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873
00872 Battle Of The East Continent, Four. =========================================================================
1. 이름(Name) : 마르 달란트 비트라이스
2. 클래스(Class) : 하늘 여황(Heaven’s Empress)
3. 소속 국가(Nation) : –
4. 소속 단체(Clan) : Mercenary(Clan Rank : S Zero)
5. 진명 • 국적 : 가시나무 관의 주인 • 요정의 숲
6. 성별(Sex) : 여성(2)
7. 신장 • 체중 : 160.4cm • 42.6kg
8. 성향 : 질서 • 중용(Lawful • Moderation)
* 역대 최고의 마력 재능과 요정 여왕의 혈통을 이어받고, 금기, 기적, 그리고 두 번의 각성까지. 이 모든 현상이 어우러져, 역사상 최초로 탄생한 후천성 신격 존재입니다.
* 가시나무 관의 인정을 받았습니다.(2차 각성 완료.)
* 전대 여왕 마르가리타의 본(本)을 완전히 흡수했습니다.
* 신체 능력은 물론, 정신적인 측면도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 억압돼 있던 언어와 지혜의 신 ‘가네샤의 축복’이 정상으로 기능합니다. 축복의 영향으로 전 능력이 더 높은 수준으로 승화합니다.
* 요정의 성장 속도는 선천적으로 매우 느리지만, 진정한 ‘하늘 여황’으로서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1. 가네샤의 축복(Rank : EX)
1. 참된 이치를 밝히는 진리의 눈(Rank : B Zero)
* ‘가네샤의 축복’에 의해 ‘진리를 꿰뚫는 요정의 눈’이 진화한 능력입니다. 근원에 기반을 두는 ‘꺼지지 않는 지혜의 빛’도, 그리고 ‘하늘을 굽어보는 마음의 눈’도 하늘의 섭리에는 거스를 수 없습니다. 통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비상식 개념인 ‘제 3의 눈’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드높은 ‘눈’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1. 신격(神格) – 루미너스의 절대자(Absolutes Of Luminous)(Rank : B Plus)
2. 일체화(一體化)(Rank : EX)
3. 하늘의 문(Heaven’s Gate)(Rank : EX)
1. 전 : [근력 21] [내구 27] [민첩 43] [체력 41] [마력 100] [행운 100](Total : 332 Point)
2. 후 : [근력 78] [내구 85] [민첩 92] [체력 90] [마력 102] [행운 100](Total : 547 Point)
1. 김수현
[근력 99(+2)] [내구 95(+2)] [민첩 101] [체력 101(+2)] [마력 96] [행운 90(+2)]
(잔여 능력치는 0포인트입니다.)
Total : 582 Point
2. 마르
[근력 78] [내구 85] [민첩 92] [체력 90] [마력 102] [행운 100]
(잔여 능력치는 0포인트입니다.)
Total : 547 Point
– 제 3의 눈은 과거 현재 미래는 물론, 실체와 현상까지 모조리 통찰해버리지. 이건 설령 자연의 섭리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거든.
‘응?’
– 네가 현재 저 아이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이유라고. 즉 꽤 괜찮은 눈인 건 맞지만, 어쨌든 제 3의 눈보다는 격이 좀 떨어진다는 거지.
‘…….’
화정의 말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탄식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가 바람 빠지듯 새어 나온다.
“허….”
허공에 출력된 메시지를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특히 능력 부문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아무리 전대 여왕의 모든 걸 흡수했다고는 하나, 정말 마르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하늘 여황이라. 역사상 첫 출현이라는 말이 헛된 건 아닌지, 메시지 하나하나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싸우면 질 것 같지는 않으나, 결코 쉬운 상대라고도 할 수 없다. 뭐, 애초에 서로 맞설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계획의 완성을 앞두고, 강력한 전력이 가세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상하다.
‘왜 기쁘지가 않지…?’
외양이 정말 많이 변하기는 했다. 그러나 약간 어색할 뿐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겉모습이 어떻든 마르는 마르니까.
