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988
00987 Epilogue 6. Memorize(完). =========================================================================
이상하다.
진심으로 이상하다.
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일단 하나씩 상황을 정리해보자.
난 분명히 오늘 아침 전역 신고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리고 붕 뜬 기분을 즐기며 자리에 앉은 후 잠이 들었지. 좋아, 여기까지는 완벽해. 그런데….
“…….”
왜 눈을 뜨니까 회색 공간에 있는 거지? 또 어째서 난생처음 보는 아름다운 천사의 무릎을 베고 있는 거고?
“왁.”
눈이 마주치자 천사가 살며시 웃는다. 아유, 예뻐라. 살 떨릴 정도로 아름답잖아. 헤헤….
아니, 잠깐만. 이럴 때가 아니지.
“여, 여긴 어디야?”
벌떡 일어나서 묻자 천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어서 천연덕스레 고개를 갸웃하기까지.
“너, 넌 누구세요!”
한 번 더 묻자 천사가 킥킥 웃는다. 와, 어째 웃는 모습도 저리 기품이 넘치지.
“여기는 독립 공간 홀 플레인, 그리고 저는 천사 세라프입니다.”
…아니. 순순히 말해줘서 고맙기는 한데, 그렇게 말해봤자 못 알아듣는다고.
흠. 우선 팔짱부터 끼고 생각해보자.
아, 혹시 꿈인가?
짝!
스스로 힘차게 뺨을 때렸지만 깨지 않는다. 일단 꿈은 아닌 것 같고. 아씨, 그나저나 아프잖아. 좀 살살 칠걸.
“다음에는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실 겁니까?”
헉. 어떻게 알았지?
“귀신?”
“천사 세라프입니다.”
혹시 말실수했나? 목소리가 약간 화난 것 같아.
후, 침착하자. 당황하면 지는 거야.
“조, 좋아요. 천사 세라프 씨. 일단 궁금하니 묻겠는데,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
“납치했습니다.”
어이쿠, 그러세요. 참 시원하게도 인정하십니다그려.
“그렇군요. 그럼 그냥 돌려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물론 안 된다고 하….
“네. 그러겠습니다.”
어이.
…………뭐지?
난 어느 장단에 춤을 추면 되는 거지? 아차, 설마 희망 고문으로 농락하려는 건가?
“저, 정말요?”
“네.”
“정말이죠? 정말 돌려보내 주는 거죠?”
“Yes.”
“무르기 있기 없기?”
“없기.”
막판에 농담을 던졌는데 제대로 먹혔는지 천사가 또 한 번 입을 가리며 쿡쿡 웃는다. 예쁘긴 진짜 예쁘네. 색시 삼고 싶다.
“…참, 십오 년 전에는 이렇게 해맑고 사랑스러웠는데….”
응? 방금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덕분에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 뭐….”
에이, 칭찬받으니까 괜히 쑥스럽잖아.
“그런데요. 이럴 거면 애초 왜 납치.”
“아, 이제 슬슬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곧 통로가 닫힐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그때 천사가 내 말을 끊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듣던 중 반가운 말이었지만, 난 순간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아까 무릎을 베고 있을 때는 천사한테서 빛이 나는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날개로 추정되는 부분이 시꺼멓다. 검정으로 변색한 것뿐만이 아니라, 스러지듯 희미해지며 잿가루가 흩날린다. 한데 그럴수록 후광은 점차 강해지니 이 무슨 역설적인 형상이라는 말인가. 꼭 소멸 직전의 타락 천사를 보는 것 같잖아.
이윽고 변색 범위가 어깨까지 침범했을 즈음,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저….”
“네?”
“괜찮으세요?”
“……!”
천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더니 약간 아련한 느낌의 미소를 지었다.
“놀라지 마세요. 어차피 예정된 일이었으니까요.”
“예정…. 이요?”
“네. 왜냐면 수현의 회귀 요청 때 저는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도우미의 권한으로 제로 코드에 따로 요청했었고, 다행히 받아들여졌습니다. 즉 제로 코드의 요청에 정식으로 포함된 존재가 아니라 편승한 존재라는 뜻이지요.”
“…….”
어, 어려워.
“그에 따라 수현의 목적이 이루어진 지금, 수현을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제 맹세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더 존재할 의의가 사라졌으니 순리를 따르는 게 당연합니다.”
뭔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냥 가만히 들었다. 왜인지 나한테 하는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이윽고 천사는 내 옆구리에 팔짱을 끼더니 자줏빛이 넘실거리는 타원형 관문으로 이끌었다. 게임에서 자주 보는 포탈처럼 생긴 관문이었다. 신기하기도 하지.
