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0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06화(106/150)
106화 죽음의 도시 (2)
여성이 거칠게 손을 휘두르며, 자신을 붙든 현수호의 손을 깨물었다.
아드득!
이 여성은 헌터가 아닌, 제로 레벨의 평범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깨무는 치악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웬만한 악어 이상일까?
물론 고작 맹수 정도의 힘으로는 초인의 범주를 훨씬 벗어난 현수호에겐 통하지 않았다.
강화된 신체로도 현수호의 살점이 뜯기긴커녕, 오히려 깨문 여성의 이가 모두 부러졌다.
이가 모두 부러진 고통이 상당할 듯한데,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현수호의 손을 깨무는 데 열중했다.
사흘 밤낮을 굶은 짐승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그녀를 기절시키기 위해서 목뒤를 손날로 가격했는데…….
퍽!
정확히 타격했음에도 여성은 잠시 움찔할 뿐, 다시 현수호를 무는 데만 집중했다.
“환장하겠네.”
잡혀 있는 여성만이 문제가 아니다. 자신을 향해 개떼처럼 달려드는 이들도 남아 있었다.
현수호는 겁먹고 벌벌 떨고 있는 택시 기사에게 소리쳤다.
“도망치세요! 얼른!”
그제야 정신을 차린 택시 기사가 황급히 택시에 올라탔다.
끼이이익!!
다급하게 차를 움직이다가, 가로수와 쓰레기통에 몇 번이나 부딪쳤다.
차가 이리저리 망가졌지만, 그는 그것을 지금 그에게 그런 걸 고려할 정신은 없었다.
정신이 없는 건 현수호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일 순 없으니, 일단 건물 위로 올라가 상황을 살폈다.
“노바?”
[도시 곳곳에서 광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정말 좀비 바이러스라도 퍼지고 있다는 거야?”
[좀비 바이러스는 아닙니다.]“이게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그면 뭔데?”
[이 병은 광견병의 변종입니다.]노바는 아까 그 꽃무늬 여성에게서 바이러스를 추출하며 순식간에 분석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해서 기뻐할 수는 없다.
이름이 뭐건 간에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치료 방법은?”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힐링 팩터입니다.]파괴신의 저주 또한 풀어낸 힐링 팩터다.
진짜 좀비 바이러스도 아니고, 광견병을 치료하는 건 일도 아니겠지.
하지만 문제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아무리 현수호라고 해도 이 많은 사람들을 전부 치료하는 건 무리였다.
“광견병이라면 힐러들의 치유 마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한 질병이라면 힐러 헌터들의 치료 마법으로도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을 터.
하지만 노바는 이번에도 부정적이었다.
[이미 치유사들이 치유 마법을 사용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오히려 병이 더 악화되었습니다.]“그럴 수가 있나?”
[마스터의 예상대로 이건 인위적인 사건입니다. 광견병을 억지로 변형시켜 증상을 강화하고 마나 반발 효과까지 넣었습니다.]질병을 단순히 변형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치료 마법도 통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소리.
파리에 왔을 때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훨씬 더 심각해 보였다.
상황이 급박할수록 침착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 걸음 뒤에 물러서 사태를 바라보니, 사건 뒤에 가려진 누군가의 악의가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광견병을 베이스로 해서 좀비 바이러스처럼 보이게 만든 건가?”
현수호마저도 처음 변한 사람들을 봤을 땐, 좀비 바이러스가 출몰한 줄로만 알았다.
단순한 전염병과 좀비 바이러스.
사람들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강조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 사태를 주도한 이들이 노린 게 분명 그것이었다.
좀비 사태가 출몰한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 혼란을 부추기려는 거다.
[도시에 있는 헌터들이, 감염된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죽이기 시작했습니다.]“제길!”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졌다.
파리 시민들끼리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기 시작한 것.
변종 광견병은 전염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지만, 숙련된 헌터들에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다.