단지 이것과는 별개로, 기껍다기보다는 외려 기분이 복잡하다. 왜인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만약 마르가 일면식도 없는 사용자였다면 과연 기분이 이랬을까?
“수현? 수현!”
아차. 어느새 고연주가 가까이와 있었다.
“예, 예.”
“왜 그래요. 혼자 멍하니 있고. 아무튼, 우리 오랜만에 축제 안 할래요?”
“축제요?”
“네.”
“갑자기 웬 축제…?”
“어머. 갑자기라뇨. 마르 들으면 섭섭하겠다.”
그러자 마르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나를 쳐다봤으나 고연주가 얼른 손을 들었다.
“당연히 마르의 무사 각성을 축하하는 축제죠. 사실 요즈음 축하할 거리도 별로 없었잖아요?”
빠르게 말을 끝내자, 쑥스러운지 어쩔 줄 몰라 하며 난처한 웃음만 짓는다. 그런 마르를 나는 물끄러미 응시했다.
‘정말 이걸로 좋은 걸까…?’
*
그날 밤, 성에서는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사방이 탁 트인 경치 좋은 정원을 무대로 한 터라, 분위기는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정말 오랜만에 열리는 축제인 터라, 누구도 사양하지 않고 흥겹게 먹고 마신다.
물론 오늘 축제의 주인공은 마르였다. 클랜원들은 대부분 간소한 선물을 들고 찾아가 축하 인사를 건넸는데, 일부 그렇지 않은 이도 몇 명 있었다. 숫제 마르 옆자리를 차지해 끈질기게 치근거리기도 했다. 예를 들면 덤이라거나, 혹은 더머라거나.
탁.
“마르도 이제 슬슬 히로인으로써 자각을 해야 해.”
잔을 내려놓은 진수현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히로인…. 이요?”
“아, 마르는 처음 듣는 말인가? 여주인공이라는 뜻이야.”
“여주인공…?”
“그렇지. 왜냐면 마르는 형님, 아니 아빠를 좋아하잖아?”
김수현 이야기가 나오자 마르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건 맞아요.”
“후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리고 더 자세히 말해달라는 태도를 보이자, 진수현은 우쭐해 하며 무게를 잡는다.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닌데, 어여쁜 소녀가 관심을 보이니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진수현? 애한테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마.”
“아니요. 절대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흥미로운걸요.”
그 기색을 눈치챈 정하연이 짐짓 엄한 목소리로 경고했으나, 마르는 예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렇게 편까지 들어주니 마냥 좋은지 한층 득의양양이 말을 잇는다.
“중요한 건 포지션. 우선 포지션을 제대로 잡는 거다!”
“포지션?”
“그래. 예를 들어 왠지 첫 여인일 것 같은 느낌이지만, 쟁쟁한 경쟁자들한테 밀려 어느 순간 잊히는 포지션은 조금 슬프지 않을까?”
“!”
그 순간, 혀를 쯧쯧 차고 있던 정하연이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나 진수현은 계속, 신 나게 말을 떠벌렸다. 누군가의 가슴에 비수를 박은 것도 모르는 채로.
“뭐 이런 캐릭터도 있지. 누가 봐도 섹시하고 음란한, 거기다 능력까지 좋은 누님 포지션. 이건 나름 꽤 잘 먹히기도 한다고?”
“흐응.”
어디선가 보고 있던, 흥미로운 얼굴을 한 고연주가 비음을 흘리며 술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해. 실제로는 아무리 들이대도 남주인공이 눈치를 못 채게 돼 있거든. 결국에는 겉절이, 즉 한계가 있는 포지션이라는 소리지.”
푸우, 머금었던 액체를 조용히 분사했다.
“반대로 이것도 있어. 상냥하고 온화한 엄마 같은 부드러운 포지션. 한 마디로 폭신한 베개라고나 할까?”
“와. 참 멋지게 들리는데, 왜 하필 베개인가요?”
