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화(1/150)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범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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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F급 헌터, 현수호.
모두가 무시하는 수리공 직업.
우주급 AI 안드로이드를 수리해 초월급 헌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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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로스트 테크놀로지 (1)
“쿨럭! 쿨럭!”
입과 코에서 선홍색 피가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연거푸 쏟아지는 피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지경.
본능적으로 손으로 구멍 난 배를 누르고 있었지만, 무의미한 짓이란 건 알고 있었다.
사선으로 길게 찢어진 상처는 두 손을 동원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었다.
피 냄새를 맡은 몬스터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놈들과 싸워야 하는 헌터들은 이미 토막 난 시체로 변한 지 오래.
시야는 점점 뿌옇게 변했고, 냉동고에 들어간 것처럼 오한이 느껴졌다.
이젠 정말 끝이다.
이대로 죽는다.
도저히 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습관적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보, 복원!”
얼음처럼 차가운 감촉이 손에 닿았다.
부서진 물건을 수리하는 스킬.
이 능력 때문에 반평생을 사람들의 놀림거리로 전락해야 했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그때…….
기적이 찾아왔다.
[슈퍼양자나노생체전뇌형 컴퓨터 복구 완료.] [위기 상황 프로토콜에 의한 사용자 탐색.] [1m 이내에 적합한 지적 생물체 발견.] [생체 능력 10% 이하 확인. 긴급 조항에 따라 간이 계약으로 진행.].
.
.
[다운로드 완료.]* * *
침대에 누워 자취방 천장에 있는 더러운 얼룩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울린 전화벨 소리.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오빠, 우리 헤어지자.
전화 너머에서 들린 여친, 아니 이제는 전 여친의 목소리.
5년 동안 사귀었던 여친이 전화 통화로 이별을 고했지만, 현수호는 차마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래…… 좋은 사람 만나.”
-미안.
“아니야. 너희 부모님 마음도 다 이해해.”
-정말 미안…….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소리가 들린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었을 그녀.
이제 여기서 놓아주기로 했다.
결국 먼저 전화를 끊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몸이 바닥으로 쑥 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젠장!”
태어나 한 번도 펴 보지 않은 담배가 땡긴다.
왜 내 인생이 이렇게 나락에 처박혔을까?
“왜긴. 빌어먹을 직업 때문이지.”
지구에 몬스터들이 쳐들어오기 시작한 대격변 이후.
모든 인류는 약 15살 전후에 특수한 직업을 얻게 되었다.
고유 직업.
종류에 따라 크게는 전사, 마법사, 힐러, 서포터, 보조 등등…….
한 번 얻은 직업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직업의 종류와 위력에 따라서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사,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가 아니라도, 일반 사무직이나 심지어 막노동에도 그에 걸맞은 필요한 시대가 되었으니.
현수호 역시 당연히 직업을 얻었다.
그것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EX급 등급이었다.
처음 직업을 얻었을 땐,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EX 등급이라, 직업을 얻었을 때 서울 전역이 전부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하늘에 떴으니 말이다.
당시에 놀란 관리자들이 총출동했던 게 기억난다.
거기까지는 참 좋았다.
문제는 종류였다.
“고작 수리공이라니.”
◆Class
아크 메카닉(Arch mechanic)
(랭크 EX)
아무리 등급이 좋으면 뭐 하나? 능력이 구더기인데.
물론 EX급이라 그런지 다른 수리공보다 얻는 스킬의 위력이 뛰어났다.
제로 레벨에 얻는 수리 스킬.
문제는 이 세상엔 수리 직업을 가진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
가장 흔한 클래스 중 하나다.
TV에서 통계를 봤더니, 우리나라에만 십만 명이 넘는다나?
“이렇게 흔한 직업인데 EX면 뭐 하냐고.”
아무리 보조 직업이라도 EX등급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안 해 봤겠는가?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청소부, 요리사, 수리공 등의 직업을 집중적으로 레벨 업 시킨 적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꽝.
당연히 다른 보조직보다는 더 좋은 스킬을 얻었지만, 결국 국가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른 전투직과 다르게 보호할 사람이 필요하니, 사냥도 배로 힘들어졌고.
역시나 한국 정부도 수리공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수리점이라도 차리려면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아가 돈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택한 게 전투 보조원, 즉 짐꾼이었다.
헌터의 장비가 망가지면 수리하는 건 물론이고, 짐꾼에, 도축에, 온갖 잡다한 일은 다 해야만 했다.
보조원이라고 해도 던전에 들어가니 위험을 부담해야 했다.
하는 일은 많고 때때로 몬스터와 마주쳐야 하는 극한직업.
그나마 돈은 꽤 주지만, 너무 위험하다.
“여친 부모님이 반대하는 것도 당연하지.”
나였다고 해도 결혼을 반대했을 거다.
천애고아에다가, 위험한 직업, 그렇다고 미래가 밝나?
짐꾼은 경험치를 거의 얻을 수 없다.
