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787
00786 황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다. =========================================================================
철썩, 얼음에 부딪힌 물결이 희게 부서져 면을 침범한다.
진한 청색과 남색이 뒤섞인 바닷물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어둡다. 그러나 잔잔한 수면은 거울과도 같아 덩그러니 솟아난 빙하를 거꾸로 비추고 있었다. 가끔 바다가 몸을 뒤척일 때마다 생기는 파문에 휩쓸려 일렁일 법도 한데, 수면에 보이는 빙하의 그림자는 이상할 정도로 깨끗했다. 흐릿해지기는커녕 미동도 보이지 않는다.
14명은 그 바다를 걷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바다를 일직선으로 가르는 얼음 길을. 비록 마법으로 만든 설판(雪板) 위에 서 있기는 했지만, 사용자들은 분명히 바다를 탐험하는 중이었다.
해안가부터 빙하까지 가로지르는 얼음의 길은 무척이나 깔끔했다. 윗면에는 반들반들한 윤기가 흐르고 옆면은 칼로 깎아낸 것처럼 네모나게 각이 졌다. 흡사 장인의 정성이 깃든 세공품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얼음 길 전체에 흐르는 은은한 푸른빛은 마력으로 만들어낸 길이라는 걸 시사하고 있었다. 말인즉 바닷물을 얼린 사용자의 마력 조절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그냥 무작정 얼리는 거라면 모를까. 이렇게 신경 써서 모양을 만드는 건 어지간한 마법사에게는 힘든 일이다.
그래도 가끔 물결이 부딪칠 때마다 얼음의 길이 기우뚱 움직여 걸음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오, 오줌 쌀 것 같아.”
균형을 잡으려 양팔을 좌우로 쭉 뻗은 이유정이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중간중간 골반을 이리저리 비트는 게 괜히 하는 말은 아닌 듯하다.
바다는 잠잠히 흐르는 만큼 사방에 정적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고요가 지나치면 편안하다기보다는 외려 이상한 기분이 든다. 흡사 다른 세상, 다른 공간으로 들어온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근원이 말하지 않았는가. 세이크리드 해안은 무덤이라고. 그러니 이 을씨년스러움에 방광에 찡한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태생부터 둔감하거나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용자들은 얼음의 길을 잘만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달리 생각해보면 꽤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탐험 대부분이 육지에서 이뤄지는데, 얼음 길을 만들어 바다를 탐험하는 건 쉬이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잖은가.
“정 그러면 여기서 싸던가. 보는 게 괴롭다 야.”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몸을 꼬니 보다 못한 진수현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유정은 고양이처럼 눈을 흘겼다.
“여기다 싸라고?”
“뭐 어때서. 우리야 먼저 앞으로 가면 되고. 그리고 사방이 바다인데 슬쩍 실례해도 상관없잖아?”
“그런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무덤인데….”
“에이, 이미 죽은 사람들인데 별 신경을 다 쓰네. 또 그네들 입장에서도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걸?”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꺼낸 진수현이 넉살 좋게 말을 잇는다.
“생각해봐. 오래간만에 보는 살아 있는 사람이잖아? 그것도 삼삼한, 탱탱한 아가씨가 희멀건 한 궁둥이를 까준다는데. 남자 망령들은 그 야릇한 눈요기에 분명 기뻐…. 악!”
이유정은 처음에만 경청하다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진수현을 때렸다. 낄낄대던 진수현은 그대로 바다에 빠질 뻔했고, 이내 투덕거리는 소리가 주변의 적막을 깨트렸다.
그러나 곧 소음은 황급히 사그라졌다. 이유정과 진수현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다툼을 멈추고 앞을 바라봤다. 고개 돌린 남다은이 지그시 노려봤기 때문이다. 흡사 북풍한설을 연상케 하는 눈빛은 둘을 충분히 침묵시킬 수 있을 만큼 차가웠다. 스리슬쩍 떨어지면서도 이유정은 흘깃 쳐다보는 걸 잊지 않았다. 정확히는 맨 앞에서 휘적휘적 걸어가는 김수현을.