“여기로 들어가면 되나요?”
천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난 스리슬쩍 오른발만 담가 봤다. 뜻밖에도 기분은 상당히 괜찮았다. 고요히 물결치는 바다에 발을 집어넣은 느낌이랄까?
“이야! 이거 상당히…?”
…어? 뭐야. 이 천사 왜 이래. 아까는 어깨까지였는데, 벌써 목까지 변색했다. 가슴도, 팔도. 왜 이렇게 빨라?
“인간 김수현.”
그러나 천사는 잔잔한 미소로 말했다.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어서 들어가라는 듯 등을 살짝 떠밀면서 말을 잇는다. 어어, 잠시만요. 부탁할 거 있다면서 떠밀면 어떡해.
이윽고 몸이 순식간에 반쯤 들어갔을 때, 난 간신히 뒤를 돌아봤다. 그러나 부드러이 내 몸을 떠미는 천사는 어느새 절반으로 후광으로 가려져 있었다.
“무, 무슨 부탁이요?”
간신히 말을 꺼냈다.
“사용자 김수현에게 전해주세요.”
고요한 음성이 돌아왔다.
너무 센 빛무리에 눈을 찡그렸지만, 조용히 달싹거리는 입술은 어렴풋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당신을….”
*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멍한 기분으로 온몸의 감각에 집중했다.
일단 머리를 쪼갤 듯한 격통은 어느 정도 참을만해 졌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던 어지러움도 견딜만하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은 것도 하나 있었다.
– 수현….
바로 세라프의 목소리였다.
괴리를 받아들인다는 건 세라프의 말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형이 가구를 망가트리거나 여기저기 구토를 했던 건 엄살을 부려서가 아니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용자도 절대 과장이 아닐 것이다. 세라프가 말했던 시뮬레이션도 이제야 믿음이 갔다.
직접 겪어본 결과, 난 ‘그냥 돌아가겠다.’ 고 했던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사용자 김수현으로서 인간 김수현을 받아들이는 게 이 정도인데, 아마 원래대로 돌아갔다면….
– 수현….
세라프는 괴리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염없이 날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목소리 덕분에 난 정신 줄을 붙잡을 수 있었다. 우연한 일치겠지만, 괴리 중간중간 의식이 끊기려 할 때마다 세라프는 또렷한 음성으로 날 불렀다. 지지 말라는 듯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인간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하나하나 음미해보라는 것처럼.
– 수현….
그래. 성공했어. 성공했다고.
계획의 성공 여부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 지금 내 내면에는 익숙한, 그리고 낯선 감정이 바다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 무엇보다 까맣게 잊었던 슬픔이라는 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그 방증이었다.
물론 이 불씨가 앞으로 활활 타오를지, 힘없이 꺼져버릴지, 아니면 사용자 본성과 섞이지 못하고 충돌해 정신을 붕괴시킬지는 나 하기에 달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용자 김수현을 본체로 바꾸고, 인간 김수현을 덧씌워 새로운 불씨를 불어넣겠다는 세라프의 계획은 분명히 성공한 것이다.
– 수현….
그때.
– 실은 말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때 가없이 이름만 부르던 세라프가 말하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 이 메시지를 듣고 계시다는 건 우선 안착에는 성공하셨다는 뜻이겠지요.
축하드립니다.
…아니, 축하드릴 자격은 없겠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제멋대로 판단했고, 독단으로 행동했습니다.
…그래, 잘 알고 있네.
만약 세라프 덕분에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해도 이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일단 오 년 동안 기다렸다가, 홀 플레인으로 돌아가면 톡톡히 빚을 받아낼 것이다. 진심으로.
– 이 점 당신께 진심으로 죄송하며 용서받지 못할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워하셔도, 원망하셔도 들 낯이 없지만….
그래도 수현이 괜찮다면 돌아가기 전에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응? 돌아가기 전에?
‘네. 왜냐면 수현의 회귀 요청 때 저는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도우미의 권한으로 제로 코드에 따로 요청했었고, 다행히 받아들여졌습니다. 즉 제로 코드의 요청에 정식으로 포함된 존재가 아니라 편승한 존재라는 뜻이지요.’
‘그에 따라 수현의 목적이 이루어진 지금, 수현을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제 맹세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더 존재할 의의가 사라졌으니 순리를 따르는 게 당연합니다.’
이 기억은 뭐지? 아, 세라프는 날 지구로 보내는 동시에 지구에 있던 날 홀 플레인으로 끌어갔다. 그럼 그놈과 세라프가 나눴던 이야기의 편린일 수도….
