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42)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42화(142/150)
142화 신화의 시대 (2)
* * *
태평양은 165,200,000㎢ 면적으로 지구 표면적의 1/3, 지구 바다의 1/2을 차지하는 가장 큰 바다다.
육지의 총면적이 약 149,000,000㎢이므로, 지구의 모든 육지 면적을 합쳐도 태평양보다는 작다는 소리.
그런 거대한 대양이 고작 몬스터 한 마리 때문에 분위기가 변했다.
지상에 있을 땐 알 수 없었는데, 바다로 직접 뛰어드니 이상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전신을 파고드는 소름 끼치는 감각이 똑똑히 느껴진 것.
굶주린 거대한 상어가 주둥이를 쩍 벌린 채 주변을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랄까?
배틀 슈트로 전신을 보호하고 있음에도 금방이라도 괴물이 튀어나올 듯한 불길함에 솜털이 바짝 섰다.
현수호는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코럴에게 물었다.
“이게 그 몬스터 때문이라는 거지?”
코럴 역시 날이 바짝 선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맞아. 너에게도 느껴지는 거지?”
“아주 똑똑히.”
현수호와 코럴을 비롯한 머메이드들과 함께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중이었다.
이번 퀘스트의 목표는 차원 게이트의 클리어다. 그러기 위해선 게이트의 위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노바가 위성 카메라로 태평양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게이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바닷속에 있는 게 분명할 터.
코럴이 퀘스트를 얻은 곳을 중심으로 수색하기로 한 것.
목적지 근처에 도착한 코럴이 머메이드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부탁해.”
코럴의 말에 삼삼오오 짝을 이룬 머메이드들이 주변으로 사라졌다.
현수호과 코럴은 한 팀이 되어 주변을 수색했다.
노바 역시 밖에 나와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평소와 달랐다.
머메이드처럼 하반신을 꼬리로 만들어 살랑살랑 흔들며 헤엄치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을 본 현수호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하필 머메이드 모습이야? 제트 엔진을 다는 게 더 낫지 않아?”
그러자 노바는 당연한 물음이라는 듯이 답했다.
“제트 엔진은 소음이 너무 심해서 몬스터의 어그로가 끌릴 위험이 있습니다. 정체 모를 10레벨 몬스터가 있는 바닷속이니 그럴 위험을 최대한 배제하는 게 좋겠죠.”
“그런 것 치고…… 꼬리가 너무 화려하지 않아? 그 반짝이 때문에 세상 모든 몬스터가 몰려오겠는데?”
머메이드로 변한 노바의 꼬리는 청금색 바탕에 루비와 에메랄드로 정성스레 수놓은 것처럼 보였다.
보석으로 만든 예술작품 같달까?
누가 봐도 실용적인 것보단 심미적인 것에 치중된 모습.
설마 코럴의 황금 꼬리에 뒤질 수 없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뭐 어쨌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 굳이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는 없겠지.
지금 중요한 건 신화급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것이니까.
“그나저나 진짜 사막에서 바늘 찾기네.”
거대한 태평양을 뒤지는 일이다. 처음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뛰어들었다.
문제는 태평양은 그냥 넓기만 한 게 아니라는 점.
수평만이 아니라 수직으로도 길어서, 심해 깊은 곳까지 전부 살피는 건 생각 이상의 엄청난 노가다였다.
물에서 엄청난 기동성을 지니는 머메이드들을 전부 투입했지만, 수색 진행률은 더디기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을 뒤져도 진척이 없자, 현수호는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고심했다.
“안 되겠어. 이렇게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대충 계산해 봐도 이렇게 한 달을 부지런하게 움직여도 목표점을 반의반도 탐사하지 못할 것이다.
차원 게이트이니, 뿜어지는 마나를 감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조차 여의치 않은 모양.
예전 게이트를 감지하여 알려 줬던 노바 역시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이한 파동이 제 감각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설마 코럴이 말했던 10레벨 몬스터 때문인가?”
“그럴 가능성이 90% 이상입니다.”
예전에도 지구상의 기술로는 노바의 감각, 그러니까 전파 침투를 막을 수 없었다.
하물며 지금은 드래곤 하트를 이용하여, 성능이 예전보다 더 오른 상태.
지금 노바를 막을 수 있는 건 9, 10레벨 초인의 권능밖에는 없다.
그러니 태평양에 있다는 10레벨 몬스터를 의심할 수밖에.
“난감하네.”
예상 추정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신화 퀘스트라고 해도,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넣을 순 없다.
정비를 마친 레우스 기사단이 언제 또다시 활동을 시작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
그나마 지금 시간이 남아서 움직일 수 있는 거지, 또 상황이 급박해진다면 한국 밖은 떠돌아다닐 수도 없을 터.
아무리 길어도 수색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일주일 정도로는 턱도 없어 보였다.
“락슈미 님처럼 내 권능 영역을 넓힐 수만 있으면…….”
락슈미처럼 지구 전역은 바라지도 않는다.
해구 하나 정도만, 심해만 훑을 정도라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지금 힘으로는 몇 미터가 고작이니…… 쩝!”
