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00)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00화(100/150)
100화 위대한 유산 (6)
저벅! 저벅!
현수호와 마리아는 등에 총이 겨누어진 채 플루토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야 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은 칼 부국장을 비롯한 병사들과 플루토를 분석할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이다.
혹시 모를 플루토의 이상 행동을 막기 위함이다.
“현재 플로토의 상태는 어떻지?”
칼이 오래된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듣는 현수호는 입맛이 썼지만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
“충전 에너지가 다 떨어져서 고철과 다름없는 상태다.”
“그래? 내가 알고 있는 바로 전투는 무리라도 아직 움직일 정도의 에너지가 있을 텐데.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플루토를 움직일 수 있었으면 내가 사용했겠지.”
“하긴 그것도 그렇군.”
현수호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칼이 킬킬거리며 웃고는 마리아에게 물었다.
“오랜만이군, 마리아. 그동안 변한 게 하나도 없네? 듣기로는 많이 아팠다고 하던데 병은 다 나았나?”
“……몇 년 전에 나았습니다.”
“다행이군. 제이콥 박사가 당신 때문에 전국 모든 병원을 뒤졌던 것이 생각나네. 박사는 죽었나?”
“네.”
“그 양반,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어. 하지만 덕분에 플루토는 무사했군.”
플루토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시설물이 폭파된 것으로 꾸민 것은 모두 제이콥 박사의 계획이었다.
아무도 왜 제이콥 박사가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지 못했다.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겨우 플루토가 묻혀 있는 곳에 도달했다.
“여기다.”
“호~ 이게 플루토군. 역시 상상했던 대로 위용이 대단하군.”
잔해 속에 묻혀 있는 플루토는 비록 수북하게 쌓인 먼지 때문에 빛은 잃었지만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플루토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칼은 뒤의 군인들에게 명령했다.
“연구소로 운반해. 귀중한 것이니 절대 상해서는 안 돼.”
“네!”
병사들이 준비했던 도구로 플루토를 운반하려 하자, 뒤따라왔던 과학자가 만류했다.
“자, 잠시만요. 검사가 우선입니다. 대책 없이 운반하다가 이게 움직이기라도 하면 곤란합니다.”
“깨어난다고? 완전히 기능이 멎은 거 아냐?”
“예전 충전 양을 생각하면 지금까지는 움직여야 계산이 맞습니다.”
“근데, 왜 안 움직여?”
“어쩌면 방전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방전? 무슨 핸드폰도 아니고…….”
칼은 머리를 긁적거렸지만, 과학자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운반 도중에 이게 깨어나기라도 하면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길 테니.
“좋아, 그럼 검사해 봐.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늦어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래? 그 정도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지. 어서 해.”
칼의 허락을 얻은 과학자들이 가져온 컴퓨터와 장비를 꺼내서 플루토에 덕지덕지 붙이기 시작했다.
“그쪽은 어때?”
“아무 반응 없습니다.”
“연료봉 쪽은?”
“여기도 아무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진짜 방전 되었나?”
상점에서 사는 가전 기구도 아니고 고대의 가장 뛰어난 기계가 그렇게 쉽게 방전되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몇 가지 더 검사하고 정말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그때 칼의 무전기를 통해서 무전이 들려왔다.
「부국장님. 여기 무덤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폐기장을 수색하던 병사가 한구석에 있는 무덤을 발견한 거다.
마리아가 제이콥 박사를 묻었다는 그 무덤이다.
그 소리에 마리아가 움찔 떨었지만 칼은 그런 그녀의 반응을 무시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모두 파. 혹시 다른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플루토를 다루던 연구진에게도 소득이 있었다.
“여기 메모리 큐브가 있습니다.”
메모리 큐브는 일종의 블랙박스 같은 개념이다.
이걸 컴퓨터에 연결하면 플루토의 행적을 고스란히 알 수 있을 거다.
“메모리 크기는?”
