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0)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0화(10/150)
10화 내 머릿속의 슈퍼 컴퓨터 (4)
플라즈마는 매우 특이하다.
다른 물질과는 달리, 고체도, 액체도, 기체도 아니라, 이온화되어 있는 제4의 상태.
이렇게만 보면 플라즈마는 매우 의외성이 있는 소수의 물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넓은 관점에서 보면 우주의 99%는 플라즈마로 이뤄져 있다.
오히려 액체, 고체, 기체로만 이뤄진 지구가 우주적 관점으로 봤을 땐, 희귀한 상태라 할 수 있다는 소리.
플라즈마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는 건, 원자핵과 분자를 강제로 떼어 놓은 것 같은 매우 불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주엔 흔하고 강력하지만, 잘못 다루면 파멸을 일으킬 수도 있는 물질.
그렇기에 플라즈마를 무기화하기 위해선 고도의 과학 기술력이 필요했다.
[물론 이오스인들은 이미 오래전 상용화했지만요.]빛과 전기처럼, 플라즈마도 어딘가로 계속 흐르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오스인들은 그런 플라즈마를 마치 고체처럼 한곳에 붙들 수 있었다.
그래서 주먹 크기의 탄환 모양으로 발사되기도, 라이트 세이버처럼 휘두를 수도 있는 것.
‘문제는 역시나 과도한 마나 소비인가?’
짧은 순간 소환한 것만으로도 충전했던 마나의 절반이 날아갈 정도였다.
쉽게 사용할 수 없는 필살기라고 할까?
궁기들이 딱 썰기 좋게 동시에 다가와서 다행이었다.
만약 차륜전으로 차례대로 뛰어왔다면 쓰러져 있는 건 자신이었겠지.
두근거리는 심장이 안정되니 새로운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나 혼자 5레벨 몬스터 세 마리를 죽인 거지?’
다른 몬스터도 아니라 까다롭기로 유명한 궁기다.
물론 운이 좋았지만, 어쨌든 승리한 건 승리한 거다.
엊그제만 해도 짐꾼이었던 자신이 말이다.
현수호보다 더 놀란 건 두 부녀였다.
전미린은 두 손을 꼭 부여잡고, 마치 몬스터를 처음 본 소녀처럼 연신 감탄했다.
“우와! 우와! 우와!!”
실은 현수호 역시 속으론 전미린과 다르지 않았다.
아마 보는 눈이 없었다면 저렇게 호들갑 떨었을 테지.
노바에 대한 걸 감추기 위해서 태연한 척했다.
“다친 곳은 없습니까?”
전미린처럼 바보 같은 반응은 아니었지만, 전중구 역시 쓰러진 궁기들을 보며 혼이 나간 표정이었다.
“이게…… 어떻게…… 어째서 이게…….”
손까지 바들바들 떨던 그는, 두 손을 모은 후 공손히 고개까지 숙이며 물었다.
“혹시…… 랭커이십니까? 아니, 하이 랭커? 진작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뭔가 단단히 오해한 거 같아,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그냥 일개 헌터입니다.”
“일……개 헌터가 궁기 세 마리를 도륙했다고요? 그것도 일격에?”
“그건, 어쩌다 보니…….”
말을 흐리자, 전중구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대신 전미린이 달려들다시피 뛰어오며 말했다.
“오라버니!!”
갑자기 친숙한 호칭으로 부르는 전미린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라버니는 혹시 계약된 상단이 있으신가요?”
“상단이요? 아뇨……. 그런 건 없습니다.”
“아! 잘 됐다. 그러면 저희랑 계약해요. 여기 있는 궁기 재료는 저희가 처리해 드릴게요.”
몬스터 사체는 전부 돈이다.
특히나 고렙 몬스터일수록 값이 더 많이 나간다.
하지만 현수호는 지금까지 가장 비싼 마나석만 챙기고 다른 것은 버려야 했다.
다른 헌터들처럼 따로 짐꾼을 데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나쁘지 않은데?’
레벨을 올리는 게 우선이었지만,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자 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던 전중구가 나서서 말했다.