예전 짐꾼일 적은 레벨 8의 랭커들을 하늘처럼 생각했었다.
원하는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초월자들.
하지만 막상 프로 헌터가 되고, 레벨 8을 찍으니 더 많은 갈증을 느꼈다.
아마 9레벨에 올라도 마찬가지겠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바닷속을 돌아다니면서 얻는 건, 학계에도 전혀 보고되지 않았던 다양한 해양 몬스터를 만나는 것 정도다.
몬스터마다 신체 부위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장비는 물론이고 만약 특정 질병이나 부상에 좋은 치료제로 만들 수 있다면, 떼돈을 벌 수도 있겠지.
일단 기록은 하고 있으니, 나중에 잡아다가 실험하면 될 일이었다.
지금은 그런 소소한 이득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신 승리나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피부가 찌릿할 정도의 난폭하면서도 살기 넘치는 기운이 느껴졌다.
“뭣?!”
그 기운을 느낀 건 현수호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옆에 있던 코럴이 급히 창을 단단히 쥐었고, 주변에 맴돌고 있던 해양 몬스터와 일반 물고기까지도 혼비백산하며 어딘가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전체를 덮을 정도의 엄청난 기운이다.
슈텐도지와 타화자재천은 물론, 니드호그를 봉인했던 세계수조차도 이 정도 힘은 내지 못했다.
원영신을 이룬 락슈미 정도나 비등할 정도일까?
“이런 게 정말 지구상에 있다고?”
갑자기 해표면에서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고, 거대한 태풍까지 불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조금 전만 해도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었다.
당연히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누군가 술수를 부린 게 틀림없었다.
그 원흉은 예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나타났다.
노바가 급하게 소리쳤다.
“큰일입니다, 마스터! 주변에 흩어져서 수색하고 있던 머메이드들이 습격을 받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나와 코럴이 대경하여 동시에 소리쳤다.
“놈이 나타난 건가?”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습격당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체불명의 괴물밖에는 이럴 수 없습니다.”
“제길! 서둘러 모두 피신하려고 알려! 코럴!”
“아, 알았어!”
그렇게 말한 코럴은 바닷속에서 뜻밖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 아~”
이건 머메이드들만의 의사소통 방식이다.
바닷물로 따라 퍼지는 코럴의 파동은, 수백km까지 퍼질 수 있다고 한다.
“서둘러서 웜홀 게이트로 도망치라고 해!”
이럴 때를 대비해서, 근처에 이미 웜홀 게이트 세 개를 설치해 두었다.
8레벨에 오르면서 설치할 수 있는 웜홀 게이트의 숫자가 늘었고, 설치하는 시간도 대폭 감소되었다.
원래는 두 시간 정도 걸리는 시간이 지금은 30분 안팎 정도로 줄어든 것.
코럴의 말을 들은 머메이드들은 빠르게 웜홀로 대피했다.
하지만 괴물의 습격으로 이미 수많은 머메이드들이 당한 후였다.
그 사실을 안 코럴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아, 안 돼. 내 자매들이…….”
안절부절못하는 코럴의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지금은 그녀를 위로할 시간도 없었다.
놈의 기척이 이쪽으로 오는 게 똑똑히 느껴졌기 때문.
“온다! 코럴! 대비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언가 이미 바로 근처에 당도해 있었다.
시야를 전부 메울 정도로 거대한 무언가.
그림자처럼 거대한 음영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현수호는 이런 모습을 예전에도 보았다.
“데스 스타?”
강력한 이오스 함대를 순식간에 박살 내던 정체불명의 암성(暗星).
분명 예전 노바가 보여 줬던 데스 스타의 모습이 이랬다.
‘설마…… 벌써 데스 스타가 지구로 온 건가?’
순간 이렇게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다시 생각하니 그건 아닌 듯했다.
‘데스 스타가 저렇게 약했으면, 락슈미 님이 그 고생을 하지도 않았겠지.’
락슈미는 자신이 천 명이 있어도 데스 스타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괴물은 락슈미 정도다.
그것도 원영신 형태가 아니라, 대담을 나눌 때의 락슈미 정도의 힘.
현수호가 저 음영을 꿰뚫지 못한 건, 단순히 힘이 약해서다.
꼭 데스 스타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뜻.
‘야단났네!’
10레벨 괴물이 있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이곳에 온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
시스템이 준 퀘스트에는 분명 이렇게 쓰여 있었다.
▶별의 포식자가 등장했다. 차원 게이트를 클리어하여 막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
시스템은 ‘절대’ 깰 수 없는 퀘스트는 주지 않는다.
그건 아무리 신화급 퀘스트라고 해도 다르지 않겠지.
세계수의 힘을 빌려 니드호그를 막은 것처럼, 저 괴물도 끝장낼 방도가 분명 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차원 게이트를 찾아다녔건만, 생각보다 훨씬 일찍 놈과 만났다.
이대로 꼼짝없이 죽는가 싶은 순간.
현수호는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
‘뭔가 이상해. 설마…… 경계하는 건가?’
