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03)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03화(103/150)
103화 위대한 유산 (9)
플루토의 존재를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기에 토비 혼자 그녀를 충전할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가 지금에야 나온 것이다.
플루토가 복도를 따라 걷다가 거울이 있어서 무심코 봤는데,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바로 마리아의 모습이었다.
분명 망가졌던 인공 피부가 완벽하게 재생되어 있었다.
플루토가 믿기지 않는 듯이 자기 얼굴을 어루만지자, 토비가 쑥스러운 듯이 뒷머리를 긁었다.
“하하~ 충전하기 몇 년 전에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냥 나가면 사람들이 놀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들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이미 플루토가 깨어났을 때를 상정해서 모든 준비를 끝내 놓고 있었다.
이것만 봐도 그녀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창문을 열자, 바깥세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긴……?”
“기억하시겠어요? 여기는 전에 폐기장이 있었던 곳입니다. 그곳을 정리하고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 많은 것이 변해 있었지만 이곳은 기계 도시 아스트리아가 맞았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공장지대는 그대로였지만 주택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전에는 다 쓰러져 가는 낡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지만, 지금은 세련된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하늘을 덮었던 매연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어떻습니까? 멋지지 않습니까?”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알렉 아저씨의 도움이 컸습니다.”
“알렉?”
뜻밖의 이름에 플루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아저씨는 그 뒤로 요원 일을 그만두고 이곳의 재건에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도시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랫동안 모은 돈도 순식간에 없어졌고 사람들의 냉대와 소극적인 태도에 포기하려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알렉의 활동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무려 30년이나 도시의 시장 자리를 맡으면서 도시를 변화시켰다.
“우리 아이들도 아저씨를 도와서 같이 일했어요.”
아이들은 나중에는 알렉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
폐기장에서의 경험 덕분인지 모두 독을 품고 공부를 시작했다.
다들 토비처럼 각 분야에 알아주는 사람이 되어서 물심양면으로 도시 재건을 도왔다.
“알렉도 오고 있어?”
알렉의 이야기가 나오자, 토비는 고개를 저었다.
“10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온 도시가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도시가 안정화되자 알렉은 시장의 자리에서 물러났고, 도시의 외곽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돌보다가 일생을 마쳤다. 그때가 69세였다.
“더 자세히 들려줘.”
플루토와 토비는 45년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머니!”
토비의 말처럼 마리아가 돌보았던 아이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오랜 시간 끝에 많이 늙었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클락, 대머리가 되었네?”
“헤헤~ 그렇게 되었습니다.”
“말렛과 제니는 결혼한 거야?”
“소꿉친구만 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다행히 폐기장의 아이들 10명은 45년이 지난 지금도 모두 살아 있었다.
그들은 얼싸안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아저씨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와 이웃 도시에 정착할 수 있었어요. 아저씨가 준 돈으로 작은 숙소에서 생활하다가 아저씨가 요원 직을 그만두고 같이 살게 되었고요.”
“정부에서 날 찾지는 않았어?”
“부서진 충전소를 어머니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모두 망가졌다고 판단한 모양이에요. 다행히 당시 대통령 입장에선 반역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요.”
“정말 다행이네.”
그날 알렉이 충전소에 몇 가지 장치를 해 정말 플루토처럼 보이게 했다.
그 후 플루토의 기체를 지금까지 빼돌렸던 것.
이야기를 전부 들은 플루토는 감격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모두 무사했어.”
플루토의 눈에는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그들이다.
나이를 먹었어도 어쩐지 그럼 기분이 들었다.
플루토가 예전처럼 그들을 껴안자, 눈물바다가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플루토는, 아니 마리아는 자신들을 길러 준 어머니였다.
그리고 밤이 깊었다.
이야기하느라 지친 다른 이들은 모두 잠들었지만, 플루토는 잠들지 않았다.
애초에 잠을 잘 수 없는 구조인 플루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척척!
잠시 후 그녀가 도착한 곳은 도시 중심에 있는 거대한 기념비.
그것은 기념비인 동시에, 누군가의 무덤이기도 했다.
주변을 찬찬히 살피던 플루토는 중심에 있는 명패, 비석 앞에 멈춰 섰다.