‘사용자 제갈 해솔.’
단 한 마디였다. 그러나 그 한 마디로 해안가의 분위기는 싸늘히 얼어붙었다. 얼음 산을 건너올 때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 전신을 짓누르는 듯했다. 이내 기세를 갈무리한 김수현이 여느 때처럼 얼음 길을 만들 것을 명령했지만, 그 후 분위기가 묘해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두 명을 제외하면 김수현이 왜 그랬는지 정확히 아는 사용자는 없다. 그저 제갈 해솔이 어색한 미소로 사과한 걸로 보아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만 어렵사리 추측할 뿐. 물론 제갈 해솔이 감초처럼 나서기는 했지만, 그것 가지고 화낸 거라 보기는 어렵다. 서로 생각한 계획은 달랐으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설명하는 와중 느닷없이 말을 끊고 노려보지 않았는가.
어쨌든 이래저래 복잡한 기분이었지만, 결국 현재로써는 쥐 죽은 듯이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
잠시 후, 선두에서 걷던 김수현의 걸음이 멈췄다. 비로소 첫 빙하에 다다른 것이다. 이로써 우선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안가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지만, 도착한 이상 주변 빙하는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으니까. 거리가 짧아졌으니 길을 만들기도 훨씬 쉽지 않겠는가.
첫 번째 빙하의 크기는 10미터는 훌쩍 넘는 높이를 자랑했지만, 다른 빙하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였다. 느긋이 구경하던 하승우는 가만히 빙하를 응시하는 김수현에게 다가갔다.
“이제 어느 방향으로 길을 만드실 겁니까?”
“음?”
김수현이 돌아보자 하승우는 씩 웃어 보였다.
“이 빙하가 신녀곡이라고 보기 어려운데요.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져도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무성의한 음성이기는 했으나 김수현은 수긍했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더니 집게손가락으로 왼쪽을 가리켰다. 약 15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 눈앞의 빙하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빙하가 떠 있다.
“저기는…?”
“곡, 이라는 말에 주목했습니다. 어중간한 크기의 빙하는 제외하는 게 낫겠지요.”
“그럼 큰 빙하가 몰려 있는 곳으로 가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냥 큰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산만한 크기의 빙하 부근을 우선으로 수색할 생각입니다.”
하승우는 과연, 이라며 납득했다. 얘기를 엿듣던 제갈 해솔은 얼른 김수현이 가리킨 방향으로 길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곧 주춤할 수밖에 없었는데, 몸을 돌린 하승우가 제지했기 때문이다.
“물러서. 이번에는 내가 해보지.”
“네가 한다고?”
제갈 해솔이 의아한 낯빛을 보였다. 어느새 둘은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있었다.
“그래. 한 번 시험해보고 싶은 게 있거든.”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린 하승우는 곧바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제갈 해솔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김수현이 묵인하자 얌전히 물러섰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지팡이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양손으로 수인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더블 캐스트였다.
“────. ────. Et Confestim, Ice Via.”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하승우의 양손이 시퍼런 빛으로 둘러싸여 이글이글 불타오른다. 영창을 끝낸 후 하승우는 바닷물 속으로 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물에 잠긴 채로 가볍게 손뼉 쳤다. 그 순간이었다.
투웅!
쩌저저저저저저적!
손뼉 친 것치고는 둔중한 소음이 터졌다. 세차게 일어난 물보라가 얼음 길을 덮쳤다. 이어서 푸른 빛이 수면을 가르는 동시, 바다가 우두둑우두둑 얼어붙는다. 불시에 쏟아진 물세례에 난리를 피운 것도 잠시, 사용자들은 흥미로운 눈초리로 바다를 관찰했다.
푸른빛이 가로지르는 곳마다 바닷물이 얼어붙으며 새로운 형태의 길을 만들어낸다. 10미터를 전진할 즈음 약간 힘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하승우가 한층 마력을 불어넣자 무사히 목표한 빙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에엑. 이번 길은 되게 거치네.”
그러나 길을 슬쩍 쳐다본 하승윤이 작은 목소리로 불평했다.