헌터들이 절대로 파티에 참여해 주지 않기 때문.
내 나이 27살.
20살부터 시작해 7년 동안 꾸준히 던전에 들어갔지만, 레벨은 여전히 0이었다.
내 기술로는 사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제로 레벨.
비슷한 나이의 헌터는 적어도 2~3레벨 정도는 되었을 터.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라도 직업 스킬을 써먹는 수밖에.
습관적으로 핸드폰 속의 일정을 확인했다.
“이따가 또 한 건 있었던가?”
현재 현수호는 프리랜서다.
말이 좋아서 프리랜서지 실상은 멋대로 써먹기 위한 일회용 계약직이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 꾸준히 활동했더니 어느 정도 경력은 쌓였다.
전투가 벌어지면 어리바리하지 않고 구석에 얌전히 짱박혀 있는 것만으로도 제 몫은 하는 셈.
오늘은 정말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진룡 길드의 의뢰가 있는 날.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진룡 그룹에서 직접 운영하는 길드다.
이런 건을 펑크냈다가는 지금껏 쌓은 신뢰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다.
“하아!”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장비를 챙기고 움직였다.
* * *
잠시 후, 서울의 외곽.
도시 관문 바로 앞엔 레드존으로 원정을 떠나기 위해 모인 이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대격변이 일어난 후, 도시는 돔형 방어막으로 보호하고 있었다.
장벽만 넘어가면 바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레드존.
만약 다른 도시로 가려면 헌터를 고용해 보호받거나, 지하 철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수호! 현수호 왔나?”
“여기 있습니다!”
“헌터증을 확인하겠다. 단말기를 앞으로!”
현수호가 단말기를 내밀자, 화면에 FF라는 글귀가 떡하니 찍혀 있었다.
아무리 EX등급이라고 해도 수리공이라면 무조건 FF급이다.
그보다 더 비참한 건 다음에 적힌 0레벨이었다.
“좋아, 다음!”
길드의 관리자는 오늘따라 꼼꼼하게 사람을 호명하고 확인했다.
본래는 보조 인력은 대충 확인하고 넘기는 편인데 말이다.
인원도 평소보다 두세 배 더 많다.
아무리 진룡 길드의 일이라고 해도 이건 좀 과한 면이 있었다.
현수호는 몇 번 같이 활동해 낯이 익은 옆 아저씨에게 넌지시 물었다.
“오늘 분위기가 왜 이래요?”
“수호구나. 오늘 글쎄 진룡 그룹의 자제분들이 온다네?”
“재벌 3세요? 우리랑 같이 원정을 뛴다고요?”
“이번에 발견된 게이트 던전의 제법 규모가 큰 모양이야. 그래서 원정대장을 맡은 거지.”
“아~”
레벨이 스펙인 사회.
부유층 자제들 역시 앞다퉈 던전에 뛰어들었다.
던전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당연히 얻는 경험치와 보상이 좋다.
현수호는 약간 불안해져서 물었다.
“그나저나 오늘 게이트 던전에 간다고요?”
“그래, 몰랐어?”
“일이 좀…… 있었어요. 위험하진 않겠죠?”
“안전 생각하면 이 짓은 못하지. 그래도 이번엔 안전할걸? 재벌 3세가 친히 나섰는데 진룡에서도 뛰어난 헌터를 붙이지 않겠어?”
“그럴까요?”
7년 경력의 현수호였지만, 게이트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이트 던전에 가는 상위 길드는 보조 대원도 정직원으로 데려가기 때문.
그래서 이번에 뽑혔을 땐 조금 의아했는데, 그냥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뭔가 불길한데.’
예감이 좋지 않아도 지금 와서 현수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큰 사고만 터지지 않길 바랄 뿐.
“출발한다!”
누군가가 소리치자, 관문의 거대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쿠구구궁!
대격변 이전엔 거미줄 같은 도로와 하늘을 덮을 정도로 고층 빌딩이 즐비했던 곳이다.
하지만 수백 년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자, 무성한 숲이 형성되어 있었다.
간신히 복구한 도로를 제외하면 태초의 생태계가 완벽하게 복구된 모습.
물론 기존의 동식물 말고도 몬스터가 나타났지만.
누군가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 봐도 살 떨리는 모습이네.”
레드존은 언제 어디에서 위험한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곳이다.
원정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 *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원정은 굉장히 순조로웠다.
위험한 몬스터가 나타나는 족족 헌터들이 재빨리 움직여 순식간에 쓰러트렸다.
VIP가 원정대장이라 그런지, 레벨이 높은 헌터들이 대거 참여한 덕분이었다.
그중에선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인도 있었다.
“저 남자…… 분명히 TV에서 본 적 있어. 파이어볼러(Fireballer), 홍창식 아니야?”
“맞아. S급 화염 능력자. 미쳤네. 랭커까지 오다니.”
“랭커라면 최소 8레벨은 되겠지?”
