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1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16화(116/150)
116화 후계자 (1)
* * *
광활한 우주를 항해하는 아이기스 전함.
노바가 허공에 손짓하자, 마치 스포츠카 뚜껑이 열리듯이 우주선을 감싸던 덮개가 열리며 아름다운 우주 전경이 드러났다.
모든 별들이 함선으로 쏟아지는 듯한 장엄한 모습.
회의실에 참석해 있던 은휘광이 연신 감탄사를 토해 냈다.
“우와!! 진짜 더럽게 아름답네.”
은휘광처럼 표현이 격하진 않았지만, 이곳에 모인 다른 이들의 감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두가 입을 쩍 벌리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현수호가 손뼉 치며 시선을 모았다.
짝!
“자! 이제 엑스 마키나 길드의 첫 번째 간부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엑스 마키나 길드의 규모는 어느덧 중견 길드 정도로 커졌지만, 이렇게 모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엑스 마키나 길드는 현수호의 독재 체제.
노바라는 우수한 비서가 있었기에 따로 의견을 모으고 회의 같은 걸 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 정세가 점점 더 심각하게 변하고, 길드원 수도 대폭 증가한 상황.
이젠 현수호 혼자서 모든 상황을 대비하긴 어려웠다.
“일단 처음 보는 사람들을 있을 테니까 간단히 소개부터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마루문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무문인 마루문이 엑스 마키나 길드와 함께하기로 했다.
전대 문주인 추혼창은 상한 몸을 다스리고 있고, 이곳엔 나찰녀, 나연실과 은휘광이 왔다.
나연실은 고개를 정중히 숙였고, 은휘광은 경박스럽게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제가 바로 그 한국의 유일한 EX급, 실버 나이트입니다! 놀라셨죠? 으하하!”
그 말처럼 모인 사람들은 은휘광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건 은휘광이 바라던 방향은 아니었다.
‘저렇게 경박한 자가 EX라고?’
‘그냥 사기꾼같이 생겼는데?’
결국, 얼굴이 시뻘게진 나연실이 은휘광은 억지로 앉혀야 했다.
“여기는 블라디보스토크 담당원들입니다.”
SS급 연금술사인 타티아와 변신술사인 바예쯔와 알렉산더가 참여해 있었다.
본래 척박한 지역에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것도 급급하던 이들이다.
도시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을 경계하면서도 부족한 식량과 자원을 얻어 도시 주민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가장 큰 수입원은 마약 유통이었지만, 현수호가 엄격하게 금지했다.
하지만 엑스 마키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금은 도시가 완전히 안정화된 상황이었다.
“다음은 길드의 특수대를 맡은 천리마대입니다.”
현수호의 소개의 조승주와 조미나가 일어나 인사했다.
천리마 길드에서 천리마대가 된 그들은, 가장 힘들고 난해한 퀘스트에 투입되고 있었다.
우직하고 성실한 조승주가 안정감 있게 대대를 지휘한 결과다.
간혹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건 조미나의 힘으로 해결했다.
정확히는 조미나의 조련물인 피닉스, 닉스 힘.
“삐잇!”
어느덧 독수리만큼이나 거대해진 닉스가 날갯짓하자 지켜보던 타티아가 눈을 빛내며 조미나에게 물었다.
“그거 진짜 피닉스야?”
“네, 물론이죠.”
“대단해! 피닉스라면 전설급 신수잖아. 가장 귀한 재료이기도 하고!”
재료라는 말에 닉스가 불쾌하다는 듯이 타티아를 쏘아봤고, 조미나는 반사적으로 닉스를 손으로 가렸다.
타티아는 손을 저으며 변명했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깃털 말이야. 그거 불사조의 깃털이잖아.”
피닉스는 불멸의 존재.
그것을 상징하는 붉은색 깃털 또한 강력한 힘이 깃들어져 있다고 믿어진다.
연금술사인 타티아가 흥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신수라고 해도 털갈이는 하겠지? 깃털이 떨어질 거 아니야?”
“……네. 수호 오빠가 전에 말해서 떨어진 깃털은 전부 수거해 길드에 보내고 있어요.”
머메이드의 비늘도 그렇고, 닉스의 깃털 또한 길드의 자산이다.
현수호는 그것을 모아서 가공 후 비싸게 팔 생각이었다.
그 말을 들은 타티아는 흥분해 콧김까지 내며 소리쳤다.
“미쳤어?! 그 귀중한 걸 판다고? 그러지 말고 나에게 맡겨. 아주 기가 막힌 물건을 만들어 낼 테니까.”