“그게, 전부가 이어져 있지 않고 드문드문 떨어져 있습니다. 아마 플루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억들만 따로 저장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야 시간 절약하고 좋지. 연결해 봐.”
“네!”
연구원이 선을 연결하자 가지고 온 컴퓨터 화면에 플루토의 기억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아~ 아~ 들리나?」
처음 플루토가 본 것은 제이콥 박사의 얼굴이었다.
그 뒤로는 마리아를 비롯한 많은 연구진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이터에 없는 사용자입니다. 확실한 신원을 입력해 주십시오.」
플루토가 반응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와우! 됐어!!! 고대의 유물이 완벽하게 움직인다!」
「…….」
말을 할 정도로 정밀한 아틀란카 유물을 발견한 건 이 연구팀이 최초다.
이 로봇을 연구하면 많은 진보된 과학 기술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다들 기뻐했다.
플루토가 움직였지만 접근 권한이 없어서 플루토의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해킹을 해서 관리자를 초기화하려 했지만, 천재 해커 수십 명이 달라붙어도 도저히 뚫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플루토를 설득하기 시작한 거다.
「그러니까 제가 알던 시대는 완전히 멸망했군요.」
플루토를 인터넷에 연결하니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고는 과거 자신이 소속했던 아틀란티스가 멸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사들도 놀랄 만큼의 완벽한 인공지능이었다.
「그래, 그러니 우리에게 협조해 줘.」
「그건 할 수 없습니다.」
연구진들의 끈질긴 설득에도 플루토는 다른 사람을 새로운 관리자로 임명하기를 거부했다.
「관리자가 모두 죽어도 새로운 관리자를 임명하려면 특별한 코드가 필요합니다. 코드가 없이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다시 플루토를 연구하는 것이 벽에 막혔다. 아직 플루토의 용도조차 알아내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도 전과는 다르게 플로토는 사람들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기분은 어때, 플루토?」
「기분이란 것을 정의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게 하루 일과를 시작하자고. 오늘도 잘 부탁해.」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플로토와 이야기를 한 건 주로 제이콥 박사의 딸인 마리아다.
그녀 역시 아버지를 닮아 뛰어난 과학자라 연구를 돕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답답하지 않아?」
「저는 인공지능입니다. 답답하다는 감정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너도 감정이 있잖아. 혼자 있으면 쓸쓸할 거 아냐? 그러니까…… 감정을 배워 가거나 하지는 않아?」
「제가 주로 학습하는 건 제 주요 임무에 대한 것입니다, 마리아.」
「그게 뭐였는지는 알려 줄 수 없고?」
「특급 기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코드가 필요합니다.」
「항상 같은 말이구나.」
그 후로 몇 달의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말을 걸기 전에는 아무 반응 없던 플루토지만 시간이 지나니 먼저 사람에게 질문하는 경우도 생겼다.
「마리아,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응? 내 목표? 그러니까 사는 이유 같은 거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인간은 짧은 생만 지내다가 죽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것입니까?」
갑작스러운 플루토의 말에 당황했지만, 인공지능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음……, 사람은 행복을 위해서 움직이지.」
「너무 광범위한 말입니다.」
「어, 그러니까 네가 말했던 것처럼 인간은 누구나 죽잖아. 그러니까 그전에 어떤 것을 이루고 싶고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하는 거야.」
「그러면 당신은 행복하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한 겁니까?」
「에…… 글쎄. 처음에는 아버지가 하는 일이니까 동경해서 이 길을 걸었던 것 같아.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까 나에게도 목표가 생기더라고.」
「그게 무엇입니까?」
「사람들의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명하는 것, 아니면 그런 유물을 찾거나.」
마리아의 말에 플루토는 잠시 인공지능으로 연산하다가 말을 이었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건 일의 보람 같은 거야. 그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 행복의 부분이지. 사실 행복은 소소한 것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
「어…… 친구들과의 수다나 감동적인 영화 감상, 멋진 남자와의 만남, 아니면 새벽에 일어나 상쾌한 공기를 맡을 때도 행복을 느끼지.」
「그럼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일 말고 그런 쉬운 일들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습니까?」
「소소한 행복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지만 종착지가 될 수는 없어. 그런 것들이 삶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길의 디딤돌이 되는 거지.」
「그 삶의 목표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까?」
「사람들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 추구하는 것도 다르지. 또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항상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건 아냐. 시간이 지나면서 원하는 것이 달라지니까. 또 목표라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앞만 보고 걸어가는 건 오히려 방향을 잃고 낙오되기 십상이야. 그러니 일상생활과 목표, 둘의 조화가 중요하지.」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에…… 정말 이해했어?」
마리아 자신도 말하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횡설수설하며 뱉은 말이다.