“미린아, 은인께서 너무 갑작스러워하시잖아. 죄송합니다. 딸아이가 아직 철이 없어서…….”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저에게도 좋은 제안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전중구는 조심스럽게 의도를 살폈다.
“보시다시피 들고 다닐 수 있는 물건엔 한계가 있으니까요. 알아서 처리해 주시면 저야 땡큐죠.”
“호오~ 그렇다면…….”
갑자기 전중구는 품에서 계산기를 들더니, 상인 모드로 변했다.
“운반 수수료를 제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저희 은인이시니까 시세보다 15% 더 높게 쳐드리겠습니다. 미린아. 가서 마나석 상태를 살펴라.”
“네!”
전미린은 신나게 뛰어서 반토막이 된 궁기들을 들췄다.
그러더니 피범벅 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모두 무사해! 발톱도!”
“다행이군요. 가죽이 무사했으면 비싸게 팔렸겠지만…… 어쩔 수 없겠죠. 상품성이 있는 마나석과 발톱 이빨만 빼서 계산하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계산기를 두들긴 전중구는 가격을 보여 줬다.
“4천7백만 원이요?”
예전 짐꾼일 때의 연봉과 비슷한 수치다.
현수호가 깜짝 놀라자, 전중구는 살짝 눈치를 보며 말했다.
“물론…… 저희 구조 의뢰 수당은 따로 쳐드릴 겁니다. 너무 적으십니까?”
“아, 아닙니다.”
노바도 답했다.
[현재 물가와 시세를 생각하면 저자의 말대로 15.8% 더 인상된 가격입니다. 정직한 상인이라니……. 궁기만큼이나 희귀한 생물이군요.]아무리 궁기를 잡았다고 해도, 고작 하루 만에 거의 오천만 원을 벌다니……. 이래서 다들 프로 헌터에 목을 매는구나.
더군다나, 현수호는 아직 1레벨.
나중에 훨씬 더 강해질 걸 생각하면 이제 더 이상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수준이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가방에 있던 마나석까지 전부 꺼내자, 역시나 둘이 반겼다.
“노다지군요! 이거 역시 같은 시세로 처분하겠습니다. 아니! 이제부터 헌터님의 모든 상품은 모두 높은 가격으로 측정해 드리죠”
이제부터 파는 모든 소재를 15% 인상해서 사겠다는 뜻.
“괜찮습니까? 너무 손해 보는 거 아닌가요?”
“하핫! 장사꾼이 손해 보는 일을 하겠습니까? 이래도 남는 장사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말 나온 김에 제 연락처를 드리죠.”
전중구와 현수호는 단말기를 통해 서로의 번호를 교환했다.
“헌터님이 필드에서 잡으신 몬스터가 있으면, GPS 장소만 찍고 그냥 가셔도 됩니다. 나머지 도축이나 처리는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던전 안에서 잡은 몬스터까지는 처리할 순 없지만, 이처럼 필드에서 잡은 몬스터는 이들이 트럭을 타고 와서 처리해 준다는 말이다.
주로 대형 길드와 손잡은 상단이 하는 일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개인적으로 계약을 맺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랭커가 아닌 이상에 말이다.
[마스터의 잠재력을 알아본 겁니다. 제법 눈썰미가 있는 상인이군요.]여러모로 내겐 손해될 것 없는 조건이었다.
안 그래도 몬스터 소재를 그냥 버리고 가는 게 아까웠는데 말이다.
아까 잡은 레드 크로크다일만 해도 가죽을 벗기면 돈이 꽤 될 테니.
다시 전미린이 나서서 말했다.
“오라버니, 혹시 필요한 물건은 없으신가요? 저희는 구매 대행도 해요. 원하시면 싼 가격에 구해 드릴게요.”
내친 김이라는 듯이, 전미린은 지금 트럭에 있는 물건도 보여 주었다.
“여기서 혹시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보세요.”
“호오!”
현수호는 흥미로운 눈으로 상품을 보았다.