그랬다. 하승우가 만든 길은 제갈 해솔이 만든 길과 비교해 얼음이 상당히 울퉁불퉁했다. 걷는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고르지 않은 면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드러내 주고 있었다.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쳐다보던 제갈 해솔은 소리 죽여 웃었다. 사실은 보란 듯이 어깨를 들썩였다. 그러나 하승우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기색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외려 미소 지으며 제갈 해솔을 응시했다.
“이로써 하나는 확실해졌군.”
“응? 뭐가?”
“네가 나보다 마력이 높다는 사실을. 아, 물론 조절 능력도. 너는 확실히 지켜볼 가치가 있겠어.”
“어머. 싫다. 스토커라니. 하지만 어쩌지? 나는 사용자 정보를 알려줄 생각이 없는데. 그리고 너무 쉽게 확신하는 거 아니니?”
제갈 해솔은 깍지 낀 양손으로 기지개를 켜며 얄밉게 이죽거렸지만, 하승우는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외려 눈을 날카롭게 번뜩였다.
“아니. 전혀. 너비나 두께는 비슷하게 맞췄어. 하지만 속도는 확실하게 차이가 났거든. 너보다 내 거리가 더 짧았는데 말이지. 거기서 확신을 얻었다.”
“그~래?”
“글쎄. 우선은 그렇다고 해두지. 일 년 차 마법사 씨.”
“…….”
후후 웃은 하승우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새로운 얼음 길을 걸었다. 이내 한 명 한 명 이동하는 걸 바라보는 제갈 해솔의 낯에 웃음이 사라졌다. 가늘어진 눈 틈으로 누군가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눈동자가, 돌연 흰자 부분을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아, 당해보니까 알겠네. 기분 참 은근하게 더럽다 진짜.”
쯧 혀를 찬 제갈 해솔은 총총히 걸었다.
벌써 앞서가는 김수현을 향해서.
*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몇 시간도 전에 시작된 바다 탐험은 하승우의 우려대로 해가 질 때까지 계속됐다. 거대한 빙하들을 주로 탐사했으나 신녀곡이라 생각되는 장소는 나오지 않았다.
딱 한 번 자연적으로 생성된 얼음 동굴을 발견하기는 했다. 발견 직후 동료들은 호들갑을 떨며 동굴 안으로 쳐들어갔고, 안쪽 깊숙한 곳에서 손톱만 한 얼음 결정 몇 개를 얻을 수 있었다.(진수현은 이게 바로 천고의 영약이라며, 전설에 등장하는 공청 석유가 굳은 거라며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보통 얼음에 불과했다.)
그렇게 수십 개의 길을 잇고 어지간한 곳을 돌아보는 동안 동료들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좋은 의미로는 얼음 길을 걷는데 익숙해졌다는 뜻이고 나쁜 의미로는 질렸다는 뜻이다. 정확히는 신녀곡을 찾는 데 지쳤다고 해야 하나.
물론 못 찾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디까지나 동료들의 처지였고, 나는 안 찾고 있다는 말이 옳으리라. 실은 일부러 길을 돌았다. 한 방에 찾으면 의심이 증폭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용족화로 주변을 둘러보거나 기록을 탐독하는 등, 찾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탐색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어휴. 여기도 허탕이네.”
오른쪽 끝 부분 탐색이 끝난 후, 하승윤이 빙산에 살며시 몸을 기대며 입을 삐죽였다. 다른 동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크게 힘들어 보이지는 않지만, 지루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기야 웬만한 장소는 돌았다고 봐도 무방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여기 없는 게 아닐까요?’ 라는 말이 나올 때도 됐는데.
“혹시 우리가 장소를 잘못 짚은 건 아닐까요?”
생각하기가 무섭게 누군가 말을 꺼냈다.
“안솔? 이럴 때 네 감 좀….”
“모르겠어요.”
이유정은 마침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으나 안솔은 시무룩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분위기가 조금씩 침체되는 게 느껴졌다.
사실 이미 신녀곡은 발견한 것과 진배 없다. 장소는 현재 서 있는 위치와 무진장 가깝다. 그냥 약간 비틀어져 보이지 않을 뿐. 제 3의 눈으로는 훤히 보인다.