잠깐만.
– 수현.
사실 저는 계속 홀 플레인에 남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수현을 볼 날을 기다리며 즐겁게 기다리고 싶었습니다.
변한 당신이 어떤 삶을 살지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 회차 제로 코드에 했던 맹세가 끝난 이상 이룰 수 없는 바람이며, 이 사실은 지금 이 메시지를 전하는 순간에도 너무 괴롭기만 합니다.
…세라프?
– 하지만 수현.
저는 언제까지 당신을 기억하고 싶고, 기억할 것입니다.
세라프.
– 그리고 저는….
“…….”
– 당신을….
“…당신을?”
세라프…?
말해.
말하라고.
말해줘.
듣고 있으니까.
“세라프?”
간신히 입을 열어 소리 내 불렀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세라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음성은 없었다. 마치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고 종료한 것처럼.
혹시 몰라 사용자 정보 창을 켰다. 그러나 아까 봤던 반짝거리는 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끝난 건가?
이게 끝이라고?
이딴 짓을 해놓고?
사과한다고 끝나는 건 아니잖아?
최소한….
“…어.”
그때 난 스스로 필요 이상으로 감정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심안이 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은 평소 이상으로 들끓고 있었다.
하지만 왜인지 가라앉히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솔직히,
…분했다.
‘헤헤, 죄송해요! 서운해서 잠깐 투정 좀 부려봤어요! 그래도 괜찮죠? 아니! 괜찮을 거죠?’
‘에이, 괜찮잖아요. 괜찮을 거라고 말 좀 해봐요. 형은 최강이잖아요. 무엇이든 질 리가 없잖아요!’
왜.
‘분명히 괜찮을 거예요, 분명히. 제 행운을 걸고 맹세해요!’
‘그렇죠? 오라버니. 내 오라버니!’
왜 좀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좋아! 정 그렇다면 약속은 좀 미뤄주지 못할 것도 없지! 가뿐히 끝내고 빨리 돌아와! 알겠지?’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응?’
녀석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말한 것일 텐데.
‘수현과 좀 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냥 할 말만 하고, 들을 말만 듣고 가시는 건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조금만 신경 썼다면 알아차릴 수 있었을 텐데.
최소한 걱정하지 말라는 한 마디만 할 수 있었다면….
“사용자…?”
“늦어서 죄송….”
불현듯 먼 곳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아마 심야에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겠지.
“…….”
마냥 쓰러져 있을 수는 없으니 그만 일어나야겠다.
아직 띵한 현기증은 남아 있었지만, 삐걱거리는 팔을 억지로 움직여 땅을 짚었다.
천천히,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기실 힘만 주면 금방 몸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두 발을 땅에 디딜 때까지 내가 기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수현, 수현 부르던 음성만이 귓가에 아련하게 메아리 칠뿐….
결국에는 긴 숨을 토해내며 눈을 들었을 때였다.
“……?”
문득.
화아아악…!
빛이 보였다. 어둑한 하늘을 밝힐 정도의 환한 빛이었다.
환상인지 기억 속의 광경인지는 모르겠다.
비록 휘황찬란한 광채에 모습이 거의 가려져 있었지만,
부딪쳐 흩어지는 물보라처럼 차츰차츰 빛 가루를 날리고 있었지만,
눈앞의 빛은,
“세라프.”
세라프였다.
그것은.
“세라프!”
아주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다.
‘인간 김수현.’
흩날리는 빛은,
‘사용자 김수현에게 전해주세요.’
바람에 실려,
‘당신을….’
돌아설 듯 날아가며,
‘정말로, 좋아했어요.’
하늘로 멀리멀리 휘날렸다.
턱을 끝까지 젖힐 때까지, 무수한 빛무리는 나비처럼 노닐며 밤하늘을 은은하게 수놓는다.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빛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세라프의 모습도 사라졌다.
하지만 난 세라프가 있었던 하늘을 우두커니 응시했다.
몸을 일으킬 때 희미해졌던 감정이 다시금 북받쳐 오르는 걸 느꼈다.
“형….”
낯익은 목소리였다. 어느새 웅성거리는 소음은 사라져 있었다. 그 대신 인근에는 형과 한소영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날 사방에서 에워싸고 있었다. 여전히 턱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겨우 눈을 내려 주변을 확인했다.
그러나.
“어….”
이상하게도, 정말 이상하게도 시야가 불선명하다. 마치 물속에서 보는 것처럼 풍경은 거세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오라버니….”