유통하기 위해서 준비한 많은 아이템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방어구였다.
제노사이드 덕분에 공격력은 비약적으로 높지만, 방어는 너무나도 취약한 상태.
고블린의 눈먼 독침에도 죽을 정도였다.
현수호는 튼튼하고 가벼워 보이는 검은 가죽옷을 들어 보았다.
◆Item
블랙 라이노
(고급)
방어력 25
체력 +10
민첩 +5
찌르기 방어력 +20
던전에서 얻은 아티팩트(Artifact)와는 달리, 이건 아이템(Item)으로 뜬다.
대장장이 직종이 만든 물품이라는 뜻.
만들어진 물건에 인챈트 마법을 부여하는데, 이 정도면 준수하게 붙은 편이었다.
전미린이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칼날 코뿔소의 가죽으로 만든 방어구입니다. 웬만한 공격은 기스도 내지 못해요. 역시나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괜찮은 물건으로 보였지만, 가격이 걱정이었다.
이 정도 물건이면 오늘 번 오천만 원은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존력을 위해서는 필요한 물건이었다.
‘외상이 되려나?’
잠시 망설이고 있자, 전미린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건 그냥 서비스로 드릴게요.”
“이걸요? 하지만 엄청 비싼 물건 아닙니까?”
“에이~ 이 정도야 아빠와 절 구한 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첫 거래를 튼 기념이기도 하고요.”
전미린이 현수호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
뭔가 거대하고 묵직한 게 팔에 느껴지는데…….
그때 현수호의 눈에 뭔가 이질적인 물건이 보였다.
보통 몬스터 소재로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무구와는 달리 기계적인 모습의 검.
“전기톱인가?”
전미린의 팔짱을 슬쩍 빼내 그 검을 들었다.
◆Artifact
체인 소드
(보통)
공격력 10
매우 특이한 모습의 검이다.
한쪽에는 일반 검처럼 매끈하고 날카로운 날이 있었지만, 다른 쪽에는 전기톱 같은 회전하는 체인이 있었다.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위이이잉!!
체인이 빠르게 돌아갔다.
“와우!”
현수호가 놀라자, 전미린이 다시 재빨리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건…… 우연히 얻게 된 물건인데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일단 가지고 있었어요.”
현수호는 체인 소드를 이리저리 살피며 물었다.
“왜 사려는 사람이 없죠?”
“보시다시피 그건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아티팩트에요. 특이한 물건이긴 해도 실용성은 없다는 게 헌터들의 공통된 판단이었죠.”
일반적인 아이템은 한 번 인챈트 마법이 사용되면 다시는 마법부여 효과를 바꿀 수 없다.
아티팩트는 조금 더 특별해서, 설사 마법 부여가 안 된 물건이라고 해도 인챈트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물건에도 공격력 말고 다른 옵션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고장도 잦아서 바로바로 수리해야 해요. 게이트 안에서 이 검을 사용하던 이들도 주기적으로 체인을 갈았다고 하더라고요.”
지구엔 교체용 체인을 만들지 않으니 자주 수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공격력이 애매해서 호기심에 한두 번 사용하고는 실용성 때문에 판 모양.
좋은 물건은 분명 아닌데, 왠지 이게 마음에 들었다.
“이건…… 얼만가요?”
“이런 걸 좋아하시나요? 라이트 세이버를 사용하면서 이런 건 왜 사용하려고…….”
“글쎄요. 그냥 좀 끌리네요.”
수리 스킬이 있으니, 자주 고장 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매한 성능이 문제지만 그건 업그레이드 스킬로 바꾸면 되지 않겠는가?
어차피 근접 무기도 필요했던 상황.
‘이것에 마력 회로를 심으면 효율이 괜찮지 않을까?’
[단순한 회전 가속만을 위한 일이라면 마력 소모는 적을 겁니다. 하지만 인챈트 없는 무기니 나중엔 교체하는 걸 추천합니다.]‘그건 나중 이야기고.’
현수호가 관심을 가지자, 전미린은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이것도 덤으로 드릴게요. 어차피 아무도 사지 않아서 애물단지였으니까요.”