“아이고, 멋지기는. 머리에 괴든 얼굴로 비비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 이 포지션도 절대로 피해야 해.”
“…….”
그러자 근처에서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있던 베개…. 아니 임한나의 손이 우뚝 정지했다. 좀 전까지 사분사분 미소 짓던 얼굴이, 왜인지 한순간 정색한다.
잠시 후.
“하하! 그러니까…. 으, 응?”
진수현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세 여인이 주변을 빈틈없이 에워싸고 있었다.
“…누님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어리둥절해 하는 진수현을 꼬옥 붙잡고, 질질 끌며 어디론가 사라진다. 목청껏 소리 질러도 들리지 않을, 몹시 어둡고 으슥한 곳으로….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 여인에 이끌린 진수현이 어둠 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
마르는 ‘갑자기 무슨 일이지?’ 라는 얼굴로 갸우뚱거렸다. 동시에 이제껏 눈치만 보던 안현이 한껏 반색하며 말을 붙이려는 찰나,
“마르!”
쾅!
불현듯 세찬 소음이 정원을 울렸다.
“응?”
“뭐, 뭐지?”
워낙 큰 소리가 그런지 흥겹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가라앉는다. 클랜원들이 웅성거리며 돌아본 곳에는, 정문이 활짝 개방돼 있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그리고 잠시 후, 정문으로부터 황급한 걸음걸이를 보이는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전원 신관 복장을 걸치고 있었는데, 땀으로 흠뻑 젖은 것이 급하게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뭐야? 너희 누구야?”
‘외팔이’ 김동석이 앞으로 나서자, 불청객들의 걸음도 서서히 멎는다.
“머셔너리 로드 계십니까?”
“아니. 누구시냐고요.”
걸걸하게 받아치는 어조에는 숨길 수 없는 짜증이 묻어 있다. 하기야 한창 즐거울 때 방해받았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말투가 험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신전에서 왔습니다. 혹시.”
“아니 신전이고 나발이고, 이게 뭔 짓이야? 지금 상황 안 보여? 앙?”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굉장히 급한 일입니다.”
“아아. 알았어. 잘 전해드릴 테니까, 이만 가봐. 분위기 더 망치지 말고.”
흡사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젓는다. 그러나 신전에서 왔다는 사내들은 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그저 당혹한 얼굴로 우물쭈물할 뿐. 계속 서 있기만 하자, 김동석의 낯도 와짝 일그러졌다.
“이 싸람들이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그때였다.
“그만.”
낮고 차가운 음성이 둘 사이로 흘렀다. 김동석의 눈이 돌아간 곳에는, 한 사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마침 모습을 확인했는지 신관의 안색이 확 밝아진다.
“머, 머셔너리 로드!”
“예.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신관은 동아줄을 발견한 사람처럼 황급히 다가가, 무언가 빠르게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귀 기울여 듣던 김수현의 낯이 살며시 찌푸려졌다.
“천상?”
“예, 예. 그러니까….”
전령을 전달은 금세 끝났다. 아직 감을 잡지는 못했는지 한 차례 갸웃했지만, 이윽고 김수현은 주변을 돌아보며 외쳤다.
“잠시 급한 일이 생긴 것 같네요. 아무튼,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니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축제는 계속 즐기시길. 그럼….”
“…….”
클랜 로드가 가겠다는데 더 붙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김수현의 신분을 알고 있는 이들은 내심 무언가 사건이 터졌으리라 직감하고도 있었다. 결국, 김수현은 신관들의 안내를 받으며 빠른 걸음으로 정문을 나섰다.
“허 참.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뭐 큰일은 아니겠지요. 일단은 즐깁시다.”
고개를 끄덕인 클랜원들은 김수현이 당부한 대로 다시 축제를 즐기기 시작했다. 음식을 집어 먹거나, 술잔을 부딪치며 껄껄 웃는다. 잠시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다시금 서서히 흥겨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들은 과연 알고 있었을까.
바로 이 순간이, 머셔너리가 즐기는 최후의 축제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