“치료제를 만들게?”
“불사조의 깃털이면 단순 치료제가 문제가 아니라, 부활약도 만들 수 있을걸? 시신만 멀쩡하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호오~”
그렇다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포션을 얻을 수 있다면 타티아에게 아낌없이 투자해야겠지.
현수호가 옆을 슬쩍 쳐다보자, 노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창고에 있는 모든 깃털을 블라디보스토크에 보내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잠시 말이 길어졌지만, 여전히 소개할 이들이 있었다.
“여기는 길드의 자금을 책임지는 미르 상단의 일원들이야.”
강력한 헌터들 사이에 어색하게 앉아 있던 전중구와 전미린 부녀다.
작은 상단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엑스 마키나를 책임지면서 본래보다 몇십 배나 큰 자금을 관리하게 되었다.
다행히 그들의 능력은 뛰어나, 길드의 자금을 완벽하게 굴리는 중이었다.
오히려 작은 상단을 운영할 때보다 적성이 더 맞는 듯한 모습.
“여긴 머메이드 일파의 리더, 코럴이야.”
언니를 대신하여 머메이드 일파를 책임지게 된 코럴이다.
아직은 덤벙대는 모습이 보이지만, 결단력과 추진력은 언니보다도 훨씬 더 낫다.
코럴의 능력과 현수호의 도움으로 머메이드는 아주 빠르게 인간 세상에 녹아드는 중이었다.
머메이드 왕궁 관광은 점점 더 활성화되는 중이다.
예전엔 세이렌 하면, 원산시의 가장 큰 재앙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의 명물이 되었다.
아름다운 코럴의 모습에 은휘광이 또 껄떡대다가, 결국 나연실에게 한 대 맞고야 말았다.
딱!
“아이구! 제발 좀!”
이젠 익숙해진 현수호는 대꾸도 하지 않고 회의를 진행시켰다.
“이제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하자. 노바.”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처음으로 간부진이 모인 이유는 당연히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다.
“전에 간략히 말해던 대로 이건 레우스 기사단의 음모였습니다. 프랑스의 힘을 줄이고 아울러 유럽 연합을 붕괴하기 위해서겠죠.”
목적은 명확했다.
하지만 동기는 조금 의문이었다.
어차피 앞으로 10년, 아니 이제는 9년 후에 데스 스타가 찾아와 모든 걸 파멸할 것이다.
왜 굳이 유럽 연합을 붕괴하려는 것일까?
“설마…… 또 일본 신녀가 예지를 내린 건가?”
현수호가 중얼거리자 모두의 시선이 은휘광에게 몰렸다.
그러자 은휘광이 억울하다는 듯이 외쳤다.
“그러니까 프랑스 파리마저 파괴한 테러 단체가 날 노린다는 거잖아?”
“거기에 일본까지 추가해야지. 그것도 최소한이야. 놈들과 손을 잡은 이들이 분명 더 있을 거야.”
“우우! 말도 안 돼.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잘나게 태어난 것도 죄야?”
“…….”
현수호 역시 EX급이라는 건, 아직 여기 사람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니 여전히 일본과 레우스 기사단이 노리는 건 은휘광으로 되어 있었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도 속여야 하니까.’
회의는 계속 진행되었다.
“다음은 바네사 경이 전한 말입니다.”
현수호는 바네사와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심지어 바네사는 프랑스 파리에 설치된 웜홀 게이트도 맡아서 관리하기로 했다.
처음 파리에 갔을 때만 해도 고양이처럼 날을 세우던 그녀였는데 말이다.
다행히 오스칼은 깨어나 회복하는 중이었는데, 바네사는 걱정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자신이 맡던 파리에서 대형 사고가 벌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스칼을 힘들게 하는 건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오스칼이 죽을 뻔했음에도 시민들은 그녀를 비난했다.
마치 이 모든 사태가 그녀의 탓인 것처럼 떠들고 다녔고, 정치권에서도 오스칼을 이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안팎의 사정 때문에 초인인 오스칼도 많이 힘든 모양.
그나마 현수호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좀비 바이러스도 너무 늦지 않게 완성되어 시민들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그마저도 없었더라면 오스칼은 벌써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잠시 고민하던 현수호가 말했다.
“뭔가 이유가 있었을 거야. 그러면 완전히 나쁜 징조는 아니야.”
데스 스타가 오기까지 타임 어택인 퀘스트.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건 이쪽이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기다리지 않고 이토록 거대한 사건을 터트린 건, 그들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겠지.
