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45)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45화(145/150)
145화 신화의 시대 (5)
다행히 레비아탄은 다시 잠들었지만, 이건 좋지 않은 신호였다.
수백 년간 깊이 동면하던 놈이 선잠으로 바뀌었다는 뜻.
이미 눈을 한 번 떴을 정도이니, 곧 다시 잠에서 깰 것이다.
“일주일 헛짓거리한 게 아까워 미치겠네.”
모든 사건의 원흉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놈을 자극해서 잠을 깨우면, 당장 이 행성이 멸망할 수도 있었으니.
“노바. 함정 마법 알고 있지? 그걸 주변에 미리 깔아 놓는 건 어때?”
마법사는 준비하는 자.
레비아탄이 아직 잠들었을 때 주변에 함정 마법 수백 배를 깔아 놓는다면, 놈을 해치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시간 역설이고 나발이고, 일단 놈들 막는 게 중요하니까.
하지만 노바는 부정적이었다.
[8서클의 함정 마법이 여러 개 터진다고 해도, 10레벨 몬스터에겐 통하지 않을 겁니다. 저 두꺼운 몸통을 보십시오.]처음엔 위성이라 착각했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다.
노바의 말대로 함정 마법을 수백 발, 수천 발 사용한다고 해도 고작 껍데기만 벗기는 수준이겠지.
놈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선 최소 하급 신성, 즉 9레벨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
단순한 공격력만으론 현수호도 9레벨 정도의 힘을 낼 수 있었지만,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었다.
일단 아직 레비아탄이 잠들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시뮬레이션.”
스킬을 사용하자, 현수호 주위로 가상현실 공간이 확장하기 시작했다.
녹색 바탕에 기호와 숫자가 어지럽게 쏟아지는 형상
레비아탄 역시 중급 신력을 지녔으니, 어쩌면 현수호의 신력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다행히 시뮬레이션 스킬은, 권능 영역 능력 중에서도 탑 티어에 속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능력을 발동하자, 잠든 레비아탄이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스스스스!!
“크윽!”
현수호는 내민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막대한 신력이 필요한 기술이라, 평소에는 주변에 최대 몇십 미터밖에 확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으론 거대한 레비아탄의 몸을 전부 담을 수 없다.
결국 현수호는 시뮬레이션 스킬을 유지한 채로 이리저리 움직여야 했다.
“최소한 놈의 약점만이라도 알아내야…….”
확장한 시뮬레이션 스킬이 레비아탄의 몸을 분석하여 데이터로 산출했다.
근육의 힘과 신체의 강도, 그리고 지닌 마나와 신력의 크기까지…….
아무리 강력한 몬스터라고 해도, 약점은 있기 마련.
설사 약점이 없어도, 연골이나 관절의 정확한 위치만 파악해도 도움은 되겠지.
확장하던 권능 영역이 레비아탄의 머리를 지나 배 부위를 지났다.
정확히는 레비아탄의 위장 부분.
몸이 거대하니 위장 또한 거대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비정상일 정도로 몸 대비 위장의 비율이 너무 컸다.
저런 거대한 위장이기에 행성의 지상 생물들을 전부 잡아먹을 수 있던 거겠지.
소화가 다 된 지금은 슬슬 다시 움직이려는 거고.
위장이 텅 빈 걸 보고 다른 곳을 탐색하려는데…… 뭔가가 보였다.
“음?”
레비아탄의 목구멍 부분에 뭔가 이상한 게 있었다.
처음엔 위장에 난 융털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측정된 데이터값을 보니 그건 레비아탄의 신체가 아니었다.
그건 놀랍게도 수백, 수천 개나 되는 창.
잘 만들어진 창들이 레비아탄의 목구멍에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저게 어떻게 된 거지?”
그건 모두 날렵하게 만들어진 삼지창들이다.
디자인으로 봐서는 머메이드들이 사용하던 무기가 분명했다.
저게 저런 곳에 있다는 건…….
“설마…… 머메이드를 잡아먹다가 저기에 걸린 걸까?”
[그건 불가능할 것 같군요. 레비아탄의 목구멍은 단단하고 매끈합니다. 거기에 구멍도 거대하니 우연히 창이 저기에 꽂힐 가능성은 없습니다.]“그렇다는 건…….”