빠르게 눈을 깜빡거리자 안솔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뿌옇게 흐려졌다.
웃고 싶은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어깨를 들먹이고 싶은데.
“…아.”
…그런데 왜 목마저 메는 걸까?
숨을 있는 힘껏 들이켰다가, 크게 내쉬었다. 한 번, 두 번, 아니 몇 번이고 반복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숨은 더욱 억세게 떨려가고 있었다.
“머셔너리 로드.”
누군가 살며시 가까이 다가왔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한소영이었다.
천천히 손을 뻗더니 살짝 끌어 쥔 소매로 조심스레 내 눈을 쓸었다. 꼭 눈물이라도 훔치듯이.
시야에 잡힌 한소영은 역시나 금세 어슴푸레하게 흐려졌다.
“지금 머셔너리 로드가 느끼는 그 감정….”
문득.
툭.
눈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라. 이건, 뭐지?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부드러운 음성은, 내 눈을 지그시 감기고 고개를 아주 살짝 떨구게 했다.
툭.
그러자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툭, 툭.
눈에서 흘러내리는 따뜻한 액체를.
“그래요.”
눈에서 흐르는 줄기가 뺨을 지나 턱을 거쳐 순식간에 떨어지는 느낌은,
“그게 우는 거예요.”
비록 짧지만,
“당신이 궁금해했던.”
다시는, 다시는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눈이 떠지지 않았다.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
난 한동안 소리 죽여 울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입니다.
2012년 12월 12일 메모라이즈 연재 시작.
2015년 9월 15일 메모라이즈 연재 완결.
우선 생각보다 업데이트가 늦었던 점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마지막에 딱 자정에 올려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에필로그가 꼬여버리면서 훨훨 날아갔습니다. ㅜ.ㅠ
하나 변명을 드리자면 중간에 내용이 한 번 날아갔습니다.
전부는 아니고, 에필로그 5의 절반 정도 분량이었습니다.
제가 연재를 하면서 이런 적이 딱 두 번 있었는데, 오늘로 세 번째네요.
순간 정신이 붕괴될 뻔하다가, 겨우 추스르고 다시 적었습니다.
아무튼, 거의 3년 전에 시작한 작품을 이제야 끝맺었네요.
사실 노블레스 첫 처녀작이다 보니 글 솜씨가 미숙하기도 했고,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에필로그를 적으면서 가장 강하게 느꼈습니다.
김수현이 인간성을 되찾는 내용을 좀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는데, 되도 않은 떡밥 뿌리고 연막 친다고 독자분들의 원성만 샀지요.
에필로그를 적으면서 그냥 무난하게, 담백하게 갈걸 이라고 몇 번이나 후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작가가 소신껏 적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자분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는 점을 배운 것 같아요.
어느 독자분 말씀처럼요.
하지만 이렇게 많이 부족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분들이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세라프는 퇴장(?)하지 않았습니다.
982화 초반 부분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 듯하네요.
하하.
메모라이즈는 기본적으로 여기서 완결이지만, 예전에 말씀드렸듯이 외전이 2회 준비돼 있습니다.
외전 1은 원래 안솔의 일기 형식으로 가려고 했지만, 생각을 바꿔서 현대 내용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외전 2는 예정대로 5년 후, 홀 플레인으로 돌아가는 내용입니다.
이것 외에, 혹시 독자분들이 보고 싶으신 외전이 있으시면 코멘트로 적어주세요.
IF 버전도 좋습니다.(EX – 카오스 미믹에서 사탄이 소환됐었다면?)
제가 해야 할 일도 있고, 또 내년에 학교에 복학하면 졸업반이라 정기적인 연재는 약속드릴 수 없지만, 가끔씩 업데이트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차기 작품은 생각 중에 있습니다.
총 세 개 중에서 두 개로 좁힌 상태입니다.
하나는 게임 소설이고 하나는 현대 마법사인데, 좀 고민해봐야 할 듯싶습니다.
아, 비주얼 노벨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제작 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에 조아라에 다녀와서 잠깐 보기도 했어요. ㅎㅎ
아마 이르면 올해 12월, 늦으면 내년 초쯤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후기 적기 전에는 여러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막상 적고 보니 횡설수설한 기분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자꾸.
외전은 9월 17일(목요일)부터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하루는 쉬고 싶어서요. ^^;)
외전 내용은 아마 한없이 가벼울 것 같으니 부담 없이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미리 양해를 구하는데….
약간 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외전 아니면 쓸 기회가 없는 내용이 들어갈 수도….
흠흠.
그럼.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5년 9월 15일 화요일 17시 38분 로유‘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