물건을 두 개나 퍼 주는데도, 전중구 역시 말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정도 재량은 허용한다는 거겠지.
현수호는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원래는 마나석을 팔아, 방어구를 장만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귀중한 물건을 공짜로 얻게 되다니…….
이들을 만난 덕분에 초반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게 서로 윈윈이라는 거겠지?
현수호는 한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전준구에게 말했다.
“서울로 가시는 길이죠? 어차피 저도 집에 가니 거기까지 호위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저희야 감사하죠. 호위 의뢰비도 두둑이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 아이템을 받았는데 호위비까지 받을 순 없죠.”
그러자 전미린이 다시 나섰다.
“그럴 거면…….”
전미린은 도로 주변에 쓰러진 크레이지 독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들의 마나석까지 수거하죠.”
* * *
마침내 돌아온 서울.
그새 돌아오는 트럭에서 친해진 셋은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크하하, 수호야. 오늘 정말 고마웠다. 무슨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감사합니다, 준구 아저씨.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오라버니! 안녕히 가세요! 저에게는 필요한 거 없이 연락하셔도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하하! 그래. 조심해서 가.”
그렇게 현수호가 사라지자마자, 전미린은 팔짱을 끼고 매서운 눈으로 전중구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아빠! 제정신이야?!”
“왜, 왜 또?”
“영구히 15% 할인이라니?!”
“왜?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잖아. 너도 봤잖아? 수호의 어마어마한 실력을.”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왜 고작 15%밖에 안 하냐고? 최소 30%는 되었어야지!”
전미린은 아빠의 말이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두들기며 말했다.
“고작 저 정도 나이에, 저 정도 실력. 게다가 다른 헌터들과 달리 오만하지 않고 상냥하기까지. 우리에겐 넝쿨째 굴러들어 온 호박 정도가 아니라 황금이 제 발로 찾아온 셈이라고!”
상인에겐 때로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가죽 갑옷과 수집품으로도 억이 넘는 체인 소드를 넘긴 거고.
“내 미인계도 안 통하는 상대잖아!”
“……안쓰럽게 애쓰는 거 나도 봤다.”
“다른 상단이 눈독 들이기 전에 확실하게 우리 고객으로 만들어야 해.”
“그러면 바로 연락해서 30%로 수정할까?”
“그렇게 속 보이는 짓을 할 순 없지. 마일리지처럼 거래가 쌓이면 조금씩 할인율을 높이자. 서비스도 팍팍 주고.”
“그러자꾸나.”
전미린은 현수호가 사라진 방향을 쓱 쳐다보았다.
“확실해. 수호 오빠는 어마무시한 거물이 될 거야.”
* * *
위이이이잉!!
드르르르륵!!
[케에에엑!!]체인 소드에 갈린 거대 사마귀 몬스터가 비명을 지르다가 쓰러졌다.
다행히 체인 소드의 공격력은 준수한 편이었다.
전미린의 말대로 고장이 잘 나는 편이었지만, 수리 스킬로 금방 해결할 수 있었다.
아직은 원거리에서 제노사이드를 사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지만, 근거리 수단을 지니는 것도 필수였다.
미르 상단 부녀와 헤어진 지, 일주일이 지난날.
마침내 현수호는 레벨 2를 달성할 수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드디어! 마침내!”
자이언트 사마귀의 레벨은 2.
지금의 공격력이라면 현수호보다 훨씬 더 레벨이 높은 몬스터도 잡을 수 있었다.
궁기 같은 몬스터가 대표적인 케이스고.
하지만 레벨 스케일링 시스템이 있어서, 레벨 차이가 너무 높으면 경험치를 조금밖에 주지 않는다.
그래서 노바는 가장 효율적인 사냥터를 골라 주었다.
“뭘 얻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 얻은 스킬을 확인했다.
그러자 그곳엔…….
◆Skill
신체 개조
(패시브)
다른 부품으로 신체를 개조, 강화할 수 있다.
“엥?!”
눈을 의심할 만한 문구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