[머메이드들이 직접 꽂은 거겠죠.]그 말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위장으로 이어진 목구멍 한가운데 부분이다.
아무리 강력한 머메이드라고 해도, 저런 곳에 창을 꽂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죽음을 불사한 공격……이라는 건가?”
잡아먹히는 순간을 노려서 공격한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약속한 것처럼 저런 곳에 창들이 수두룩하게 꽃혀 있을 리가 없었다.
목숨을 도외시한 동귀어진 수법.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수백 명의 머메이드들의 시도했다.
그 집념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창이 저곳에 머물게 했다.
“머메이드들도 필사적이었군.”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머메이드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10레벨의 우주 포식자를 당해 낼 수 없었을 터.
단단한 피부엔 창이 전혀 통하지 않았고, 설사 찌른다고 해도 전혀 타격을 줄 수 없었겠지.
그래서 유일한 수단이 몸속, 내장을 직접 공격하는 것뿐이었다.
“그런 집념도 놈에게 전혀 통하지 않은 거군.”
[그건 아닙니다. 레비아탄이 식사를 멈추고 동면에 들어간 건 단지 배불러서가 아닌 모양입니다.]“설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고?”
[창을 보십시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기운을 내뿜고 있지 않습니까?]노바의 말대로 목구멍에 꽂힌 창에는 미약하지만, 마나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그게 상처 치유를 더디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군.”
아직 행성이 무사한 건,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행성엔 아직 꼬마 머메이드와 알들이 있었으니.
그 후로 현수호는 레비아탄의 모든 몸 부분을 수색했지만, 이렇다 할 약점은 찾지 못했다.
몸 전체가 단단하고 육중한 근육과 지방으로 덮여 있다.
겉에서 공격하는 걸로는, 절대로 놈을 쓰러트릴 수 없을 거다.
“약점이 없어. 이렇게 되면 머메이드들의 선택이 옳았네.”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머메이드들이 약점은 만들지 않았습니까?]“목 부위를 말하는 거야?”
[네.]빽빽하게 꽃인 창에선 여전히 마력이 작용하고 있었다.
겉은 멀쩡해도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는 소리.
만약 그 부분을 정확히 타격하면 놈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겠지.
“타격할 수 있다면 말이야.”
공격한다면, 잠든 지금이 적기일 터.
하지만 몸을 공처럼 돌돌 말고 있어서, 목 부위는 안에 꼭꼭 감춰져 있었다.
저길 억지로 열고 들어가려고 한다면 레비아탄이 눈을 뜨겠지.
“난감하네.”
고민하고 있자, 노바가 말했다.
[방법이 있을 거 같습니다.]“어떻게?”
[여전히 창엔 마력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그걸 자극하면 레비아탄이 목을 노출할 수 있을 겁니다.]“그게 가능해?”
노바는 이제 8서클의 대마법사다.
현수호보다 마나를 다루는 능력은 훨씬 위라는 소리.
그런 노바라면 가능할 수 있다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저는 불가능합니다. 머메이드의 고유한 마력 파장은 저조차 흉내 낼 수 없으니까요.]“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소리야?”
[다행히 우리에겐 머메이드가 있지 않습니까?]“아!”
레비아탄의 공격으로부터 유일하게 살아남은 꼬마 머메이드.
그녀가 돕는다면, 레비아탄 목에 있는 마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소리다.
“수백 년에 걸친 시한폭탄이라는 거지?”
[수백 년 묵은 집념이 마침내 작동하는 거죠.]다른 방도는 없다.
노바가 낸 해결책이 유일한 가능성.
현수호는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지면에 다시 내려왔을 땐, 이미 노바가 머메이드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거 할 수 있어?”
노바가 마나를 직접 마나를 움직이자, 멍하니 보던 머메이드가 천천히 따라했다.
머메이드는 마나와 친숙한 생물이다. 다행히 이 꼬마도 곧장 잘 따라했다.
노바는 다행이라는 듯이 말했다.
“이 속도라면 금방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얼마나 금방? 레비아탄도 금방 일어날 거 같은데?”
“빠르면 사나흘. 늦어도 일주일이면 충분할 겁니다.”