꼭 현수호가 아니더라도 냉철하게 대응하면, 시민들을 제압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헌터들조차도 감염된 시민들을 좀비라고 생각하기에 거리낌 없이 죽이고 있는 거다.
이러다가 병사들 손에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다.
“타티아에게 바이러스 정보를 전달해! 긴급한 일이라고 알리고!”
SS급 연금술사인 타티아라면,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시간.
그 전에 사람들이 얼마나 죽을지 알 수 없었다.
[타티아 양에게 상황을 알리고 바이러스의 DNA 구조를 전달했습니다. 바로 치료제 제작을 시작한다고 합니다.]“제작 시간은 얼마나 걸린대?”
[그건 미지수입니다.]“……일단 웜홀 게이트부터 만들자.”
현수호는 안전한 구석에 웜홀 게이트를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현수호가 강해도 혼자 움직이는 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파리는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다.
좀비 사태가 일어나자,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었다.
두두두두!
뒤늦게 헬기 소리가 났다. 혼란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범죄 등을 막기 위함이다.
‘군인들이 동원되었네. 다행히 너무 늦지 않았군.’
정상회의 덕분에 이 주변에 군경들이 쫙 깔려 있었다. 그들이 신속하게 대처하기 시작한 것.
상황이 조금 안정되면, 피해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안심하는 순간이었다.
[하늘 위에서 정체불명의 비행체 출현. 조심하셔야 합니다.]그 말에 놀라 하늘을 쳐다보자, 정말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가는 게 보였다.
슈우우웅!!
구름 위를 빠르게 움직여서 정확한 기체의 모양은 보이지 않았지만, 범상치 않은 속도는 분명했다.
“정체불명의 비행체라고? 프랑스의 전투기가 아니고?”
[등록되지 않은 비행체입니다. 프랑스나 유럽의 어느 나라의 것도 아닙니다.]다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광견병, 좀비 사태는 끔찍한 일은 분명했지만, 도시가 완전히 괴멸될 정도는 아니었다.
좀비가 된 사람들의 신체 능력이 대폭 증가하기는 해도, 숙련된 헌터와 싸울 정도는 아니다.
미래 예지로 본 영상은 분명 파리 전체가 괴멸되는 것.
아직 무언가가 더 있다는 소리였다.
좀비 사태보다 더 끔찍한 뭔가가.
그 순간 날아다니는 비행체에서 무언가가 우수수 떨어졌다.
구름 위에서 수직 낙하한 건 놀랍게도 미사일 수십 개.
처음엔 그냥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추진력으로 받아 앞으로 날아갔다.
미사일의 타겟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출동한 프랑스의 헬기였다.
이내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났다.
콰과과과광!!!
사람을 구하기 위한 군인들, 몰려오는 좀비들을 피해 간신히 헬기에 올라탄 사람들까지.
모두가 폭발에 휘말렸다.
순식간에 수백 명의 인명이 희생당한 것.
“이런 미친?!”
미사일을 퍼부은 정체불명의 비행체들은 공중을 배회하며 다른 타겟을 찾아다니는 듯했다.
분노한 지상의 병력이 원거리 스킬을 사용하며 대응하며 사격했지만, 그것들은 마치 조롱하듯이 요리조리 피했다.
“백장미 기사단은?!”
프랑스 최고 무력의 기사단이라면, 날아다니는 전투기도 떨어트릴 수 있을 터.
하지만 그들은 이곳에 없었다.
[기사단은 현재 주요 인물들을 보호하는 중입니다.]“제길! 그렇군.”
자국 땅에서 유럽 정상들이 죽으면 모든 책임은 프랑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사건이 벌어지자, 모든 기사단을 VIP를 보호하는 데 우선시했다.
그러니 치안의 공백이 생기는 거다.
“할 수 없군.”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 했지만, 이렇게 되면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바로 간다!”
[보조하겠습니다.]마나를 끌어 올리자, 몸 곳곳에서 수은처럼 밝게 빛나는 액체가 몽글몽글 솟아오르더니 점막처럼 퍼져나갔다.