그런 말을 사람도 아닌 인공지능이 이해했다고 하니까 믿기 어려웠다.
「메인 작전 수행을 위한 핵심 명령과 보조적인 시퀀스(Sequence)의 집합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저도 그런 체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명령만을 수행하는 인공지능답게 해석하는 것도 실행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
「……비슷한 것도 같네.」
그렇게 몇 달이 더 지났다.
「마리아.」
「응?」
「오늘만 기침을 56회 하고 있습니다. 그 횟수의 상승률이 지난 몇 달 동안 평균 4%이었는데, 일주일 사이에 15%로 늘었습니다.」
「아……. 그건 내가 병을 앓고 있어서 그래.」
「병명이 무엇입니까?」
「폐에 문제가 생기는 희귀병이야. 아직 정확한 병명조차 있지 않아.」
몇 년 전부터 숨 쉴 때마다 송곳으로 장기를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을 느껴야 했다.
유명한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녀봤지만 이 병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의사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이름 모를 병은 점점 커졌다.
이제는 마리아의 생명을 갉아먹는 것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다.
그때부터 제이콥 박사가 아틸란카 유물 발굴에 열을 올렸다.
어쩌면 마리아를 살릴 수 있는 무언가가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들은 플루토가 돌발 행동을 했다.
갑자기 손을 움직여 끝에 날카로운 바늘 같은 것을 뽑아 냈다.
「어?」
플루토가 움직인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관리자의 허락 없이 움직이는 것은 플루토의 프로그램에 금지된 일이다.
「이것에 당신의 피를 묻혀 주세요, 마리아.」
얼떨떨하면서도 마리아는 시키는 대로 했다.
마리아의 피가 묻은 바늘을 안으로 회수한 플루토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엄청난 말을 내뱉었다.
「당신이 앓고 있는 건 바이러스성트리니병이라고 불리는 질환입니다.」
「자, 잠깐만.」
놀란 마리아는 제이콥 박사를 비롯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플루토가 움직인 것과 자신의 병까지 알아낸 것 때문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마리아의 말을 듣고 허겁지겁 뛰어온 제이콥 박사는 헉헉거리며 말했다.
「마리아의 병을 알고 있다고?」
「특정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는 사람이 걸리는 희귀병입니다.」
「치, 치료는 치료할 수 있는 병인가?」
「병의 너무 많이 진행되어서 완치 확률이 32.4%입니다.」
병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나쁜 소식이지만 그나마도 손쓸 수 없었던 박사와 마리아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지? 약의 제조법을 알고 있어?」
「내가 만들어진 취지에는 벗어나지만 재료만 모으면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됐어!」
플루토의 말에 안에 모여 있던 모든 연구진들이 얼싸 안고 기뻐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박사와 마리아의 심적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럼 너는 치료 로봇인건가?」
박사의 물음에 마침내 자신을 억제하던 명령어를 벗어난 플루토가 입을 열었다.
「저는 플루토. 도시 단위의 적을 말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전쟁 로봇입니다.」
“이런 것이군.”
메모리 큐브를 흥미롭게 보고 있던 칼이 까끌까끌하게 자라난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박사가 왜 플루토를 빼돌렸는지 이제 알겠군. 마리아를 회복하기 위해서였어.”