이제 슬슬 드러낼까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러나 아직은 누군가 깨달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잖아 있었다.
생각을 정리한 후, 나는 일부러 소리 나게 기록을 접고 연초를 털며 앞으로 나섰다.
“조금 더 둘러보도록 하죠. 한 두어 시간 탐색해보고, 없으면 다른 수단을 강구해보겠습니다.”
어쨌든 끝이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동료들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한 시간 정도 더 탐험해보고, 그래도 발견하지 못하면 돌아가는 길에 드러내는 게 낫겠다.
“어이, 잠깐만.”
그때 공찬호가 갑자기 우리를 불러 세웠다. 공찬호는 이맛살을 찌푸린 채 방금 탐험을 마친 빙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러지?”
“여기 좀 봐봐.”
공찬호가 수라마창으로 빙산을 가리켰다.
“어디를 보라는 거야?”
“여기 말이다. 여기.”
까닥까닥, 수라마창이 흔들린다. 창 끝을 따라가 보니 울퉁불퉁한 빙산의 한 부분이 심히 부서져 있는 게 보였다. 그 순간 혹시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남다은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왜요?”
“이거 내가 아까 부순 자국이거든.”
“…네?”
“아니 아니. 이게 여기서 부순 게 아니라 저쪽에서 부쉈어. 그러니까 우리 지금 한 바퀴 쭉 돌아온 거 아닌가?”
그 말이 나온 찰나였다. 일부는 여전히 갸우뚱거렸지만, 일부의 눈동자에 이채가 스쳤다. 머리 회전이 빠른 이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것이다. 나는 불끈 주먹을 움켰다. 이걸 공찬호가?
“혹시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
“절대로 아니야. 한 서너 시간 전쯤인가? 하도 허탕만 치길래 열 받아서 빙산을 뻥 걷어찼거든.”
“…….”
“그러다 넘어질 뻔해서 창을 박고 겨우 균형을 잡았는데, 그 자국도 확실하게 남아 있어.”
공찬호는 또 다른 방향을 가리켰고, 그곳에도 확실히 흔적이 남아 있었다. 걷어찬 흔적과 창을 박은 흔적이.
“결계…. 인가.”
침음이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노련한 하승우가 곧장 정답을 말했다.
“그건 아닐걸요? 결계 흔적은 느끼지도 못했는데.”
“그에 관해서는 이미 탐색을 마쳤습니다. 아닐 가능성이 82.8%에 육박합니다.”
제갈 해솔과 근원이 반론하며 나섰다. 그러나 하승우는 외려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너희가 말하는 건 대응 결계에 불과해. 설마 결계가 마력으로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자 제갈 해솔한테서 큭 하는 소리가 들렸다. 쟤가 저런 소리 내는 건 처음 듣는다.
“뭐, 아무래도 좋아. …클랜 로드?”
하승우는 시시하다는 듯 웃고는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 누구한테(?)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매우 정중히 입을 열었다.
“혹시, 진로(進路) 결계라고 들어보셨습니까?”
============================ 작품 후기 ============================
현명한 자는 자신의 임종에 어둠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그들의 말이 진리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순수히 저 멋진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
선량한 자들은 마지막 파도 곁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 울어요.
그들의 덧없는 물결이 푸른 강기슭에서 춤출 것처럼
분노하고, 분노 하세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하여.
높이 떠 있는 태양을 찬양하며 붙들려 하는 거친 사람들은
너무 늦게 깨닫게 되죠. 그들의 방식대로 태양을 떠나간다는 것을.
순수히 저 멋진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
무덤지기들, 죽음과 가까운, 눈먼 눈으로 보는 자들.
먼눈에는 유성처럼 찬란하고 화려하게 보일지라도
분노하고, 분노 하세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하여.
그리고 내 아버지, 슬픔 가득한 곳에 서 있는 당신.
당신이 격한 눈물로 지금 나를 저주하고 축복하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순수히 저 멋진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
분노하고, 분노 하세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하여.
딜런 토마스 –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