드드드득!
순식간에 전신을 덮은 점막은 이내 고형화되어 일정한 형태를 갖췄다.
배틀 슈트를 갖춰 입은 현수호는 곧장 날아올랐다.
부아아앙!!
“노바! 정확한 위치를 알려 줘.”
[시각 정보에 표시해 드리겠습니다.]노바의 말이 끝나자, 눈앞에 미니맵처럼 지도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위치는 붉은색으로, 목표의 위치는 하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덕분에 구름밖에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도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고마워!”
목표는 허공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파리 상공을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상대로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녔지만, 속도는 현수호가 더 빨랐다.
더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히자, 그것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폭탄을 떨어트려 도시를 초토화한 그것은 놀랍게도 전투기도 전투 헬기도 아니었다.
그건 사람 형태의 로봇이었다.
현수호가 입은 것과 똑같은.
“배틀 슈트?”
[다릅니다. 저건 파워 아머입니다.]그것의 정체는 칠흑같이 검은 파워 아머.
마치 옷처럼 몸에 딱 붙는 형태의, 현수호의 배틀 슈트와는 조금 다르다.
완전한 로봇형으로 크기가 6m 정도 되어 보였다.
“저게 뭐지? 알려진 정보가 있어?”
배틀 슈트는 현수호의 고유 물건이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현수호의 스킬과 노바라는 초문명 AI가 없었다면 지금 지구의 과학력으론 절대로 구현할 수 없는 물건.
그런 생각을 뒤집고 파워 아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나처럼 메카닉 헌터가 있는 건가?”
EX급 직업인 아크 메카닉.
기갑병이라는 직업이 희귀하긴 해도, 세상에 현수호 혼자만 가지고 있지는 않을 거다.
어쩌면 저 파워 아머도 다른 헌터의 스킬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노바의 말은 그런 현수호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저건…… 이오스 행성의 발명품입니다.]“뭐?!”
갑자기 이오스 행성이 왜 여기서 나오는 걸까?
데스 스타에 완전히 멸망한 초문명의 행성.
이오스 행성이 파괴되고 모든 문명이 소실된 줄만 알았는데…….
[가능성을 여러 가지입니다. 마스터처럼 차원 게이트를 통해 보상을 얻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아니면?”
[어쩌면 생존자가 있을 수도 있고요. 당시 도망치던 함선은 하이퍼노바 함선만이 아니었으니까요.]“생존자가 있다고?”
상상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지금은 저것의 출처를 알아낼 때가 아니었다.
놈들이 누구인지, 왜 이런 짓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막아야만 한다.
그것이 파리 상공을 이리저리 정신없이 움직이는 틈을 타 현수호는 마치 먹이를 낚아채는 매처럼 빠르게 쇄도했다.
휘리릭!
뭔가가 다가오는 기척을 느낀 파워 아머가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현수호는 근처에 도달한 후였다.
현수호는 주먹을 들어 그것의 등에 찔러 넣었다.
콰지지직!
현수호의 손이 적 파워 아머의 등을 뚫고 나왔다.
같은 이오스 행성의 물건이라도 성능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노바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양산형 파워 슈트입니다. 제가 직접 만든 물건과는 당연히 차이가 나죠.]“안에 파일럿이 있네.”
무인기가 아니라, 사람이 안에 들어가 조종하는 방식이었다.
일단 현수호는 부서진 파워 아머를 조각내서 기절한 파일럿을 꺼냈다.
이제 이자를 심문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다.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노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쪽으로 다시 파워 아머 슈트가 오고 있습니다. 숫자는 다섯 아니, 일곱입니다.]“뭐?”
[적을 시야에 표시합니다.]그 말과 동시에 화면에 보이는 미니맵에 적 파워 슈트가 다가오는 게 확인되었다.
사방에서 몰려든 그것들은 현수호를 포위하려는 모양새.
“해보자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