그게 뭔지 알아야 이쪽에서도 대응할 카드가 생긴다.
“쉽지 않네.”
현수호는 창밖에 별들을 보며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모든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노바 일단 유럽 쪽 정보를 최대한 모아 줘.”
“물론입니다.”
“나머지는 이 일에 유념하되, 레벨을 올리는 데 계속 힘써 주고.”
웜홀 게이트의 유용성은 이번 파리 사태로 몸소 체험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병력을 일순간에 끌어모을 수 있는 엄청난 스킬.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도 가능하고, 이처럼 대군을 모아 전면전을 벌일 수도 있을 터.
그러니 길드를 키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했다.
“믿을 만한 자들을 선별해서 신체 개조 스킬을 활용하면…….”
무수한 별빛을 받으면서, 엑스 마키나 길드의 첫 회의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 * *
파리 사건 때문에 진서연과의 만남이 무한히 연기되었다.
사건이 끝나고도 뒤처리하느라 며칠이나 더 지난 후에야 겨우 둘이 약속을 잡았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
지금껏 현수호가 갔던 그 어떤 음식점보다 우아하고 세련된 장소다.
듣기로는 최소 반년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돈이 있어도 들어오기 힘들다고.
레스토랑이 진룡 그룹 계열사이기에 진서연도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현수호가 조금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진서연이 딱 약속 시각에 도착했다.
헌터 장비를 착용했으면서도 평상시보다 화장에 신경 쓴 모습.
귀걸이와 목걸이도 아이템이 아닌 평범한 장신구였다.
적이 많아, 장비를 떼어 놓을 수 없는 진서연으로서는 최선이었다.
그에 대한 노바의 평가는 아주 냉혹했다.
[저거 보세요. 순진한 얼굴 안에 불여시가 숨어 있다니까요?]‘……도대체 근거가 뭐야?’
[저걸 보고도 모릅니까?!]모르겠다.
현수호는 노바의 말을 한쪽 귀로 흘리며 진서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
현수호를 발견한 진서연은 약간 긴장감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으로 반겼다.
“먼저 오셨네요. 많이 기다리셨나요?”
“아닙니다. 큼큼! 저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어쩐지 약간 목이 멘 현수호는 급히 물이 들이마셔야 했다.
이제 둘은 사업적인 파트너 관계다.
당연히 규모로 따지면 엑스 마키나 길드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현수호에겐 노바가 있었다.
노바의 정보력은 그 어떤 대기업도 따라갈 수 없다.
덕분에 진서연도 사업 운영에 큰 도움을 받고 있었다.
[다 제 덕분이라고요.]‘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생색내.’
진서연과 관련된 일에는 유독 예민하고 까칠하게 구는 노바다.
물론 노바에 대한 정체조차 모르는 진서연은 그 사실을 알 방법이 없었다.
둘은 오붓하게 식사하면서 천천히 대화를 나눴다.
처음엔 의례적으로 사업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중엔 근황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현수호가 여러 사건을 치르는 동안, 진룡 그룹의 후계 싸움은 훨씬 더 치열해져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나타낸 건 아쉽게도 진서연이 아니었다.
“진사걸 오라…… 아니, 그자가 거대한 동맹을 얻은 모양이더군요.”
“거대한 동맹이요? 그게 어디죠?”
“그걸 저도 모르겠어요. 분명 그 정도의 힘을 지녔다면,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데 말이죠.”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진서연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노바가 계속 다른 후계자들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너도 아는 게 없어?’
[그녀의 말대로 진사걸 쪽의 활동이 훨씬 더 활발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특정한 누군가와 접선한 기록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기록은 없다 이거지.’
노바도 만능은 아니다.
기록이 남는 인터넷과 통신을 사용하지 않으면, 추적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 고민을 할 때였다.
갑자기 저쪽에서 누군가 이쪽을 향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익숙한 모습의 남성이다.
진서연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파이어볼러, 홍창식.
오늘도 진서연의 호위를 위해, 레스토랑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진서연 역시 현수호의 시선을 쫓다 홍창식을 발견했다.
“아저씨?”
“크, 큰일입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진정하시고 천천히 이야기하세요. 무슨 일인가요?”
현수호는 재빨리 물컵을 내밀었지만, 홍창식은 지금 물도 마실 겨를이 없어 보였다.
그는 숨을 헐떡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그건 홍창식의 말처럼, 정말 큰일이었다.
“회, 회장님이…… 쓰러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