제이콥 박사는 플루토의 위험성을 알고 플루토의 발견을 비밀에 부치려 했지만, 이 위대한 발견을 학계에 보고하려는 동료 박사에 의해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박사가 원한 것은 플루토가 마리아의 약을 만들 때까지 같이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그것을 폐기하기로 했고 아무리 박사가 애걸복걸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작전을 세웠다. 시설을 폭파시키고 플루토를 몰래 빼돌린 것이다.
다시 영상이 재생되었다.
「플루토를 빼돌려야 해!」
「아버지!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에요. 잘못하다간 반역죄로 잡혀갈 수도 있어요.」
「겨우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어. 지금도 겨우 30%가 넘는 성공률인데 지금 플루토를 잃으면 네가 살 방법은 없어진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지만 박사는 절박했다.
「재료를 구하고 약을 만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플루토 말고도 충전할 수 있는 기계도 함께 가져가야 해!」
플루토만 빼돌리는 것도 힘든 일인데 거대한 크기의 충전소까지 가져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제이콥 박사는 플루토에게 간절하게 말했다.
「부탁이다. 네가 저것을 옮겨다오. 네 힘이면 어렵지 않게 저것을 목적지까지 운반할 수 있을 거야.」
박사는 이미 숨어들 장소까지 생각해냈다. 지금 일행이 있는 바로 이 폐기장이었다.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고 주변에 많은 금속이 있어서 레이더망에 절대 잡히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플루토가 충전소를 보았을 때,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타났다.
“어?”
플루토가 운반하려는 충전소가 지금까지 사람들이 플루토라고 생각했던 눈앞의 거대한 로봇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게 플루토가 아니었어?”
“자, 잠시만요.”
영상을 보고 놀란 연구진들이 후다닥 움직여서 플루토라고 생각했던 충전소의 뚜껑을 움직였다.
이제까지는 조심스럽게 다루었지만, 이것이 플루토의 본체가 아니라는 것을 안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끼이익!!
녹슨 쇠가 긁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충전소의 뚜껑을 열렸다.
“아무것도 없잖아! 이게 무슨 일이야!”
안은 사람 하나가 들어갈 공간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텅 비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열 받은 칼이 총을 들고 현수호와 마리아에게 겨누었다.
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은 현수호도 마찬가지다. 현수호도 이게 플루토인 줄만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직감한 칼이 현수호를 밀어내고 마리아에게로 다가갔다.
“넌 알고 있지! 네가 살아난 것은 플루토 덕분이야! 근데 그것을 어디로 가져간 거지?!”
그때였다. 칼의 무전기에서 다시 무전이 들렸다.
「박사의 무덤을 모두 파헤쳤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박사의 유골 말고 다른 유골이 있습니다. 부패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성인 여성으로 보입니다.」
“뭐? 그게 누군데?”
「어…… 지갑에 신분증이 들어있습니다. 마리……아라고 적혀 있습니다. 혹시 아는 여성입니까?」
그 순간 이곳에 있는 모두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마리아를 보았을 때, 다시 메모리 큐브가 재생되었다.
마리아의 목소리였다.
「……콜록! 고, 고마워.」
「당신이 고마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리아. 치료는 실패했어요.」
「아니야. 마지막에 네가 있어서 나도 즐거웠어. 하지만 홀로 남을 아버지가 걱정이야. 네가, 네가 나 대신에 아버지를 돌봐 주면 안 될까?」
「제이콥 박사를 말입니까?」
「그래, 네가…… 내가 되는 거야. 내가 되어서 나처럼 아버지를 돌봐 줘. 내…… 마지막 부탁이야.」
마지막 유언을 마친 마리아는 플루토의 품에서 천천히 숨을 거두었다.
「알겠습니다, 마리아.」
그 순간, 마리아의 아니, 마리아의 행세를 하고 있던 플루토의 손에서 빛이 번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