 밝은 노란색 액체가 찰랑거리는 병 6개.
좋아, 구매한 물건이 거의 제대로 들어왔다.
그렇게 확인을 마친 후, 나는 이제 남은 4개의 물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첫 번째로 시야에 들어온 건,
『천궁(天弓)』
은은한 마력을 줄줄 흘리는 거대한 보랏빛 활 하나와,
『신성 투사(Sacred Champion)』
두 번째는 마찬가지로 새하얀 빛을 번쩍이는 길쭉하고 뭉툭한 메이스,
『백야(白夜)의 무희(舞姬)』
세 번째는 흡사 최고급 세공품을 보는 듯한, 청량한 기운을 은은히 흘리는 아름다운 부채,
『검의 군주(Sovereign Of Sword)』
그리고 네 번째로 낡고 수수해 보이는 보통의 장검까지.
각성 시크릿 클래스, 검의 군주를 확인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앞선 3개의 물건은 척 봐도 범상치 않은 힘을 품은 장비들이었다. 그래서 서비스로 이런 것도 주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헌 장검을 보니 약간은 쓴웃음이 지어졌다. 그래도 검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 나는 미련을 떨치고 제 3의 눈을 활성화했다.
『검의 군주(Sovereign Of Sword)』
(설명 :
아주 먼 옛날 위대한 검사가 있어,
온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검의 우러름을 받고,
검의 사랑을 받은 이가 하나 있었네.
먼 시절, 아주 먼 시절….)
하나 특이한 건, 검의 군주에 관한 설명에 무슨 이상한 노래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흡사 고대 음유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그 외의 정보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고, 그래서 엄청나게 갈등하고 또 고민했다.
선택 당시, 각성 시크릿 클래스는 모두가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에는 선택에 기준을 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천궁이나 신성 투사의 경우는 ‘확신’을 가지고 고를 수 있었다. 백야의 가희는 ‘확신’과 ‘도박’ 두 경우의 수를 포함해 선택했다.
그러나 검의 군주는 처음에는 무조건 ‘도박’이었다. 매우 좋은 클래스임은 분명하나, 현재 사용하는 검술 전문가도 전혀 떨어지지 않으니까. 즉 욕심은 가지만,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장고 끝에 검의 군주를 선택했을 때, ‘도박’은 곧 ‘확신’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결국 검의 군주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말인즉….
『검의 군주는 근접 계열의 정상(頂上)에 오른 클래스입니다. 특히 검을 익힌 사용자가 있다면 계승을 추천합니다.』
『현재 사용자 김수현 님의 클래스는 근접 계열 최상위 시크릿 클래스 검술 전문가(Sword Specialist)입니다. 해당 클래스를 계승할 경우, 효율의 감소는 없으나 본래의 힘을 온전히 이끌어낼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단, 정상에 오른 전력(前歷)이나 또는 검의 주인이 될 자격.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판정될 경우, 해당 클래스의 숨겨진 힘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진명 ‘검의 주인’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클래스의 습득을 추천합니다. 계승하겠습니까?』
허공에 떠오른 4개의 메시지. 그 중 아래 2개의 메시지를 보니 무언가에 홀린 듯한 기분이 든다. 이 클래스는 1회 차에 등장한 적도 없고, 각성 시크릿 클래스 계승이 어떤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그러나 나는 분명 정상의 진명을 가진 적이 있으며, 현재는 검의 주인이라는 진명을 갖고 있다.
“…….”
그래, 어차피 선택은 그날 끝났다.
결국 치솟는 기분을 이기지 못해,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Yes’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후.
『각성 시크릿 클래스, ‘검의 군주(Sovereign Of Sword)’를 계승합니다.』
『진명 ‘검의 주인’을 확인했습니다.』
『축하합니다. ‘검의 군주(Sovereign Of Sword)’의 숨겨진 능력이 드러납니다.』
『사용자 정보의 진화(進化)를 시작합니다.』
============================ 작품 후기 ============================
원래는 자정에 올리고 싶었는데, 내용을 추가하다 보니 35분 정도 늦었네요. ㅜ.ㅠ
감사합니다. 그제는 하루 종일 머리를 식혔습니다. 덕분에 초조감이 사라지고 심신이 편안해지니 그제야 머리가 조금씩 돌아가더라고요. 하하.
여러 설명은 한꺼번에 다 밝힐까 하다가, 그럼 너무 지면을 할애하는 부분이 많아져 몇 회로 나누기로 했습니다. 내용을 이어가면서 조금씩, 확실하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속박의 볼라는 SM 아이템이 아닙니다. 아, 물론 때에 따라 SM으로 사용은 가능합니다. 허나 볼라(Bola)는 기본적으로 줄 끝에 돌멩이가 매달린, 일종의 투척 무기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75만 GP나 하는데, 당연히 효용이 있어야겠지요. 🙂
그나저나 드디어 쪽지를 한 자릿수로 떨어트렸네요. 곧 남은 쪽지 모두 이번 주안에 답신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