거대한 그림자 모습의 괴물은, 머메이드를 사냥할 때처럼 즉각 덤비지 않고 신중하게 보고만 있었다.
물론 현수호와 코럴은 다른 머메이드보다 훨씬 강력한 상대지만, 여전히 힘의 차이는 역력하다.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끝낼 수도 있는 전투.
그런데도 놈은 뭔가를 경계하는지 즉각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아니야. 코럴을 경계하고 있어.’
그렇다고 두려워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로 분노하는 듯했다.
설마 이전에 코럴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그럴 리가?”
현수호가 혼란해하며 방도를 찾는데, 노바가 외쳤다.
“마스터! 찾았습니다.”
“뭐?”
“차원 게이트의 행방을 찾았다고요. 바로 저기에 있습니다.”
노바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놀랍게도 괴물 쪽이었다.
그 순간 노바와 감각을 공유한 현수호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거대한 괴물 어딘가에 차원 게이트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걸.
“저런 곳에 있었냐?”
노바가 이제까지 찾지 못한 것도 당연했다.
10레벨 괴물의 몸에 붙어 있으니, 아무리 노바라고 해도 그 기운을 뚫을 수 없던 거겠지.
차원 게이트를 찾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괴물 몸에 붙은 차원 게이트에 도달하는 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아니겠는가?
하지만 괴물은 현수호가 방법을 고심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결심이 섰는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르릉!]괴물의 하울링이 태평양 전역을 울렸다.
8레벨로 오른 코럴조차도 맹렬한 기세로 조여오는 힘에 괴로워했다.
드래곤 피어와도 맞먹는 힘이다.
노바가 급히 외치며 나아갔다.
“제가 코럴 양을 돕겠습니다! 마스터는 어서!”
“알겠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괴물은 달리는 경주마처럼 코럴에게만 시선이 향해 있었다.
기회가 있다면 지금밖에는 없다.
코럴을 미끼로 쓰는 게 미안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때도 아니었다.
쿠르릉!
움직인 건 괴물 쪽이 먼저였다.
거대한 어둠이 다가오자, 노바가 급히 움직였다.
“아이스 에이지!”
현수호가 8레벨에 오르면서, 노바 역시 인공 서클을 8개로 늘렸다.
상황이 위급하니, 처음부터 8클래스 마법을 사용했다.
엄청난 냉기가 뿜어지자, 바다마저도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했다.
쩌저적! 쩌저적!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빙산이 생겼다.
괴물의 거대한 몸을 얼려 움직임이라도 늦춰 보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10레벨의 강대한 괴물 앞에선 빙산 따위는 수수깡만도 못했다.
콰과과광!!
빙산이 순식간에 둘로 쪼개지며, 거대한 어둠이 닥쳤다.
어느새 그림자가 코럴과 노바 주변을 자욱하게 감싼 모습.
속도가 너무 빠르다.
태평양도 순식간에 이동하는 속도 앞에선, 코럴의 헤엄도 굼벵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걸 계산한 노바가 다시 마법을 사용했다.
“텔레포트!(Teleport)”
간발의 차이로 어둠이 스치고 지나갔다.
사람을 먼 거리로 이동하는 순간이동 마법.
하지만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메스 텔레포트(Mass teleport) 마법을 사용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것.
코럴은 대피시켰지만, 노바는 어둠에 삼켜졌다.
다행히 노바는 죽지 않았다.
애초에 인공지능, 지금은 정령인 노바는 현수호의 머릿속에서 소리쳤다.
[지금입니다! 어서! 게이트 안으로!]“시뮬레이션!!”
현수호는 권능 영역 스킬을 발동하며 움직였다.
맨몸으론 저 어둠에 들어갈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다행히 락슈미가 깨우쳐 준 시뮬레이션 스킬은 성능이 뛰어났다.
주변에 밀려오는 어둠에서 현수호를 보호하면서도, 추진력을 증가시켰다.
그 덕분에 괴물이 다시 움직이기 전에 차원 게이트 안에 골인하는 데 성공했다.
위잉!!
차원 게이트 안을 통과하니 익숙한 현기증이 일어났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전혀 다른 곳에 서 있는 걸 깨달았다.
“여긴…….”
아주 작은 무인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몸이 바뀌지 않았다는 소리.
“빙의형이 아니라 소환형 던전이네.”
까다로운 빙의형보다는 소환형이 더 편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은 바다고, 물속에 처음 보는 산호초들이 해륙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을 쳐다보니 붉게 노을 지는 석양 뒤로 두 개의 위성이 보였다.
“지구는…… 아닌가?”
차원 게이트 안에 들어온 이상, 현실의 시간은 멈춰 있을 것이다.
정확히는 다른 시공간에 들어온 상황.
그러니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바다 밑이 출렁거리며 뭔가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음? 뭐지?”
정체 모를 행성이니, 어떤 괴물이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기를 들고 대비하고 있는데, 물 밖으로 뭔가가 펑 하고 튀어나왔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익숙했다.
“머메이드?”
물 밖으로 나온 건, 방금 같이 있던 코럴과 비슷하게 생긴 머메이드였다.
조금은 어려 보이는 머메이드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