섬세한 손길로 비석을 쓰다듬자, 주인의 이름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알렉-
플루토는 가지고 왔던 꽃을 무덤에 놓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듯, 주변에는 많은 꽃이 놓여있고 무덤도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앞에 선 플루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잘 보았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이룬 것이군요.”
차갑게 식은 무덤이 이야기할 리 없었지만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룬 모든 게 이 도시 곳곳에 꽃피워 있다.
플루토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예전 자신이 기록했던 메모리 큐브.
토비가 간직하고 있다가 저녁에 선물론 준 것이다.
딸깍
「플루토.」
「네, 박사님.」
이건 메모리 큐브의 마지막 기록이다. 제이콥 박사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마리아가 죽은 후에 삶의 목표를 잃은 그는 빠르게 약해졌다.
결국,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한 박사는 플루토를 불렀다.
「그동안 고마웠어. 네 덕에 말년이 외롭지 않았다.」
「마리아의 부탁이었습니다.」
「큭큭! 그래, 마리아는 착한 아이였지.」
「박사님.」
「그래, 말해 봐.」
「다음에 저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마리아의 마지막 부탁은 박사를 돌봐 주는 것이었다.
이제 박사가 죽으면 목표가 사라지니 해야 할 다른 임무가 필요했다.
하지만 박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정해 주는 게 아니야. 네가 선택하는 거지.」
「전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입니다. 명령이 없이는 그 무엇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플루토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최첨단의 A·I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사람의 명령어 없이는 그 무엇도 작동할 수 없다.
하지만 제이콥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렇지 않아, 플루토. 넌 이미 누구의 명령이나 도움 없이도 네가 원하는 것을 수행할 수 있단다.」
몇 년간 플루토와 함께 지내면서 낸 결론이다.
플루토는 이미 개발자의 목적 이상의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건 제 프로그램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감정이란 것은…… 자유 의지라는 것은……, 누구도 프로그램할 수 없어. 그것은 네 안에서 자라난 거다.」
박사는 플루토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러자 박사의 온기가 플루토의 얼어붙은 기계 몸체를 후끈하게 달궜다.
그 온기를 확인하려는 듯이 플루토는 자기 가슴에 손을 얹었다.
「……내 안에서?」
「그래, 이제 아무도 너에게 명령하는 사람도 없고 명령할 수도 없다.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박사의 마지막 미소와 말은 플루토의 기계 심장을 뛰게 했다.
「내 딸아.」
재생이 끝났다. 이것이 메모리 큐브에 기록되어 있던 마지막 영상이었다.
플루토는 박사의 말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그 결실이 이제는 노년이 된 아이들.
플루토가 잠든 사이에 그들은 모두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났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드리고 싶었어요.”
알렉과 지내던 날이 떠오른다.
메모리에 저장된 기억만이 아니다.
저장 장치가 아닌, 가슴 깊이 새겨진 감정.
알렉의 부상을 치료하며 함께 했던 그 며칠의 기억이, 수백 년 동안 전쟁 기계로 활동했던 날보다 훨씬 더 선명했다.
도시는 훨씬 깨끗하고 평화로워졌지만, 그가 없는 하늘은 어쩐지 더 우중충했다.
토비는 유년의 기억 때문에 자신을 깨웠지만, 그건 실수였다.
그래선 안 되었다.
이 평화로운 세계의 자신은 분란의 씨앗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귓속에 울리는 부름에 응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플루토의 앞에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차원 포탈이 생겨났다.
윙!
마나가 없는 이 세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어쩌면 플루토의 발견보다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플루토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질문했다.
“여기를 통과하면 되는 건가요?”
플루토는 알고 있었다.
저 포탈로 이동하는 순간, 자신은 사라지게 된다.
기계 부품만 남고, 기억은 모두 제거된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녀의 이름이 노바라고 했나요?”
다른 세상에도 자신과 같은 존재가 있었다.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다.
자신이 결국 실패한 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일 말이다.
“부디 당신만은…….”
허공을 향해 뭐라고 중얼거리던 플루토는, 다시 힘차게 발을 내디뎌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위잉!
그렇게 고대 문명의 마지막 흔적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 * *
그 후로 몇 주가 더 흘렀다.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경험치와 삐뽀 부대들의 활약으로 현수호는 마침내 경험치 바를 전부 채울 수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드디어네!”