“조금 조급하지만…… 어쩔 수 없지. 네게 맡길게.”
이제 모든 건 이 꼬마 머메이드의 손에 달렸다.
노바는 즉각 마법 수업에 들어갔고, 현수호는 남은 시간 동안 수련에 몰두하다가, 물고기를 사냥하고 조리까지 해서 둘에게 가져다주었다.
머메이드가 수업에 열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꼬박 하루가 지났을 때였다.
갑자기 머메이드가 자신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아쿠아. 내 이름은 아쿠아.”
드디어 꼬마 머메이드의 이름을 알아냈다.
그녀가 말하는 걸 들은 현수호와 노바는,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 엄마를 말한 것처럼 놀라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쿠아는, 지금까지 옹알이에 가까운 말밖에는 하지 못했으니.
“말을 했어?”
현수호는 약간 당황하며 노바에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지능이 오른 거 같잖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마력이 아쿠아에게 반응한 모양입니다.”
“마력이 반응한다고 갑자기 지적 수준이 오를 수 있는 건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원래 지능을 되찾는 중이라 봐야겠죠.”
그 말에 현수호는 문서에 그려진 아쿠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모습은 비슷하지만, 지금의 아쿠아가 훨씬 더 어린 버전 같았다.
노바가 아쿠아를 유심히 바라보며 또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며칠 사이에 키가 5cm나 더 컸군요.”
“그렇게 컸다고? 성장기라도 되는 건가?”
“이것도 마력 반응이겠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키와 정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쁜 일은 아니다.
지적 수준이 오르면 마법을 배우는 속도도 빨라질 테니.
실제로 노바는 예상 시간을 대폭 감축했다.
마법을 가르칠수록 아쿠아가 성장하는 게 느껴지자, 노바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아쿠아에게 마법을 가르치는 것도 퀘스트 클리어의 일환이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 성에 단서가 있었는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무리라고 해도 시뮬레이션 스킬을 발동해서 성을 수색할 걸 그랬다.
그러면 감춰진 모든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나중엔 참고해야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틀 후.
노바의 예상보다 더 빨리 아쿠아가 준비가 끝났다.
“이제 가자.”
아쿠아를 끌어안은 현수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아쿠아는 유치원생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훌쩍 자라 초등학생 고학년, 혹은 중학생 정도로 커졌다.
이젠 말도 제법 또박또박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은 어린아이 수준 정도.
성장하지 않는 정신에도 뭔가 비밀이 있는 듯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걸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
거대한 레비아탄은 여전히 공처럼 둥그렇게 말려서 자고 있었지만, 숨소리가 훨씬 불규칙했다.
이제 머지않아 눈을 뜰 거다.
마음의 준비를 마친 현수호는 아쿠아에게 말했다.
“자, 부탁할게.”
“웅! 알겠다!”
씩씩하게 답한 아쿠아는 노바에게 배운대로 마나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아쿠아가 내민 손에서 강력한 빛이 뿜어지면서 마나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특별한 공격 마법이 아니라, 단순히 마나를 응집하는 작업이다.
쉬운 일이라서, 정신연령이 낮은 아쿠아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
방식은 단순했지만, 결과는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머메이드의 고유한 마나가 응집되자, 레비아탄 목구멍에 꽂힌 창들도 그에 반응하듯이 공명하기 시작한 것.
우우웅!! 우우웅!!
목구멍에 꽂힌 창이 진동하자, 꿀잠 자던 레비아탄도 이상을 느낀 모양이다.
비로소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지금!!”
현수호의 신호에 맞춰서 아쿠아가 힘을 주자, 공명하던 창이 폭발했다.
콰과과과광!!
제아무리 10레벨 괴물이라고 해도, 목구멍에서 터진 폭발에는 무사할 수 없는 모양.
레비아탄은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뒤척였다.
[——–!!]하지만 공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이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던 현수호가 플라즈마 포를 가동했다.
[플라즈마 캐논, 500% 준비되었습니다.]“발사!!”
구령과 함께 막대한 플라즈마 에너지가 품어졌다.
폭포수처럼 쏟아진 플라즈마는, 정확히 레비아탄의 목을 강타했다.
콰과과과광!!!!