세계 헌터 협회는 매년 헌터들의 직종과 레벨, 업적 등을 분석해 랭크를 매긴다.
그중에도 상위 천 명을 랭커라 부른다.
최상위 10명은 탑 랭커, 100등까지는 하이 랭커, 1,000등까지는 그냥 랭커.
우리나라는 탑 랭커는 없지만, 하이 랭커와 랭커는 있었다.
그냥 랭커도 전 세계인 중에서 천 등 안에 꼽히는 실력자다.
개개인의 기량만으로도 연대급 병력은 정도는 가볍게 상대할 정도라나?
랭커만 되어도 연예인들보다 훨씬 더 인지도가 높다.
그러니 짐꾼들도 파이어볼러 홍창식를 알아봤다.
“과연 진룡 그룹이 돈이 많긴 많은 모양이네. 랭커까지 고용하고.”
“그러게. 한 번 원정에 부르는 게 값일 텐데.”
“아니야, 멍청이들아. 홍창식은 원래 진룡 길드 소속이야. 그래도 어지간한 일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다 들었는데…….”
수군거리던 사람들은 홍창식이 이쪽을 슬쩍 보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홍창식에겐 익숙한 일이었는지 별말 하지 않았다.
레드존에선 헌터들이 갑이다.
딸려 온 보조 인력들은 하인처럼 그들이 원하는 걸 뭐든 들어줘야 했다.
차라리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게 편했다. 자기 할 일만 하면 되니까.
문제는 어딜 가나 꼭 인간성을 밥 말아 먹은 듯한 놈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수리! 수리 어디 있어?!”
누군가의 목소리에 죽은 몬스터를 도축하던 현수호가 급히 달려 나갔다.
“갑니다!”
목소리를 따라간 곳엔 이제 갓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있었다.
“아이 씨! 사람이 처부르면 재깍재깍 달려와야 할 거 아냐?! 내가 몇 번이나 부르게 만들어!”
누가 봐도 막냇동생뻘 나이 차이가 나 보였다.
심지어 둘은 통성명은커녕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보자마자 막말을 쏟아 냈지만, 주변에선 다들 그러려니 하는 반응이었다.
왜냐하면 저쪽은 헌터고, 이쪽은 그냥 보조 직종이었으니까.
이런 상황이 익숙한 현수호는 그냥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초반부터 짜증 나네. 야! 이거 수리해.”
신경질적으로 검을 던지자, 흙먼지가 일어나 뿌옇게 일어나며 현수호의 얼굴을 덮었다.
아까 전투 중에 검날이 깨져서 수리가 필요한 모양.
현수호는 아무 말 없이 검을 주웠다.
‘참자, 참아.’
여기서 핏대를 올리고 싸워 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다시는 이 바닥에서 활동 못 할 수 있었다.
언제나 보조 인력은 넘쳐나고, 헌터는 모자랐으니까.
“복원.”
스킬을 사용하자, 마치 영상을 뒤로 감는 것처럼 부서졌던 검날이 점차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누가 현수호를 알아보고 말했다.
“쟤 걔 아니야? EX등급 직업 소유자.”
“뭐? EX급이라고? 에이~ 그런데 왜 따까리 짓이나 하겠어?”
“왜긴. 수리공이니까 그렇지.”
“뭐?! 푸하하하!!”
뭐가 그렇게 웃긴지, 헌터 한 명이 폭소했다.
“이야~ 그래도 수리 하나는 기똥차게 하겠네.”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별 차이 없던데? 그래 봤자 수리는 거기서 거기지 뭐.”
“하긴.”
그들은 현수호 면전에서 이런 말을 나눴다.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들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지.
‘후자겠지.’
반사적으로 주먹에 힘이 꾹 들어갔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빠르게 수리를 마치고 다시 도축하러 돌아가는 수밖엔.
현수호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 * *
몇 시간이 더 흘러 마침내 게이트 발생 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 중턱에 생긴 차원 관문 게이트의 웅장한 모습이 보였다.
허공에 구멍이 뻥 뚫려서 4차원의 세계로 통하는 길이 나타난 듯한 모습.
차원 게이트를 처음 본 이들은 넋을 놓을 수밖에 없는 신비로운 장면이었다.
“모두 들어갑시다!”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위잉!!
눈을 한 번 깜빡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장소에 도착한 걸 알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태양이 쨍쨍하게 내리쬐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야외였는데, 이곳은 백색의 평평한 금속으로 뒤덮인 실내였다.
“여긴 어디야? 건물? 아니, 전차 안인가?”
미세하지만 기체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누군가가 벽을 만지니…….
지잉!
벽이 반투명한 유리처럼 변하여, 밖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 너머에 새까만 바탕에 형형색색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우, 우주?”
“설마 여기…… 우주선 안이야?”
그 순간 모두의 눈에 반투명한 메시지창이 보였다.
《차원 퀘스트 발생》
◆Quest
로스트 테크놀로지
(난이도 ★★★☆)
▷목표 : 자폭 스위치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