현수호는 자고 있을 때도 경험치가 오른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삐뽀 부대들이 밤낮없이 사냥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른바 자동 사냥.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경험치와 삐뽀 부대의 활약 덕분에 남들보다 수십 배는 더 빠르게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레벨이 오르자 스탯이 거의 두 배로 뻥튀기되는 게 느껴진다.
이것으로 현수호의 전투력은 물론이고, 삐뽀 부대의 전투력과 생성 가능한 숫자도 배로 늘어날 것이다.
늘어난 스탯 만큼이나 중요한 게 스킬이었다.
얻은 스킬의 종류에 따라서 앞으로 진행할 활동의 모든 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었다.
“이젠 공격 스킬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나?”
물론 공격 스킬의 효율이 낮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제노사이드를 통한 플라즈마 빔 공격은 웬만한 공격 스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오버 테크놀로지 스킬을 통한 소닉 블레이드, 이제는 노바가 마법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그럼에도 강력한 한 방.
앞을 가로막는 모든 난관을 일격에 깨부술 필살기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선물 상자를 여는 어린아이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그러자…….
◆Skill
웜홀 워프
(액티브)
워프 게이트를 생성한다
“……어라?”
이번에도 역시나 아주 간단한 설명밖에는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스킬을 한참이나 노려보고 있자, 참다못한 노바가 입을 열었다.
[원하는 장소에 워프 포탈을 만드는 스킬입니다. 일단 한 번 만들면 누군가 부술 때까지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게이트네요.]“순간이동 초능력과 비슷한 건가?”
“얼마나 먼데?”
[현재 마스터의 능력이라면 화성까지는 닿을 수 있을 겁니다.]“……거기까지 간다고?”
게이트를 만들기만 하면 지구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소리.
현수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좋은 건가?”
대단한 스킬인 건 알겠지만, 당장 급한 건 전투력의 증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력한 공격 스킬이 있었으면 하고 바란 것이고.
“이동 수단은 호버바이크로도 충분하지 않나?”
레벨이 오르면서 호버바이크의 성능도 껑충 뛰었다.
이제는 바이크가 아니라 제트기라고 불러야 할 정도.
차라리 낮은 레벨에 얻는 스킬이면 모를까, 무려 7레벨에 얻는 보조 스킬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노바의 생각은 달랐다.
[호버바이크가 아무리 성능이 좋아져도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시스템이 마스터에게 이 스킬을 준 이유가 뭐겠습니까?]“이유씩이나 있어?”
[물론입니다. 마스터가 마의 벽을 겪지 않고, 경험치만 올랐음에도 레벨이 오른 분명한 이유가 있죠.]생각해 보면, 같은 EX급인 은휘광도 레벨 7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략슈미의 도움을 받았다.
현수호도 레벨 6 때 기계신의 가호를 얻을 때도 잠시 막혔었고.
이번엔 그런 벽을 느끼지 않고 바로 레벨이 오른 이유.
그건 마음속 깊은 곳에선 지금 가장 필요한 능력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마스터는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 정도가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겠죠.]마약왕은 남미에 가만히 앉아서도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탑 랭커들은 물론이고 하이 랭커의 상당수가 그런 능력이 있을 터.
‘그러고 보니 그때 광대도 공간에 포탈을 만들어 사라졌지.’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게이트만 만들어 놓으면 한국에서 남미까지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소리다.
“잠깐! 나 말고도 다른 사람도 사용 가능할까?”
[그렇습니다. 그게 다른 이동 스킬과 크게 차별되는 점이죠.]그렇다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현수호의 머릿속에 활용 방법 수십 개가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노바는 또 특이한 소리를 했다.
[드디어 길드 본거지를 만들 수 있겠군요.]“길드 본거지? 그거라면 이미 있잖아.”
엑스 마키나 길드는 원산시에 자리를 잡았다. 당연히 거점도 그곳에 존재했다.
하지만 노바의 계획은 그보다 훨씬 더 원대했다.
[다가올 싸움을 위해서라면 그런 알려진 장소는 곤란합니다. 략슈미가 죽으면 한국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을 테니까요.]“그러면 어디에 거점을 지으려는 건데?”
그 말에 노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히 우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